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으로 올라온지 일주일이 지났다. 인간과의 원활하고도 평화로운 교류를 따내기 위해 모두가 혼란스럽게, 분주하게 움직였다. 이 와중에도 샌즈는 해먹 위에 편안히 누워 세상만사 버린 마냥 쉬고있었다. 모두가 해피엔딩을 맞았음에도 샌즈의 성격은 바뀌질 않았다. 그는 아직 프리스크를 완전히 믿지 못했다.




지상으로 올라온지 2달이 지났다. 어느 정도 괴물들이 지상에서 생활할 수 있는 터전과 교류가 이뤄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직 인간과의 작고 큰 차별문제는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분명 시간이 더 지나면 안정될 것이리라. 라고 프리스크는 모두를 위로해 주었다. 이 와중에도 샌즈는 그저 집에서 티비를 즐겨 볼 뿐이었다. 메타톤 방송 말고도 볼건 많았으니 그에겐 천국이나 다름 없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프리스크를 믿지 못했다.




지상으로 올라온지 1년이 지났다. 각자 괴물들에겐 자신만의 집이 생겼고, 자신만의 직업이 생겼다. 굉장히 빠른 시일 내에 인간과 괴물은 서로에게 적응해내가기 시작했다. 프리스크가 대사 역할을 훌륭하게 하고 있단 뜻이었다. 프리스크는 그 누구보다도 성실하고 자상했으며, 괴물들과 인간사이를 발전시키기 위해 항상 자신의 몸을 혹사시켰다. 프리스크는 인간과 괴물 두 종족에게 몸소 존경받는 어린아이였다. 이렇게 됐음에도 샌즈는 여전히 프리스크를 완전히 믿지 못했다.




지상으로 올라온지 4년이 지났다. 프리스크는 여타 평범한 학생들처럼 학교를 다니며 교육을 받았고, 다른 괴물들은 이 생활이 완전 일상이 되버린 냥 하루하루가 평온하고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모든 괴물들이 꿈꿔오던 그 순간이 완전히 현실에 굳혀버려진 것이다. 샌즈는 소파에서 일어나 집 밖으로 나가 화창한 햇살이 자신의 몸을 내리쬐는 것을 느꼈다. 그 시간이 지났음에도 이 시간선은 여전히 존재한다. 프리스크에게 쌓여있던 불신을 완전히 떨쳐낼까 싶다가도 그녀가 가지고 있는 힘, 의지가 생각난다. 갑자기 그녀에게 변덕이 생겨 리셋을 하고 싶어한다면? 샌즈는 그것이 너무나도 두려워 입 밖으로 꺼내지도 않았다. 그저 친한척 프리스크와 대화하는게 그에겐 전부였다. 샌즈는 프리스크가 너무 두려웠다.




지상으로 올라온지 7년 째. 샌즈는 오늘 큰 마음을 먹었다. 이렇게 긴 세월동안 이 행복한 시간을 자기 혼자 고뇌하며 지내는게 슬슬 바보같아졌다. 여태까지 봐온 프리스크의 모습은 충분히 샌즈에게 신뢰감을 쌓기에 충분했다. 그녀가 시간선을 뒤틀지 않으리란 확신이 생겼다. 샌즈는 오늘 프리스크를 따로 불러낸 뒤 술을 마시며 대화했다. 어느 덧 그녀도 성인이 되어버렸다. 그녀의 모습은 인간들 중에서도 특출나게 아름다웠다. 그런 프리스크에게 샌즈는 자신의 고민을, 그녀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었는지를 모두 털어놓았다. 30분 동안 늘어진 재미없는 대화를 프리스크는 꿋꿋이 들어주었다. 그리고 샌즈의 말이 끊어지자 프리스크는 샌즈를 꼬옥 껴안아주었다. 샌즈는 눈물 한 방울을 또르르 흘렸다. 그 어느 순간보다 마음이 가벼워지는 순간이었다.





괴물가족이 지내는 집엔 거대한 액자가 하나 걸려있다. 그 사진엔 토리엘, 아스고어가 화해를 하고 친구가 된 듯 서로 웃으며 바라보는 모습이, 아직 끈적끈적한 언다인과 알피스의 애정행각이, 괴물들의 마스코트로 유명인이 된 썬글라스를 낀 파피루스의 모습이, 괴물 연예인 메타톤이 포즈를 잡은 화려한 모습이, 항상 그러했듯 따뜻한 미소를 짓는 프리스크의 모습이 있었다. 그리고 그 옆에는 거짓 아닌 진짜 미소를 띄운 샌즈의 모습이 찍혀있다. 이제서야 세상 모든 괴물들이 미소 띄울 수 있는 행복한 세상이 와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