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해요. 약속은 지키지 못할 것 같아요. 샌즈는 속으로 작게 사과했다. 그는 노란색 꽃이 잔뜩 핀 꽃밭에 있었다. 시공간 변동률이 가장 높게 나타나는 장소가 바로 여기, 이 때였다. 비극과 희망, 두 개의 미래가 시작되는 장소가 바로 여기였다. 샌즈가 어떠한 결론에 도달한 것은 어제 잠들기 직전의 일이었다. 세상이 반복되고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명확하게 기억이 남아서 인식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과학적인 근거와 안개가 낀듯 흐릿한 기억이 말해주고 있었다. 세상은 놀랍도록 멋진 미래를 맞이할 때가 있는가 하면, 또 어떤 때는 절망적일만큼 잔혹했다. 그것은 에봇산의 밖에서 떨어지는 한 인간 아이가 원인이었고, 샌즈는 언제나 멋진 미래로 나아가도록 힘쓰고 있었다. 하지만 샌즈는 깨달은 것이다. 멋진 미래가 왔다고 해서 그것이 우리 괴물들이 정말 행복한 미래인지를. 어떤 미래를 맞이하던지 간에 어차피 세상은 지금, 바로 이 시점으로 돌아온다. 그렇다면 우리 괴물들은 에봇산에서 해방되더라도 언제까지나 이 시간대에 갖혀있는 것이 아닌가? 그것이 샌즈의 결론이었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그는 이제 곧 떨어질 이름 모를 인간 아이를 증오할 수 밖에 없게 된 것이었다. 시도해 볼만한 가치는 있었다. 인간 아이가 구멍을 통해 떨어지지 못하도록 막는다면 에봇산은 그 녀석의 힘의 영향을 받지 않을 지도 몰랐다. 거대한 구멍을 통째로 막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래서 생각한 방법은 구멍에 떨어지는 순간, 아직 에봇산의 지하에 들어오기 직전인 그 순간에 가스터 블래스터로 요격하는 것. 그는 이 방법이 어떠한 결과를 가져올지는 몰라도 무언가 더 좋은 방법을 찾을 실마리가 되어 주었으면 했다. 샌즈는 자신이 죄책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스스로를 타일렀다. 실제로 희미한 기억 속의 자신은 이미 인간을 몇만번이고 죽여왔다. 하지만 그 녀석은 죽지 않는다. 시간을 되돌려 돌아온다. 이 얼마나 부조리하고 잔인한 힘이란 말인가. 구멍을 통해 들어 오던 빛에 작은 그림자가 나타났다. 샌즈는 가스터 블래스터를 장전했다. "아름다운 날이야. 새들은 지저귀고, 꽃들은 피어나고. 이런 날에 너 같이 이기적은 아이는...." 그림자가 튕겨나와 구멍의 안쪽을 향해 날아들었을 때, 샌즈는 작별을 고했다. "너같은 아이는 지옥에서 불타고 있어야 해." ========== 열린 결말 |
퍄 거꾸로 읽어도 꿀잼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