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힘겨운 하루를 마치고 돌아가는 길,
나는 편의점에 들러 캔커피 하나를 사서 마시며
집으로 향했다. 집, 이라기 보다는 원룸이지만...
돌아가는 길의 전봇대와 벽 사이의 거미줄에 거의 매일 매달려 있던 거미 한마리가 오늘은 보이지 않았다.
이사라도 간걸까,
하고 생각하다 보니 어느새 집 앞이었다.
열쇠를 꺼내들고 문 앞으로 다가갔다.
뭔가 평소와는 다른 느낌이 들었다.
항상 쓸쓸하게 반겨주던 내 방이 아닌,
모르는 누군가가 있는 것 같았다.
설마, 누가 들어와 있을리가 없다고 생각하며
문을 열었다.
문을 열자 내 시야에 가장 먼저 들어온 것은,
온 방안에 퍼져있는 얇은 거미줄이었다.
대체 무슨 일이야.
그 다음으로 내가 본 것은,
정말로 믿을수 없는 존재였다.
귀여운 리본으로 묶은 흑색 양갈래 머리에,
매끈해 보이는 다리, 매혹적인 보랏빛 피부,
곱게 뻗어있는 세 쌍의 팔,
입술 밖으로 삐져나온 날카롭고 가느다란 어금니.
무엇보다도, 흑요석처럼 신비로이 빛나는 다섯개의
까만 눈동자가 나의 시선과 마주쳤다.
\"아후후후... 안녕, 자기.\"
뭐야. 이건. 대체?
우선 인간은 아닐 것이다. 그래. 그럼 무엇일까?
모습으로 봐선 감히 괴물이라 칭할수 있을 것이다.
다만, 심히 아름다워 괴물이란 호칭이 어울리지 않지만.
그보다, 방금 말한거 아닌가?
아니 그 전에, 어째서 내 방에?
머릿속이 정리가 되지 않는다. 이게 대체 무슨...
\"자기, 처음 만난 사람에게 인사도 하지 않는거야?\"
그러지 않아도 혼란스러운 내 머릿속을
더 복잡하게 만드는 한마디가 들려왔다.
그래, 우선 인사를...
아니야! 잠깐! 기다려봐!
어째서 이런곳에 괴물...이 있는거야.
그러고 보니 얼마 전 뉴스에서
\'지하의 괴물들이 해방되었다\' 고 했던가...
나랑은 상관 없는 일이라 생각했는데!
\"자.기. 혹시 들리지 않는거야?\"
아직 굳어있는 머릿속을 정리하는 도중,
녹아내릴듯 달콤한 목소리가 귓가에 울려퍼졌다.
그리고 은근히 감싸오는 팔들의 느낌...
동시에 머릿속이 하얘지며 사고가 정지했다.
내 뇌는 이 당혹스러운 상황을 버틸 수가 없었는지,
그만 의식의 끈을 놓아버리고 말았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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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떠보니 보이는건 내 방 천장이었다.
어제 그건 뭐였지, 꿈인가?
시계를 보니 벌써 점심때였다.
일요일이라 다행이야.
\"아후후후... 일어났어, 자기?\"
그 말을 한 괴물은 태평하게 차를 끓여 마시고 있었다.
아니, 꿈이 아니잖아...
그래, 상황이 어쨌건 처음보는 상대 앞에서 기절해버린건 내가 나빴다고 생각한다.
우선 인사를 하자. 인사.
\"아...안녕 하세...요?\"
안돼, 이런 얼빠진 목소리라니.
뭐하는거냐 나는! 인사도 제대로 못하는거냐!
\"오, 자기. 말할 수 있었네? 어제 아무 말도 안하길래 벙어린줄 알았어. 게다가 갑자기 쓰러져서
놀랐단 말이야. 아후후후...\"
음. 이 다음엔 어떻게 해야 할까. 그래,
\"어... 여기는 무슨 용건으로...?\"
이게 중요하지. 암. 그렇고 말고.
\"음... 자기, 당분간 이 곳에 머물러도 될까? 아직 지낼곳을 못 찾아서 말이야... 공짜로 지내게 해달라고는 하지 않을테니까.\"
머무른다고? 내 방에? 그렇게 좁지는 않지만...
어... 침대는 어떻게 하지? 식사는?
잠깐, 왜 좋아하고 있는거냐 나는.
\"저기, 실례지만 누구신지...\"
그래!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이랑 같이 지낼수야 없지!
\"아후... 내 정신좀 봐, 아직 내 소개를 안했네.
나는 머펫이야. 잘 부탁해, 자기.\"
라고, 조용하게 말하며 내 품에 안겨왔다.
뭐야 갑자기! 난 이런데 면역이 없단 말이다!
\"무... 무슨...!\"
위험해, 위험하다고!
\"아후후후... 방 값을 미리 내려는 거야... 몸으로 말이지...\"
뭐? 이 여자, 대체 무슨 말을!
\"잠ㄲ... 읍...!\"
반문을 토해낼 새도 없이,
내 입은 그녀의 입술과 혀로 틀어막혔다.
\"츄릅... 츕... 츄르릅...\"
내가 반사적으로 몸을 빼내려 하자,
세 쌍의 팔이 날 감싸안았다.
동시에 몸이 밀착하여, 그녀의 흉부에 닿았다.
이 무슨 훌륭한 촉감!
아찔한 기분을 감싸안은채, 아까까지 누워있던 침대로 다시 쓰러졌다.
\"하아... 츕... 츄르... 하...\"
아직도 입맞춤은 계속되고 있었다.
몸에 힘이 들어가질 않는다...
아득해지는 정신을 붙잡아가며 생각했다.
이왕 이렇게 된거, 갈 데까지 가보자고.
갑자기 삘받아서 되도않는 필력으로 한번 찌끄려봤다.
가뜩이나 아무 재능도 없는데 이런거 쓰는건 처음이니까 못봐줄거 같아도 이해좀 해줘.
새벽이라 얼마나 볼진 모르겠는데 일단 올려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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