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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쁜 생물이구나, 이런 순수하고 가여운, 아이를 괴롭히다니...


  플라위와 남자가 끔찍하게 어색한 시간을 보내던 도중, 토리엘이 원작대로 난입해왔다. 그녀는 처음 만났을 때와 똑같은, 인자한 미소로 화면 밖의 남자를 쳐다봤다.


  "구글링 해도 뭐가 떠야 말이지...게임 플레이 영상과도 다르던걸?"


  * 아, 무서워하지 마렴, 아가야.


  * 내 이름은 토리엘, 폐허를 관리하는 자란다.


  * 떨어진 아이는 없나 매일 이곳을 둘러보고 있지.


  토리엘은 남자의 말을 들었는지 못들었는지, 계속 이야기를 이어갔다.


  * 네가 오랜만에 여기 떨어진 첫 인간이구나.


  * 이리오렴! 지하를 구경시켜 줄게.


  전투 화면이 꺼지고, 움직일 수 있는 화면이 나왔다.


  * 이 쪽이란다.


  토리엘이 먼저 폐허의 입구를 향하고, 남자는 프리스크를 조종하여 그녀를 따라갔다.


  * (폐허의 그림자가 어렴풋이 솟아오르니, 당신의 의지도 솟아오른다.)


  * (체력이 모두 회복되었다.)


  남자에겐 질리다 싶을 정도로 자주 본 단어, '의지'. 세이브와 로드, 리셋을 사용하여 시간선을 원하는 만큼 뒤트는 힘을 통칭한다. 남자는 '의지'를 이용해 지하세계의 괴물들을 구원한 경험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 그 남자는, 다른 곳을 향하고 있었다.


「CHARA LV1 230:48
  최후


  ♥저장  돌아가기」


  남자가 지하세계를 구한 직후의 세이브 파일이였다. 지금 여기에 저장을 하면, 그가 행한 모든 일들은 이 시간선에서 영원히 소멸할 것이다. 하지만 남자는 신경쓰지 않고, 저장 버튼을 눌렀다.


「CHARA LV1 2:40
  폐허 - 입구

 

  어째서?」


  남자는 세이브 화면을 보지도 않고 토리엘을 따라 걸어갔다. 그 이후의 이야기는 변하지 않았다. 토리엘은 남자, 프리스크에게 퍼즐에 대해 가르쳐주고, 남자는 시큰둥한 표정으로 내용을 빨리 스킵했다. 처음으로 싸울 상대인, 연습용 인형과 만났다. 토리엘은 재밌는 대화를 해보라고 했지만, 남자는 그럴 생각이 없었다.


  "이거도 죽여야 몰살 갈 수 있나?"


  남자는 공격 버튼을 눌렀다.


  * 토리엘이 당신을 지긋이 바라보고 있다.

  * 여기서 폭력을 휘둘렀다간 혼날 것이다.


  공격으로 넘어가긴 커녕, 다이얼로그 박스에 이상한 문장이 출력됐다.


  "아 뭐야, 이건 공격 못하나?"


  남자는 하는 수 없이 행동을 선택하고, 대화를 걸었다. 남자는, 프리스크는 연습용 인형과의 대결에서 승리했다. 남자는 살짝 아쉬운 감도 들었지만, 토리엘의 칭찬을 듣고 곧장 진행하기로 했다. 가시바닥 퍼즐을 지나, 긴 복도가 나왔다.


  * 지금까지 아주 잘해왔구나, 아가.


  * 하지만...어려운 부탁이 하나 있단다.


  * 이 방의 끝까지 혼자서 걸어가 주었으면 해.


  * 나를 용서해주렴.


  그 말이 끝나자마자 쓸데없이 긴장감 넘치는 BGM이 흘러나오고, 토리엘은 복도 끝까지 뒤어갔다. 남자는 처음 이 장면을 봤던 시절을 떠올렸다. 그 때의 남자는 갑자기 토리엘이 달려가는 걸 보며, 당혹스러움을 금치 못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토리엘이 복도 끝의 기둥에 숨어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남자는 자연스럽게 토리엘을 쫓아 복도 끝을 향했다.


  갑자기 프리스크 앞뒤로 커다란 덤불이 솟아올라, 복도를 가로막았다. 다이얼로그 박스가 떠오르며 메세지가 출력됐다.


  * 아가야! 괜찮니?


  * 잠시만 이리로 와주세요!


  * 앗, 너는!!


  두 다른 음성의 대화가 잠깐 오가고, 다시 프리스크를 움직일 수 있게 됐다. 그러나, 덤불이 가로막아 앞으로 진행할 수 없었다.


  "어 뭐야, 뭐야?!"


  남자는 새로운 상황을 맞이하고 더 큰 당혹스러움을 느꼈다. 덤불에 대고 Z 버튼을 눌러보지만, 아무런 다이얼로그가 뜨지 않았다. 남자는 이 장면을 인터넷 상에 보여주고 이야기를 들어보기 위해 캡쳐용 프로그램을 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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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도 바로 다음 방에, 토리엘이 걸어왔다. 그녀의 앞에는 플라위가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T * 넌 아까 아이를 괴롭히던...!


  F * 진정하고 이야기를 들어줘요 엄마!!


  T * 엄마...?


  토리엘은 플라위의 발언을 듣고 말을 멈추었다. 플라위도 놀라 말을 멈추었다. 어색한 정적이 흘렀다. 플라위가 다시 말을 했다.


  F * 토리엘, 당신에게 할 말이 있어요.


  T * 할 말...?


  F * 당신도 봤을지 모르지만, 지금 저 아이는 본인의 의사로 움직이는 게 아니에요.


  F * CHARA, '플레이어'가 그 아이를 조종하고 있어요.


  F * 원래라면 지하세계가 구원받은 이후


  F * 게임이 끝나거나, '플레이어'의 트루 리셋을 거쳐 새로운 게임이 시작돼요.


  F * 하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리셋이 잘못 됐어요!!


  플라위의 설명을 듣고, 토리엘은 잠시 깊은 생각에 빠졌다. 그녀는 인간이 가진 '의지'와, 그로 인한 시간선의 왜곡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플레이어'의 존재를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리셋이 일어나기 전까진.


  토리엘은 목격했다. 프리스크의 양 손과 발을 붙잡고 있던 남자, CHARA라고 불리는 '플레이어'를. 단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상황이었지만, 자신이 건드릴 수 없는 존재라고 여기고 플레이어가 안보이는 척을 했었다.


  F * 당신은 드리무어, 보스 몬스터에요.


  F * 그렇기에 어렴풋이 눈치채고 계셨겠죠? 세상이 리셋했다는 사실을!


  F * '의지'를 가지지 않았기에 100% 인지하실 순 없더라도,


  F * 일반적인 리셋과는 다른, 뭔가의 기시감이나 위화감을 느꼈을 거에요.


  F * 아까 늦게 등장한 것도, 평소의 리셋과는 다른


  F * 찜찜한 기분을 지울 수 없었기 때문이었겠죠.


  토리엘이 경계를 그만두고, 웅크려 앉아 플라위와 눈높이를 맞추며 말했다.


  T * 그렇지만, 그게 무슨 문제니...?


  F * 저 아이는 지금, 우리 모두를 죽이려고 하고 있어요!


  F * 제가 예전에 저질렀던 짓을!!


  T * 호호호...


  토리엘은 가볍게 웃음을 지었다.


  T * 너는 농담을 참 잘하는 생물이구나?


  T * 저 프리스크가 그럴 리가 없잖니?


  T * . . . ?


  F * ...프리스크...라고 하셨죠...?


  플라위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의지'를 가진 자신만이 이 리셋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믿고 있었지만, 그게 아니였다. 토리엘도, 이 리셋의 영향을 어느 정도 무시했던 것이다.


  F * 엄ㅁ...토리엘, 당신도 알고 있었군요.


  토리엘이 머리를 부여잡았다.


  T * ...아이의 이름...프리스크...


  T * ...우리는, 함께 지상 위로 올라갔어.


  T * 그래서, 함께 집에서...


  F * 그렇지만 그걸, '플레이어'가 리셋한 거에요.


  F * 원래 시스템상, 모든 내역을 지워버리는 트루 리셋만 할 수 있었을 텐데...


  ? * 플레이어는 트루 리셋을 했어.


  토리엘과 플라위는, 새로운 목소리가 난 곳을 바라봤다. 갈색 단발에 불그스름한 홍조, 초록색 옷에 살색 줄무늬를 한, 반투명한 인간이였다. 플라위와 토리엘은, 그 인간을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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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손미안


생각보다 양이 길어져서 여기서 한 템포 쉬기


어중간하게 끊은 것도 미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