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 너머로 황혼이 비친다. 멀리서 새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온다.
프리스크는 자신의 여정의 끝나감을 느끼고 있었다.
"헤헤헤...안녕."
그런 프리스크에게 누군가 말을 걸어왔다. 복도 가운데, 어둠에 휩싸인 작은 인영.
뒤돌아 선 그 인영은 중얼거리듯이 말을 이었다.
"꽤나 바빴었지? 응?"
인사라도 하는 듯한 가벼운 질문이었다. 궁금해서 묻는 게 아니라는건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이 녀석만큼은 예측불가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그랬다. 눈 덮인 마을에서도, 물 떨어지는 계곡에서도, 뜨거운 땅에서도...그 호텔의 레스토랑에서도.
어떤 말을 할지, 어떤 행동을 할지 전혀 알 수가 없었다.
프리스크는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내가 누군지는 이미 알고 있겠지."
그런 것 따위,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
이 괴물은 똑같은 옷밖에 입지 않으니까.
프리스크는 조심스럽게 한 발자국을 뗐다.
그와 동시에,
"그래, 나야."
괴물이 얼굴을 드러냈다.
"ㅆ쌔애애애애ㄴㄴ쓰ㅇ으으ㅡㅡ!!!!"
프리스크는 칼을 놓쳐 떨어뜨릴 뻔 했다.
뒤돌아 선 괴물은, 얼굴 한 쪽이 비정상적으로 부풀어 올라 있었다. 팔은 기괴한 방향으로 꺾여 있었다.
다리는 마치 각각 다른 생물에게서 떼어온 듯 길이도 굵기도 제멋대로였다.
이것은 프리스크가 알던 괴물이 아니었다. 프리스크가 알던 괴물의 형상이 아니었다.
"나ㅡㄴㅃ시간 보내볼래??!?!!!!?"
괴물이 온 몸을 미친듯이 꿈틀거리며 소리쳤다. 거의 비명에 가까운 그 소리에, 짐승의 머리뼈같은 형상이 괴물 주위로 몰려들었다.
프리스크는 저것들이 공격수단이라고 본능적으로 직감했다.
그러나 그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아니, 정확히는. 그들은 공격을 하지 않았다. 짐승의 머리뼈들은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마치 혀가 잘려나간 듯 배배꼬인 발음. 어떤 머리뼈는 트림 소리로 박자를 맞추고 있었다.
"왜 다들 BGM을 스스로 연주하지 않는지 모르겠다니까."
괴물이 여전히 미친듯이 꿈틀거리며 중얼거렸다.
더 이상 못 들어주겠군. 프리스크는 재빠르게, 수십 수백번 반복했던 익숙한 동작으로 괴물에게 칼을 찔러넣었다.
"ㄷ뜨웨에ㅔㅇ엑!!뚜뚜!!?!!"
알 수 없는 비명과 함께 프리스크의 몸이 공중으로 들어올려졌다.
그리고 조금의 지체도 없이, 그대로 바닥에 내동댕이쳐졌다.
큰 타격은 아니었다. 프리스크는 곧바로 자세를 바로잡고 괴물의 상태를 확인했다.
샌즈...아니, 샌즈를 닮은 형상의 괴물은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 계속 미친듯이 꿈틀거리고 있었다.
이상하다. 칼이 들어가는 감각은 있었지만 그뿐이었다. 마치 반은 액체고 반은 고체인...걸쭉한 수프를 찌른 것 같은 감각이었다.
프리스크는 불현듯 깨달았다.
이런 걸 예전에 본 적이 있었다. 예전이라는 표현이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본 적이 있었다.
어떤 공격도 통하지 않는 존재. 자신의 것이 아닌 의지를 강제로 주입받아, 영혼의 그릇이 넘쳐흘러난 존재를.
육체와 영혼의 경계를 잃어버려, 다른 괴물들과 맞붙어 버린 그 존재를.
누가 그에게 의지를 주입했는지는 알 수 없다. 무슨 목적이었는지도 알 수 없다.
그러나 지금 눈 앞에 있는 괴물은 그들과 소름끼치도록 닮아있었다.
곁에 아무도 없었기에, 혼자서만 녹아내리고 혼자서만 다시 만들어진 괴물.
"뚜에엑! 뜨엑! 떽!! 끼야아악ㅀㄱ!!!?!?!"
샌즈를 닮은 괴물은 또다시 발광하며 몸을 꿈틀거렸다.
정말로 엿 같은 시간을 보내게 될 것 같다.
이야 띵작이다 - DCW
무서웤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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