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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내 귀를 의심했다. 난 그저 평소와 같이 버거 패티나 뒤집으며 시간을 허비하고 있었을 뿐. 그런데 오늘 매일 일상적인 패턴이 망가진 것이다.

.. 지금 뭐라고?”

내 시선아래의 프리스크는 나의 반응이 재미있다는 양 살짝 미소지어보이며 자신의 입술을 톡톡 두드렸다.그러니까. 지금 너랑 키스해달라는 말이야?”

나는 당황해서 살갗으로 배어나온 땀의 결정을 손수건으로 닦아냈다.

이크,이건 손수건이 아니라 행주잖아. 당황함이 그대로 묻어나는 이런 행동에 더 이상 떨어질 것이 없는 자존감을 한 박자 더 떨어트리는 것이었다.

, 상관없나. 일단 이 상황 자체가 말도 안된다. 왜 하필 나지? 뭐 그 잘난 대 스타님도 있고 유쾌한 해골들이라던가 친절한 나이스크림가이도 있을텐데? 머릿속을 휘감아오는 많은 괴물들의 얼굴이 떠오른다. 뭐 내가 다른 괴물들에 비해서 어리긴 하지만..그래도.. 공상 명상 허상 꼬리의 꼬리를 물고 생각이 헤엄쳐갈 때 프리스크가 불쑥 튀어나온다. , 그래. 난 이 꼬맹이랑 대화 중이었지. 멍때리던 이성을 다시 잡고 현실로 돌아온다.

왜 하필이면 나인거냐..”

정말 이해불가인 프리스크의 언행에 묘한 기분이 되어버려서 가게 유니폼인 빨간 와이셔츠 사이로 나온 목덜미를 어루만지다가 평소와 같이 입에 담배를 꼬나문다.

그래, 나 담배도 피우니까 분명 키스하면 이상한 맛이 날게 뻔하다고. 게다가 몸에 안 좋을 지도 몰라?”

건강을 위협하며 도피. 역시 어린애랑 이런 짓 하는 건 무리라고 생각한다. 저쪽에서 먼저 요구해왔을지라도 이쪽은 이쪽대로 곤란하다고. 뭔가 소복히 쌓인 눈 위를 진흙탕 뒤집어 쓴 장화를 신고 엉망으로 물들여버리는 기분이라니까. 나는 미간을 찌푸린 채로 모자를 고쳐 쓴다. 그리고 시선을 다시 아래로 맞춰서 이야기를 듣고 있는 프리스크의 반응을 지켜본다. 의외로 덤덤한. 금세 수긍했다는 표정이라 딱히 별 말은 덧붙이지 않아도 괜찮은 것 같았다.

뭐 날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그러니까 좀 더 커서 좋아하는 사람이랑 하는 게 너의 기분에도 좋을 거야.”

진심으로? 아니, 그냥 겉으로만 조언하는 것일 뿐이야, 사실 프리스크가 걱정되어서 그런건 절대로 아니고. , 하라면 할 수야 있겠지만 내가 범죄자가 된 것 같은 기분이라 말이지.

그렇게 생각하곤 연초에 신년계획을 세워 금연하겠다며 담배대신 입이 궁금할 때 먹으려고 사둔 괴물사탕봉투를 가게 구석에서 꺼냈다. 봉투를 뜯어 그중에서 가장 예뻐보이는 사탕을 집어서 프리스크에게 건넸다.

? 고맙다고? 그래. 이제 집에 돌아가 봐. 시간이 좀 늦은 것 같으니까.”

평소대로 허탈해 보이는 웃음을 지어보이고 오른쪽 손으로 카운터를 디딘다. 그리곤 무게중심을 앞으로 쏟아서 왼쪽 팔로 턱을 괴곤 남은 담배를 뻑뻑 태웠다. 프리스크는 고개를 꾸벅 숙이곤 나가버렸다. 분명 가게를 나설 땐 총총거리며 얌전히 걸었던 프리스크는 문을 나서자마자 멀리까지 서둘러 뛰어가는 게 눈에 선했다. 내가 뭐 실수한 걸까. 또 공상에 빠져가는 와중에 나는 이젠 생각하는 것조차 귀찮아져버려서 버거패티나 뒤집으며 다시 인생을 허비하겠다고 생각했다.

 

 

-

 

졸리다. 이제 자야지... 내일 마저 써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