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로써 대채 몇번째일까. 벌써 몇십개의 회사로부터 들어온 대답이다. 파피루스의 붉은 스카프는 힘없이 축 늘어져 있었다.
"나왔어, 샌즈."
텅 빈 집안에 대고 파피루스는 혼자 인사를 하였다. 샌즈는 오늘도 밤 늦게까지 오지 않을 모양이다. 지금쯤 어딘가의 술집에서 핫도그와 핫캣을 팔며 농담을 하고 있겠지. 어디가 웃음 포인트인지도 모를 그의 농담은, 의외로 지상에서도 잘 먹히는 모양이었다. 덕분에 샌즈는 인기스타, 파피루스는 몇달 째 백수였다.
"하아.. 피곤하다.."
파피루스는 냉장고에서 캔맥주 하나를 꺼내어 소파에 앉았다. 찬장에서 꺼낸 과자도 함께였다. 텔레비전을 켜니 메타톤이 춤을 추고 있었고, 다른 채널로 돌리니 토리엘이 성공한 선생님에 대한 인터뷰를, 또 다른 채널에서는 언다인이 찍은 액션 영화와 함께 느아아아 하는 외침소리가, 또 다른 채널에선 머펫의 빵집 앞에 길게 줄서있는 사람들이 나왔다. 평소라면 녹화한다고 난리쳤을 그였지만, 왠지 오늘만큼은 전부 달갑지 않아서 그냥 텔레비전을 꺼버렸다.
지하로 떨어진 인간의 활약으로 모든 괴물이 지상에 올라온지 수개월 째. 처음 태양을 봤을때는 파피루스도 꿈과 희망으로 부풀어 있었다. 제일 처음으로 도전한 것은 요리사였다. 맛있는 스파게티를 만드는 요리사.
꿈을 이루기 위해 각종 요리 프로그램에 신청을 했었다. 심사위원 앞에서 음식을 만들고 그걸 먹은 심사위원들이 평가를 해 주는 방식이었다. 파피루스는 자신있게 스파게티를 만들어서 내었고, 심사위원들의 반응은 냉랭했다.
"이걸.. 먹는거라고 만든겁니까?"
"괴물들의 입에나 맞는것 같네요."
"이건 요리에 대한 모독입니다!"
항상 맛있다고 해준 샌즈와는 달리, 심사위원들은 파피루스의 스파게티를 절대 좋게 보는 법이 없었다. 그건 다른 수많은 요리 프로그램들의 심사위원들도 마친가지였다.
뭐, 인간들의 스파게티는 다른가봐, 하고 파피루스는 가볍게 넘겼다. 주변에서는 걱정을 했지만, 그저 녜헤헤 하며 웃어넘기면 될 것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파피루스는 꿈을 바꿨다. 세상에서 가장 쿨한 스포츠카를 만드는 것. 그 일을 위해 수많은 회사에 지원했고, 모든 결과는, 방금 전 것까지 합해서, 항상 같았다. 결국 두번째 꿈 마저 무너져내리려 하고 있었다.
"팝, 나왔어."
지친듯한 목소리의 샌즈가 들어왔다. 소파에 앉아서 맥주를 몽땅 비운 파피루스는 이미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라 목에 맨 스카프와 분간이 가지 않을정도였다.
"뭐야, 맥주마셨어? 넌 쉽게 취하니까 정 마시고 싶으면 반캔만 마시라고 했잖아."
"녜헤헤헤헤... 샌-즈! 나의 쿨한 형제!"
파피루스는 자신이 무슨말을 하는지 몰랐다. 아니, 알고 싶지 않았다. 머리는 어지러웠고, 말은 생각을 거치지도 않고 나왔다.
"팝, 이제 들어가서 자. 너 그러다가 내일 못일어난다."
"무슨 상관이야!! 어차피 할것도 없는데-"
녜헤헤헤. 어딘가 슬퍼보이는 웃음소리가 방안에 울려 퍼졌다. 파피루스를 자라고 설득하는데 실패한 샌즈는 포기하고 소파의 한쪽에 앉았다.
"무슨 걱정이라도 있어?"
"거억저엉???? 무슨말이야??? 난 항상 위대하다구. 그리고 위-대하신 파피루스님에게 걱정은 없다!"
"걱정 없는 애가 이렇게 술을 마셔?"
샌즈의 진심으로 염려하는 모습에 파피루스는 한숨을 내쉬었다. 지하에 살 적에는 한번도 쉰 적 없는 깊은 한숨을.
"형.. 사실 나는 지하세계가 그리워. 모두가 걱정없이 살던 때가... 우린 그저 웃으면서 살면 됐었잖아? 일할 걱정도... 그런것도 없이 말야."
"이해해, 팝."
"아니, 형은 이해 못해. 봐, 다들 잘 살고 있잖아. 메타톤은 유명한 연예인이 됐어. 언다인은 영화 배우겸 무술 사범이고, 알피스는 천재 과학자야! 아스고어는 정치인이고, 토리엘은 훌륭한 공짜 사립학교의 교장이지. 그리고 샌즈, 너는 인기있는 코미디언이야. 그런데 나는.... 난 그저 멍청한 해골에 불과해."
파피루스의 목소리가 점점 높아졌다. 어느새 그는 훌쩍이며 울고 있었다.
"알아? 친구들이 모여서 자기가 하는 일에 대해 자랑스럽게 떠들면, 나는 그때 너무 슬퍼. 슬프다는 말로 표현을 못할정도로 슬퍼. 난- 난 아무것도 아니라고."
"넌 아무것도 아닌게 아냐."
샌즈가 단호하게 말했다. 그의 양 손은 파피루스의 어깨에 힘을 실은 채 올려져 있었다.
"잘들어. 누가 됐든, 그게 인간이든 괴물이든 아무나 네게 멍청하느니 아무것도 아니느니 하면 나한테 무사히 풀려나진 못할거야. 알아 들어? 넌 내 최고의 형제라고.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최고로 쿨한 형제. 그게 너야, 파피루스."
"샌즈..."
파피루스는 샌즈를 끌어안고 엉엉 울기 시작했다. 그동안 쌓아왔던것을 한번에 터뜨리듯이, 둘부리에 부딪혀 넘어지고 엄마 품에 안겨 서럽게 우는 아이처럼, 샌즈의 파란 후드가 더 짙은 파란색이 되도록 눈물은 멈추지 않았다.
"팝, 힘들면 지하로 돌아가자. 우리 둘이서도 충분히 살 수 있을거야. 외로우면, 가끔 지상으로 올라오면 돼. 그래서 그 꼬맹이도 만나고, 언다인도 만나면 돼. 그러니까 네가 힘들면 언제든지 지하로 돌아가자."
샌즈는 어린아이를 달래듯 부드럽게 파피루스를 토닥였다. 비록 뼈 밖에 없는 그였지만, 그래서 따스한 온기가 전해질 턱도 없었지만, 파피루스는 샌즈의 품안에서 여태껏 단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따스함을 느낄 수 있었다.
다음 날, 지하에서 온 어느 유명한 코미디언 하나가 사라졌다. 가끔 누군가가 핫도그를 파는 모습을 봤다고는 하지만, 사실인지는 알 수 없었다.
그 코미디언이 사라지고 이주 후, 괴물 출신 액션배우 하나가 돌연 은퇴를 선언했다. 같은날, 로봇 연예인 하나도 은퇴를 선언했고, 그 둘은 사라졌다.
로봇 연예인이 사라진 다음날엔 한 천재 과학자가 사라졌다. 그 다음날엔 유명한 사립 학교 교장이 교장직을 물러났고, 한 정치인도 정치 하는것을 그만 두었다.
그렇게 하나둘씩 지상에서 괴물들이 사라졌다. 모두 인간 세상에서 살기에는 너무나 여린 마음을 가지고 있었고,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모두들 수많은 마음의 상처를 받아왔기 때문이다. 어느 순간 더이상 지상에서 활동하는 괴물은 없어졌다. 그러나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었다. 그들은 때때로 지상으로 나왔으며, 마트에서 물건을 사기도 했고 공원에서 산책을 하기도 했다. 해수욕장에서 수영을 하는 모습도 종종 발견되었다.
"언다인, 지하로 다시 온 것을 후회하지 않아?"
프리스크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날은 모두가 그릴비에 모여서 파이를 먹는 날이었고, 프리스크 역시 기쁜 마음으로 참석한 터였다.
"솔직히 말하자면, 무슨 상관이야! 우리가 더이상 갇혀서 사는것도 아니고. 언제든 나갈 수 있짆아? 게다가 나는 주문을 받는것에 질렸어. 창을 던져라, 옆으로 굴러라, 앞으로 뛰어라... 정말 짜증난다고."
어디선가 그래 맞아, 라면서 동의하는 외침이 들려왔다. 그리고는 너도나도 힘들었던 점에 대해 늘어놓기 시작했다. 그릴비는 점점 소란스러워졌고, 그 중심에는 파피루스가 있었다.
"녜헤헤헤! 그래서 말이지, 그 먼접관? 면접관? 하여튼, 그 인간에게 말했어!"
그가 이야기를 늘어놓으면 다른 이들은 그것을 귀담아 들었다. 파피루스는 정말로 행복해보였다. 그리고 멀리서 케찹병을 들고 있는 샌즈도, 꽤나 즐거워 보였다.
쒸벌...
훈훈하네
시발것,,,,,,,너 왜 문학으로 시비냐?,,,,,결말 찝찝한것,,,팝쟝 액겨라,,
ㅜㅠ샌즈가 팝을 너무 오냐오냐키운듯.. 적어도 팝은 헬조센에선 못산다
뜻밖의 훈훈한 결말
사회부적응 팝 좋다..
팝 불쌍하지만 결말은 좋네
애낌문학은 개추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