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뭐.. 사실 주인이 설탕을 안주는건 항상 그랬지만.. 하지만 주인의 동생으로 보이는 친구는 그래도 설탕을 챙겨줬지.
나름대로 감사하게 살고 있었지. 그래도 설탕을 좀 머금어보면서. 언젠간 충분한 에너지를 섭취해서 움직일 수 있게 되면, 주인과 말농담거리나 하는게 어떨까, 하고 생각하고 살고 있었지.
그런데 오늘, 주인은 하루종일 보이지 않더라. 그것도 오늘 아침부터. 그럴 주인이 아니였거든. 항상 주인은 불규칙하지만 하루가 끝나기 전엔 집에는 무조건 돌아왔다고.
그런데 돌아오질 않았지. 심지어 주인의 동생도 설탕을 주러 오지 않더군. 그럴 해골 친구가 아닌데 말이야.
혹시나 해서, 나름 힘좀 써서 굴러다녀서, 돌아다녀봤지. 아무도 없더군. 끔찍하게 조용한 마을, 이곳저곳 뒤지고 그냥 나온 듯한 문.. 그리고 듬성듬성 보이는 먼지자국.
이상했지. 눈으로 덮여있으면 덮여있지, 먼지자국? 이곳저곳 다니는걸로 보이는 주인과 주인 동생도 먼지는 묻혀온 적은 없었거든.
그래서, 좀 더 돌아다녀봤는데, 그래. 주인 동생을 발견했어.
..먼지로 말이지.
필사적으로 굴렀어. 그리고 그의 앞에 도착했고 남아있던건, 그냥.. 그 동생이 입고있던 우스꽝스러운, 그런데 부서진 옷 하나였어. 그가 차고 다니던 머플러도 없었고.
주인 동생은, 그걸 입고나서 벗은 걸 본 적이 없어. 심지어 씻을때도 입고 씻던데, 뭐. 말 다했지.
더 돌아보기로 했지.. 뭔가 북받쳐 오르는게 느껴지더군.. 그리고 뭔가 다른 감각이 생겼지. 살펴보니, 글쎄. 보이진 않는데 느껴지는 그런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내 본체만 보이는 뭐, 그런 상황이지. 우스꽝스러웠지.
근데 그게 중요한게 아니었으니까, 어떻게든 뛰어다녔어. ..다니는 동안 먼지, 먼지, 먼지뿐이더군. 지나가는 길에 부서진 로봇도 봤지.. 외형을 보니 분명 주인과 주인의 동생이 같이 보던 채널의 주인공 같던데. 뭐, 내 알바가 아니였지. 중요한건 내 주인의 동생은 죽었고, 여전히 주인은 행방불명이였으니까.
그렇게, 먼지를 따라 다녔더니 결국.. 주인을 만났지.
..역시 먼지로 대면하게 되었지..
다만 다른점이라면, 빨간 액체가 남아있던것. 그리고 빨간 머플러. 왜 액체가 같이 있었던건진, 잘 모르겠지만. 직감했지.
..
그래, 주인이 있던 길에 빨간 액체가 듬성듬성 묻어있더군.
이런 기분을 느낀건 처음이었지. 주인이 지나가던 말로만 했지, 절대 보여준 적 은 없는 분노, 그런 감정이 뭔지 바로 느껴지더군.
주체 할 수 없는 기분이었지.
그때, 내 몸에 뭔가 달라진 것 같았어. 뭐, 의지? 그런걸 알피스라는 괴물이 말하던걸 들었는데, 아마 그거인 듯 했지.
의지는 괴물의 몸을 녹인다는 것도 들었지만.
뭐, 너도 알다시피 나는 돌이야. 녹긴 힘들지.
이런, 잡설이 길었군. 그래도 마저 말은 해야겠지.
내가 주인이 죽은걸 너보다 늦게 봤는데, 어떻게 네 앞에 있는지 궁금하지 않나, 인간?
하, 보면 알겠지.
헤, 쉬워보이는것처럼 보이나? 어쩌나, 말 안했지만, 주인의 기억이 조금 스며들어왔거든. 의지가 생기는 과정에서.
지형 활용할 생각은 하지도 않는게 좋을거다.
이건 기억해두라고 인간.
니가 있을 자리는 없어.
*쓸데 없는 돌덩어리가 길을 가로막고 있다.
씨발 광광 우럭따ㅠㅠ
ㅠㅠㅠㅠㅠㅠㅠㅠㅠ
사실 그냥 길목에서 가만히 있으면 겜끝
미친 필력 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