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이 들면 쥐도 새도 모르게 영혼을 빼앗겨 왕의 제단에 바쳐질 것이었지만, 프리스크는 도저히 피로를 견딜 수가 없었다. 이미 한참전부터 한계였다. 미친사람처럼 근처 길게 자란 수풀 사이를 헤집고 들어갔다. 몸을 숨길 정도의 공간이면 족했다. 잠깐이나마 눈을 붙이고 싶었다.

수풀 사이로 얼핏 금이 간 두개골이 보였다가 사라졌다. 잠이 너무 쏟아져 헛것이 아른거리는 것이라 생각하면서, 프리스크는 그곳을 다시 헤쳤다. 밖에선 보이지 않던 빈 공간안에서 스카프를 맨 작은해골이 언제라도 도망칠 수 있을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헛것이 아니었다.

\"…….\"

선객이 있는 수풀인줄은 몰랐다.

\"뭐야. 파트너잖아….\"

해골의 눈구멍이 빛을 잃고 게슴츠레해진다. 경계심이 누그러진듯하다. 그는 잠긴 목소리로 속삭였다. 여긴 내 전용 수면실이지만, 너라면 특별히 묵게 해줄게. 999G만 내. 쓰레기같은 환경에 비용조차 대놓고 갑질이지만, 별다른 수가 없다. 너무나 피곤했다. 프리스크는 무심코 주머니를 뒤적였다.

\"헤. 농담이야.\"

농담이 아니었던 것 같다는 사족은 굳이 달지 않았다.

수풀안으로 들어와 앉은 프리스크는 잔풀들을 끌어다가 밖에서는 보이지 않도록 위쪽을 잘 가렸다. 볕이 가로막혀 어둠이 드리우자 내부가 제법 아늑해졌다. 가능한한 샌즈와 거리를 둔 프리스크는 무릎을 끌어모아 턱을 묻으며 옆자리를 힐끔 곁눈질했다. 눈꺼풀이 내려앉는 것을 억지로 참아낸다. 아직 안심할 수는 없었다.

\"파트너. 너 날 못믿나봐?\"

잠든 사이 무슨 꼼수를 쓸지 알 수가 없어 목덜미가 시큰한 건 사실이었다. 프리스크는 대답대신 물끄러미 샌즈를 쳐다보았다. 그의 눈구멍이 비웃듯이 휘어 있다. 실제로 그렇다는 건 아니고, 그냥 어렴풋이 그런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아무리 나라도 그런 비겁한 짓은.\"
\"…….\"
\"물론 하겠지.\"
\"…….\"

잠들기는 글렀다.



배경은 워터폴의 기다란 수풀. 조그만것들 둘이 긴장풀어져서 꾸벅꾸벅 조는게 보고싶어 시작했는데 드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