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1편 아니다. 3편이다.

*전작 링크는 보고 싶은 사람 따윈 없을 것 같아서 안 올림.



***


"Howdyeeeeeeeeeeeeeeeeeeeee!!!"


그 것은 괴상한 비명이었다.

망측하고 이상하고 두렵고 또 계속해서 그/그녀의 불편함을 극도로 자극하는 그런 이상하디 이상한 기괴한 비명.

온몸에 털이 곤두서고 머리털이 일어나는 것 같은 그런 비명 소리,

그 소리는 고통으로 인한 비명은 아니었다.

그 소리는 슬픔으로 인한 비명조차도 아니었다.

그 것은 이미 에봇이란 지옥에서 수십번이고 수백번이고 그런 두가지 종류에 비명을 들어온

그/그녀에게 판단하기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문제는 대체 그렇다면 그 비명 속에 담겨있는 감정은 무엇이었냐는 것이었다.


뭐, 지금 확실한 것은 그저 한가지 였다.

그/그녀는 그 비명에 귀를 틀어막고 그 비명에 들려오는 것으로 고개를 돌릴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었다.

물론 언제나 그렇듯이 두려움이나 절망 같은 그런 감정이 담겨져 있는 표정이 아닌

불편함만 한가득 담긴 얼굴로 말이다.


그리고 그녀는 곧바로 그 것을 후회했다.

그녀는 자신의 뒤에 존재하는 존재를 보고 자연스럽게 귀를 틀어막는 것을 멈추고 손을 내렸고,

그녀의 표정에는 절대 섞일 수 없을 것만 같았던 불편함이라는 음식에 놀라움이라는 술 한잔이 환상적으로 어우러져 버렸다.


그리고 이 만찬을 즐기고 있는 존재는 그녀의 뒤에 있는 그 괴성을 지른 존재였다.


그 것은 거대했다.

정말 말 그대로 거대했다.

그/그녀가 그 존재를 인지한 순간 이 암흑 속이 얼마나 넓고 높은 공간인지 깨닫게 됬을 정도로

그 존재는 거대했다.

그 존재는 문자 그대로 집채만한 TV에 

성인 남성 15명 정도가 양팔을 벌려서 이 줄기를 안아야지만 겨우 서로가 서로에게 손 맞닿을 수 있을 만큼

4개에 두꺼운 초록색 식물 줄기가 달려 있었으며,

그 모두가 징그럽게도 역동적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그 중 2개는 불길할 정도로 새빨간 가시로 보이는 것들이 그 줄기 곳곳에 나있었고

그 끝은 마치 이 공간에 깔린 암흑에 연결되어 있는 것 처럼 보였다.

그리고 나머지 2개는 마치 짐승의 발톱처럼

털과 같이 덩굴들이 여기저기 너저분하게 엮여있었고

그 뭉툭한 끝에 붉은 가시 3개가 나 있었다.

그리고 TV 아래에는 도저히 말로는 형언 할 수 없는 그런 생명체가

"달려" 있었다.

그 생명체는 살색이었고 살짝 말처럼 생긴것 같았지만 눈이 4개나 나 있었고 무엇보다 징그러웠다.

분명히 그/그녀는 수많은 알피스의 실험체들을 보면서

이 에봇에 온갖 징그럽고 역겨운 생명체를 봐왔지만

그/그녀는 지금 자신하였다.

앞으로의 그/그녀 인생에 자신에 눈 앞에 있는 생명체보다 징그러운

생명체는 다시 볼 수 없을 것이라고

그리고 그 걸로 끝이 아니라 그 모든 것에는

이상한 마치 하수구 관 처럼 생긴 검은 호스가 연결되어 있었다.

그리고 더욱 더 끔찍한 것은 그 호스는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역동적으로 움직이고 있었다는 사실이었다.

그리고 당연히도 그 호스 하나 하나가 그 끝은 보이지 않는 암흑에 연결 되어 있었다.


그/그녀는 속에서 무언가 올라오는 듯한 느낌에 억지로 그 무언가를 삼켰다.

그러자 속에서 지렁이 수만마리가 꿈틀대는 듯한 역겨운 느낌이 났다.

그렇게 그/그녀가 충격에 빠져서 가만히 서있는 가운데

그 거대한 TV에 불이 들어왔다.

그리고 그 TV에 나타난 것은 바로 방금 전에 그/그녀가 엿을 먹인 그 빌어먹을 꽃에 얼굴이었다.


"으음...꽤나 인상 깊은 등장이지?

확실히 너는 분명히 니가 방금전에 뒤통수를 때리고 면전에다가 폭탄을 쑤셔박은 꽃이

이런 강렬한 모습으로 등장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을 테니까 말이야."


그것은 이상한 목소리였다.

그 목소리는 높으면서도 낮았고 날카로우면서도 부드러웠으며

증오에 차있으면서도 상냥했다.

그 목소리는 그저 한명에 목소리가 아닌

여러 명의 목소리가 섞인 불협화음처럼 들렸다.


그리고 그 불협화음이 들려준 노래는 정답이었다.

그/그녀는 아마 저 꽃? 아니 저 빌어먹을 생명체가 자신이 방금 전에 그 얼빵한 꽃이

저런 말그대로 "인상 깊은 모습"으로 등장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그리고 그렇게 정곡을 찔린 그/그녀에 머리에 떠오른 생각은 간단하면서도 항상 그녀가 해왔던 생각이었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왼쪽 발을 옆으로 돌리고 도망칠 준비를 하였다.


그래, 지금까지 해왔던대로 하면 되는 것이다.

그/그녀는 이런 상황에 수십번 수백번 처해 봤다.

정확히는 비슷한 상황에 많이 처해 본것이지만,

그러니까 그/그녀는 똑같이 전처럼 한다면 분명히 도망칠 수 있을 것이다.

그/그녀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그녀는.


그랬기에 그녀는 위축한 모습을 보이지 않고

살짝 비웃음을 짓는 듯이 왼쪽 입꼬리를 올리고 입을 열었다.

하지만 말은 나오지 않았다.


"오오...지금 하는 짓을 보니까, 설마 도망칠 생각이야?

설마...방금 전처럼 나를 도발해서 틈이라도 만들 생각이야?

역시 영리하네.

그래, 머리가 조금 돌아가기만 해.

하지만 학습능력은 떨어지는 것 같네...?

그런데...내가 한 번 당한 것에 당할 것 같아?"


플라위의 괴기한 목소리는 진실이었다.

완벽하게 그/그녀의 생각을 맞추었으며

완벽하게 그/그녀의 행동을 예측했으며

완벽하게 그/그녀를 자신의 손바닥 안에 두었다.


그/그녀는 완벽하게 패배했다.

완전하게.


그/그녀는 고개를 푹 숙였다.

그리고 플라위는 확실하게 그 숙인 고개 아래에 있는 표정에는 절망과 공포만이 서려있을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었다.


플라위는 자신의 줄기 중 하나를 들었다.

자신의 장난감이 튼튼한지 시험해 보기 위해서.


"사실 있잖아... 죽기 전에 궁상 맞은 것처럼 들릴 지도 모르겠지만,

내가 어렸을 때 나는 무방비하게 잠을 자다가 괴한에게 습격당한 적이 있어."


그/그녀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마치 바람에 떨리는 부들과 같이 공포와 불안으로 떨고 있었다.


"마지막 주마등이라도 스치는 거야? 걱정마!

나는 널 절대 죽이지 않을 거니까.

그저 나는 너를 아주 아주 아주 아프게 할 뿐이야!."


아이와 같은 활기차고 잔인한 순수함이 담긴 목소리였다.

방금 전에 괴기한 목소리는 대체 어떻게 된 것일까.

그/그녀는 더 이상 생각하기를 포기했다.


"그 때, 꽤나 많은 것을 뺏겼어.

정말...정말 많은 것을 말이야..."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목소리에

플라위는 하품이라도 하고 싶은 기분이었다.

뻔했다.

이제 곧 분명히 난 그렇게 살았으니까 제발 용서해주고 나 좀 살려줘 블라블라블라

플라위는 상대방을 죽이려 드는 것이 아니였다.

상대방이랑 놀려고 이 모든 짓을 하는 것이었다.

그 과정에서 죽는 것은 상대방이 약해서 그런 것일 뿐.

플라위는 그저 자신의 무료함을 달랠 뿐이었다.

어째서 아무도 이해하지 못하는 걸까.

그 아이는 이해해줬는데.


"그래서 말이야 나는 습관이 하나 생겼어.

나는 그 이후로 절대 무방비하게 휴식을 취하지 않아."


목소리에 떨림이 멎었다.

플라위는 무언가 이상한 낌새를 느꼈다.


"그러니까, 한번만 더 너 엿먹일께.

이 빌어먹도록 불편하게 생긴 꽃 새끼야."


그렇다, 플라위는 완벽하게 그/그녀의 계획을 예측했다.

물론 소년/소녀는 여기에 딱 두 단어만 추가해 주고 싶었다.


'그의 생각에는'


플라위가 있는 곳 바로 아래에서 섬광이 그 공간에 있는 어둠을 꿰뚫었다.

그리고 불꽃과 연기가 그 뒤를 이었다.

플라위가 그 빛에 근원이 자신 아래에 있는 이상한 물체라는 것과 그 것을 놓은 것은

바로 자신에 눈 앞에 있는 저 장난감이라는 것이라는 것을 깨닫는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하지만 이미 일은 일어났고 신이 아닌 이상 일어난 일을 수습할 수는 없다.

플라위는 그렇게 일어난 폭팔 사이로

낡아 빠진 갈색 가죽 겉옷을 마치 그/그녀에게 닥치는 화염을 막겠다는 듯이

망토 처럼 두르는 소년/소녀를 볼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순간 스쳐지나간 그/그녀에 얼굴에는

공포도 아닌 불안감도 아닌 절망도 아닌 자신감도 아닌

언제나 그렇듯이 불편함만이 가득했다.

그리고 그렇게 플라위의 시선이 소년/소녀에 시선에 닿은 순간

그/그녀는 플라위를 향해 입을 뻐끔 거렸다.


"이 세 상 은 죽 거 나 죽 이 거 나 잖 아."


그리고 두 존재는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화염에 휩싸였다.


***


파피루스는 포크를 떨어뜨렸다.


그게 다 였다.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었다.


이 위대하시고 철두철미하고 현재 이 왕국에 참모이자 차기 왕실 근위대원이신 이 파피루스님이 그 무엇도 아닌 포크를 떨어뜨리다니 이 것은

도저히 예삿일로는 생각할 수 없는 대대대대대대대대대대대초오오오오오대사건이었다.


그렇기에 파피루스는 좋은 예감에 사로잡혔다.


***


고급스러운 크리스탈 잔에 든 포도주가 미세하게 정말 미세하게 떨려왔다.

그리고 언제나 그런 것들을 눈치채는 것은 그 누구도 아닌 장미의 언다인이었다.


아니, 본인이 주장하기로는 불사의 언다인이었지만

지금은 그게 딱히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언다인은 그 떨림에서 공포를 느꼈다.

무언가 형용할 수 없는 공포였다.


그러나 언다인은 부정했다.

그녀가 두려움을 느낄리가 없기 때문에.


***


알피스는 모니터를 바라보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리고 동시에 마음이 불타오르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녀는 질투했다.

그녀는 시기했다.


이 것은 그녀의 시기심을 너무나도 자극했다.

이 시기심을 풀기에는 그 존재가 이미 잊혀져 버렸기에 더욱 더 그녀의 마음이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그녀는 도저히 자신보다 잘난 존재가 존재하는 것을 용납할 수가 없었다.


그녀는 시기했다.

이 시기를 풀기 위해서 짓 밣을 수 있을 존재가 없었기에


***


머펫은 자신에 첫번째 왼쪽 손이 글씨를 잘못 쓴 것을 자신에 두번째 눈으로 확인했다.

그리고 머펫은 동시에 고민했다.

그녀는 언제나 일처리에 대해선 특히 돈에 대한 일에 대해선 완벽하고

실수조차 하지 않는 여자였다.

그런데 어째서 그녀는 실수를 했을까.

대체 무엇이 그녀를 실수하게 만들었을까.


그녀는 왠지 모를 무언가에 대해서 불안감을 느꼈다.

그 무언가가 그녀에게서 골드 한 닢이라도 가져갈 수 있었기에.


***


무거운 몸,

밀려오는 피로,

전처럼 일지 않는 정욕,


메타톤은 지금 자신이 처한 상황을 하나하나 조목조목 들어보았다.

그리고 메타톤은 아주 쉽게 자신이 이 모든 것에 질려가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메타톤은 새로운 무언가가 필요했다.

정말 새로운 무언가가

자신의 사괴회로를 태워버릴 수도 있을 정도로 자신에게 쾌감을 줄 수 있는 무언가가.


메타톤은 지루했다.

그래서 메타톤은 새로운 자극이 필요했다.


아마 그게 다 였을 것이다.


***


"와지직"


붉은 피와 뇌로 보이는 무슨 물컹한 것들이 그의 손에서 터지고

그의 온몸에 묻었다.


그러자 그에 주변에 있던 메이드들은 공포에 떨면서도

바로 젖은 수건을 들어서 그에 몸에 묻은 피와 뇌 조각들과 뼈들을

씻어내기 시작했다.


그는 왕이었다.

이 비루하고도 비참하면서도 지옥같은 에봇에 왕.

그리고 자신이 만든 것에 스스로 묶여버린 가장 멍청한 왕.


또 한번 그의 손이 메이드 중 한명에 머리를 으깨었다.


그는 분노했다.

그는 이 현실에 분노했다.

그는 도저히 분노 할 수도 없었기에 분노했다.


***


"아 그 쪽이 문제가 아니었었군...

이거 빨리 가지 않으면 앞으로 '뼈' 빠지게 고생해야 하겠네만...

이 곳은 대체 어디인지 감이 안잡히는군...

한 숨 잘까..."


샌즈는 자신이 갇힌 온통 회색으로 도배된 방에서 이불을 깔며 중얼거렸다.


***


그녀는 언제나 그렇듯이 노란 꽃에 물을 주고 있었다.

평화롭고 차분하게.

정확히는 그 굉음이 들려오기 전에 말이다.


***


그 것은 일어날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일어나 버렸다.

설명할 순 없지만 일어났다.


그/그녀의 불편함이라는 음식에 놀라움이라는 술이 마구마구 퍼부어졌다.


폭팔은 일어났다.

폭팔은 확실히 일어났다.

다만 퍼지지 않았다.


소년/소녀는 벌린 입을 닫지 못하고

플라위의 줄기 중 하나에 올려져 있는 빛나는 구체를 바라보았다.

방금 전에 모두를 집어삼킬 것만 같았던 화염과 연기를 모두 다 빨아들여버린 그 빛나는 구체를.


"대...대체 어떻게..."


이번에는 연기따위가 아니었다.

소년/소녀에 목소리에는 자연스럽게 불안감과 황당함이 잘 스며들어 있어서

바람 앞에 선 갈대처럼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말도 안됬다.

그/그녀는 분명히 저런 폭팔 앞에 상처 하나 입지 않는 괴물은 꽤 봐왔지만

이렇게 너무나도 간단하게 너무나도 쉽게 이런 폭팔을 제압하는 것은 처음 봤다.


이 것은 당황스러웠고 말도 안 됬다.

그리고 그 앞에 소년/소녀는 뒤를 돌아보고 도망치는 것 밖에 할 수 없었다.

하지만 플라위는 자신이 드디어 찾은 '새로운 장난감'을 놓아 줄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뛰려는 순간 그/그녀는 무언가가 자신에 왼쪽 다리를 관통하는 듯한 느낌과 함께

격렬한 고통을 느꼈다.

그리고 당연한 수순대로 그녀는 넘어졌다.


"으으읍!...으읍..."


그/그녀는 비명이 나오기 직전에 가까스로 자신의 손을 물어서 비명을 억눌렀다.

그리고 눈물 한방울이 그/그녀의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하지만 세상은 그녀가 고통스러워하게 냅두지 않았다.

세상은 그녀를 더 고통스럽게 만들었다.


그렇게 뛰지도 못하는 그녀의 앞에

플라위는 순식간에 말 그대로 엎어지면 코 앞에 닿을 거리까지 다가왔다.

그리고 모니터 속에 있는 플라위에 표정이 정말 기괴하게

너무나도 기괴하게 마구마구 비틀리고 마구마구 찢어지면서

변해가기 시작했다.


"살고 싶어?"


들려온 전과 달리 단 한 사람의 목소리가 공기를 그대로 타서 그/그녀의 고막에 부딪힌다.

그리고 그 목소리는 전에 들어본 그 어느 목소리보다 가장 순수했고

가장 기괴했으며 동시에 목소리에 주인이 완벽하게 미쳐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

그런 목소리였다.


그리고 그 목소리는 대답을 기다리지 않았다.


"살고 싶으면 게임을 하나 하자. 정말 간단한 게임이야! 정말로 정말로 간단한 게임.

지금부터 나는 너에게 친절 알갱이를 던질...오! 잊고 있었네 너는 영리한 녀석이었지?

그렇다면 그냥 직설적으로 말할께! 지금부터 너에게 총알을 던질꺼야!!

그러니까 너는 이 총알들을 최대한 많이 받으면 돼!

쉽지? 

아아,,,너는 분명히 영리한 아이였지 계속 그것을 까먹곤 한다니까?

너는 분명히 이게 얼마나 정신 나간 소리인줄 알꺼야, 그렇지?

하지만 너는 분명히 이 정신 나간 게임에 참가하게 될꺼야!

왜냐하면 너는 분명히 이 게임이라도 하지 않으면...


그 아이들처럼 처참하게 죽는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까~~ 

그러니까 살고 싶으면 내 말대로 하는게 좋을 꺼야.

혹시 몰라? 살 수 있을 지도? "


그리고 게임이 시작되었다.

그/그녀에 동의 따윈 구하지 않은채로


***


그 것은 잔인한 게임이었다.

그/그녀는 필사적으로 살기위해 중간 부턴 자신이 왜 이런 짓을 하는지도

까먹은 채로 플라위가 던지는 주먹만한 하얀 그가 말한 "친절 알갱이"들을 스스로 맞기 시작했다.

왼쪽 다리는 이미 쓸 수 없었고 그/그녀에게 도망친다는 선택지는 존재하지 않았다.

분명히 그/그녀는 어짜피 저 빌어먹을 꽃 자식은 자신이 몇시간 동안 할지 정해두지 않았다는 것을 

핑계로 아마 자신이 이렇게 필사적으로 굴러도 그녀는 언젠간 과다출혈로 죽을 것이라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을 터이다.

그래서 이 짓이 얼마나 쓸모없는 짓인지 이미 자각하고 있을 터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땅바닥을 구르며 다리를 억지로 구르며

그렇게 총알에 맞아서 그리고 총알에 맞기 위해서 몸을 움직이다가

뼈와 살이 박살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뼈 하나하나가 부서질 때 마다

피 한 방울 한 방울이 떨어질 때 마다

플라위에 기괴한 표정은 더욱더 기괴해져갔고

입꼬리로 보이는 부분은 마치 하늘을 찌를 듯이 올라가기 시작했다.


그렇다.

플라위는 즐기고 있었다.

이 상황을 너무나도 즐기고 있었다.

원래 다른 사람들은 도망치려다가 자신에게 살해당하지만

이미 그것을 알기에 이 게임을 필사적으로 하고 있는 이 새로운 장난감에

새로운 반응에 대해서 너무나도 즐거워 하고 있었다.


그렇게 1시간 동안 이 게임을 하자

그/그녀의 몸은 만신창이가 되었다.

팔 다리는 이미 뼈고 살이고 박살이 나있었으며

피는 분수처럼 몸 곳곳에서 새고 있었다.

하지만 그/그녀에 표정은 아직도 그저 불편해 보이는 표정이었다.


플라위는 그 것을 조금 바라보고 있다가

모니터에 새겨진 표정을 다시 자신이 원래 가진 단순한 것으로 바꾸고

전처럼 그 광기어린 한 사람의 목소리가 아닌

여러 사람들의 목소리의 불협화음을 다시 연주하였다.


"30분 정도면 죽을 줄 알았는데.

그 사이에 전부 치명상을 피해서 맞은 건가?

영리하기도 하지만 정신력도 대단하네."


그/그녀는 그 것을 듣고선 힘겹게 입을 열었다.


"이...제......살려......주는....건.....가..?"


플라위는 그 말을 듣고 잠시 고민하는 '척'을 하였다.

그리고 입을 열었다.


"어...사실 그 계약 말이야.

애초에 지킬 생각이 없었어...

이거 참 미안하네...

그러니까...


멍청하긴 죽어."


그리고 플라위는 자신의 나무줄기를 들었다.


그/그녀는 이미 약속 따윈 지키지 않을 것을 알고 있었다.

애초부터 결말이 이럴 것이라곤 대강 예상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그/그녀는 아쉽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빌어먹을 아직 시도 조차 못해봤는데..."


그녀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자신의 눈 앞에 날아오는 초록색 줄기를 불편하게 바라보다가

정신을 잃었다.


그리고 정신을 잃은 순간,

한명의 인영이 어둠 속에서 나타났고

플라위는 화염에 휩싸였다.


***


호화스러운 방안에 딱 봐도 고급스러워 보이지만 살짝 많이 커보이는 로브를 입은 백발에 5살 정도 밖에 안 되보이는 아름다운 아이는

닭똥 같은 눈물을 딱 봐도 고급스러운 카페에 떨어뜨렸다.


그리고 그 것을 본 정통적인 메이드 차림을 한 메이드는

깜짝 놀라 아이에게 달려가서 물었다.


"아스리엘 왕자님, 대체 왜 우시는 겁니까? 무슨 문제라도 있으신가요?"


그러자 아스리엘 왕자라고 불린 그 아이는 울음을 아직도 멈추지 못하고

그 나이대에 걸맞게 울먹거리며 말을 내뱉었다.


"그러니까...흑...내...흑...장난감이....도망쳤...흑...어....으아아아아앙!"


결국 그 아이는 말을 끝맺을 때 울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그러자 메이드는 다정한 표정을 지으면서 그 아이에 하얀색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다정하게 말했다.


"왕자님, 또 혹시 장난감을 망가뜨리신겁니까?"


"아니야아아!! 도망쳤단 말이야!! 으아아아아앙!"


일방적인 떼 쓰기의 표본이 그 방 안에 울려퍼졌다.


"알겠어요. 알겠어요. 자자, 그럼 새 장난감을 사면 전부 다 해결되겠죠?"


메이드의 다정한 목소리는 그렇게 아무리 어리더라도 이 나라의 왕자를 회유하려 들었다.

왜냐하면 그 메이드는 꽤나 애 돌보기에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이유를 들자면 그 메이드에겐 지금 먹여살리고 있는 동생이 열댓명이기 때문이지 않을까.


"아니라고오오오!! 망가진게 아니야아! 그냥 잃어버렸을 뿐이야!! 이렇게 망가진게 아니라고!!"


그 아이는 그 말을 듣자 진심으로 화난 듯이 울음을 그대로 뚝 멈추고 마치

익룡과 같은 날카로운 비명을 질렀다.

그리고 그 말이 그 아이에게서 나온 순간

그 메이드는 자신의 머리와 작별을 고해야만 했다.


머리가 없는 메이드의 목에서 피가 분수처럼 뿜어져나왔다.

그리고 그 아이는 그 광경을 마치 삐진 듯한 아이같은 표정을 짓고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신은 또다른 불행한 메이드를 만들고 싶었는지

그 순간 한 또다른 아스고어의 성에서 일하고 있는 메이드가

방문을 열고 방안에 들어와서 그 광경을 목격하고 말았다.


그 메이드는 그 광경을 보자마자 거의 모든 사람이 그러듯,

도망치려고 하였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그 메이드가 들어왔었던 방문은

이상하게도 사라져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그런 메이드에게 그 아이는 시선을 돌려 그 메이드를 조용히 쳐다보다가

천천히 그 메이드에게 다가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아이는 한 발자국 한 발자국 내딛을 때마다,

빠르게 '성장'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끝에 그 공포에 질린 메이드 앞에 닿았을 때에

그 아이는 더 이상 아이가 아닌,

한명의 아름다운 청년이 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 청년은 순수하고 아름답지만 동시에 기괴하면서

광기넘치는 목소리로 말을 빚어내었다.


"살고 싶어?"


메이드는 그 목소리에 압도되어서 

그리고 동시에 살고 싶다는 마음에 조용히 그리고 부드럽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있잖아 지금부터 내가 너의 왼쪽 팔을 천천히 뜯어먹을 꺼야.

만약 니가 왼쪽 팔을 다 뜯어먹힐 때까지 비명을 지르지 않으면 살려줄께.

바로 지금부터 시작한다?"


메이드는 순간 자신의 귀를 의심하였으나,

그 청년이 자신의 왼쪽 팔을 강하게 끌어당긴 순간,

그 청년이 진심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렇기에 그녀는 도망치려고 하였다.

온 힘을 다해 손을 뿌리치려고 하였다.

하지만 그 청년의 힘은 상상 이상으로 강했고

그 청년은 그 메이드가 발버둥 치건 말건

천천히 그녀의 왼쪽 손을 자신의 입으로 가져다댔다.


그래서 메이드는 더 이상 저항하기를 포기하고 언제나 그랬듯이 애원하기 시작했다.

아니, 애원이라도 해볼려고 하였다.


"저에게는 아직 먹여 살려야할 가족이..."


메이드의 간절한 애원은 그 청년의 손으로 틀어막혀졌고,

결국 메이드의 손은 그 청년의 입으로 가져다졌다.

그리고 청년은 입을 벌렸고.


닫았다.


"우드득."


"꺄아아아아아아아악!!!"


"아 유감."


***


"즉사인가요?"


또 다른 정통 메이드 복장을 압은 메이드가

방금 전엔 분명히 사라졌지만 지금은 또 어떻게 나타났는지 모를 방문을 열고 나타났다.


"왜, 나는 화풀이도 하면 안돼?"


아스리엘 왕자는 청년의 모습으로 너무나도 거만하면서도 편안하게 턱을 괸채로 의자에 앉아서 말을 내뱉었다.


"아뇨, 당연히 왕자님이 원하시는 것이라면 뭐든 이루어져야죠."


허리를 살짝 굽히며 메이드가 말하였다.

그러자 아스리엘은 그 것을 보고선 미간을 찌뿌리며 고개를 획 돌려버렸다.


"아부는 됬어. 지금 당장 거미들에게 가서 토리엘을 찾아내서 태워 죽여버리라고 해.

아...그리고 아이가 아직 살아있다면 반드시 살려서 데리고 오라고 해."


아스리엘은 의자에서 일어난뒤,

방 구석에 놓여져 있는 노란 꽃이 심어진 화분을 조심스럽게 들면서 말했다.


"네? 대체 그게 무슨 소리..."


메이드가 말을 이어나가려는 순간

그 메이드의 오른쪽 팔이 말그대로 대체 무엇이 잡아당긴지는 모르겠지만

몸에서 분리되어 버렸다.


격렬한 고통이 메이드를 덮쳤다.

그리고 고통이 덮친 순간 메이드는 손으로 입을 틀어막고 튀어져 나오려는

비명을 간신히 억눌렀다.

하지만 고통으로 인한 눈물만큼은 어찌 할 수 없었는지

그 메이드의 눈에서는 마치 비와 같이 눈물이 흘러내려왔다.


"이의따윈 안 받는다. 닥치고 다녀와. 저 시체 꼴 나기 싫으면."


차갑고 순수하며 광기어린 목소리에

메이드는 고개를 끄덕이고선 빠르게 방을 뛰쳐나갔다.


아스리엘은 그 모습을 잠시 흥미 없이 바라보다가,

자신에 손에 들린 노란 색 꽃을 바라보았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잃어버린 장난감을 찾으려면..."


***


시발, 진행 존나 느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