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할한 하늘 아래 구름으로 이루어진 곳, 천상계. 그곳과 인간계를 이어주는 통로 근처에서 파피루스는 방금 전, 샌즈가 뛰어내린 구멍을 보고서 멍하니 한숨만 쉬어대고 있다. 저걸 꼭 잡았어야만 했었는데.


안 그래도 평소에 일은 하지도 않고 놀러가거나 게으름 부릴 핑계만 대는 형을 어떻게든 잡아두고 싶지만, 그러기엔 아직 자신의 실력이 모자람을 알고 있기에, 파피루스는 오늘도 샌즈를 놓치고 한숨을 쉬고 있는 것이다


아무리 자신이 [용기]의 대천사라 할지라도, 샌즈의 강함엔 미치지 못하니까.


오늘도 땡땡이야? 샌즈 녀석?”


저 멀리서 누군가가 부르는 소리에 돌아보니, 파피루스를 향해 날아오는 한 명의 여인을 파피루스는 본다. 양손에 각각 하얀 창과 파란 창을 들고서, 깃털 대신 파란 비늘로 덥혀있는 날개를 퍼덕이며 다가오는 갑옷의 여인을, 파피루스는 잘 알고 있다.


살육의 천사, 사실상 악마에 가까운 천사, 금방이라도 타락해버릴 천사... 등으로 불리고 있지만... 사실 싸우는 스타일이 그래서 그렇지, 그 본성은 그 누구보다도 선량...하다고 파피루스만 생각하고 있다...

수많은 악마들을 처단한 천사, 마법을 제외한 전투 실력만 보자면 그 어느 천사도 따라잡지 못하는 강력한 천사, 그리고 오랜 시간동안 자신의 수련 스승이 되어준 [친절]의 대천사를. 파피루스는 애써 웃으며 반겨준다.


! 언다인! 어쩐 일이야! 녜혜혜!


무슨 일이긴. 어디서 시끄럽게 떠드는 소리가 들려와서 와봤더니만, 왠 낯익은 해골이 여기서 떠들고 있잖냐. 악마라도 침입해온건가 싶어서 무장까지 하고 왔더니만, 내참.”


녜혜혜! 그것 참 언다인다운 생각이네!”


너무나 솔직하고 순수한 파피루스의 대답에 대한 언다인의 반응은 재빨랐다. 악마를 향해 뻗어야 할 창끝이 곧바로 파피루스를 향해 버렸으니. 이래서 말 할때는 신중하게.


오호. 그게 무슨 의미인지 니 입으로 들려주지 않겠어? , 안 들려줘도 상관없고. 내 창들이 니 입이 열릴 때까지 친절히 대해줄테니까.”


외눈에서 뿜어져 나오는 악마 도살자의 살기에는, 제 아무리 파피루스라도 어쩔 수 없었는지. 온몸에서 식은 땀을 흘려가며 가까스로 입을 열었다. 그나저나 뼈밖에 안 남았는데 어디로 땀을 흘리는 거냐, 파피루스.


처처처! 천상계랑! 지하계랑! 거리가 그렇게 떨어져 있는데! 악마들이 여기 있을리 없어서 하는 소리였어! 미미미! 미안해애! , , 제발! 지옥떨구기만은!!!”


필사적으로 손을 비벼가며 살려달라고 비는 파피루스. 그런 파피루스의 울고불고 하는 얼굴을 보며 조용히 언다인은 창을 거뒀다. 그리고 파피루스의 얼굴을 마주보며 씨익하고 방긋 웃어보이는 언다인. 그런 언다인의 반응에 파피루스는 살았다고 생각하여 떨떠름하게 웃는 표정을 지어보였지만.


이걸 어쩐다. 파피루스의 몸이 무쟈게 높게 들어 올려져버렸네.


느아아아아아아아아!!!”


녜예예에에에에에엑!!!”


[친절]의 대천사의 기합소리와 [용기]의 대천사의 비명소리가 천상계에 울려퍼진다...


바뀐거 아니야... 아마도...



-



녜에에엑... 죽는 줄 알았네...”


그러니까, 함부로 떠들거나 하지 마라고. 또다시 수플렉스 당하기 싫으면.”


깔끔하게 손을 털며 자리에서 일어나는 언다인. 그런 그녀와는 반대로 파피루스는 쭈그리고 앉아서 구멍을 보고 있다. 아직 수플렉스의 위력이 남아있어 얼굴을 새파랗지만, 그 아래 인간계를 보고 있는 파피루스의 표정은 쓸쓸함이라던가 애수라던가가 서려있어 보인다. 그런 파피루스의 모습에 언다인은 자신도 모르게 물어보기 시작한다.


그렇게 샌즈가 걱정스러워? 아무리 게으르다곤 쳐도 명색이 한 명분의 대천사고, 실력도 꽤 높잖아? 이런 말하기엔 조금 분하지만, 나도 손쉽게 상대하지 못할 정도고. 샌즈 혼자서 몇 명의 악마장들을 상대하는 게 아니라면, 굳이 걱정할 필요도 없을 것 같은데?”


언다인의 그런 지적에 파피루스는 멋쩍은 듯 주홍빛 스카프를 몇 번 만지작거리더니.


“...... 실력이라면 충분하겠지만...”


그렇게 대답하며 다시 인간계로 시선을 돌렸다. 그것도 무진장 씁쓸한 얼굴로.


파피루스가 다음에 무슨 말을 하고 싶은가는. 악마 살육자라 불리는, 악마들과의 전투 경험이 많은 언다인이 더 잘 알고 있었다.


악마는 실력만으로 상대하는 게 아니다.’ 라는 사실을.


모든 나쁜 짓을 담당하는 자들답게, 정정당당과는 거리가 먼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승부하는 악마들. 가벼운 거짓말에서 시작하여, 심하면 정신붕괴나 인류의 목숨을 인질로 사용하는 등 갖가지 방법을 동원해 싸우기 때문에 마법이나 전투능력같은 순수한 실력만을 이용하여 싸우는 천사들에게 있어선, 조금 버겁다.

더욱이 인간계에는 악마의 꼬드김에 넘어간 인간들도 존재하는 탓에 그러한 위험이 더욱 증가하는 게 당연.


, 그런 속임수같은 것도 넘길 수 있을 정도로 엄청난 실력을 가졌다면 또 모르겠지만.


그래서 파피루스는 샌즈를 걱정하는 것이다. 마법실력은 높다만, 체력이 모자라 허구헌날 잠만 퍼질러 자는 형을.


솔직히 속임수같은 그런로 치자면, 파피루스 본인이 더 손쉽게 속아 넘어갈 것 같은 주제에.


그렇게 걱정섞인 한숨을 인간계를 향해 뿜어대는 파피루스의 등짝을 향해 언다인의 손바닥이 한방, 격하게 날아온다.


파악!” “녜헥!”


적당히 걱정하라고! 계속 그렇게 꿀꿀한 표정 지어봐야! 아무런 의미 없어! 샌즈는 이미 떠났고! 이후는 녀석이 알아서 할 일이야! , 돌아온 후엔 조금 혼나야겠지만! 녀석이 원해서 나간거니까! 조심해서 알아서 돌아오겠지! 인간계에 있는 악마도! 악마장은 아닌 자그마한 악마들 뿐이니까! 샌즈도 알아서 잡을수 있겠지! 그러니까! 좀더 가슴을 펴고! 당당하니 기다리라고!”


얼핏 듣기엔 아무런 맥락도 없고 막무가내식으로 밀어붙이는 언다인의 격려

그러나 그런 격려라도 받아들이고 기운을 내는 파피루스가 있기에 소설을 이어나갈 의지가 충만해진다.


녜혜혜! 그래! 이렇게 풀죽어 있는 건 나답지 않아! 오히려 형이 없는 동안! 실력을 다져서! 형을 지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어! 한 명의 대천사로서 당당해질 수 있도록!”


좋았어! 바로 그 패기다! 그러면 그 실력을 내가 키워주겠다! 지금 당장! 신전까지 전속력으로 달려갔다 와라! 100km정도 떨어져 있지만! 그 정도는 뛰어야 실력이 늘겠지!”


녜혜혜혝! 좋아서! 금방 해치워주! 녜혜혜혜헤.......”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서서, 저 멀리있을 신전쪽을 향하여 뼈뿐인 날개를 퍼덕이며 주홍빛 스카프를 흩날리며 날아가는 파피루스. 그런 파피루스의 모습을 보고서 언다인은 다행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


그리고 그 표정은 곧 진지하게 바뀌었다.


그러게. 파피루스 네 말대로 천상계에 그런 게 있을 리 없어야 하는데.”

그런 영문모를 혼잣말을 남기고서 나아가기 시작한다. 파피루스와는 반대의 방향으로.


그녀가 나아간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는 하나의 광경과 직면한다.


하얀 구름위로 흩뿌려진 붉은 색의 액체, 구름들 사이사이로 솟아나있는 거대한 뼈다귀들과 그 아래에 깔려있는 수많은 시체들. 아니, 깔려 있는게 아니라 뼈다귀에 몸이 꿰뚫린거다. 붉은 피가 시체들과 뼈들이 접해있는 부분에서부터 나오는 걸 봐선. 그 수는 수십에 달하여 아무리 언다인이 애를 쓴다고 하여도 손쉽게 정리하기는 힘들 듯. 그나마 파피루스가 돌아올 때 쯤이면 전부 정리할 수 있을 듯 하다.

그래서 파피루스를 신전 쪽으로 보낸 것이다. 파피루스가 이 광경을 눈치채지 못하게끔.


... 으어어... 어째서... 큰 해고를... 노렸는데... 파란오스... 해골노미... 커헉!”


아직 살아서 지껄이는 한 악마의 머리를 언다인은 깔끔하게 창으로 꿰뚫어 말을 못하게 만들어준다. 그것만으로도 이 악마의 무리가 누구를 죽이려 하였는지, 그 탓에 누구를 상대해야 했는지를 알 수 있다. , 언다인은 진작에 알고 있었지만. 그러니 보지 못하게 하려 한 거지만. 도대체 누가 누구를 지킨다는 건지 원.


아무리 악마장이 아닌 악마라 하여도 천상계까지 올만한 악마의 실력은 상당한 수준. 그러한 악마들을 수십 명이나 상대하는 건 언다인도 힘들다. 그것을 파피루스 모르게 해치워버린 샌즈의 실력은 도대체...


흐음... 이젠 천상계까지 오기 시작한건가... 더더욱 날뛸 일이 늘어나겠군...”


그만한 실력의 차이에 질투가 생기지 않게 하기 위해, 언다인은 가까스로 초점을 더욱 심화된 악마들의 공격으로 돌리는 데 성공하며. 그로 인해 앞으로 일어날 일들을 기대하면서 흥겹게 악마들의 시체를 치우는 언다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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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 AU설정의 소설임돠! 괴물들이 천사임돠! 나머지 적당한 설정은 프롤로그를 참조해주시길 바람돠! (아 창피해...)


 프롤로그 :  http://gall.dcinside.com/board/view/?id=undertale&no=307847&page=1&search_pos=&s_type=search_all&s_keyword=ut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