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짤 출처 : 언갤럼 유동 110.11



프리스크에게 맛있는 요리를 해주고 싶다.

어느 휴일, 오랜만의 늦잠에 취해서 침대에서 꿈틀대다가 프리스크의 전화를 받고 싶다.

처음에는 알람인 줄 알고 눈도 안 뜬 체 더듬더듬 침대를 더듬어 핸드폰을 집겠지.
그러다 아직 빛이 익숙하지 않은 눈을 찌푸리며 핸드폰을 보면 거기엔 프리스크라고 적혀 있으면 좋겠다.
그럼 나는 화들짝 놀라 잠이 확 달아나며 급하게 통화버튼을 누르겠지.

최대한 잠에서 깬 목소리를 연기하며 내가 전화를 받지만, 결국 마지막에 목소리가 갈라지겠지.
이에 프리스크는 자고 있었냐며 미안한 목소리로 나에게 물어볼 거야.
그럼 난 "아니, 목이 좀 말라서. 하하."하며 프리스크를 안심시키며 무슨 일이냐고 물어보겠지.

이어서 프리스크는 나에게 혹시 요리할 줄 아냐고 물어볼 테고, 혼자사는 나는 어지간한 건 다 가능하다고 할 거야.
내 말을 들은 프리스크가 기뻐하면서 나에게 지금 찾아가도 되냐고 물어보겠지.
그럼 난 순간 당황해서 "지금?"이라고 되묻고 이어서 왜 그러냐고 물어볼 거야.

내 질문에 프리스크는 토리엘의 생일이라 자기가 요리를 좀 해주고 싶다고 하겠지.
그러면 난 차라리 내가 프리스크의 집으로 재료를 사서 2시간 뒤에 가겠다고 말할 거야.
전화를 끊은 난 바로 침대에서 뛰쳐나가 씻기 위해 보일러를 켜고 외출 복장을 챙기겠지.

마트에서 갈비, 사과, 미역, 당면, 당근, 감자 등등 온갖 재료를 사서 프리스크의 집으로 가 힘겹게 벨을 누르고 싶다.
잠시 후 프리스크가 내 목소리를 듣고 문을 열었다가 내가 들고 있는 물품에 놀랐으면 좋겠다.
그 모습을 본 난 프리스크가 내 기대에 부응해 놀라주는 것에 미소 지으며 토리엘은 언제 오냐고 물어보겠지.

그러면프리스크는 토리엘은 저녁에나 돌아올 것이라 말해줬으면 좋겠다.
그 말을 들은 난 시간이 넉넉하다고 하며 가져온 재료를 주방에 내려놓고 프리스크에게 내가 할 요리들을 설명해 줄 거야.
하지만 프리스크는 내가 하는 요리들을 처음 듣는 듯한 반응을 해 줬으면 좋겠다.

그제야 여기는 한국이 아니라는 걸 깨달은 나도 순간 당황하지만, 곧 "토리엘에게 새로운 맛을 보여주는 거야."라고 둘러댈 것이다.
그럼 내 말을 들은 프리스크는 그것도 좋겠다며 나에게 뭘 도와줘야 하냐고 물어봐 줬으면 싶다.
자연스럽게 상황을 모면한 나는 일단 재료 손질부터 하자며 프리스크에게 다듬는 걸 부탁할 것이다.

프리스크가 요리를 하면서 양파껍질을 까며 눈물을 흘리거나, 서툰 칼질로 재료를 썰거나, 물양을 맞추지 못 해줬으면 싶다.
그러면 난 그 어색한 모습이 답답하지도 않고 오히려 귀엽다고 생각하며 미소 짓겠지.
그리곤 프리스크에게 다가가 프리스크가 힘들어하는 걸 이어받고 대신 간단한 것들을 부탁할 거야.

드디어 첫 번째 요리가 완성되면 난 그걸 프리스크에게 먹여주고 싶다.
현실적으로는 시금치 무침이나 콩나물 무침같이 간단한 것들이 만들어지겠지만, 난 프리스크에게 잡채를 제일 먼저 먹여주고 싶다.
그렇게 처음 잡채를 먹어보는 프리스크가 잡채의 짭짤하면서 달콤한 당면의 맛에 빠져들었으면 좋겠다.

맛있게 입을 오물거리며 먹는 프리스크를 흐뭇하게 바라보며 맛있냐고 물어보면 프리스크는 고개를 끄덕이겠지.
그리곤 내가 프리스크가 열심히 주물거리는 나물을 좀 맛 보여달라고 했을 때, 프리스크가 속으로 잘 안 무쳐졌으면 어쩌지 고민해 줬으면 싶다.
그래도 내가 계속 달라고 하면 내 입에 반찬을 조금 넣어 줄 것이고, 나는 아주 잘 무쳐졌다며 프리스크를 칭찬해 줄 것이다.

그러면 내 칭찬을 들은 프리스크는 자신감에 찬 미소를 나에게 지어주었으면 좋겠다.
그렇게 요리를 다 만들고 나면, 나는 마지막으로 갈비와 미역국을 끓이며 이제 토리엘이 오면 다시 대펴서 내어가면 된다고 말해주고 싶다.
내 말을 들은 프리스크가 고개를 끄덕이며 나에게 고맙다고 하면 나는 프리스크가 대견스러워 고생했다고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싶다.

그 후 주방을 같이 정리하고 내가 집에 가기 위해 외투를 챙기려 들 때, 프리스크가 날 잡아줬으면 좋겠다.
내가 프리스크에게 왜 그러냐 물어볼 때, 마침 토리엘이 예상보다 빠르게 집에 오면 좋겠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토리엘이 집에서 나는 처음 맡지만 맛있는 냄새에 "어머, 맛있는 냄새가 나네?"라고 말하며 들어오다가 날 보고 놀랐으면 싶다.

그러면 나 역시 어색하게 "아하하... 안녕하세요, 토리엘."이라고 말하겠지.
그 뒤 대충의 자초지종을 설명한 나는 집으로 가보겠다며 인사하지만 토리엘이 그러지 말고 같이 저녁을 먹고 가자고 하면 좋겠다.
그럼에도 내가 "그래도 생일인데 프리스크와 둘이 좋은 시간을..."이라며 말을 하는데 프리스크가 내 팔을 잡아당기면 좋겠다.

내가 시선을 내리면 프리스크가 날 올려다보며 가지 말라는 눈빛을 보내고 있겠지.
그럼 그 모습을 본 토리엘이 프리스크도 나와 같이 저녁을 먹고 싶어 하는 것 같다며 내 외투를 받아 다시 옷걸이에 걸어주었으면 싶다.
결국, 나도 웃으면서 "그럼, 실례하겠습니다."라고 한 뒤 프리스크와 토리엘과 같이 저녁 식탁을 차리고 싶다.
그러면 나는 저녁 식사를 하면서 프리스크가 한 요리들-사실상 모든 음식을 다- 열거하면서 대견스러움을 말할 거고, 토리엘이 프리스크를 껴안으며 가볍게 입을 맞추어주겠지.



그렇게 저녁 식사를 마치고 토리엘이 만들어 준 파이를 받아 집에 돌아온 난 오늘 저녁은 특히나 맛있었다고 오랫동안 기억하고 싶다.

방금 막 든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