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터폴로부터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는 위태한 흔들다리.

그곳으로 부터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는 언다인이 머물기를 좋아하는 자신의 결투장이 있었으나, 지금 그 결투장이 사용될 일은 없었다.


"허?"


인간은 손으로 발레신발을 고쳐신으며 눈앞의 언다인을 바라보았다.

한때 괴물들의 영웅이었던 존재. 하지만 이제는 인간들과 괴물들 모두의 영웅이 되어 새로이 각성한 진정한 영웅의 모습이 된 언다인을.


"너 방금 그것보단 힘 좀 더 써야할거다!"


인간은 의지의 힘으로 부활한 언다인의 모습에 가볍게 웃어보이며, 그와 동시에 언다인은 인간에게 온힘을 다해 창을 던졌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언다인이 만들어낸 다른 많은 창들이 인간의 옆과 뒤를 노리고 덮쳐든다.

그야말로 피할 수 없는 공격. 하지만 인간은 손을 뻗어 가장 먼저 날아온 창을 낚아채고 그 창을 능숙하게 휘둘러 자신을 노리는 창들을 전부 쳐내며 위로 뛰어올랐다.

인간은 자신의 눈을 잠시 붉게 번뜩이며 발레신발을 신을 발로 언다인의 어깨를 내리찍었고, 그 적의가 가득 담긴 일격에 언다인은 잠시 몸을 숙였으나, 곧바로 창을 만들어내 휘둘렀다.


"느아아아아아!"


인간은 창을 들어 언다인의 공격을 막았지만 그것으로 창도 힘을 잃고 박살난데다 허공에 몸에 띄워진 상태가 되었다.

언다인은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여러개의 창을 소환하여 인간의 주위를 둘러싸게 하고 그 진형을 회전시켜 틈새로 피하기 어렵게 하며 포위망을 서서히 좁혀나갔다.

지지기반이 없는 허공에서는 이 공격을 쳐내긴 무리다. 그렇게 판단한 인간은 자신을 노리는 창들 중 가장 가까운 창의 옆면을 걷어차 그 추진력으로 앞으로 튀어나갔다.

언다인은 그 회전하는 창의 포위진을 여러개 더 만들어냈으나, 인간은 창들이 회전하는 방향에 맞춰 가장 발에 부담을 주지 않는 방향으로 창을 걷어차 추진력을 얻어 피해내었고, 그것을 반복한 결과 인간은 어느새 다시 언다인의 앞까지 내려와 다시 눈을 붉게 번뜩였다.


"큭!"


이번에 인간이 걷어찬 곳은 그녀의 오금. 언다인은 잠시 무릎을 꿇을 뻔했으나, 꿋꿋히 버티며 창을 앞으로 찔렀다.

인간은 언다인이 뻗은 창이 자신에게 닿기 전에 뒤로 물러나 공격을 피했고, 인간이 물러나자 언다인은 다시 많은 창을 만들어내 인간을 덮쳤다.

다시 창들의 세례가 자신에게 날아오자 인간은 등을 돌려 자신의 뒤를 노리는 창을 낚아채고 몸을 한바퀴 돌려 자신을 찌르기 직전이었던 다른 창들 역시 쳐낸다.

그 후 인간의 다른 방향을 노리고 창들이 더 날아왔으나, 그 창들은 인간의 휘두른 창에 맞고 허무하게 튕겨져 나간다.

언다인의 창을 모두 튕겨낸 인간은 다시금 눈을 붉게 번뜩이며 창을 언다인에게 향하게 하고 돌진한다.

언다인은 다시 창을 만들어내 인간이 뻗은 창을 막아내었으나, 인간은 창이 막히자 곧바로 발을 뻗어 그녀의 복부를 걷어찼다.

그 충격에 두어걸음 물러선 언다인은 다시 창을 휘둘렀으나, 인간은 이미 손에 쥔 창을 놓아버리고는 그녀의 창이 닿지 않는 곳으로 물러난 뒤였다.


언다인에게서 물러난 인간은 도발하는듯한 미소를 지으며 언다인을 향해 가볍게 손가락을 까딱거렸고, 언다인은 인간의 도발을 받아들였다.

언다인은 다시 창을 던지기 시작했다. 인간은 허공에서 날아오는 창들 중 하나를 낚아채고 그것을 휘둘러대었다.

마찬가지로 인간의 창과 부딪힌 창은 격렬하게 튕겨나가 허공에서 몇 바퀴 회전하더니 절벽 아래로 떨어진다.

인간은 자신만만해하는 얼굴로 날아드는 창을 쳐내며 언다인을 향해 달려들 준비를 했다.

하지만 그 순간, 인간을 향해 정면으로 날아들던 창 하나가 방향을 바꿔 인간의 등뒤를 노렸고, 그것을 예상하지 못한 인간의 창은 맥없이 허공만을 갈랐다.

막는 것에 실패한 인간은 애써 몸을 틀었지만 완전히 피하지는 못해 창은 인간의 옆구리살의 일부를 뜯어가버렸다.


"큭……."


짧게 침음성을 흘린 인간이지만, 다쳤다고 방심할 수는 없었다.

아직 창들은 날아왔고, 그 중 일부는 방금처럼 중간에 갑자기 방향을 틀었다.

두어번 정도 더 창에 맞아 부상을 입은 인간은 방향을 바꾸는 창은 그 궤도가 일반적인 창과 미묘하게 다르다는 것을 파악했고, 굳이 앞에서 막을 필요 없이 무조건 방향을 튼다는 사실도 알아내었다.

일단 그 사실을 활용하기도 전에 창의 세례가 멈췄으니 인간은 잠시 몸을 회복하기 위해 키슈 하나를 꺼내들어 그것을 자신의 입에 우겨넣는다.

괴물들의 음식은 먹는즉시 에너지로 환원되고, 그 에너지는 인간의 의지와 맞물려 인간의 몸을 완전히 회복시켰다.

그리고 인간이 키슈를 먹는 사이 잠시 한 숨 돌린 언다인은 다시 창을 날려보냈고, 인간은 창을 휘둘러 그것들을 모두 쳐낸다.

인간이 알아낸 것은 모두 사실이었다. 궤도를 바꾸는 창은 인간의 방어 유무에 관계없이 방향을 틀었고, 인간은 그런 창들은 굳이 상대하지 않고 방향을 틀기를 기다렸다 쳐내었다.

그렇게 창을 쳐내자 인간은 어느새 언다인의 앞까지 걸어왔고, 언다인은 인간이 보이자 창을 뻗었다.

하지만 인간은 자신의 눈을 다시 붉게 번뜩이면서 몸을 살짝 틀어, 언다인이 뻗은 창이 자신을 살짝 스쳐지나가게 하고는 언다인이 자신을 찌르기 위해 허리를 숙인틈을 놓치지 않고 그녀의 턱을 발로 걷어찼다.

그 일격에 언다인의 머리가 높이 들어올려졌고, 그녀의 숙여진 몸은 다시 세워져 뒤로넘어가려 했으나, 언다인은 물러서지 않고 자세를 바로잡아 창을 크게 휘둘렀다.

인간은 창을 들어올려 언다인의 공격을 막아냈으나, 그 충격으로 창은 부러져 더 못쓰게 되었다.


인간의 창이 부러지자 언다인은 양손에 각각 한자루의 창을 들고 인간의 몸을 노리고 차례로 찔러들었다.

창 하나가 다리를 차지하는 부분은 대략 3분의 1 정도. 언다인이 두개의 창을 동시에 뻗는다 해도 피할 자리는 있었다.

그렇게 언다인이 내뻗는 창을 차근차근 피하고 있던 인간은 언다인이 통상적인 공격에 비해 창을 깊이 뻗는 것을 확인하고 자신의 두 눈을 붉게 번뜩였다. 그리고는 옆으로 창을 피한 후, 언다인이 깊이 뻗은 창을 잡고 발을 뻗어 그녀의 복부를 강하게 걷어찼다.


"젠장……."


간신히 균형을 다잡고 뒤로 물러선 언다인은 나지막이 욕설을 내뱉으며 놓치지 않은 창을 인간을 향해 던지고 더 많은 창들을 만들어낸다.

잠시 한 손으로 창을 빙글빙글 돌리던 인간은 창이 날아오자 창을 고쳐잡고 그것을 휘둘러 날아드는 창을 쳐낸다.

왼쪽, 오른쪽, 왼쪽, 뒤, 앞, 앞인척 하는 뒤. 창은 다양한 방향에서 날아왔지만 인간은 귀신같이 정확한 방향으로 창을 휘둘러 날아드는 창들을 쳐냈다.


'멍청하긴.'


인간은 언다인이 다리의 중간에 있는 바위부분에 발을 내딛은 것을 보고 그녀를 조소한다.

힘겹게 싸울 필요는 없었다. 언다인이 인간을 죽이기를 원한다면 다리를 끊어버리는 것으로도 충분했으리라.

하지만 언다인은 그러지 못했다. 그녀는 그런 방법을 떠올리기엔 너무나 정의롭고 고지식했다.

아마 그녀가 생각할 수 있는 가장 비겁한 방법이란, 공격을 막을 창을 주지 않는게 전부일 것이다.

물론 그따위 것들은 보통 사람들의 생각에서는 조금도 비겁하지 않은 방법이었고, 인간을 막는데도 그리 도움은 되지 않을 방법이었다.


잡아챈 창을 휘둘러 날아드는 창들을 모두 쳐낸 인간은 다시금 두눈을 붉게 번뜩이며 창을 집어 던진다.

그리고 언다인이 날아오는 창에 정신이 팔린 사이 인간은 위로 뛰어올라 발로 언다인의 머리를 내리찍었다.

허나, 언다인은 공격 받은것에 굴하지 않고 창을 크게 휘둘러 인간을 노렸다.

인간은 창을 들어 언다인의 창을 막아냈으나, 그 결과 인간이 들고 있던 창은 부숴지고 인간은 위로 날아갔다.

인간이 떠오르자 언다인은 인간을 노리고 마구잡이로 창을 날려대었다.


"흠."


하지만 인간은 별로 위기감도 느끼지 않고 손에 아직 쥐고 있는 창의 파편을 떨구고 그 파편을 걷어차 앞으로 쏘아져나가며 몸을 비튼다.

그리고 발을 뻗어 자신을 지나치는 창의 옆면을 발판 삼아 허공에서 몸을 튼다.


"느으으……."


언다인은 허공에 떠있음에도 요리조리 방향을 트는 인간을 보며 이를 빠득갈면서도 자신에게 다가오고 있음을 알고 반격을 준비한다.

인간은 기어이 창들을 모두 짓밟고 언다인이 있는곳까지 날아들었고, 이를 본 언다인은 인간을 노리고 창을 뻗었다.

하지만 인간 역시 언다인이 반격할 것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잠시 눈을 붉게 번뜩인 인간은 양손을 뻗어 언다인이 뻗은 창의 창대를 붙잡고 그것을 지지대 삼아 언다인의 뒤로 넘어갔다.

그리고 언다인이 뒤를 돌아보기전에 다리를 뻗어 언다인의 등을 걷어찬다.

걷어차인 언다인은 균형을 잡은 즉시, 등을 돌리며 강하게 창을 휘두르나, 이미 인간은 반대편으로 넘어간 뒤였다.


언다인은 그런 인간을 노리고 다시 창을 던지나, 인간은 날아드는 창 중 하나를 낚아채고 다시 창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언다인의 공격은 공격의 횟수가 늘어날 수록 더 거세지고, 더 많아졌지만, 그만큼 인간 역시 언다인의 공격에 익숙해졌다.

창들은 서로 맞부딫히고, 그 결과 언다인의 창은 허공에서 회전하며 하나, 둘 절벽으로 떨어진다.

그렇게 창을 쳐낸것으로 인간은 어느새 언다인의 앞까지 와 자신의 눈을 다시 붉게 번뜩인 뒤, 그녀의 목을 노리고 창을 뻗는다.

언다인은 황급히 손을 뻗어 인간이 뻗은 창을 낚아채지만 인간은 다리를 뻗어 언다인의 다리를 후린다.

그녀는 다리에서 가해지는 강력한 충격을 버텨내며 낚아챈 창으로 인간을 노린다.

인간은 그 공격에 맞기는 했지만 애석하게도 창날이 아닌 창대로 맞았기에 별 다른 충격은 받지 않은채 그저 허공으로 조금 떠올랐을 뿐이었다.


"흡!"


인간이 조금 떠오르자 언다인은 짧게 기합을 내지르며 다시 허공에 떠오른 인간을 둘러싸는 창을 만들어낸다.

바닥에 착지한 인간은 그것이 쳐내기에는 무리가 있을 정도로 한 번에 다가온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고개를 숙여 창을 피해낸다.

하지만 언다인의 공격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았다.

그녀는 인간이 공격을 피하자 다른 높이에서 창을 만들어내 숙이지 못하게 만들었고, 그러자 인간은 손을 위로 뻗어 빗나간 창들 중 한 자루를 낚아채면서 위로 뛰어올랐다.

인간이 떠오른 동시에 언다인은 다시 창으로 인간을 노리나, 인간은 낚아챈 창을 발판삼아 창들의 사이를 지나쳐가며, 지나친 창들중 한 자루를 다시 낚아챈다.

그리고 다시 창이 자신을 노리자 낚아챈 창을 발판삼아 방향을 틀어 공격을 피해낸다.

언다인의 공격은 제법 길었으나, 인간은 놀랍다는 말로도 표현하기 힘든 움직임으로 그녀의 모든 공격을 피해내며 그녀의 앞에 다가선다.

인간의 눈이 다시 붉게 번뜩인 순간, 언다인은 가슴팍에 충격을 느끼며 살짝 비틀거린다.


'알피스…….'


여러차례 공격을 받은 언다인은 슬슬 자신의 몸에 한계가 옴을 느꼈다.

새로이 각성하여 이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힘을 가졌지만, 그럼에도 무적은 아니었다.

하지만 포기할 수는 없었다. 여기서 눈앞의 인간을 죽이지 못한다면 더 많은 희생이 생긴다.

언다인이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창을 휘두르자, 그녀의 움직임에 맞춰 바람이 울부짖는다.

하지만 인간은 이미 저 멀리 피한채 웃는 얼굴로 발레 신발을 신은 발을 풀며 언다인을 도발한다.

그리고 잠시 숨을 고른 언다인은 광선처럼 뻗어나가는 자신의 안광으로 인간을 비추며 다시 많은 창을 만들어낸다.


"의미 없어."


자신의 왼쪽을 노리고 날아드는 창을 잡아낸 인간은 그 창을 휘둘러 날아드는 창들을 모조리 쳐내며 언다인을 조소한다.

아무리 괴물이 의지를 가졌다고 해봐야 결국은 괴물이다.

자신이 이전 시간대에 본 융합체들처럼 다른 괴물들끼리 합쳐지지 않는 이상 한 명의 괴물의 몸으로 감당할 수 있는 의지에는 한계가 있었다.

언다인은 강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상식 내의 강함.

하지만 지금 인간의 힘은 상식을 넘어선 힘이었다.

언다인과 싸우면 싸울 수록 인간은 점점 강력해진다. 자신의 힘에 익숙해진 언다인은 점점 능숙하게 공격을 펼치나, 이미 자신의 힘에 능숙했던 인간은 언다인이 필사적으로 날린 창들을 이쑤시개라도 되는양 너무나 가볍게 쳐낸다.

언다인은 인간이 자신에게 다가오며 다시 눈을 붉게 번뜩이자 창을 날리는 대신 인간에게 창을 겨누고 인간에게 달려든다.

이에 인간은 손에 쥐고 있던 창을 언다인에게 날려보냈고, 그녀는 급히 창을 들어올려 인간이 날린 창을 쳐낸다.

그리고 인간은 창을 날림과 동시에 언다인에게 미끄러져 들어갔고, 언다인은 그런 인간을 찍어버리기 위해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

그리고 인간이 파고든 순간, 언다인은 창을 아래로 내리찍었으나, 인간은 언다인이 손끝을 움직이는걸 보자마자 방향을 바꿔 뒤로 이동했기에 그녀의 창은 애꿎은 바위 바닥만을 꽂았다.

창이 빗나가자 언다인은 주먹으로 인간을 후려치기 위해 팔을 뻗었으나, 인간은 그런 그녀의 팔을 걷어찼다.


"늣……."


'아스고어…….'


언다인은 인간의 공격으로 어긋난 팔뼈를 다시 끼워맞추고 창을 만들어 뻗으나, 역시나 인간은 물러난 뒤였다.

인간이 물러나자 언다인은 다시 양 손에 창을 쥐고 빠르게 찔러댄다.

왼쪽, 가운데, 오른쪽, 왼쪽, 오른쪽.

언다인의 창놀림은 굉장히 빨랐으나, 인간은 언다인의 손끝을 보는 것만으로도 어느 부분을 노릴지 알아채고는 그 공격을 피해낸다.

인간에게는 의지가 있었다. 그렇기에 인간이 지치는 일은 없었다.

물론, 의지라면 언다인에게도 있었다. 하지만 그 의지는 인간의 것과 비교하자면 훨씬 적었기 때문에 언다인은 자신이 서서히 지쳐가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언다인이 지쳐서 움직임이 둔해진것을 본 인간은 자신의 두 눈을 다시 붉게 번뜩인다.

언다인의 매서운 공격이 잠시 느려진 순간, 인간은 창과 창의 사이를 파고들고 접근해 다시 언다인의 복부를 걷어찬다.


'파피루스…….'


비틀거린 언다인은 다시금 인간에게 창을 날려보나, 인간은 되려 언다인의 창을 낚아챘다.


"소용 없다는 걸 정말 모르나보네."


인간은 히죽 웃으며 언다인에게 창을 겨눈다. 그와 동시에 언다인은 다시 수많은 창을 만들어내 인간을 동시에 덮쳐온다.

왼쪽, 뒤, 왼쪽인 척하는 오른쪽, 오른쪽, 뒤, 앞…….

소용없었다. 언다인이 날려보내는 창은 하나 하나가 바람을 찢어발기고 대지를 부수는 위력이었으나, 이미 인간역시 인간이라고 부르기 힘들 정도로 강한 힘을 가졌다.

인간이 빠르게 휘두른 창에 언다인이 날려보낸 창들을 모두 튕겨져나가 절벽 아래로 떨어진다.

인간은 언다인의 창을 쳐내며 다시 언다인에게 접근 했고, 그 순간 인간의 눈은 다시 붉게 번뜩였다.

인간이 접근하자 언다인은 창을 휘둘렀고, 인간 역시 창을 휘둘러 서로 창을 맞부딫혔다.

서로의 완력은 엇비슷.하지만 언다인은 훨씬 큰 키를 이용해 아래로 힘을 줘 인간을 조금씩 밀어붙였다.

밀리기 시작하자 인간은 최대한 힘을 줘, 언다인의 창을 쳐내고는 빈틈을 노리고 창을 휘두른다.

언다인은 급히 창을 회수해 다시 창을 휘두르며 그렇게 두 사람은 창과 창을 맞부딫히며 힘을 겨루었다.

그렇게 십여 합 정도 공격을 나누자 언다인은 인간의 공격에 빈틈을 발견하고 그쪽을 향해 창을 찔렀다.


"걸렸어."


하지만 그것은 인간이 파둔 함정. 언다인이 그곳으로 창을 뻗음과 동시에 인간은 들고 있던 창을 놓고 몸을 틀어 언다인의 공격을 피한 후 언다인의 창을 붙잡고 그것을 축으로 삼아 떠오른다.

그리고 떠오른 인간은 언다인이 피하기 전에 발을 뻗어 언다인의 얼굴을 걷어찼고, 그 공격에 언다인의 얼굴은 잠시 흐릿하게 흩어지려다 다시 모였다.


'괴물들……. 그리고 인간들…….'


간신히 형상을 되찾은 언다인은 인간을 향해 주먹을 휘두른다.

하지만 인간은 양팔을 들어올려 언다인의 주먹을 막아내고 다시 뒤로 물러나 숨을 돌린다.


"슬슬 벅차보여. 포기해."


인간의 말대로였다. 인간의 공격을 연속해서 받은 언다인의 몸은 이제 조금씩 흐려지고 있었다.

계속되는 공격을 받은 탓에 한계가 찾아온 것이었다.


'하지만 절대로 포기 못해!'


언다인은 눈 앞의 인간을 막겠다는 의지를 다시 다잡는다. 그러자 흐릿했던 몸은 다시 형체를 유지한다.

형체가 돌아오자 언다인은 다시 창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그것으로 인간을 노린다.

그 공격은 이전보다 훨씬 빠르고 창도 훨씬 많아 인간은 그것을 쳐내기에는 무리가 따른다고 판단했으나, 그와 반대로 진열을 갖추던 이전의 공격과 달리 피하기는 더욱 수월해졌다.

왼쪽 대각선. 옆으로 몸을 틀어 비껴낸다. 위쪽에서 아래쪽으로 내려오는 창.

다리가 부숴지겠지만 완전히 끊어질 정도는 아니다. 뒤로 물러서 피한다.

아래에서 오른쪽 대각선을 향해 올라오는 창. 머리를 숙인다.

왼쪽으로 피한다. 오른쪽으로 몸을 튼다. 살짝 뛰어오른다. 바닥을 한 바퀴 구른다. 다리의 난간을 잡고 다리에서 벗어나 피한다.

난간을 잡은 팔에 힘을 줘서 자신의 몸을 날려보낸다.

허공에서 몸을 튼다. 비껴나간 창을 걷어차 날아가는 방향을 바꾼다.

인간은 다시 눈을 붉게 번뜩였다. 이전의 것보다 더욱 강한 빛으로.

언다인은 계속해서 창을 날려보내지만 인간은 어느새 자신의 앞에 다가와 있었다.

그녀는 창을 들어올려 인간을 막으려 했으나, 그 전에 인간이 뻗은 발이 언다인의 정수리를 내리찍었다.


"큭!"


그 일격이 가해지자 언다인은 머리가 뒤흔들리는 것을 느꼈다. 자신이 애써 다잡은 의지가 모두 흩어지는 느낌을 받았다.

여전히 그녀에게는 모두의 염원이 느껴진다. 눈앞의 존재를 막기 위한 염원이.

바람을 울부짖는다. 대지는 그녀가 죽는것을 거부한다.

하지만 그녀의 몸은 그 모든이의 의지를 받아들이기에 부족했다.


"젠장… 이 힘으로도… 부족했나…?"


언다인은 비틀거리는 몸을 창으로 지탱한채 체념에 찬 어조로 읆조렸다.

그리고 인간은 한계에 찬 언다인을 웃는 얼굴로 바라보고 있었다.

그것은 승리감에 찬 표정이었다.


"……."


그 표정을 잠시 본 언다인은 히죽 웃음을 지어보였다.

자신은 패배했지만 아직 모든게 끝난게 아니었다.


"헤… 헤헤헤… 내가… 내가 희망을 버릴거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야."


인간의 표정은 승리자의 표정이었으나, 언다인의 표정은 패배자의 표정이 아니었다.

그녀는 활짝 웃는 얼굴로 인간을 바라보았고, 그 모습에 인간은 의아하다는듯 가볍게 고개를 갸웃거린다.


"왜냐하면 내… 뒤엔 친구들이 있거든. 알피스가 내가 너와 싸우는 걸 지켜보겠다고 했어… 또 일이 잘못되면, 모두를… 대피시킬거라고 했어. "


언다인은 잠시 알피스를 떠올렸다. 자신이 그 누구보다 좋아하던 여인. 하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을 걱정하여 미처 자신의 감정을 말하지 못했다.

그녀라면 잘 해낼 것이었다. 자신감은 좀 부족했지만 자신감을 가진다면 어떠한 일이든 해낼 수 있었다.


"지금쯤 아스고어에게 6명의 인간 영혼을 흡수하라고 연락이 갔을거야."


그리고 아스고어. 나의 왕. 누구보다도 자비로운 왕이었지만, 누구보다 강했다. 여섯 인간의 영혼을 흡수한다면 자신이 해내지 못한 일을 충분히 해내고도 남으리라.

생각을 마친 언다인은 자신의 몸이 녹아내리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하지만 자신이 죽는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다.

녹아내리던 언다인은 자신의 눈앞에 파피루스의 모습이 보인다는 착각이 들었다.

이 너무나 착해빠진 친구. 아마 인간에게도 그리 모질게 싸우지 못했을 것이었다.

이제는 아마 그가 어째서 근위대가 되지 못했는지 설명해줄 수 있으리라.


"그리고 그 힘이면……."


죽음이 눈앞에 다가온 순간 언다인은 더욱 활짝 웃었다.

그래 아직 희망이 있었다.

자신이 죽는다 해도 눈앞의 인간은 막을 수 있으리라.


"이 세계는 살아남을거야……!"


언다인이 말을 마친 순간, 언다인의 몸은 더 이상 녹아내리는 것을 멈추었다.

대신 가루로 변해 흩어져 내린다.

대지가 애써 거부한 죽음을 바람이 울부짖으며 받아들였다.

그리고, 더 이상 영웅은 없었다.



글이 겁나 안써지길래 쌈박질 하는 글이 쓰고 싶어져서 써본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