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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당신은 정신없이 하루종일 조사한 자료를 통합하다보니 어느덧 해가 저물기 시작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당신은 한숨을 쉬며 잠깐 발코니로 나가 담배에 불을 붙였다. 


* 멍청한 주인님. 담배 피는 거야?


당신은 저도모르게 나온 욕지거리를 뱉으며 화들짝 놀라 몸을 떨었다.

차라는 어느샌가 당신 옆으로 다가와 발코니에 윗몸을 기대며 오른팔로 턱을 괴며 당신을 지켜보고 있었다.


당신은 좀 인기척을 내면서 다니라고 차라를 나무랐지만, 여전히 차라는 들은 채도 하지 않았다. 당신은 혀를 차며

다시 담배를 한모금 들이마셨다.


차라가 이상할 정도로 밝은 웃음으로 당신을 쳐다보고 있자, 당신은 차라에게 뭐가 그리 좋냐고 물어봤다.


* 그야, 담배를 필수록 쓸모없는 주인님이 일찍 죽잖아?


당신은 담배를 반으로 찢어서 발코니 밖으로 집어 던졌다. 

차라는 그 모습을 정말로 아쉽다는 얼굴로 쳐다보고 있었다.


* 아 정말이지, 쓸모없고 멍청한 주인님이 오랜만에 맘에드는 일을 하나 했는데.


차라는 당신을 보고 노골적으로 얼굴을 찌푸리며 발코니를 나갔다.

당신은 이참에 담배를 끊자고 진심으로 생각했다.





8.


* 주인님. 저녁 준비할건데, 집에 있는걸로 만들 수 있는 메뉴를 대충 찝어봤어. 싫어하는 거 있어?


차라는 당신을 향해 자그만 메모를 건넸다.

메모에는 대강적인 재료들과 그걸로 만들법한 요리들이 적혀 있었다.


대강 열 다섯 개 정도가 적혀 있었지만 그중 열 개는 당신이 싫어거나 못먹는 음식이다.

당신은 메모에 적힌 요리에 몇 개만 동그라미를 쳐서 이거면 충분하다고 말하며 돌려주었다.


* 알았어. 다되면 부를게.


그렇게 말하고 차라는 방문을 닫고 나갔다.

왠지 나쁜 예감이 들지만, 당신은 애써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역시 저녁엔 당신이 동그라미 친 음식 대신 나머지 싫어하는 음식만 잔뜩 나왔다.


당신은 차라에게 이럴거면 뭐하러 물어봤냐고 툴툴댔다.

하지만 차라는 팔짱을 끼며 당신을 벌레를 보는 눈으로 쳐다 보았다.


* 무능한 주인님, 어른이잖아? 이제 이런 것도 먹을 줄 알아야지.


...당신은 차라의 기백에 눌려 어쩔 수 없이 굶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수저를 들었다.

한입 먹을때마다 얼굴이 살짝살짝 찡그러졌지만, 먹다보면 나아질 거라고 생각하며 어떻게든 참고 먹었다.


차라는 그런 당신을 보며 오싹오싹한 느낌을 즐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