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만화 보고 써봤다-    http://gallog.dcinside.com/rodent8780/11133275041563825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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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는 눈을 크게 뜨고 앞에 선 작은 해골을 바라보았다. 믿을 수 없었다. 분명 이 손으로 죽여 먼지로 변하는 것까지 확인했을 텐데.


“헤. ...어떻게 살아 있는지, 궁금하겠네. 그렇지?”


샌즈는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그냥, 오래 산 괴물은 이런저런 요령을 알고 있는 법이거든. 그래, 그래도 네 EXP를 올려서 널 속이기 위해선..., 희생이 필요했지.”


차라는 입술을 꾹 깨물었다. 그래, 어차피 다시 죽여 버리면 그만이다. 샌즈는 눈을 지그시 감았다. 차라는 빈틈을 타 칼을 휘둘렀다. 그러나 그 움직임을 다 읽고 있었다는 듯, 샌즈는 가볍게 뒤로 뛰어 칼날을 피했다.


“인간, 네 성격이 급한 건 알지만 잠깐만 기다려줘. 어차피 더 공격하진 못하겠지만. 그래,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넌 싸울 때 상대가 ‘턴’을 넘기지 않으면 공격하지 못하잖아. 지금껏 널 따라다니면서 알게 된 사실이지. 그리고 한 번 공격했으니까 이제 내 턴이야. 그러니 내 얘길 들어 줘. 잠깐이라도.”


샌즈는 목의 매듭을 만지작거리며 말했다. 평소의 모습과는 완전히 다른데도 작위적이라는 느낌은 들지 않는 진지한 모습. 차라는 샌즈를 노려보다가 칼을 든 손을 천천히 내렸다. 고마워, 샌즈는 웃음을 조금 더 진하게 띠었다.


“인간, 네게도 형제가 있어?”


차라는 대답하지 않았다. 샌즈는 머리를 긁적였다.


“그래, 대답할 거라고 생각하진 않았어. 어떤 느낌일지 상상이라도 해 봐. 처음 동생이 생겼을 때, 난 정말 기뻤어. 나 홀로 있던 세상에 유일하게 의지할 수 있는 형제가 생겼던 거니까. 뭐..., 좀 이기적일지는 모르겠지만, 어떤 짓을 해서라도 동생만은 지켜 주려고 노력했어. 하지만 그렇게 몇 년을 지내다 보니까 알겠더라고. 내가 계속 그런 식으로 해서는 동생이 절대 자립할 수 없다는 걸 말이야.”


복도로 황혼이 비쳐 들어오고 있었다. 마치 누군가의 심정을 대변하기라도 하듯 눅진하게 가라앉은 노란색이었다.


“내 동생은 본래 열심히 살아가고자 하는 의지가 많이 없는 녀석이야. 머리가 좀 크기 시작할 때부터 움직임을 최소화하는 버릇을 들였지. 그러면서도 어리광은 그대로라, 무슨 일이든 나한테 의지하려고 했어. 이 멋진 형은 최대한 동생을 도와주려고 노력했지만...,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 만일 내가 사라진다면 파피루스는 어떻게 될까? 아, 물론 난 내가 살아 있는 한 파피루스와 함께할 거야. 그 때는 그냥 단순한 가정에 불과한 생각이었지. 지금은 좀 다르지만 말이야.”


“내가 지금껏 너한테 보여줬던 모습은 대부분 연기야. 파피루스의 자립심과 책임감을 기르기 위해서 시작한 일이었지. 처음엔 좀 혼란스러워하는 것도 같았지만 잘 적응하더라고. 형을 챙겨줄 줄 아는 기특한 녀석으로 자랐어. ...하지만.”


샌즈가 눈을 내리깔았다.


“파피루스는 언젠가부터 나에게 기대지 않았어. 밤늦게 들어온 동생이 애써 웃는 표정으로 방에 들어가 처박히는 걸 보는 형의 심정이 상상이 가? 들어가서 위로해주려고 하면 오히려 마음껏 힘들어하지도 못할 것 같아서 문 앞에서 주먹만 움켜쥐고 있는 그 느낌이. 하, 어디서부터 잘못된 건지 되짚을 수조차 없었어. 이미 너무 멀리 와 버려서 말이야. 뒤늦게 형 노릇을 하려고 애써 봤지만.... 동생은 이미 날 지켜야 할 존재로만 생각하고 있었지.”


“그래. 파피루스는 이제 내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아. 이번 일도 난 아무 것도 모르고 있었지.”


새파란 눈동자가 차라를 향했다. 차라는 자못 놀랐다. 차게 정제된 분노가 서린 눈빛이었다.


“파피루스는 널 심판할 준비를 하고 있었어. 그 눈..., 단순히 화가 났거나 두려워하는 게 아니었지. 자기 인생을 모조리 망쳐놓은 숙원에게나 향할 만한 분노를 모조리 꾹꾹 눌러 담은 것 같았어. 내 입으로 말하기는 좀 뭣하지만 파피루스는 그렇게 남을 신경 쓰는 성격이 아니야. 누구보다도 동생을 잘 아는 나니까 알 수 있어. 내 동생은 네 학살에만 화가 난 게 아니겠지, 아마 지금껏 그 애가 힘들어하고, 슬퍼하고, 어쩌면 더 열심히 살아가기를 포기한 모든 것의 원인이....”


“너겠지. 내가 틀렸어?”


싸늘한 침묵이 감돌았다. 차라는 대답하지 않았다. 샌즈는 더 이상 말을 잇지 않았다. 그렇게 한참이 흘렀다.


헤, 힘 빠진 웃음소리가 났다.


“좋아, 알겠어.”


웅, 하는 소리와 함께 거대한 무언가가 나타났다. 뼈 비슷한 재질로 만든 듯한, 하지만 뼈 형제가 쓰던 마법들과 비교할 수도 없을 정도로 정교한 해머였다. 샌즈는 어느새 그것의 손잡이를 부여잡고 있었다. 그 기세가 떨림 없이 견고했다.


“파피루스가 여기 왔다면 어떻게든 널 죽였겠지. 하지만 난 너에게 마지막 기회를 주고 싶어.”


샌즈는 깊게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는 차라의 쪽으로 손을 뻗었다.


“인간, 이제 이 학살은 그만둬. 그리고 파피루스를 괴롭게 하지도 말아줘. 난 아직 널 믿고 있으니까. 만약 그러지 않는다면.”


손잡이를 쥔 손에 힘이 들어갔다. 뼈끼리 부딪히는 소리가 난다.


“우리 둘 다 끔찍한 시간을 보내야 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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솹샌 사실 다 연기라는 설정 존나좋다... 누가 만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진짜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