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냥 놔 줘

 

  * 프리스크가 행복하도록.

 

  * 프리스크가 자신의 삶을 살도록.

 

  * ...

 

  * 하지만.

 

  * 만약 네가 마음을 바꾸지 않을거라면

 

  * 만약 모든 걸 지울 생각이라면...

 

  * 내 기억 역시도, 지워야할거야

 

  * ...미안해.

 

  * 아마 천 번도 넘게 들은 얘기겠지, 응...

 

  * 뭐, 이게 다야.

 

  * 나중에 봐...

 

  * CHARA.

 

  컴퓨터 화면에서 말을 늘어놓던 플라위는, 그 말만 남긴 체 다시 사라졌다. 화면 앞에 앉아있는 남자는, 대수롭지도 않다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약간의 정적 후, 익숙한 사진과 문구가 나왔다.

 

  오래 전, 인간과 괴물, 두 종족이 지구를 지배했다.

 

  남자는, 그 게임 속의 주인공, '프리스크'를 조종하여, 게임 속 세계를 구했다. 모든 괴물들에게 자비를 배풀고, 그 누구도 죽이지 않고, 괴물들을 지하 세계로부터 구해줬다. 그것은, 게임의 진 엔딩이라고도 불리는 '불살 엔딩'이였다.

 

  UNDERTALE

 

  타이틀 로고가 나왔다. 남자는 재빠르게 키보드의 Z 버튼을 눌렀다. LV 1, 약 230분의 시간 동안 플레이한 세이브 파일이 나왔다. '계속하기', '트루 리셋'의 글자를 읽은 남자는, 망설임 없이 트루 리셋으로 커서를 옮겼다. 남자는 인터넷을 통해, '몰살 엔딩'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것은, 단 한 마리의 괴물도 남기지 않고, 전부 죽이면 볼 수 있는 엔딩이었다. 남자가 원하는 것은, 그 몰살 엔딩이었다.

 

  떨어진 아이의 이름을 지어주세요.

 

  남자는 잠시 고민하는 기색을 보였다. 이름이였다. 불살 엔딩을 보기 위해 정한 이름 'CHARA'는, 언더테일을 검색하다가 알아낸 진짜 이름이었다. 그가 고민하고 있는 것은 캐릭터에게 부여할 이름이지, 자신의 행동에 대한 고민이 아니었다.

 

  남자는, 몰살을 한다는 것에 대해 아무런 생각도 갖고 있지 않았다. 그저, 할 수 있으니까 해볼 뿐이었다.

 

  남자는 고민 끝에 이름을 입력했다.

 

  CHARA

 

  그리고, 확인을 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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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두가, 지상 위로 올라갔어.)

 

  플라위는 처음 프리스크를 만난 자리에 있었다.

 

  * (내 기억이 살아있는 걸 보면, 아직 플레이어는...CHARA는...세상을 리셋하지 않은 것 같네.)

 

  플라위는 매순간 안도했다. 자신의 머릿속에 기억이 남아있다는 것은, 모두가 행복한 삶을 보내고 있다는 증거였기 때문이다. 모두가 지상 밖으로 나갔지만, 플라위는 혼자 지하에 남아, 오랜 친구와의 추억들을 곱씹으며 시간을 보냈다. 플라위, 그리고 그 속에 있는 아스리엘은, 언제 사악하게 돌변할지 모르는 자신이 없는 편이, 그들의 행복을 더 잘 지켜줄 것이라고 믿었다.

 

  * (엄마와 아빠가 내 정체를 알면 다들 날 미워하시겠지. 아무도 날 용서해주지 않아. 그런 사악한 일을 하고, 용서받는 게 잘못이지...)

 

  플라위는 그 생각과 동시에, 스스로에게서 위화감을 느꼈다.

 

  * (...나는 꽃이야.)

 

  * (감정이 없어.)

 

  * (그렇기에 플라위 같은 행동을 한 거야.)

 

  * (영혼이 사라지고 얼마 지나지 않은 지금,)

 

  * (나는 플라위로 돌아가있을 텐데.)

 

  * (왜 죄책감과 슬픔을 느낄 수 있는 거지?)

 

  * (...응?)

 

  발소리가 들려왔다. 어린 아이의 가벼운 발걸음이었다. 망설임은 느껴지지 않았다. 곧장 플라위 쪽으로 향했다.

 

  * (프리스크...? 서, 설마...날 찾으러 온 거야?)

 

  플라위는 감격했지만, 동시에 슬픈 기분이 들었다. 그런 스스로에게 위화감을 느끼면서도, 플라위는 고개를 들어 발자국 소리가 나는 곳을 쳐다봤다.

 

  * (...폐허의 입구가 아니야.)

 

  * (구멍 쪽에서 나는 소리야.)

 

  프리스크가 문에서 걸어나왔다. 플라위는 당혹스러움을 감출 수 없었다. 다시 자신을 찾기 위해 온 거라면, 어째서 구멍으로 들어왔는지, 그것이 궁금했던 것이다. 하지만, 플라위의 당혹스러움은 곧장 혼란스러움으로 바뀌었다.

 

  * (...CHARA.)

 

  처음 만났을 때, 플라위는 프리스크만을 볼 수 있었다. 6명의 인간 영혼과 거의 모든 괴물들의 영혼을 흡수한 여파가 남아있을 때, 그는 플레이어를 일시적으로 인식할 수 있었다. 플레이어, CHARA에게 작별 인사를 남긴 이후, 그는 플레이어의 존재를 인식할 수 없었다. 그러나 어느 시점에서인가, 그는 다시 플레이어를 인식했다.

 

  * (...어째서...?)

 

  플레이어는, 재미를 갈구하는 표정으로 프리스크 뒤에서, 프리스크의 팔과 다리를 꼭두각시처럼 붙잡고 있었다. 그리고 플라위는, 플레이어를 보며 확신했다.

 

 

 

  세상은 리셋했다. 자신은 기억을 잃지 않았다. 그리고, 플레이어는 자신이 구한 모든 괴물들을 죽이려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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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손이라서 미안

 

리셋테일은 외부에 있는 플레이어의 시점, 게임 내부의 괴물들의 시점 두 가지를 병행해서 진행할 예정

 

설정이 궁금한 사람 있으면 나중에 다시 올릴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