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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름한 문을 지나쳐 어두운 공간을 얼마나 걸어갔을까, 저 멀리 천장의 균열 때문인지 모를 빛 한줄기가 작은 잔디밭을 비춘다.



떨어졌을 때의 빛 말곤 한 번도 햇빛을 본 적이 없기 때문일까, 햇빛을 조금이라도 보기 위해 난 잔디밭을 향해 걸어간다.



그 때,갑자기 잔디밭의 바닥 부분이 마치 그 곳만 지진이 일어난듯이 일렁거리더니 아까 전 과 같은 노란색 황금꽃이 한송이 피어났다.



눈 앞에 벌어진 사실이 믿기지 않지만, 난 그런 사실에 놀랄 여유와 힘은 없다, 지나쳐 가는 수 밖에.



그 때 였다.피어난 꽃에 얼굴인지 모를 부분이 생겨나더니 나에게 말을 걸기 시작했다.



"안녕?난 플라위야. 노란 꽃 플라위!"



나는 하마터면 너무 놀라서 기절을 할 뻔 했다. 사람들이 이 산의 지하에 괴물들을 가둬 놓았다는 전설이 입에서 입으로 전해진다는 사실은 나도 들은적이 있지만, 그게 사실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러나, 꽃은 내 놀란 모습에 아랑곳 않고 자신의 할 말을 이어간다.



"너 이 지하세계는 처음인가 보구나 그렇지?"



남 과 대화를 하는건 너무나 오래된 일이라 그런지, 말이 제대로 내 입밖으로 나올려 그러질 않는다. 하지만 친절하게 말하는 꽃에게 질문을 무시할 순 없었기 때문에,입술에 침을 발라 어떻게든 대답을 하려 노력했다.



"....맞아."



"이런, 정말 정신 없겠네"



맞는 말이었다.



"이 곳이 어떤 곳인지 누군가 알려줘야겠는데!"



계속해서 미소를 유지하며 말을 하는 꽃의 친절함은 내게 의문감과 왠지 모를 불안감을 낳게했다.



"작고 힘 없는 나라도 알려줘야겠네"



자신의 연약함을 왠지 모르게 내게 강조하는 느낌이 들었다. 사람에게 한 번 배신을 당해서 그런걸까, 본능적으로 내 머리는 저 꽃을 믿지 말라 경고했다.



"준비 됐어? 간다!"



그 순간 내 가슴팍 쪽 옷이 빛이 나더니 붉은 색 하트가 내 몸에서 나와 난 놀랄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꽃은 말을 계속 이어갔다.



"하트 모양이 보이지?저게 네 영혼이야. 네 존재의 정수지!"



계속해서 뭔지 모를 불안감이 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그러나 그 불안감이 뭔지, 난 내 스스로를 납득시킬 수 없었다.



'조심하는게 좋을껄?'



그 순간,머릿속서 아까 전의 그 여자아이의 비웃음이 묻어난 말들이 내게 전해졌다.


"네 영혼은 약하지만, LV를 많이 올리면 강해질 수 있어. LV가 뭐냐고?당연히 LoVe지 물론!"


내게는 이젠 받을 수 없는 것. 내 영혼은 약할 수 밖에 없었던 걸까.



"LoVe가 좀 필요한 것 같은데 그렇지?"



맞는 말이었다. 난 지금 사랑이란 감정이 마비되어 있는 것 같은 느낌이다.


"여기 지하 세계에선 LoVe를.. 작고 하얀 "친절 알갱이"로 서로 나누지."


인간들도 그렇게 사랑이란 것을 나눌 수 있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겠지만, 터무니 없는 얘기다.


"준비 됐어?움직여! 친절을 최대한 많이 받는거야!"


웃으면서 얘기하는 플라위란 저 꽃과 상반되게,내 머릿속에서 날 비웃던 여자아이는 성난 목소리로 내게 말을 한다.


'저 꽃 녀석 말 들을 필요 없어.저걸 피하지 않는다면 넌 죽게될껄? 잘 생각해 멍청아.'


둘 중 한명의 말은 믿어야 한다.사실, 나에겐 한 사람이라도 날 배신하지 않는 사람이면 누구라도 좋았다. 난 플라위와 내 머릿속에서 울리는 목소리의 주인, 둘 중 한명을 골라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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