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소재구한다 글 올리자마자 갤 역류됨; 타이밍





  그러나 아무도 오지 않았다. 오늘 역시.


  토리엘은 살짝 부은 눈으로 침대에서 일어났다. 선잠이 들어서 밤새 꾼 꿈 내용을 읊을 수 있을 정도였다. 토리엘은 기분이 썩 개운치 않았다. 토리엘은 책상 옆의 양동이에서 달팽이 하나를 집어먹었다. 책상 위에 놓인 공책을 보며 피식 웃는다.


  “해골에게 친구가 필요한 이유는... 뼈에 사무치게 외로워서!”


  혼잣말을 하고 까르르 웃음을 터뜨리는 모습이 마치 소녀 같다.

  토리엘은 작게 콧노래를 부르며 머리를 정리하고 집 밖으로 나갔다. 폐허는 조용했다. 토리엘은 눈을 감고 숨을 들이마셨다.


  토리엘은 이 차분한 분위기가 싫지만은 않았다. 오히려 마음이 안정되는 것 같아 편하다. 게다가 귀를 기울이면 꼭 고요하기만 한 것도 아니었다. 낙엽이 구르는 소리, 윔선의 날갯짓 소리, 미고습이 몰드스멀과 함께 춤을 추는 소리, 프로깃의 울음소리와 베지토이드의...


  “아, 식재료를 확인해놔야겠네.”


  토리엘이 반짝 눈을 떴다. 집 뒤쪽으로 돌아 들어가면 언젠가 인간이 왔을 때를 대비해 챙겨놓았던 식재료 창고에 들어갈 수 있었다. 보스 몬스터인 토리엘은 충분히 폐허에서 제 몸을 지킬 수 있었지만 인간은 그것이 불가능했다. 그렇다면 밥이라도 든든히 먹여놔야지!


  “으흠흠~ 식재료 창고가 뒤에 있는 이유는...”


  밀가루에 벌레가 들어간 것 같지도 않고 달걀도 멀쩡했다. 하지만 토리엘은 입술을 비죽 내밀고 한참동안 눈동자를 굴렸다.


  “창고가 앞에 있으면 이상하니까?”


  곧 에휴! 하며 한숨을 내쉰다. 스스로의 농담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혼자서 생각해냈던 것 중에서는 ‘마미라니안’이 최고였던 것 같다.


  “......히히.”


  식재료를 마저 확인한 토리엘은 그새 이마에 배어나온 땀을 닦았다. 몰드스멀 대형이 토리엘의 앞을 가로막았다. 프로깃이 또 말썽을 부리고 있구나. 토리엘이 서둘러 움직였다.


  프로깃은 겁이 많은 괴물이었다. 개구리 모양의 껍데기를 뒤집어쓰고 작은 본모습을 부풀려 감추려고 하는 괴물. 겁이 많은 만큼 프로깃은 경계심도 강했다. 아마 인간을 보면 위협적인 척 공격을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토리엘이 도착했을 때 프로깃은 돌과 싸우고 있었다. 토리엘은 눈을 매섭게 뜨는 것으로 프로깃을 쫓아냈다. 돌은 프로깃에게 타격을 받을 만큼 약하진 않았지만 귀찮은 분쟁을 넘겼다는 것만으로도 고마워했다.


  “오늘도 왔어? 아주 고생이군 그래!”

  “안녕하세요, 친구.”


  토리엘이 가볍게 인사했다.


  “우리가 개그 취향만 같았더라도 진짜 ‘친구’였을 텐데 말이지.”


  돌이 맞받아치며 껄껄 웃었다.


  “오늘도 설탕 갖다드릴까요? 친구니까 79알 어때요?”

  “......”

  “이런.”


  토리엘은 겸연쩍게 웃고 서둘러 집에 돌아왔다. 역시 친구는 짝짜꿍이 잘 돼야지. 얕은 한숨을 내쉬며 설탕을 챙긴다. 그러고 보니 슬슬 ‘친구’를 만날 시간이 된 것 같았다. 토리엘은 다시 들뜬 기분이 됐다.


  ***


  “그래서 설탕을 79알 뿌려줬어요!”

  “친구라서 79알?”

  “아, 역시 아시네요!”

  “헤헤. 그 정도야 물론이죠. 저도 이제 애완 돌을 키우니까.”

  “아하하! 하하하... 히히.”


  잠시 말이 끊겼다. 하지만 어색하진 않았다. 토리엘은 미소 띤 얼굴로 폐허의 문에 등을 기댔다.


  “친구. 거기 있어요?”

  “...헤. 난 노크노크 장난을 기대했는데.”


  토리엘은 피식 웃었지만 소리 내서 웃지는 않았다. 문 너머의 괴물이 다시 물었다.


  “무슨 일 있는 건가요?”


  토리엘은 숨을 깊이 들이마셨다.


  “친구.”

  “......”


  문 너머의 괴물이 입을 다물었다. 토리엘은 나지막하게 말했다.


  “약속 하나만 해줄 수 있어요?”


  ***


  토리엘은 폐허를 돌아 걸었다. 끊임없이 자리를 옮긴다. 퍼즐과 스위치와 돌 친구와 긴 복도를 지나, 노란 꽃이 있는 곳까지. 또 언제 인간이 이곳에 올지 모르니까.


  그러나 아무도 오지 않았다. 오늘 역시.


  폐허는 시간도 날짜도 의미 없이 매일 똑같았다. 아마 문 너머의 친구가 아니었더라면 하루하루가 흐르는 것도 의미가 없었을 것이다. 아이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의 차이는 들리는 말보다도 크다.


  아이가 사라진 후, 토리엘이 마주보고 이야기 나눌 것은 훈련용 인형과 돌이 전부였다. 가끔 유령처럼 희끄무레한 것이 보이기는 하지만 그것은 토리엘이 말을 걸기도 전에 사라져버리니까.


  토리엘은 집이 있는 곳으로 돌아왔다. 잎이 날 때마다 떨어지는 고목은 햇빛을 받지 못해 거멓게 말라버렸다. 인간 아이가 이곳에 있었을 땐 마치 햇빛을 품어온 듯 환했었는데. 마치 꿈을 꾼 것처럼 말이다. 꿈.


  토리엘은 나무 위에 한 손을 얹었다. 아이와 같이 요리를 했었다. 같이 산책을 했었다. 같이 퍼즐을 풀고, 장난감 칼로 프로깃과 영웅 놀이를 하고 낑낑대며 돌을 미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리고 문 밖으로 떠나보냈다.


  토리엘은 마치 눈을 감고 기도하는 것 같다.


  “부탁이에요, 친구. 혹시 이 문을 통해 인간이 나온다면 절대, 절대 해치지 말아줘요. 약속해줄 수 있나요?”


  오늘 꾼 꿈이 그 환한 햇빛에 대한 이야기였다. 꿈을 꿨다. 일어났다.

  아무도 오지 않았다. 오늘 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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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다 보니 신세계네. 샌즈 토리 괜찮은 듯.

소재 준 갤럼아 감사.



그리고 홍보

[언갤문학] 비몰살루트_1 (완전본)

http://gall.dcinside.com/board/view/?id=undertale&no=231350



샌즈드립부분 틀렸었네 수정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