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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결한 분위기를 풍기는 알현실.


 나는, 알현실에서 자라는 꽃들을 향해 물을 주고 있었다.


 “덤, 디, 덤…. 언제나 즐거운 콧노래.”


 꽃에 물을 주고 있는 나의 입에서는, 웃음이 절로 나오고 있었다.

 하지만, 어쩐지 나는 마음 한구석에서 공허함을 느끼고 있었다.


 ‘……. 나는 대체, 무엇을 위해 이러는 걸까?’


 그렇다. 무엇을 위해 이러는 것일까?

 이것을 하면 행복함을 느끼는 건가? 물론, 느껴진다. 다만, 그것도 잠시잠깐뿐.

 시간이 지나면, 이 느낌은 사라지고, 다시 공허함이 마음속을 가득 채운다.


 나는 왜 살고 있는 것일까?

 괴물들의 봉인은 풀렸다. 이제, 모두가 자유로워졌다.

 하지만, 그럼 난 이제 뭐가 되는 거지?

 영웅? 아니, 영웅은 프리스크의 몫이겠지.

 나는, 아무것도 안했다.

 괴물들의 봉인 해제할 때, 나는 아스리엘에게 잡혔고, 결국, 프리스크에게 힘도 되어주지 못했다.

 그래. ‘산의 왕’이라 불리는 나는, 달성의 앞에서는 엑스트라 A에 불과했던 것이다.

 나의 목적은, 다른 사람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다.

 …….

 …………아니야.

 이런 생각을 가지면 안돼.

 나는, 왕.

 왕은 괴물들의 모범이 되어야하는 것.

 왕이라는 사람이, 이런 약한 모습을 보여주면 안된다.

 …….

 생각하는 것이 힘들어졌다.

 약을 먹고, 잠시 눈을 붙여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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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리스크가 준 약은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 것 같다.

 나의 공허함이, 어느 정도 달래지는 것 같다.

 다량섭취는 몸에 위험하다고 했으니, 그건 하지 말아야겠지.

 일단은, 오늘도 꽃에 물을 줘볼까?


 “룰루랄라~ 오늘도 즐거운 날이야.”


 …………아니야.

 이게 뭐가 즐겁다는 거야?

 나의 곁에는 꽃밖에 없는데,

 이런 꽃들에게 물이나 주면서, 행복함을 느끼라고?

 잘못됐어.

 뭔가 크게 잘못됐어.

 나는 왕이란 말이야. 산의 왕!

 산의 왕이, 아무도 없는 알현실에서 이러고 있어야 한다는 거야?

 나는 인정할 수 없어!!

 …….

 …………진정하자, 진정해.

 분명, 같은 일을 반복하다가 지루함을 느낀 거야.

 그래, 그런 것이겠지.

 휴우…….

 프리스크, 조금 더 약을 많이 먹어야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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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점점, 몸이 나태해져간다.

 이젠, 아무것도 하기 싫다.

 아무것도 듣기 싫다.

 아무것도 보기 싫다.

 그냥 잠이나 자면서, 모든 것을 잊고, 편하게 살고 싶다.

 그래, 잠은 모두에게 자비로워.

 무슨 나쁜 일을 겪어도, 그곳에서 나는 자유로워.

 왕의 집무? 그런 것 따위, 버려버려!

 나는 자유로운 한 괴물로서 살거야!

 반드시, 그렇게 살아볼테니까!!!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나는 대체 왜 이런 생각을 하는걸까?

 역시, 뭔가가 잘못되었어.

 안 그래요? 여보.

 …….

 약을 더 많이 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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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곤해졌다.

 이제는,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는다.

 사는 게 뭐야?

 죽는 게 뭐야?

 다 필요 없는 것이다.

 나는, 잠만 자고 싶다.

 그래, 영원한 숙면, 그것이 나에게 있어서 유일한 낙이야.

 프리스크. 미안하구나.

 약을, 전부 먹어버려야겠구나.

 여보, 미안해.

 아스리엘도, 미안하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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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현실.

 그곳에서는, 산의 왕이라 불린 자가, 조용히 자신의 의자에서 자고 있다.

 그 모습은, 정말로 평화로워보였다.

 모든 것을 포기하고, 죽음을 받아들인 것 같은 얼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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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일 할일이 많아서 미리 썼음.

 * 이 글은 단편 시리즈입니다. 앞으로, 5개의 글이 남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