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h.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겠다는 표정이군.' 

파란색 점퍼에 양 손을 찔러넣은 땅딸막한 백골, 샌즈는 왼쪽 안공에 푸른 안광을 내비치며 자신의 앞에 선 당신에게 어깨를 으쓱여 보였다. 

'우리는 참많은 시간을 싸워 왔지. 나는 매번 너를 죽이고 너는 돌아오고. 그래도 언젠가는 이길 거라고 생각했을 거야. kid, 내 말이 맞지?' 

당신은 적지않게 당황했다. 지금 까지 수십, 수백, 수천 번을 이 괴물과 싸워왔고 모두 패했다. 하지만 당신은 강한 의지를 가지고 몇 번이라도 다시 도전했다. 그리고 마침내 조금 전, 이 괴물 중의 괴물을 쓰러뜨린 것이었다. 

당신이 칼을 쥔 손이 덜덜 떨렸다. 

'오, kid. 설마 네가 셀 수도 없을 만큼 시간을 되돌리는 동안 내가 손 놓고 있었을 거라고 생각해? 아주머니가, 파피가, 언다인이, 메타톤이, 알피스가, 그 모두가 당신을 막으려고 하고 있을 때 나는 놀고 있었을 것 같아?' 

천만에. 샌즈는 가만히 눈을 감았다. 

'너를 이길 수 없다는 건 알아.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무한한 기회만 있다면 언젠가는 해내겠지. 너의 그 의지의 힘만 있으면 말이야. 그래서 나는 생각해 봤어. 어떻게 하면 너의 폭주를 막을 수 있을까에 대해서 말이야.' 

샌즈는 반짝 눈을 떳다. 안공에 붉은 안광이 깃들었다. 

'그래서 나도 의지의 힘을 쓰기로 했지. 아, 말도 안된다고 생각하는 걸 알아, kid. 괴물은 인간과는 달리 물질로 된 육체가 없기 때문에 의지의 힘을 쓰면 육체가 무너지게 되지. 언다인도 결국엔 그렇게 죽었고.' 

샌즈는 히죽, 당신을 향해 웃었다. 모든 것은 예상된 범위 안이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내가 시공간을 넘나드는 마법을 쓴다는 건 알거야. 뭐, 너의 피비릿내 나는 의지만큼은 아니겠지만 나름대로 편리한 기술이지. 이 능력으로 의지를 흉내내는 거냐고? 오, kid. 그런 능력이 있었다면 나는 네가 파피루스를 먼지로 만든 그 순간에 시간을 되돌려 폐허의 문 앞에서 너를 죽였을 거야. 그래도.......' 

당신은 백골이 잘난듯 주절거리는 것을 듣는 데에 인내심의 한계를 느꼈다. 더 이상 조바심을 참지 못한 당신은 샌즈에게 달려들어 날붙이를 그의 가슴에 쑤셔박았다. 붉은 피가 튀어오르고 샌즈는 먼지가 되어간다. 

하지만 거부되었다. 

당신의 눈 앞이 하얘지는가 싶더니 눈 앞에 샌즈가 멀쩡히 서있는 게 아닌가. 

'heh, kid. 너는 절대로 이 앞에 갈 수 없을 거야. 뭐, 이런 힘도 네가 있기 때문에 한시적으로 쓸 수 있는 거지만 말이야. 내 힘은 과거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미래와 현재는 써먹을 수 있거든.' 

샌즈는 기어이 윙크까지 해가며 당신을 도발했다. 당신은 어금니를 뿌득뿌득 갈았다. 하지만 당신은 극악무도한 싸이코패스 살인마이기는 해도 멍청하지는 않았기에 다시 공격하지는 않았다. 

'그래. 나는 미래를 팔았어. 몇 번을 고민해 봐도 결국엔 이 방법 밖에는 없더라고. 의지로 녹아내리는 리스크는 미래의 나 자신에게 넘겼어. huh? 이해가 안된다는 표정이구나. 쉽게 말하면 이 힘을 쓴 나는 곧 죽어. 당장은 아니지만 말이야. 내 능력으로 미래의 나에게 죽음을 전가했거든. 10분 정도 되돌리는 아슬아슬한 정도의 의지라면 간신히 현재의 나는 유지할 수 있지. 단 10분 정도지만 말이야. 10분 후에는 팔아넘긴 미래를 내가 맞이하는 거지. 하지만 너라면 그걸로 충분하다는 걸 알겠지 kid? 

이 힘을 한 번 쓴 이상 나는 영원히 이 지옥같은 10분 안에서 살아야 해. 너를 죽이면 네가 돌아오고, 네가 나를 죽이면 내가 돌아 오겠지. 10분을 버틴다고? 10분이 지나면 나는 자살할거야. 그리고 돌아올거고. 네가 포기하고 오랜 시간이 지난 뒤 돌아와도 마찬가지야. 우린 언제까지나 여기서 싸우겠지.' 

샌즈는 무수히 많은 뼈다귀와 가스터 블래스터를 만들어냈다. 당신은 손에 쥔 날붙이로 응전을 준비했다. 

'hey, kid. 나는 너를 막을 수 있는 방법 찾아내서 기뻐. 이렇게 좋은 날에 너 같은 쓰레기 살인마는.' 

뼈다귀가 당신을 향해 날아든다. 가스터 블래스터가 입을 벌린다. 

'이 지옥에서 나와 영원히 불타고 있어야 해.' 

당신은 죄악들이 당신의 등줄기를 타고 오르는 것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