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
모든 것을 심판하는 최후의 장소.
금빛으로 가득 찬 이 장소에서 죄악의 인간과 심판의 괴물이 피 튀기는 혈전을 벌이고 있었다.
“헤, 꼬맹이. 이제 그만 그 잘나신 의지님을 포기하시는 게 어때?”
모든 것을 바꿀 수 있는 힘. 의지를 가리키면서 괴물은 지쳤다는 듯이 중얼거렸다.
“왜 그래야 하는지 모르겠는데?”
인간은 그 부탁을 간단하게 베어버리고, 괴물을 향해 달려갔다.
“정말로 끔찍한 시간을 보내고 싶은 거로구나. 맞지? 하아…. 그러면 보여줄 수밖에 없잖아?”
결렬되었다는 것을 느낀 괴물은 체념하고서 인간의 마음을 다시 파랗게 물들였다.
“너의 마음은 파란색이 되었어. 다음은…. 알지?”
인간에게 중력이 작용되었다는 것을 확인한 괴물은 인간의 다리 밑으로 뼈를 배치하였다.
인간은 마치 전에도 봐왔다는 듯이 간단하게 피해버리고, 계속해서 괴물에게 돌진했다.
‘역시, 꼬맹이는 내가 모르는 무언가를 기억하고 있어. 의지 때문인가? ……이러면 역시 내가 불리하잖아?’
불리했다.
인간은 다음 수를 미리 읽고 있는 상태인데 공격을 하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공격하기 싫어진다. 약속된 결말만이 있을 뿐인데 굳이 인간을 막을 필요가 있겠느냐고.
하지만 역시 막아야만 한다.
소용없는 일이지만, 인간은 나를 쓰러트리면 세계를 파괴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모든 것들은 어둠속으로 영원히 사라져 버리겠지.
그러니까. 나는 내 모든 수단을 활용해서 인간을 막아야 한다.
괴물은 그런 마음가짐으로 다음 공격을 준비했다.
“꼬맹이. 큰 거 한방 먹어볼래?”
염소의 형성을 보이고 있는 무언가가 인간을 바라보았고 곧 레이저가 발사되었다.
인간은, 여전히 웃는 얼굴을 거두지 않은 채, 발사가 되기도 전, 방향을 오른쪽으로 확 틀어서, 공격을 피했다.
“헤.”
능글거리는 말투로 상대를 칭찬하고 있지만.
지금 상태는 매우 위험한 상태였다.
방금 전의 공격으로 체력이 거의 빠져나갔다.
역시, LOVE를 올리지 않고서는 인간을 이길 수…….
말도 안되는 생각을 거친 괴물은 스스로의 뺨을 세게 후려치려고 했지만, 빠져버린 체력으로 인해서 그런 행동도 하지 못했다.
순식간에 인간과 괴물의 거리가 벌어졌다.
인간은 자비 없는 칼을 휘둘러 괴물의 목을 분해해버렸고.
괴물은 먼지가 되어 형태를 잃어갔고, 모습은 사라져 버렸다.
인간은 언제나의 기쁨을 보이면서 알현실을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다.
- 2 -
“……즈.”
“샌……즈.”
익숙하게 들려오는 목소리가 내 귀를 자극했다.
포근한 느낌이다. 그냥 이대로 잠에 들어버려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
“샌즈!!”
아, 깨우는 목소리였나?
그걸 확인한 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두개골이 아픈 것을 보니…. 소파에서 떨어졌나?
“샌즈! 칠칠치 못하게 소파에서 떨어지기나 하고!”
“헤, 미안, 팝. ‘골’ 이 울리는 것 같은데, 나는 건강해.”
“정말이지…. 형은 체력이 약하니까 그런 작은 충격에도 죽을 수 있단 말이야.”
“…조심할게.”
나는 땀을 뻘뻘 흘리며 대답했다.
확실히 나는 운동을 많이 하지 않는다.
운동을 왜 해? 어차피 공간이동으로 순식간에 이동해서 갈 수 있는데.
…뭐, 툭 쳐도 죽는 몸이 되어버린 건 치명적이지만.
“형! 어서 폐허로 가보자!”
“폐허?”
폐허라고? 파피루스는 대체 무슨 얘기를 하는 거야?
“팝. 무슨 얘기를 하는 거야?”
“무슨 얘기이긴! 형이 얘기해줬잖아! 한 인간이 폐허에서 나온다고 말이야!”
인간…?
그 단어를 듣는 순간 내가 꾼 꿈의 내용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체력, 인간, 웃음, 의지, 상처…….
무언가 기분 나쁜 생각들만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자, 내 머릿속은 고통으로 소란스러워졌다.
“형, 괜찮아? 소파에서 떨어져서 많이 다친 건가?”
그 와중에도 나를 친절하게 걱정해주는 파피루스. 역시 너 밖에 없어.
일단은 파피루스의 걱정을 덜어줘야지.
“헤, 나는 괜찮아. 어서 폐허로 가도록 하자. 인간이 기다릴 수 있잖아?”
“녜헷! 알았어! 형!”
파피루스가 기쁜 듯이 웃으면서 오버를 했다.
이런 파피루스를 보니까 나도 모르게 미소가 절로 나온다.
-
폐허의 경계.
나와 파피루스는 적절한 위치에 있는 풀숲에 숨어서 인간이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면 나는 귀신처럼 인간을 놀라게 하는 역할. 팝은…….”
“나는 인간과 퍼즐을 푸는 역할! 녜헤헤헤!!”
파피루스가 코를 비비면서 웃었다.
이렇게까지 좋아할 줄이야. 왕실 근위대에 들어가기 위해서 열심히 라지?
흠….
그렇게 내가 고민에 빠지려고 하는 순간. 폐허의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세에상에! 형! 인간이 나타날 거야! 인간이!!”
“헤, 그렇다면. 나는 이제 인간을 놀라게 하는 역할을 할 테니까, 팝도 열심히 하도록…… 팝?”
파피루스가 갑자기 이상한 눈빛으로 폐허를 바라보니 물음표가 나오지 않을 수 없었다. 아까까지는 그렇게 신나했던 파피루스가 어째서?
“형. 인간이 아니라, 괴물이 나타났는데? 몸에는 먼지가 붙어있고…….”
괴물, 먼지.
이 단어를 들은 나는 주마등처럼 스치던 기억들을 다시 한 번 더 떠올렸다.
그래. 내가 거기에서 싸웠었던 인간도 분명…….
먼지투성이였다.
“헤에.”
꿈 속 일들이 일어날 것 같다는 생각에, 나는 가스터 블래스트를 소환하고 인간을 향해 발사하였다.
인간은 소리로 공격을 예측한 것인지 사뿐히 공격을 피하고, 위치를 관측한 상태에서 우리를 향해 돌격하기 시작했다.
“형!! 갑자기 공격하면 어떡해!! …아니, 그것보다. 형의 공격을 피했단 말이야?”
젠장. 공격은 피하면 그만이지만, 여기에는 파피루스가 있다. 안돼, 안돼!
파피루스에게는 그 어떤 피해도 허락할 수 없어!
인간은 나에게 공격을 날렸지만, 파피루스를 지키기 위해서 나는 공격을 피하지 않고 막았다.
온 몸의 형체가 유지되지 못하는 것 같았다. 나는 여기에서 쓰러질 수는…….
기합을 가지고 일어서려는 순간, 인간은 파피루스의 머리를 잘라버렸다.
“……파피.”
“형…!”
파피루스가 머리에서부터 먼지가 되어져 가는 것을 나는 보았다.
……안된다. 의지가 떨어졌다.
인간을 막아야…. 막아야만……!
이라고 생각했었지만, 대지는 나의 죽음을 거부해주지 않았다.
곧 모든 것은 어둠속으로 사라졌다.
- 3 -
“으아아아악!!”
심한 꿈을 꾼 것 같다.
폐허에서, 파피루스의 목이 잘리고, 나는 지켜주지 못하고….
젠장. 머리에서 통증이 쏟아져 내린다.
“…….”
상황이 막막했다. 꿈속의 꿈조차도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정말로 있었던 상황이었다는 것을 나는 감으로 느끼고 있었다.
곧 있으면 또 인간이 나타나 파피루스를 죽이고, 모두를 죽이겠지.
어쩌지? 어떻게 하면 인간을 막을 수 있는 거야?
방법을 누군가가 알려줘.
제발, 누군가가.
방법을…….
‘역시 LOVE를 올리지 않고서는 인간을 이길 수…….’
그 순간, 옛날의 기억 중 하나가 머릿속을 스쳤다.
LOVE.
폭력 수치(Level Of ViolencE).
…그것만 있으면, 나는 모두를 지킬 수 있는 건가?
하지만 모두를 지키는 길은 모두를 해치는 길과 똑같다.
……아니, 그래도 막을 수만 있다면.
살인자라도 되어서, 반드시 그 길을 걷겠다.
어차피 잘난 의지의 힘으로 모든 것이 리셋이 되잖아?
괜찮아. 모두 착하니까, 내 말을 들어줄 거야.
너도 그렇게 생각하지? 샌즈.
……어느 샌가 나는 나 자신과 대화를 하고 있었다.
나는 어디까지 미쳐버린 걸까?
불안한 마음을 담고, 나는 물을 마시러 밖으로 나왔다.
-
……파피루스가 쓰레기를, 아니. 맛있는 스파게티를 만들고 있다.
저 녀석은 EXP가 몇이나 될까?
……아니야. 파피루스는 나의 착한 동생이라고.
그러니까 먼저 죽여야지. 그 녀석도 편안해지지 않겠어?
닥쳐. 닥쳐, 닥치라고!!!
내 머릿속에서 사라져줘. 제발!!
“형? 스파게티가 다 되었는데, 뭐 하고 있어?”
파피루스가 나를 부르는 소리를 듣자, 모든 생각들이 깡그리 날아가는 기분이 들었다.
그래, 우선 먹고 보자.
그러면 조금은 나아질 수 있겠어.
-
“기다렸지? 이 몸의 특제 스파게티니까, 즐겁게 먹도록 해!!”
파피루스가 잘났다는 듯이, 아니. 기쁘다는 듯이 그렇게 얘기했다.
확실히, 겉모습은 평범해 보였다. 파피루스가 정말로 열심히 만들었나?
어쩌면 초췌한 나의 기분도 조금은 풀어줄 수 있을지도 몰라.
그런 기대감을 가지면서, 나는 스파게티를 한 입 물어보았다.
형용할 수 없는 맛이 느껴졌다.
“파피루스…. 대체, 무엇을 넣은 거야?”
“녜헷! LSD라는 새로운 무언가를 넣어봤지! 마음에 들어?”
“마음에 들고, 아니고….”
나는, 상을 전부 엎어버렸다. 파피루스는 화들짝 놀란 것 같다.
“이딴 쓰레기에 쓰레기를 넣어야 속이 시원하겠어? 응?”
“녜헷? 형? 무슨 얘기를 그렇게….”
“알겠네, 알겠어. 역시 쓰레기에는 쓰레기가 어울리는 법이니까! 응!”
“형….”
“뭐야. 그 잘난 뼛조각이라도 있으면 반박해보라고! 응? 야! 파피루스!!”
“형이 정말로 싫어!!!”
파피루스는 그렇게 소리를 치더니, 우는 소리를 내면서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죄책감이 든다.
무슨 죄책감? 넌 잘한 일이야. 이렇게 저 녀석의 마음을 더럽혀야지, 죽이는데 불안감을 덜 느끼지.
“…시끄러, 조용히 해.”
좋은 기회야. 이 기회에 저 녀석을 죽이자고. 그러면, 저 녀석의 마음에도 평안이 있을 것 아냐? 자, 너에게는 뼈라는 무기가 있어. 그걸 사용하라고!
“…닥쳐.”
어서. 서둘러. 서두르라고!
“닥쳐!!”
나는 가스터 블래스트를 소환하여 주방 전체를 날려버리고 말았다.
……넘어서는 안될 선을 넘은 기분이었다.
무언가가 점점 빠져나가는 기분이다.
이 기분을 달래줄 수 있는 것은 역시….
살해. 아니겠어?
헤헤헷.
파피루스도 나를 이해해줄거야.
그렇지?
그렇게 나는 파피루스의 방문을 열었다.
“흐윽, 흐으윽…. 새…샌즈?”
“시끄러, 이 울보자식아.”
나는 눈이 있는 장소에 뼈를 찍어 눌렀다.
뼈에 금이 가는 소리가 들렸다.
뭐, 지긋지긋한 눈물을 안 봐도 되니까.
“형! 너무 아파!”
“닥쳐.”
강압적으로 얘기한 나는 파피루스의 목을 조르기 시작했다.
“케엑….”
파피루스의 몸이 점점 힘을 잃어가는 것이 느껴졌다.
살해의 기분이라는 것은 이런 기분일 것이다.
좀 더, 좀 더 나에게 힘을 줘.
파피루스!
파피루스!!
“…….”
곧, 파피루스의 숨통이 끊어졌다.
파피루스라는 형체는 사라지고, 나는 LOVE를 올리게 된다.
헤, 헤헷.
하하. 하하하하.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웃었다.
동시에, 먼지가 쌓인 곳에 토를 했다.
지하세계에서 처음 해보는 살해다.
하물며, 동생을 죽였으니.
죄책감은 그 누구보다도 크게 나타날 테지.
그리고 점점 더 미쳐가는 거야.
자신에게서 멀어지는 거야.
조금 더, 조금 더, 조금 더.
이제 나는 아무것도 두려울 게 없었다.
이미 나는 LOVE를 올렸다.
그럼 내가 해야 할일은. LOVE를 올려, 인간을 막는 것.
기다려. 인간. 날 이렇게 만든 죗값은 톡톡히 치르게 해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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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조언대로 쉼표를 지워봤는데, 기독성이... 조금 떨어지는 느낌이야.
없는게 나음
ㄴ그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