난 그저 이게.. 그래, 나쁜 꿈일 뿐이라고, 생각하고 있어.
제발, 깨어났으면. 간절하게 빌지. 글쎄, 어떤 기분일까.
현실을 꿈으로 치부하고 싶을만큼, 절망적이란건.
상상하기조차.. 힘들겠지.
자신의 신념조차 내세울 수 없는, 조악한 현실 속에서 울부짖던 아이는, 끝내 파도에 몸을 맡긴 채, 본능적으로 이끌린거겠지.
인생이란, 얼마나 허무하고 달콤하던가.
그 아이는, 결국 무엇을 원했던 것일까.
모든것을 몰살시키고, 결국엔 존재마저 부정하며 침작하길 바랬던걸까. 이 부정한 세계를 파괴시키고, 그 흐르는 금 속에서 흐느끼며 울부짖고 싶었던 걸까. 신념을 감추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며, 자신의 의지를 보이고 싶었던 걸까.
뭐,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야.. 아마도.
하하, 정말 시시한 정의야.
하. 하하..
한쪽 소매가 덜렁거린다. 입 안에 냄새나는 물이 들어온다. 코를 찌르는 악취가, 폐 깊숙히 들어온다.
"푸흡..크..푸흐.."
간신히 눈을 뜬다.
몸은 반쯤 잠겨있고, 사방은 쓰레기 더미. 오염된 물이 줄줄 흐르며 사방에 튀어나간다. 비척거리며 몸을 일으킨다. 참방거리는 물소리가 역겹게 느껴진다.
익숙하지 않다. 몸의 무게중심이, 제대로 잡히지 않는다.
본능적으로 왼손을 휘적거리려다,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깨닫고 허탈한 웃음을 흘린다.
주머니를 뒤져 담배를 꺼낸다. 몇개비는 젖어있지만, 두어개는 멀쩡하다. 그나마 멀쩡한 담배를 꺼내 라이터로 불을 붙인다. 어째서인지 왼쪽 어깨죽지가 붕대로 감싸져있다. 조악한 솜씨로 꽉 묶어진 붕대는, 더러운 물에 젖어있다.
한동안 멍하니 서있던 그는 이내 발걸음을 옮긴다.
걸음을 옮기며 총을 꺼내 총알을 확인한다. 다행히 총에는 물이 들어가지 않았다. 아마 총알도 무사하겠지. 그는 다시 총을 집어넣는다. 듬성듬성 자라난 수염에 맺힌 물방울을 쓱 닦는다. 카우보이 모자를 벗어 안에 고인 썩은물을 버린다. 허공에 몇번 강하게 털어버리고, 다시 모자를 눌러쓴다. 모든걸 한 손으로 하려니 불편하기 짝이 없다.
이 앞엔 무엇이 있을까. 불안감이 몸을 감싼다.
하하, 언제는 그런것에 신경이나 썼던가? 퍽 웃긴 일이다. 글쎄, 예전의 내가 들었더라면, 웃음이라도 흘려주었을까. 담배를 건네며 손을 흔들어줬을까. 흐, 지금에서는 알수없는 일이다.
기온이 점점 더워진다.
음산한 음악이 흐르는 골목을 지나 용암이 넘치는 땅으로 걸음을 옮긴다.
내게 있어서, 삶이란 언제나 사막과 같았다. 메마른 땅에서 찾아낸 오아시스마저도 그저 신기루에 불과했었고, 절망적으로, 말라비틀어가는 목을 붙잡고.. 정의라는 희망 아래에서, 절망을 느끼며. 온몸으로 고통을 표출해내며. 흐,
삶이 고통이었나. 내 정의가 고통이었나. 지금 와서는 알 수 없다.
이곳은 지상이 아니고, 고향이었던 사막이 아니다. 삶의 순간순간조차 이해할수 없는, 괴의한 공간. 지하라 했었나. 사막보다는, 낫다고 생각이 든다.
하늘을 올려다본다. 푸르렀던가, 어두웠던가, 노을져 붉게 타오르고 있던가. 이제는 막혀 보이질 않는다.
뛰어다니던 화산이 근처에서 얼쩡거리다가 사라진다. 비행기가 주변을 돌아다니다가, 관심을 잃은 듯 하늘로 멀어진다.
입에서 흘러나올듯한 넋두리. 피폐해진 정신이 몸을 채찍질한다. 덥다.
무의식적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증기가 솟아오르는 발판을 밟는다.
정신없이 지나다니는 푸른색, 주황색 레이저. 우묵한 눈으로 바라보다 총을 한발 쏜다. 총알이 몇 발 남았던가. 이젠 세기조차 힘들다.
용암이 들끓는 가운데 거대한 기계가 놓여져있다. 이리저리 엉킨 전선과 배기관이, 기괴한 느낌을 준다. 주변에서 심상치않은 기운마저 느껴진다.
이젠 나아갈수밖에 없다.
"흐.. 담배, 남아있던가."
우묵한 눈으로 왕좌에 앉은 괴물을 올려다본다.
"..여기까지 왔구나."
왕좌에 앉아있던 거대한 괴물이, 망토를 펄럭이며 일어난다. 그의 앞에 펼쳐진 황금빛 꽃밭과, 지저귀는 새들의 노랫소리에도 불구하고, 그는 너무나도, 위협적으로 보인다.
"일곱. 일곱 인간의 영혼을 모으면, 결계를 깰 수 있다."
아스고어는 중후한 목소리로 읊조린다.
"자네로부터 시작해서, 여섯 개의 인간의 영혼."
괴물은 고개를 숙인다.
"인간이여, 잘 가게."
남자는 텅 빈 왼쪽 소매를 펄럭이며 아스고어에게 말을 건다.
"..날 죽이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었어."
피폐했던 남자의 눈에, 열기가 감돈다.
"앞으로, 여섯명의 인간이 더 죽어야만 해. 그들이, 무고하건 무고하지 않건.. 그들이 아무리 착해빠졌건 간에 그들이 너희에게 아무리 친절을 베풀었건. 그딴 건 상관없이."
남자는 이빨을 드러내며 웃는다.
"결계를 부수고 나가면, 이제 여섯 명에서 더 늘어나겠지? 수백 명, 수천 명... 어쩌면, 인간을 모조리 죽일지도 모르지. 너희의 증오가, 무고한 인간마저 모조리 죽여버릴 테니까."
남자는 거칠게 권총을 뽑아낸다.
"여기서, 끝을 내야만 하겠지. 내가 죽든, 네가 죽든 간에!"
황금빛 꽃이 거칠게 흔들린다. 새들의 지저귐이 그친다. 창문에서 들어오던 빛이, 서서히 사라진다. 펄럭이는 남자의 망토가 울부짖는다. 남자는 카우보이 모자를 꾹 눌러쓴다.
눈앞에는 괴물들의 왕이 있다.
자신의 총에는, 총알이 들어있지 않다.
어두운 창문에서, 서서히 석양이 비쳐들어 온다.
자신의 여정의, 끝이 보인다.
"내가, 널 막겠다!"
나는, 정의로 가득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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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정말 급해서 어쩔수없이 급전개로 끝낸다. 맞춤법 검사도 못하고 암튼 아 급해 모두들 미안 좋은소재 날려먹어서 아듀 사요나라
왁
그러나...
나중에라도다시 써줘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