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옛날, 괴물과 인간 두 종족 사이에 전쟁이 일어났다.
전쟁에서 승리한 인간은 살아남은 괴물들을 에봇 산의 지하에 가두고,
들어갈 수는 있되 나올 수는 없는 마법 주문으로 장벽을 세웠다.
그리고 아주 오랜 시간이 흘렀다.
20XX년, 에봇 산.
프리스크는 지하 세계로 떨어졌고, 기적적으로 그곳을 빠져나왔다.
지하의 괴물들과 함께.
괴물들은 친절했다.
괴물들은 그저 자유롭게 세상을 여행하고,
지상의 뭇 생명체들이 그렇듯이 자기 몸을 뉘일 작은 땅을 원했다.
그들은 평화를 원했고, 친구를 원했다.
인간들은 불신했다.
언론은 괴물들이 당신의 일자리를 빼앗을 것이고,
슬럼가가 늘어날 것이며, 범죄율이 세 배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외쳤다.
괴물들은 꺼내지도 않았던 과거의 전쟁 이야기를 파헤쳐서는,
조작된 증거를 내세우며 괴물을 전범으로 몰았다.
평범한 어린아이인 프리스크가 뭐가 그리 잘나서 괴물들의 대사인가,
사실은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한 꼬마를 꼭두각시 삼아
인간들을 기만하고 있는 것이라는 음모론이 큰 호응을 얻었다.
간혹 반대 의견이나 옹호자가 나타나면,
그들은 사회적으로 매장당하기 일쑤였다.
그렇게, 자기들끼리 다투던 인간들은 이질적인 집단이 등장하자
소름끼치도록 빠르고 효과적으로 단결했다.
프리스크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만 했다.
키드를 향한 돌팔매가 누군가의 LOVE를 상승시킬 때마다,
그저 저들이 보기에 하찮고 아쉬워보인다는 이유만으로 알피스의 SNS가 악플로 도배되고, 그녀와 언다인이 차례대로 실종될 때마다,
토리엘과 아스고어에게 살해당한 여섯 인간의 가족을 주장하는 인간 측의 모략꾼과 사기꾼이 꼬일 때마다,
운동 대회에 나간 언다인이 신기록을 경신하고 다음 날 그녀의 집에 불이 났을 때마다,
순진한 파피루스가 마약 운반책으로 쓰이고, 짓뭉개진 카르텔의 시신 위에 샌즈의 뼛가루가 내려앉을 때마다,
공연중 배터리가 나간 메타톤이 괴한들에게 납치당하고, 번호판 없는 검은 트럭에 실려 사라질 때마다..
셀 수 없는 리셋과 로드가 반복되었다.
괴물들의 구원을 위해 몸은 어릴 지언정 정신은 어른의 것과 견줄 정도로 오랜 시간을 살아온 프리스크였지만, 인간들의 악의와 모략은 그 한계가 없는듯 했다.
하지만 프리스크의 정신과 의지에는 분명한 한계가 존재했다.
누군가의 죽음을 걷어낼때마다, 프리스크의 영혼은 크게 요동쳤다.
언제쯤이면 내일을 걱정하지 않아도 될까?
언제쯤이면 아무도 죽을 필요 없는 상냥한 세상이 올까?
언제쯤이면..
1642회째 리셋.
파피루스, 샌즈, 알피스, 언다인, 메타톤, 아스고어, 토리엘..
지하에서 가장 큰 난관이면서도 조력자였던 이들이 비행기를 타고 여행을 가는 날.
프리스크는 불안한 기색을 애써 감추며 친구들을 배웅했다.
그리고 1시간 뒤.
비행기가 폭발했다.
1643회째 리셋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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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도 희망도없잖아...
프리스크 애껴... - DCW
현실적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