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오늘의 요리가 완성되었다.
뒤돌아 식탁을 바라보자 축 늘어진 프리스크가 보인다.
의자에 묶인 채 초점없이 고개를 숙인 그녀가 한없이 귀엽다
나는 어서 손수만든 음식을 먹여주고 싶은 생각에 안달이 난다.
냄비에서 국을 덜어 그녀의 앞으로 가져가니 구릿한 된장냄새에 그녀가 눈가를 찌푸렸다.

프리스크 오늘도 너를 위해 열심히 만들었어 먹어줄거지?

국그릇을 그녀의 앞에 내려놓자 인형같던 그녀의 몸이 움찔하고 튕겼다.
그녀의 시선은 된장국에 둥둥 떠 있는 미더덕에 고정되었다.
두려움은 곧 혐오와 경멸이 뒤덮힌 표정이 된다.
나는 웃음기섞인 어조로 그녀의 귀에 속삭였다.

너를 위해 만든 미.더.덕 된장국이야

그녀의 눈이 천천히 나에게로 향한다.
미더덕을 봤을 때와 다름없는 혐오스러운 눈빛으로.
나는 아랑곳하지 않고 그녀 옆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그리고 수저를 들어 국 속에서 가장 큰 미더덕을 뜨니 그녀의 작은 어깨가 조금 떨리는 것이 느껴졌다.
된장국물을 머금은 미더덕은 윤기가 반질반질 흘렀다. 곧 그녀의 입으로 들어가게 될 것이다.
수저를 입가에 가져가자 프리스크는 입술을 깨물었다. 입을 벌리지 않을 심산이었다.

편식은 좋지 않다구? 자 어서 먹어봐 보기보다 맛은 나쁘지 않아.

나는 부드러운 어조로 그녀를 타일렀으나 그녀는 거세게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반항이 계속 이어지자 점점 짜증이 올라왔다.

아, 시팔. 팔 떨어 지겠네.

차가운 어조에 프리스크가 움찔하고 멈춘다.
순간 그녀의 뒷머리채를 휘어잡자 악하는 단말마의 비명이 들린다. 나는 눈을 맞추고 말했다.

내가 직접 요리해주니까 니가 뭐라도 된줄 알아? 감사하게 쳐먹지는 못할 망정 살래살래 고개를 젓네? 애완견 주제에.
다시 외출금지 당하고 싶어?

프리스크의 얼굴에 두려움이 떠올랐다. 지난 일이 떠오른 모양이었다.
머리를 놔주자 프리스크는 아까보다 고분고분해졌다. 훌쩍이는 소리를 내긴 했지만.
후 숨을 고른 뒤 나는 묶여있던 프리스크의 팔 한 쪽을 풀어주며 다시 부드러운 태도로 프리스크를 재촉했다.

자 더 나쁜일은 겪고 싶지 않지? 그저 한입 먹기만 하면 돼.

프리스크는 체념한 눈빛으로 자유로워진 한 쪽 팔로 수저를 들었다.
눈에는 여전히 두려움이 서려있는 채였다.
속도는 느렸지만 곧 그녀의 달달 떠는 작은 입이 벌어지고 굵직한 미더덕이 그녀의 입 안으로 들어갔다.
우욱..하고 신음을 흘리는 그녀를 즐겁게 바라보며 말했다.

이제 씹어.

프리스크는 눈을 질끈 감고 입을 움직였다. 그녀의 눈꼬리에 눈물이 맺혔다.
순간, 톡하고 그녀의 입안에서 무언가 터지는 소리가 났다. 미더덕이 품고 있던 국물이 그녀의 입안 가득 흩뿌려졌다.

아으! 아 흣 뜨거..ㅇ..

프리스크는 깜짝 놀라 몸을 튕기다가
격하게 발버둥 쳤다. 뜨거운 국물이 그녀의 입을 타고 턱으로 흘러내렸다.
그녀의 눈에도 한 줄기 눈물이 흘러내렸다.
나는 만족스러운 얼굴로, 헉헉 숨을 고르는 그녀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말했다.
잘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