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간의 설정파괴, 약간의 스포일러가 있을지도 모르니 조심히 읽어주세요...


ㅗㅗ오오! , 크이나써!!”


갑작스럽게 테미마을 전역에 울려퍼지는 외침. 그 외침에 밥과 테미를 포함한 마을의 모든 테미들이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려본다. 테미마을로 들어오는 입구에서부터 시작되는 외침소리. 마을 밖으로 놀러나갔던 테미가 돌아오며 소리를 지르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매우 겁먹은 표정을 짓고서.


그러나 테미들의 타고난 습성이란게 꽤나 무서워서, 그런 테미의 모습에도 다들 위기감을 느끼지 못한 채 마을에 돌아온 테미를 평소대로 반긴다.


ㅗㅗㅗ오오! 아녕! 뛔미! 나눈 떼미야!”


그리고 마을로 돌아온 테미또한 테미중 한 마리. 자연스럽게 그 흐름에 따라가버릴...뻔하였다.


안뉴엉! 놘 떼미ㅇㅑ... , 위럴 태가 와냐! , 크이나따고!”


테미라는 종족의 본능을 거스르고 튀어나온 테미의 위기감에, 그 자리의 모든 테미들의 얼굴엔 경악의 감정이 떠올랐다. 곧이어 떠는 것조차 잊어버린 테미들을 대신해 밥이 테미에게 사정을 물어보았다.


무슨 일인데?”


, 닌겡! 인간이 나톼나써! 먼찌투써이 인간! 괴무드를 막 주기ㄱㅗ 다닌대!”


그 대답의 파급효과는 엄청났다. 모든 테미들이 평소 이상으로 부르르 떨어대서 진동소리가 들릴 정도로. 심지어 평소엔 쉽사리 떨지 않는 밥조차 한순간의 두려움에 몸을 떨었으니까. 그 한순간 모든 테미들이 한마음이 되어 물었다.


ㅜㅜ무무무어? 짜로!” “그게 사실이야!”


오옹! 그뉘돼장도 와꼬, 거쓴할빼한테도 와따 가떼! 이제 고이쪼그로 온다 드러써!”


괴물세계 왕 다음가는 실력자인 근위대장, 그리고 왕년의 강자인 거슨 할배. 이 두 괴물이 언급되었다는 것만으로도 그 인간의 위험도를 알리는 데 중요한 기준이 되었다. 모든 테미들이 또다시 한번 떨어댈 정도로. 그러나 언제까지고 떨어대기만 할 수는 없는 법. 곧이어 테미들 중 하나의 발언이 나왔다.


ㅗㅗㅗ, 도망ㄱㅏ야해!”


아마 자신도 모르게 입에서 나온 말이겠지만, 그것은 모두를 그 방향으로 움직이게 만들었다. 그도 그럴게 지금 이 상황에서 그 이상의 답은 없었으니까.


ㅗㅗㅗ도망가짜! ㅗㅗㅗ또망가자! ㅗㅗㅗ도망과자!”


그리고 모든 테미들이 한데 뭉쳐서 입구 쪽으로 달려가기 시작한다. 질서라곤 눈을 씻고 찾아봐도 보이지 않는, 생존욕구에 모든 본능을 맡긴 자들의 모습. 한꺼번에 마을에서 도망치려 하는 탓인지 빽빽이 모여 있는 탓에 그 무리의 중앙에서 벗어나는 일은 쉬워보이지 않는다. 팔다리가 길어지는 종족이라면 또 모르겠지만.


그리고 그는 그렇게 하였다. 모두가 도망치는 와중 홀로 그 무리에서 벗어나 그 긴다리로 걸어 나왔다. 밥이 그렇게 한 이유는 간단했다. 그건-


테미는 그 도망의 대열에 끼지 않았으므로.


밥으로서는 테미를 이곳에 남겨둘 수 없었기에, 그대로 두고 갈수 없었기에, 힘겹게 도망의 대열에서 벗어나 테미에게 다가간 것이다.


그리고 밥은 어떻게든 그 자리에서 버티고 서있는 테미를 무리속으로 집어넣고자 테미를 윽박지른다.


뭐해! 테미! 빨리 도망안가고! 여기 있으면 위험하단건 너도 알거 아냐!”


... 테미 여기 이쓸꺼야! ㅕㅕㅕ여기서! 지킬꺼야!


그렇게 고집을 피우며 테미는 달걀을 껴안았다. 그 고집은 마치 결계가 깨져 모든 괴물들이 인간 세상으로 나갈 때에도 홀로이 남아 달걀을 지켜볼 정도의 고집. 평소 같았더라면 밥도 그 고집을 지켜줬을 테지만, 지금은 위기상황. 생사가 오락가락하는 현장인데도 그런 고집을 들어줄 수는 없었다. 밥은 어떻게든 테미를 보내려고 설득한다. 그러나...


ㅔㅔㅔ테미... 안까! ㅏㅏㅏ아니, 못가! 상쩜뛔미도 그대로 남으려꼬 하꼬! ㅏㅏㅏ아찍 까쳐이는 떼미도 있자나! 글허게 나마있는 뛔미들도 이쓰니까! 테미도 나므꺼야! 나마써! 달걀! 부화하때까지 지키꺼라고!”


굳은 결심으로 버티고 서서 달걀을 지키는 테미. 그 용기는 가상하다만 이대로는 시간이 없다. 이대로라면 테미들은 떠나가고 인간이 찾아올 것이니. 그 어느 말로도 테미가 도망치지 않고 남아있을 것을 예상할 수 있기에, 밥은 마지막 수단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


소중한 달걀을 지키려는 테미를 설득하기 위한 결정적인 수단. 그것은 달걀의 비밀을 말하는 것. 그러나 그걸 말한다면 지금까지의 밥의 노력은 수포로 돌아가고 테미는 상처를 입게 된다. 그렇게 된다면 더 이상 테미의 행복도, 미소도, 그리고 밥을 향한 말과 관심도 전부 사라지게 될 것이다. 어쩌면 무시보다도 밥을 경멸하고 증오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더 이상의 선택지는 없다. 테미를 살리기 위해서는.


그러기에 밥은 자신에게 날아올 그 모든 비난을 감수해낼 생각으로 테미에게 진실을 말하려 한다.


테미... 사실... 그건... !”


그러나. 그런 밥의 노력은 입을 가로막은 발에 의해 막히고 만다.


자신의 발이 아니다. 아무리 지금껏 자신이 말을 막아왔다곤 해도 지금 미쳤다고 자기가 자기 입을 막겠는가. 그럼 밥의 말을 막은 건 누구인가. 그야 뻔하지 않는가.



거의 모든 테미가 도망간 지금, 밥을 제외하면 남은 테미가 누가 더 있겠느냔 말이다.


“...말하지마... ...”


밥이 채 놀라기도 전에 테미의 다리는 늘어나고 저만치 달려가고 있던 곳으로 밥의 몸이 이동한다. 이윽고 테미의 무리 위로 밥이 떨어지고 나서야 발은 밥의 입에서 떨어지고 테미의 다리도 짧아지기 시작한다. 다시 테미에게 돌아가려고 다리를 늘려보려는 밥이지만, 네 개의 다리가 전부 위를 향해있어서 도저히 테미들의 무리를 벗어날 수가 없었다. 결국 밥은 눈으로밖에 테미를 좇을 수밖에 없었다.


저 멀리서 다리를 줄이며 슬픈 표정으로 밥을 바라보는 테미. 달걀을 곁에 두고 서있는 테미의 입이 조용히, 그러나 또박또박하게 움직이기 시작한다.


미안... 테미는... 달걀말고도... 밥도 지키고 싶었어...”


그녀의 말을 알아 들은 순간, 밥은 울었다. 무엇에 대한 눈물인지는 모르겠으나, 울었다. 그저 울며 부르짖었다. 밥으로선 그녀를 막을 수 없다는 걸 깨달은 데서 나오는 통한의 외침이리라.


테미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


밥의 울부짖음에도 불구하고 테미들의 행렬은 그저 움직일 뿐이다. 테미마을을 떠나 워터폴을 지나 핫랜드의 엘리베이터를 타기 위해. 그렇게 밥은 테미들과 함께 모든 괴물들이 대피하는 곳으로 향해갈 뿐이다. 그가 그걸 원하든 원하지 않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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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마을에서 멀어저 보이지도 않게 되버린 밥과 테미들. 거의 모든 테미들이 빠져나가 황량해진 테미 마을엔 오직 한 마리의 테미만이 홀로 서 있을 뿐이다. 노란색의 작은 달걀과 함께. 자신의 등에 달걀을 테우고서 테미는 당당히 걸어나간다. 그녀의 눈에서 떨어지는 눈물들을 밟아가며.


ㅏㅏㅏ가짜! 아가야! ㅓㅓㅓ엄마가 지껴주께! 아가도! 상점뛔미도! 가쳐이는 떼미도! 모두가 도라올 떼미마을도! 그리꼬! 밥도! 모두!”


달걀에게, 아니, 자신에게 당당하게 외치며 달걀을 데리고 테미마을 밖으로 나가는 테미.


그녀의 결말이 뻔히 예상이 가기에 우리의 의지가 사그라드는 걸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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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아마 다음편에 나오지 않을까... 싶네요... 아마도...


늅손이라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