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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일곱 영혼과 모든 괴류(monsterkind)는 해방될 것이다. 인간의 일곱 영혼, 그리고 프리스크는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다.
몸서리가 샌즈의 몸을 뒤흔들고 샌즈는 이런 게 아프게 되는 느낌일 런지 하고 궁금해한다. 프리스크 또한 열로 인해 오한에 떨지만 가까스로 한 손만은 샌즈의 옷자락 앞섶을 붙잡고있다. 샌즈는 그 모습을 애틋하게 지켜본다.
프리스크가 자유로워지는 것이 그의 마지막 기억이 되는 것이라면 죽음의 순간이 그렇게까지 나쁜 것 같지는 않았다.
샌즈는 프리스크의 얼굴을 따라 머리카락을 쓰다듬었고 프리스크가 고개를 든다. “괜찮지?” 프리스크 입술이 무언가 말을 그리고 가녀리게 손가락을 까딱한다. 샌즈는 천천히 손을 아래로 뻗어 프리스크의 손을 자신의 손에 쥐더니 제 얼굴로 그 손을 가져간다. 프리스크는 긴장을 풀고 샌즈의 광대뼈를 손끝으로 어루만진다. 샌즈도 손길을 느끼고 눈이 감긴다.
"샌즈! 프리스크!" 목소리는 일견 아주 먼 곳에서 들렸지만 샌즈는 플라위가 프리스크의 바로 오른편 바닥으로부터 솟아나오는 것을 보았다. 플라위는 애를 쓴 탓에 헐떡이며 몸을 떨었고 샌즈가 바라보자 덩굴손을 풀어내어 서로 다른 색으로 빛나는 여섯 개의 빛을 드러내 보였다. “저...전부 데려왔어! 이것 봐!”
샌즈의 영혼에 안도가 밀려온다.
여섯 인간의 영혼.
프리스크가 떠날 수 있다.
"이제 영혼을 써서 장벽을 넘을 수 있어" 플라위는 숨찬 목소리로 말한다. "아니면...아니면 영혼을 하나만 데리고 일단 나가서 지상에서 영혼을 하나 더 데려온 다음에 장벽을 완전히 부숴도 돼. 어찌되었든 프리스크를 먼저 여기서 내보내자.“
샌즈는 뼈가 몸 안쪽에서부터 바깥쪽으로 부서져 내리는 것 같다고 느꼈다. 달콤 쌉싸름한 꽃내음에 허우적거리느라 머리속엔 안개가 가득해 오래 동안 정신을 붙잡을 수가 없다. 샌즈는 함께 여길 벗어나 프리스크와 함께 지상의 햇살을 즐기지 못하는 것이, 프리스크와 함께 한없이 깊은 하늘을 올려다 볼 수 없는 것이, 프리스크와 신선한 공기를 마실 수 없는 것이 유감스러웠다. 하지만 상관없다. 이젠 정말 상관없는 일이다.
프리스크는 지상으로 나갈 것이며 괴류(monsterkind)는 자유를 얻는다.
그러더니 곧 인간이 샌즈를 붙잡았다.
"안돼" 프리스크는 목이 쉰 듯한 목소리로 말하고 이를 샌즈가 바라본다. “넌“ 프리스크는 절망조로 분명하게 말한다. 하지만 샌즈는 그저 고개를 흔든다. 꽃만 아니었다면 아마 샌즈는 미소 지었을 것이다. 샌즈는 프리스크와 함께 할 수 없다. 따라 갈 수 없다. 샌즈의 몸 깊숙한 곳에서 영혼에 금이 가고 갈라진다. 이빨 사이에 움튼 꽃송이들 탓에 기운이 빠진 것도 이유의 하나다. 죽음이 머지않았다. 이제 곧이다.
이걸로 된거야.
“프리스크!” 플라위가 소리친다. “우린 널 지상으로 데려가야 해! 지금 딱 여섯 개의 영혼밖에 없는데 장벽을 부수려면 일곱 번째의 영혼이 필요하다구”
“아니” 프리스크가 앙다문 이빨 사이로 속삭인다. 계속 말을 이어나가는 게 너무나 고통스럽다. 어쩌면 수화하는 것으로 다시 돌아갔기 때문일지도.
샌즈는 프리스크가 이어서 하는 말을 듣곤 자신 속의 어떤 것이 산산조각 나는 것을 느꼈다.
우린 일곱 개의 영혼을 다 갖췄어.
안돼.
아니야, 안돼, 안돼.
플라위는 공포에 질려 바라보고 샌즈는 미친 사람처럼 프리스크를 거세게 붙잡는다. 샌즈의 호흡이 빠르고 얕아지더니 고통이 해골을 관통함에도 불구하고 미친 듯이 고개를 앞뒤로 흔든다. 아냐, 안돼, 안돼, 둘이 이 모든 것을 견뎌낸 것은 프리스크를 빌어먹을 순교자로 만들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올가미처럼 모가지에 늘어진 꽃들이 샌즈가 말하기 위해, 소리치기 위해, 울부짖기 위해 필사적으로 덤빌 때마다 샌즈의 목을 옭죈다. 분노는 새카맣게 타오르고 샌즈의 영혼 속 뜨거운 것이 미어진다. 얼굴에는 눈물이 흐르고 심지어 자신을 붙잡은 프리스크를 향하여 고통 탓에 몸을 웅크리는 동안에도 샌즈는 썩은 꽃잎을 토하고 황금빛 수액을 입에서 질질 흘린다. 스웨터를 쥔 프리스크의 손이 풀리고 샌즈를 멈추게 하기 위해 서투르게 샌즈를 어루만진다. 뜨겁고 극심한 공포의 감각이 샌즈의 광대뼈를 타고 내려온다.
아니야. 안돼. 안돼. 안돼.
샌즈, 부탁이야. 울지 말아줘. 프리스크는 수화를 보내고 샌즈에게 손을 뻗는다. 샌즈는 프리스크를 요람처럼 흔들어 달래며 온몸으로 감싸 안는다. 두통이 샌즈를 지독하게 괴롭히고 눈에서 흘러 떨어지는 건 눈물도 아닌 부서진 영혼의 열기로 따뜻해진 꽃잎이었다. 꽃잎 한 장이 프리스크의 손바닥으로 떨어지고 프리스크는 그대로 얌전히 햇살처럼 찬란한 황금빛 꽃잎을 두 손으로 동그랗게 감쌌다.
“죽어가” 프리스크가 말한다. 샌즈는 웃어버리며 프리스크가 도대체 누구의 이야기를 하는 것인지 묻고 싶었다. “샌즈”
프리스크로부터 꽃잎이 떨어진다.
“부탁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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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즈는 지금껏 프리스크의 부탁을 거절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언제나 그래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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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규칙하게 펼쳐진 숲을 절벽으로부터 내려다보며 둘은 죽어간다. 숲은 저물어가는 황금빛으로 환하게 빛나고 있다.
샌즈는 상쾌하고 차가운 신선한 공기와 얼굴을 내리쬐는 따스한 햇살에 정신이 아득해진다. 샌즈는 햇볕에 그을린 바위 위로 무릎을 꿇고 프리스크를 품에 안는다.
샌즈의 광대뼈를 타고 흐른 눈물이 노란 꽃잎처럼 펄럭여 날아간다. 어떤 눈물방울은 프리스크의 얼굴 위에 앉고 어떤 눈물방울은 입술로 떨어진다.
떠오르는 무의식에, 무감각한 공허한 정신에 완전히 잠겨버리기 전, 샌즈는 세 가지 사실을 깨달았다.
첫 번째, 마치 피와 같이, 황혼처럼 붉은 프리스크의 영혼이 가슴 위로 떠오르더니 프리스크의 가슴의 오르내림이 점차 천천히 더욱 천천히 느려지며 잦아든다. 샌즈는 이를 지긋이 내려다보고 샌즈의 갈비뼈가 삐걱댄다. 꽃들이 다 퍼지기도 전의 새된 호흡은 헤아리기엔 얼마 되지 않고 샌즈는 이젠 더 이상 숨 쉴 수 없었다. 프리스크의 영혼은 너무나도 밝아 그 빛이 눈을 멀게 할 지경이다.
두 번째, 먼 어딘가에서 꽃이 울고 있는 소리가 들린다. 패배한 왕은 터무니없이 깊숙한 동굴의 입구로부터 보이는 풍경을 지켜보더니 식물이 우는 건 정말이지 처음 본다며 제 자신에게 조용히 중얼거린다. 그리고는 팔을 뻗고 망설이다가 플라위를 제 커다란 손으로 감싸들었고 이젠 무엇이든 전부 다 잘될 거라며 속삭일 때 굳게 닫혀있던 마음이 상냥한 울림을 발하였다.
그리고 세 번째, 속삭임이 들렸다. 어떤 목소리. 프리스크의 입술이 샌즈의 이름을 부른다. 샌즈가 알아듣기엔 너무나 연약하고 부드러운 낱말들을 그리며. 인간은 잠에 휩싸이고 있고 그 또한 마찬가지다. 샌즈는 몸을 수그리고 바스라진 꽃 이파리 조각이 프리스크의 살갗에 돋아난 둥그런 황금빛 꽃무리 위에 살짝 날아가 앉는다. 샌즈는 흐리멍덩한 정신으로 프리스크가 눈을 뜨고 저를 향해 고개를 들어 미소 짓는 모습을, 프리스크가 꽃잎 한 장을 얼굴에서 떼어내더니 그 꽃잎을 샌즈의 눈가에 부드럽게 가져다 대는 모습을, 등 뒤로는 여명이 밝게 고리를 이뤄 프리스크의 얼굴이 환히 빛나는 모습을 마음속에 그린다.
꽃들이 파들거린다. 샌즈의 숨이 막힌다.
“방금 그거 가까이에서 다시 한 번 들려줄래?”
샌즈는 프리스크의 얼굴을 향해 가까이 수그리고 샌즈의 두 눈이 감긴다.
“뭐라고 말했는지 잘 못 들었거든”
샌즈가 프리스크의 몸 위로 쓰러지더니 무수한 작은 별 조각으로 산산조각이 났다. 샌즈는 먼지가 되어 프리스크의 몸 위로, 팔과 목덜미와 손 위로 퍼져버린다. 황금빛 꽃들은 아른히 명멸하는 별 부스러기로 뒤덮인다. 두 개의 지친 영혼이 공기 같은 파편이 되어 부서지고 그 무엇 하나 남기지 않았다. 애끓는 울음이 깊은 동굴로부터 메아리친다.
영혼과 같이 에봇 산의 바람이 소용돌이쳤다. 바람이 인간 아이의 입술 위로 속삭이고 꽃이 뒤덮인 뺨을 어루만진다. 그러더니 아이의 몸으로부터 황금빛 꽃잎들을 뽑아 은백의 먼지와 흩어진 노란 꽃송이를 띄우고 지평선으로 휘몰아쳐 사라져버렸다. 그 모든 걸 마치 애도하듯이 데려가 버렸다.
우듬지가 바스락거린다. 산이 탄식한다. 마치 숨어있던 별들이 하늘에 나타나듯 공중에는 웃음소리가 떠오르고 달콤하기 그지없고 너무나도 상냥한 향기가 하늘을 떠돈다.
저기 아득히 지하 멀리, 오르골만이 노래를 연주한다.
Fin.
흐미
얘네 좀 행복했으면 좋겠다ㅠㅠ
이런결말도 좋네
잘읽었다.
허어 허어 허아아아아아아아각
나머지 통으로 묶어서 올리면 개념갈거같아
시발 왜 배드엔딩밖에 없어
잘읽었다. 좀 행복해졌으면 좋겠는데.. 그래도 이런것도 좋아
날아오르라!
꽃이 핀다=배드엔딩이다라도 되는 거냐 시벌 ㅠㅠ
고거시 나도 끊어 올리기 싫었는데 분량 초과라서 합쳐서 글쓰는게 안됨ㅠ
아...왜 펠샌즈 못괴롭혀서 안달이야 다들ㅠㅠㅠㅠ 아 슬퍼ㅠㅠㅠㅠㅠㅠㅠㅠ 후우 외국 글존잘도 존나 멋있네 고마워 핫산!! 5개 몰아서 쭉읽어버렸네 덕분에 명작하나 읽고간다
플라워테일이 괴물들한테 꽃 피는 거라더니 섞었나 보다
이번에도 고생했어. 나풀거리는 문장들이 글과 잘 어울리고, 어휘력이 부럽다. 글 자체에 대해선 줄거리가 OG랑 많이 비슷한데 그 때의 충격이나 믿음이 쌓이기까지의 긴장은 없고 둘을 최대한 아름답게 괴롭히는 데에 집중한다는 생각이 든다.
시발 왜ㅠㅠㅠㅠㅠㅠ왜ㅠㅠㅠㅠㅠㅠ
왜 이렇게되는거야..... 행복하지를 못하네ㅜㅜㅜ
왜 배드엔딩ㅜㅜ광광우럭럭ㄷㅏ...
칭찬 고마워ㅎㅎ그래도 솔직히 부끄럽네 다시 읽어 보니까 부족한 부분이 넘 많음ㅠㅠ 암튼 overgrowth는 당연히 명작이고 이건 작가가 ㄹㅇ꼴잘알이라서 말그대로 최대한 아름답게 괴롭힘ㅇㅇ.... overgrowth 랑 달라진 부분 비교하며 읽으면 비극이 극대화된당 이거 읽고 내가 뼈부숨이로 각성함
댓글 보니 다들 질질 짜서 내가 다 흐뭇하다 뼈부숨이가 최고인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