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춰라, 인간!"
사박. 부츠가 쌓은 눈을 짓밟는 소리가 스노우딘 숲의 나무들 사이로 울렸다. 그 부츠 위로 보란듯이 붉은 스카프를 휘날리고 있는 해골은 인간을 향해 삿대질을 하며 막아섰다.
"녜 헤 헤! 너는 이 앞으로 지나갈 수 없다!"
그 해골은 큰 목소리로 인간을 향해 외쳤다. 하지만 인간쪽은 해골의 말은 들리지도 않는다는 듯이 계속 앞으로 걸어나갔다. 인간은 대답 손에 쥔 칼을 고쳐잡을 뿐이었다.
"아무래도 이 위대한 파피루스 님께서 너의 친구가 되어 줘야겠군!"
파피루스는 인간을 향해 뼈를 겨눴고─
●
파피루스가 사라졌다. 어디로 사라졌는지는, 항상 꾸던 악몽이 무엇보다 잘 알려주었다.
악몽이라고 해야할까. 아니면 단순히 현실을 도피하고 내가 악몽이라고 생각하고 있을 뿐일까. 어느 쪽이던, 별로 중요한 얘기는 아니었다. 결과적으로 파피루스는 실제로 사라졌으니까.
나는 아무도 없는 집에서 한동안 아무도 먹이를 주지 않았던 애완 돌에 먹이를 주곤 멍한 표정으로 소파에 앉았다. 고개를 옆으로 돌려 TV 화면을 보았지만, 파피루스가 항상 보던 프로그램은 진행되지 않았다. 항상 그 방송을 보며 허무맹랑한 감상을 늘어놓던 파피루스도 옆에 있지 않았다.
다음 프로그램이 준비되기까지 기다려달라는 TV의 소음 뒤에 보이는 창문 너머에는 한없는 정적만이 무겁게 깔려있었다. 평소에 여러 괴물들로 꽤나 시끌벅쩍하고 정겹던 스노우딘이 지금은 살풍경한 모습으로 변해있었기 때문이다.
"...헤."
나는 잠시 창문을 멍하니 쳐다보았다. 그 풍경을 보곤 나도 모르게 실소가 나왔다. 감정이 무너져버린 걸까. 창 너머에서 몇 가닥인가 빗방울이 떨어졌다.
사실, 그건 빗방울이 아니라는걸 나 스스로가 가장 잘 알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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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즈는 한동안 후드를 뒤집어 쓴 채로 조용히 인간의 뒤를 밟았다. 파피루스가 사라져버린 후, 스노우딘을 지나 워터폴로 나아간 인간을 따라다니는 것은 그야말로 고통의 연속이었다. 스노우딘의 괴물들이 전멸했다는 것을 알았을 때도 그랬지만, 소식을 접하는 것이 아닌 눈 앞에서 다른 괴물들이 먼지가 되어 허공에 날려가는 것을 지켜본다는 것은 너무 힘이 들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샌즈는 인간을 계속 지켜볼 필요가 있었다.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그리고 마지막으로 파피루스가 걸었던 희망의 가능성을 붙잡는 심정으로라도.
몰드스몰, 몰드빅, 아론, 워슈아, 그리고 언다인... 하나씩 사라져가는 괴물들을 보며 샌즈는 마음을 다잡았다.
'파피루스. 역시 이 인간은 네가 희망을 걸 종류가 아니였어.'
샌즈는 이가 부서지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악물고, 주먹을 꽉 쥐었다.
'...나는, 여기서 어떻게 해야 하는 거지?'
●
워터폴을 넘어서 핫랜드에 이르기까지 샌즈는 인간의 모든 행동을 지켜보았다. 직접 손을 뻗진 않았지만, 샌즈 나름대로 많은 생각을 거쳤을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그의 마지막 선택일 것이다.
"...헤, 안녕."
샌즈는 황혼빛이 길게 늘어지는 복도 끝에서 서서히 걸어나와 인간을 바라보았다. 인간의 얼굴은 무표정했지만, 그 표정을 대신하듯 들고있는 칼 끝이 섬뜩하게 빛났다.
"꽤 바빴었지, 응?"
샌즈는 천천히 손을 거꾸로 든 채로 팔을 들어올렸다. 마치 인간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미는 듯한 자세였지만, 그가 풍기는 분위기는 전혀 그런 종류가 아니었다.
"뭐. 좋아. 이제와서 서로 나눌 얘기는 없지 않아?"
샌즈는 들어올렸던 손을 그대로 꽉 쥐어보였다. 그 모습에 인간은 지하에 오고나서 처음으로 '웃었다'.
그 웃음을 본 샌즈의 손이 허공을 가르자 인간 주변으로 수많은 뼈들이 튀어나와 진로를 막았다. 제대로 발을 디딜 틈도 없는 사이로 푸른색의 뼈가 인간을 향해 빠르게 다가왔지만, 인간은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가벼운 몸놀림으로 모든 공격을 가볍게 피해냈다. 그 반응은 이 공격을 처음 보는 사람에겐 나올 수 없는 것이었다.
"역시 아무래도 너는 내 생각보다도 훨씬 더 미친놈인가 보구나. 그렇지?"
샌즈의 눈이 푸른색으로 빛나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보고 인간은 웃음을 멈추지 않은 채로 칼을 고쳐잡고 샌즈에게 달려가기 시작했다. 예상보다 저돌적인 행동에 샌즈는 몸을 뒤로 빼고 손을 움직여 블래스터들을 꺼내와 인간을 향해 무차별 사격을 가했다.
그렇게 많은 블래스터들의 공격에 복도 곳곳이 부셔졌음에도, 샌즈가 사용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공격했음에도 인간은 그 모든 것을 간단히 피해내고 샌즈에게 몇번이나 칼을 휘둘러왔다. 마침내 샌즈가 땀을 흘리며 숨을 헐떡이기 시작하자, 인간은 기다렸다는 듯이 샌즈에게 말을 건넸다.
* 참 지치지? 그래서 이번엔 내가 널 위한 특별 이벤트를 준비했어.
인간은 들고있던 칼을 대충 던져버리곤 샌즈에게 다가가 볼을 쓰다듬었다. 샌즈는 땀을 흘리고 있었지만 그와는 다른 식은땀이 등을 타고 오르는 것이 느껴졌다.
"...무슨 생각인진 모르겠지만, 터어어어얼렸구나-!!!"
샌즈는 스스로 말하면서도 인간이 가볍게 피하리라 생각하고 뼈를 소환했지만, 여태까지의 싸움이 허무할 정도로 간단하게 뼈는 인간의 몸을 관통해 사방으로 피를 튀겼다.
커헉, 하는 인간의 신음이 가까이에서 들렸다. 인간의 입가에서 피가 흘러내려 샌즈의 옷을 더럽히는 것을 보고, 샌즈는 놀람과 동시에 이걸로 이 끔찍한 일들이 사라질 수 있을지에 대한 생각에 머리가 복잡해지려고 하고 있을 때, 복도에 다른 목소리가 들려왔다.
"샌, 즈...형...?"
샌즈는 목소리의 주인이 누군지 알고 있었다. 자기를 형이라고 부르는 괴물은 하나밖에 없으니까, 더더욱 누군지 모를 수 없었다. 하지만 어떻게? 파피루스는 죽었을 텐데.
놀란 표정으로 샌즈가 얼굴을 목소리가 들린 쪽으로 돌아보자,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파피루스가 샌즈를 내려다 보고 있었다. 절망으로 가득한, 처음 보는 파피루스의 표정이었다. 파피루스가 살아있다는 것은 정말로 좋은 일이지만, 하지만 어떻게? 대체 어떻게?
그렇게 생각하는 샌즈의 품에서, 인간이 파피루스에게 손을 뻗으며 고통으로 물든 목소리를 올렸다.
"파, 파피루스, 살려...줘...! 새, 샌즈가...나를....!!"
그 말을 끝으로, 인간은 피를 토해내곤 더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인간은 죽었다. 샌즈의 공격으로, 깔끔하게.
"형, 지금... 무슨 짓을 한 거야?"
"기다려 파피루스. 이건...!"
샌즈가 당황한 나머지 자리에서 일어나며 파피루스를 향해 팔을 뻗자, 인간의 몸이 굴러 떨어져 복도를 굴렀다. 구른 자리에는 붉은 피가 베어나오더니, 이내 인간의 몸에서 붉은 하트 모양의 무언가가 두둥실 뽑혀 나왔다. 그것은, '영혼'이었다.
"그 피... 그리고 먼지들... 인간의 말을 듣고, 정말 믿기 싫었지만... 형.. 정말 미쳐버린 거야?"
"뭐? 무슨 소리야, 파피루스! 나는 이 모든 걸..!"
파피루스는 서서히 고개를 젓더니, 평소와 다른 가라앉은 목소리로 샌즈에게 말하기 시작했다.
"인간이 말했어. 지금, 샌즈가 이상해져서 모두를 죽이고 다닌다고. 그래서 안전한 곳으로 피해있으면 자기가 다 해결하겠다고 말이야. 그래, 하지만 그 인간이 나한테 도움을 요청했어. 이건 내가 도와야 할 일이라면서."
파피루스가 떨리는 목소리로 계속 얘기하자, 어느샌가 그의 눈에선 눈물이 흘러 내려오기 시작했다. 눈 앞에 펼쳐진 상황을 부정하고 싶었기 때문일까.
"맞아 형... 나는 있는 힘껏 달려왔어. 오는 중에 조용해진 지하를 거쳐오면서, 이게 꿈이길 빌었지. 그런데, 아무래도 꿈은 아닌 것 같네.."
"아냐, 파피루스! 그건 다 이 인간의 개소리...!"
"그만해 형!!"
파피루스의 고함에 샌즈는 당황하여 한걸음 뒤로 물러났다. 하지만 그 모습이 파피루스에겐 어떻게 비쳤는지 흐르던 눈물이 더욱 짙어졌다. 그리고, 파피루스의 눈이 주홍색으로 타오르기 시작했다.
"형. 아니, 샌즈. 나는... 아무래도 샌즈를 막아야 할 것 같아. 내 친구들을, 모두를 죽인... 이 더러운 살인마!!"
샌즈는 눈 앞에 펼쳐진 현실이 꿈일 거라고, 그저 악몽일 거라고 생각하며 눈을 감았다.
이 눈을 다시 뜨면 다시 평화로운 스노우딘의 일상이 돌아올 거라고.
샌즈는 수많은 생각을 한 뒤에서야, 드디어 눈을 떴다.
하지만 악몽은 깨지 않았다. 그 앞에 기적은 없었다.
샌즈의 안에서 무언가가 무너져내렸다.
부숨이중 으뜸은 정신부숨이라지?
짤은 갤에서줏었던거같은데 문제있으면 지움
날아 올라
캬 개추
그럼 샌즈가 정말정신착란을 일으킨거냐 차라가 샌즈역관광시킨거냐? 잘썼네 -88888
이런거 좋다
그러게 진짜 정신착란인가 아니면 차라가 엿먹인건가 헷갈리는데
열린결말 오져따
캬 차라가 잘해줬네 멘탈파괴 존나좋다
크
육체 파괴도 좋지만 역시맨탈이지
ㅇ - DCW
크으 멘탈부숨이 - (하일 메타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