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에 남은 것은 매캐할 정도로 뿌옇게 진 먼지뿐이다.
폐허로부터 시작해 스노우 딘, 워터 폴을 지나 얼룩진 길을 따라 걷다 보면, 곧장 코어 너머의 성이 꼿꼿이 모습을 드러낸다.
이곳까지 이어진 길은 단조롭다. 그야, 단조롭지 않았던 부분은 모두 사라졌으니 말이다.
발에 채는 먼지를 모으면, 아마 바싹 마른 모래사장 하나 정도는 거뜬히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그것을 모을 사람은커녕, 이미 그것이라 칭해지고 있는 저 가루들에 의미를 부여할 의지조차 이미 희미해진 이후지만 말이다.
좋은 날이다. 성 안은 아직 고요하다. 피어나는 황금 꽃들은 언젠가 보았던 햇볕에 대해 속삭이며, 새들은 그에 화답하듯 맑게 지저귄다.
아직 옅은 빛이 새어 들어오는 성에 발을 들인 아이는, 끔찍한 시간을 맞기 위해 다시금 먼지를 지르밟는다.
*
의지, 의지, 의지. 그리고 또다시 의지.
아이는 의지를 다잡았다. 하지만 돌아오는 것은 시작이 아닌 최후의 앞이었다.
"heh, kid. 너 정말 미친 녀석이구나?"
그에 대한 답은 떨어지지 않는다. 이제까지의 여정처럼, 아이는 여전히 침묵을 지키고 있다. 아이가 가진 것은 손에 들린 작고 예리한 칼 한 자루뿐이다.
그리고 그것을 계속 쥘 수 있게 붙잡아두는, 금가고 낡아빠진 의지가 얕게 빛난다.
의지에서 비롯되어 나온 세이브포인트는 아이를 죽음의 물가에 발 담그지 못하도록 붙잡아주지만, 정작 그 아이는 구원받지 못한다.
말 그대로, 그저 하나의 포인트일 뿐이다.
닳고 닳아 그 너머가 보일 정도로 얄팍해진 의지가 아이를 최후에 잡아놓는다.
모든 걸 되돌리기엔 늦었다. 리셋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었을 버튼은 이미 과거에 희미해져 보이지 않는다.
의지가 아이를 붙잡고 있지만, 아이의 의지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저 몇 자의 텍스트와 서넛의 선택지에 얽매여 이끌려간다. 그리고 이제, 앞에 남은 선택지는 '공격'뿐이다.
어쩌면 예전, 불과 어제라는 시간선까지만이었더라도 눈앞의 것뿐이 아닌, 그 외의 선택이 존재했을지도 모르지만, 이 지경까지 발을 들인 건 분명 아이의 의지였다.
이제는 그 의미가 마모된 자비만이 제 자리에 꼿꼿이 자리 잡고 있었다.
아이는 더 이상, 이 루트의, 이 이야기의, 이곳의 엔딩에서 벗어날 수 없다.
의미 없는 자비만을 반복하며 언젠가 보았던 해피엔딩을 그린다.
어쩌면, 이제까지 의미가 없었던 자비는 없었잖아?
수십 번, 수백 번을 넘어가는 자비의 횟수가 이미 늦었다고 제게 속삭이는 소리가 들려왔지만, 애써 날 선 칼끝으로 흘려보내며 다시 자비의 앞에 도착했다.
*
샌즈전 앞두고 성에 발을 들이는 순간부터 리셋까지 빼앗긴 프리스크가 보고 싶어서 쓰던건데
원래는 또다른 엔딩이라는 느낌으로 자비를 반복하다가 변하는 샌즈의 텍스트를 쓰고 싶었음
근데 언갤에서 눈구멍을 몹시 야하게 쑤시길래... 노답 뼈박이에서 눈박이에까지 발을 들이고 마는데.................
프리스크 의지 엿바까먹고 차라로 샌즈 눈구멍 쑤컹쑤컹하면서 샌즈한테 엿맥이는 글로 전향할까 고민중
여기서 더 나가버리면 눈못박..아니 이게아니라
솔직히 뼈 만지는 묘사 넘좋지않냐 긁는 것도 좋고 갈비뼈 와장창내서 실로폰처럼 뚱땅뚱땅하고싶음
이미 그의 것이 아니게 된 뼛조각을, 손톱 끝이 패일 정도로 강하게 감싸쥐었다.
서늘한 뼛조각에서 전해져오는 미세한 굴곡의 진동에 쨍한 소름이 팔을 타고 올랐다... 그리고 샌즈 갈비뼈 핥쨕
뼈부숨이가 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