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갤에 글 처음써보는데 모바일로 작성한거라 컴퓨터로 볼때어떻게 보일지는 나도 모르겠다.

존대필체에 약팔려서 시도했다가 대차게 말아먹은거 그냥 올려봄.

그러니까 읽다가 맘에 안들면 거르렴






\"이 세계는.....살아남을거야!\"

한때 누구보다 강해보였던 근위기사는 녹아내리고 있었습니다.
녹ㅡ아ㅡ내ㅡ리ㅡ고 있었죠.
하지만 그녀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눈앞의 인간을 바라보았습니다.
뭐, 포기하지 않으려 한 걸지도 모르죠. 어찌됬던 다시없을 재앙앞에 영웅으로 각성한 그녀, 언다인은 번쩍거리는 갑옷과 함께 녹아내렸습니다.
그 모습을 무표정으로 바라보던 인간은 언다인의 마지막 외침을 듣고도 눈하나 깜짝않더니 언다인이 그녀의 창 한자루만을 남기고 완전히 녹아내리자 비린내를 풍기는 식칼을 고쳐 쥐고는 어디론가 가버렸습니다.

인간이 완전히 사라지고, 늘 일정해서 소름돋는 그의 발소리마저 들리지않게 되자, 둘을 지켜보고있던 몬스터 키드는 언다인이 녹아내린 자리로 다가갔습니다.
언다인의 피부색만큼 푸른 그녀의 창은 땅위에 아무렇게나 나동그라져 있었죠.
바람이 창과 키드를 한 번 흝고 지나갔습니다.
\"언다인....난....\"
그러려던게 아니에요.
언다인을 위험에 빠트리려고 한게 아니에요.
난......
언다인에게 전하지 못한 말들이 키드의 머릿속에서 소용돌이쳤습니다.
그러나 입 밖으로는 나오지 않았죠.
키드는 한참동안이나 땅에 떨어진 창을 바라보았습니다.
속이 이상하게 울렁거렸습니다.
목도 함께 메여왔고요.
키드에게 손이 있었다면 키드는 진작에 얼굴을 닦아냈을겁니다.
눈물이 흘러내렸거든요.
눈물과 동시에 아까전의 일이 머릿속에서 생생하게 그려졌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떨고있었습니다.
몇몇은 가족들을 챙겨 어디론가 사라졌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인간이 괴물을 죽이고 다닌다고, 어서 피해야한다고 말했습니다.
무슨 용기로 그랬는지는 이제 키드도 잘 몰랐지만 키드는 그 말을 듣고 바로 인간 아이를 찾아갔습니다.
그리고 물었죠.
네가 그러는게 맞냐고.
실은 키드는 인간 꼬마가 꽤 마음에 들었거든요.
모처럼보는 키드 또래의 아이기도 했고, 팔이 없는 키드처럼 남들과 다른 점이 겹쳐보여서,설득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그건 완전히 미친 생각이었어요.
인간의 무표정하던 얼굴이 미소지은것 같기도 했습니다.
인간은 갑자기 키드에게 다가왔죠.
한 손을 서서히 들어올리면서
한발짝 다가올때마다 인간의 입꼬리가 위로 올라갔습니다.
손에 쥐고있던 칼의 날이 번뜩인것 같았습니다.
바로 그때 누군가가 자신의 앞을 막아섰습니다.
그래요. 언다인이었죠.
식칼은 그녀를 그어버렸습니다.
키드 대신 말이죠.
울먹거리는 키드에게 언다인은 다시는 이러지말라고 꾸짖고는 도망치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키드는 도망치지 못했죠.
아니, 도망가지 않았어요.
할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는 주제에, 차마 갈 수가 없어서.
메아리꽃들 뒤에 숨어서 모든것을 지켜보았습니다.
언다인이 죽어가는걸 보면서도 아무것도 하지 못할거면서 말이죠.
사실 뭔가 했더라도 도움이 되진 않았을겁니다.
그래도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죄책감은 키드를 억눌렀습니다.
저 멀리서 메아리꽃의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언다인이 마지막으로 외친 말이 허무하게 바스라졌습니다.
\"이 세계는 살아남을거야...........
남을거야............남을거야........\"
키드는 땅에 나동그라진 창을 꼬리로 감아들었습니다.
창을 들어올리려다 땅에 쓸려 꼬리에 상처가 났지만 그런것은 이제 신경쓰이지않았습니다.
키드는 걷기 시작했습니다.
인간은 핫랜드쪽으로 가고있었어요.
인간을 앞질러서 먼저 왕실과학자 알피스의 연구소에 도착한다면 뭔가 도움이 될지도 몰랐습니다. 또한 알피스에게 언다인의 창을 전해줘야 했습니다.키드의 멍청한 행동으로 언다인이 죽었으니,
어떻게든 책임지고싶었습니다.
어떻게든 사죄하고 싶었습니다.


키드는 용암이 다글다글 끓는 사이의 다리를 건너고, 정수기를 지나는 동안, 넘어지고 또 넘어졌습니다.
언다인의 창은 어린 키드가 들기에는 매우 무거웠기에, 키드는 창을 거의 끌다시피해서야 지탱할 수 있었고, 그러는 동안 키드의 꼬리는 성한 곳을 찾아보기 힘들정도로 긁히고 쓸렸습니다.
그러나 그런것에 신경쓸 틈은 없었습니다.
시간이 늘 그래왔던 것처럼 무심히 흘러가는동안, 누군가가 먼지가 될지도 몰랐습니다. 누군가가 다시 영웅이 될지도 몰랐습니다.
키드는 온힘을 쥐어짜 알피스의 연구소로 달려갔습니다.
가는 도중에 인간에게 들키면 어쩌지? 라는 의문도 초조함 사이에 가려진지 오래였고,
모래와 열기사이로 먼지들이 날렸습니다.

핫랜드로 들어서면 보이는 네 갈래길의 오른쪽에 위치한 알피스의 연구소는 평소에도 이상했지만 오늘따라 더 이상했습니다.
완벽하게 고요했거든요.
키드는 연구소 앞까지 달려가 자동문이 열리길 기다리는 동안, 제발 알피스와 남은 모두가 무사해있기를 바랐습니다.
키드의 노력은 가상했고, 키드의 기도는 처절했으나, 그래서 더더욱 쉽게 무의미해졌습니다.
연구소의 자동문이, 덜컹 하고 어디선가 불어온 바람에 흔들렸습니다.

연구소 안에 들어선 키드의 눈에 보인것은 커다란 TV였습니다.
TV스크린에는 키드도 방송으로 본적이 있는 코어의 모습이 비춰지고 있었습니다.
아, 키드는 한 끗 차이로 대스타의 마지막 방송을 놓쳤네요.
휘황찬란한 무대의 조명은 잦아들고, 새 영웅은 닥쳐온 재앙에 무력화 되어, 고철덩어리들만이 그의 죽음을 알리고 있었습니다.
키드는 눈을 감은 고철을 TV를 통해 바라보았습니다.
\"메타톤.......\"
키드는 스타의 이름을 불러보았습니다.
그러나, 그는 더 이상 청중에게 화답하지 않았습니다.

키드는 이제, 눈물도 나지 않았습니다.
하루아침에 죽음에 익숙해진걸까요?
아니면 머릿속으로는 이미 예상하고 있던 걸까요.
나무책상앞에 먼지들이 쌓여있었습니다.
먼지 틈사이로는 약병하나가 나동그라져 있었죠.
키드는 언다인의 창을 전해줄 수 없게 됬습니다.
모든 괴물들은 왕실과학자 알피스의 성격이 유약하다는 것을 알고있었습니다.
또한 왕실과학자와 로열가드의 단장이 꽤나 재미난 사이라는 것도 알만한 괴물들은 전부 알고있었습니다.
다만, 둘을 위해 모르는척 할 뿐이었죠.
알피스가 누구보다 아끼고 지켜내고 싶었던 두 괴물이 되려 그녀를 포함한 모두를 지키려다 죽은 것을 알피스는 어떻게 생각했을까요?
자책감 때문인지, 아니면 독약의 고통때문인지, 나무 책상에는 긁은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서, 알피스가 겪은 끔찍한 시간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알피스, 그 소심하기 짝이없는 과학자는 자기혐오에 시달리면서도 자신이 할수있는 최선의 일-모두를 대피시키는 것-을 했습니다.  
그러나 모두를 대피시키고 나서도 그녀는 안심이 되지않아서 자신을 미끼로 쓰기로 했었나봅니다. 끝까지 연구실에 남아서 조금이라도 인간의 학살을 늦추려고 했었나봅니다.
키드가 책상 위에 종이 한 장을 발견했거든요.
종이에 쓰여있는 알피스의 유언이, 키드의 머릿속에 생생하게 울렸죠.


\"이,인간,  너는 날 죽이지 못할 거야.........\"

알피스는 자신이 인간을 막지 못한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있었나 봅니다. 그래서 알피스는 다른 괴물들이 대피할 시간을 벌고, 인간에게 exp를 넘기지 않기 위해 인간을 도발해서 자신을 죽이러 오게 만들고 난 뒤 연구소에 먼지만을 남겨놓았습니다. 그건 아마도 알피스가 할 수 있는 최후의 발악이자 복수였을겁니다.

키드는 그 사실을 알아차리고 나서, 언다인의 죽음을 볼때처럼 울지는 않았습니다.
이제는 온몸이 뻐근해져와도 눈물이 나오질 않았거든요.

키드는 허공에 중얼거리고 또 중얼거렸습니다.

이 모든것을 되돌릴 수 있다면,

이 모든 것이 꿈이라면,

눈을 뜨고나서 그저 악몽을 꿨다고 안도할 수 있다면,

제발........


키드는 이제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지 알 수 없었습니다.
다만 언다인의 창을 습관처럼 계속 쥐고 있을 뿐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