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즈프리인데 둘이 안사귀는데다가 심지어 프리스크는 죽은 수명물.

게다가 이번편부터 루프까지 끼어든 총체적 난국 문학이다.

난 글알못이라 퇴고따위 없어.

짧다.


01 : http://gall.dcinside.com/undertale/229785




*02
이상하고 미련했던 인간.
평소와같이 끊어질 듯 말 듯 한 대화의 결론은 역시 그것이었다.
오늘 작은꽃은 베지토이드에게 유난히 많이 죽었던 그에 대해 이야기 했다.
죽음. 세이브. 로드.
그 능력을 가졌던 작은꽃과 또 그것을 어느정도 인지하고 있던 자신에겐 새삼스러울 것 없는 이야기였다.
올드 레이디와 아스고어 또한 이에 대해 알고있겠지만, 작은꽃이 절대 그들과 그런 대화를 나누지도, 또 그들 앞에 나타나지도 않을 것이라는 점에서 이건 자신과 작은꽃 둘 만의 공감이었다.
사실 정확히 따져보자면 자신은 작은꽃에 공감 할 수 있었지만, 작은꽃은 자신을 완전히 공감 할 수 없을 것이다.
대화가 끊긴 정적의 때에 잠시 눈을 감고 이제 누구에게도 공감 받을 수 없을, 어느 지나가고 사라져간 날들을 떠올렸다. 
완전히 사라졌어야 할 날들. 나는 그 날들을 기억하고 있다.

이제는 낡은 사진처럼 희미한 기억 속 처음. 
그 아이는 나와 내 동생, 그리고 차례로 모두와 친구가 되어나갔다.
다만 이따금, 조금 지쳐 잠이 들어있을 때면 항상 악몽을 꾸는 듯 식은땀을 흘리며 깨어나곤 했다.
아무것도 안하는 걸 좋아하는 나였지만, 그 모습이 너무 애처로와서 뼛속까지 무서운 꿈이라도 꿨냐며 되도록 가볍게 물어보곤 했다.
그럴 때 마다 그 아이는 잠시 나를 바라보다가, 무언가를 말하려다가, 이내 고개를 푹 숙인 후 그냥 조금 무서운 꿈을 꾸었노라고 어딘가 아이답지 않은 말을했다.
올드레이디였다면, 파피루스였다면, 언다인이나 알피스나 메타톤이나... 아무튼 나 이외의 괴물이었다면 아이의 낌새를 눈치채고 따듯한 위로나 포옹이라도 해주었겠지만 나는 그러지 않았다.
나는 역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을 좋아하고.
내가 아이에게 포옹을 해준들 해골은 따듯하지 않으며,
그 아이는 의지. 그 힘을 가진 아이였기 때문이다.

그래, 솔직히 아이에 대한 나의 감정은 마냥 긍정적이지는 않았다. 
아이는 확실히 모두에게 자비를 베풀 줄 아는 선량한 인간이었으나, 어린 아이의 신념이란 것은 깨지기 쉬운 것이기에 계속해서 옳은 선택을 하리란 보장이 없었다.
게다가 이전에 역겨운 얼굴의 노란꽃이 지녔던 시간선을 오가는 능력.
그 능력이 아이에게 있음이 분명했다.

처음에는 추측에 불과했던 그 능력은 몇번이고 노란꽃과 마주치고, 아마도 내가 그 능력을 눈치채기 이전부터 수없이 그를 막아낸 결과 점점 그 능력의 사용을 인식하게 되었다.
요컨대 너무 많이 관여했다는 것 이었다.
노란꽃이 어떤 행동을 취하던 결국 마지막엔 자신에게 저지 당했다.
수없이 다른 선택을 해가며 만들어냈을 새로운 시간선들임에도, 나에게 저지당한다라는 결말만이 존재했다.
나는 그의 시간 이동에 엮여, 정확히는 아니더라도 그 이상을 인지하게 되었던 것 이다.
그리고 그 능력은 떨어진 아이에게로 넘어갔다.

그 후, 곳곳에서 아이를 지켜보았다.
아이는 죽었고, 또 죽었고, 또 죽었다.
완전히 기억하는 것이 아닌 인식만 하는 수준이었지만, 인식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질려버릴 정도로 아이는 죽어나갔다.
그리고 아이는 결국 자신이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왔다.
모두와 친구가 되고, 자비를 베풀어 LOVE도 EXP도 오르지 않은 상태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의 표정은 매우 불안해보였다.
자신이 이전 아이에게 올드레이디의 부탁이 아니었다면 아이는 죽은 목숨이었다고 말했던 것 때문에 불편해 하는 것인가 싶었으나,
아이의 불안은 자신을 향한 것이 아니라는게 느껴졌다.
오히려 자신은 아무것도 하지 않을 것을 아는 듯 한...

아이가 이곳을 지나갔던가?

우선 아이를 보낸 후, 심판의 방에 서서 움직이지도 않은 채 고민했다.
아이가 이곳에서 죽은 후, 다시 돌아왔다면 자신은 분명 인식하고 있을 것 이다.
시간선 이동에 대한 인식은 아이를 지켜볼수록 점점 선명해지고 있었다. 그러니 자신이 그를 인식 못 했을리 없다.
그러나 고민은 덧 없게도, 갑자기 무언가에 빨려들어가는 듯 한 느낌에 끝이났고.
정신을 차리자 정말 고민 뿐 아니라 모든 것이 끝나있었다.
결계는 깨졌고, 여전히 조금 불안해보이는 표정을 한 아이는 모두와 함께 지상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숨을 급하게 내쉬며 눈을 떴을 때는 지상의 맑은 공기가 아닌 스노우딘의 차가운, 그리고 제 방의 눅눅한 공기가 몸을 스치며 식은땀을 더욱 차갑게 식히고 있었다.
자신이, 팝이... 모두가 인간에게 죽었다.

꿈이라기에는 너무 선명하고 끔찍했다.
불안에 떨며 달력을 확인 했다.
폐허의 문 너머로 부탁을 받았던, 아이가 떨어진 그날.
초조함을 느끼며 폐허의 입구로 갔다.
그리고 늘 그랬듯이 인간의 뒤를 따라갔다.

늘 그랬듯이?

발 아래에 덧 없이 부서진 나뭇가지를 바라보며 식은땀을 흘렸다.
보통의 시간선 이동에 의한 반복이 아니다.
모든 것이 지워지고 처음부터 시작되었다.
자신이 알리가 없는 지식이 머릿속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아이의 뒤를쫒아 말을 걸었다.
"인간, 새로운 친구를 사귀는 법을 모르는 건가?"
늘 그랬듯이.

"돌아서서, 나와 악수해."
나는 몇번이나 아이에게 악수를 권했지?

맞잡은 손에서 늘 그래왔던 방구쿠션의 소리는 들리지 않고, 정적가운데 서로의 식은땀만이 흘렀다.

아이는, 그는 언젠가 보았을 호기심과 두려움 어린 표정이 아닌 초췌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