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이, 꼬맹아.
아직도 포기 못 한거야?
그렇게까지 해서 모두를 죽이고,
죽어서도 목소리가 남아 악마의 말을 속삭이는 그 년을 되살리고,
이 세계를, 먼지 한 톨 남기지 않고 부숴버리고 싶어?
단지 너의 의지가 그걸 원하고, 또 할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헤,
하지만 꼬맹아,
언젠가는 포기하는 법을 배워야 할 거야.
그리고 그 때는 바로 지금이지.
네가 폐허 밖의 누구와도 만나지 않은 지금.
너의 미약한 LOVE로 날 이길 수 없는 지금.
왜, 네가 질 결말이 뻔해서, 문 밖으로 나오기 두렵나?
그럼 포기해.
포기하고, 리셋하고, 다시는 돌아오지 마.
그리고 지옥에나 떨어져 버려.
더러운 살인마 자식.
*당신은 잠자코 폐허의 문 밖에서 들려오는 말들을 들었다.
*당신은 손가락을 접어, 당신이 죽은 횟수를 셌다!
*하지만 당신의 손가락은 열 개 뿐이다.
*당신은 발가락을 동원해 횟수를 가늠하고 있지만, 여전히 모자라다.
*지루해진 당신은 세는 것을 그만두었다.
*문 밖에서 뼛조각들이 둔탁하게 부딪히는 소리가 들렸다.
*당신은 문 밖의 누군가를 향해 노크했다.
*똑똑
....지금 놀리는 거야?
*당신은 화가 난 누군가의 목소리를 들었다.
*당신은 의지를 가지고, 다시 한번 노크했다.
*똑똑똑
...헤, 좋아. 멋대로 하라고.
네가 안에서 뭘 시도한다고 하더라도, 난 여기 있을 거야.
너와 나는, 여기에서 모든 걸 끝내고, 마무리를 짓게 될 거야.
*당신은 다시 한 번 노크하고 싶어졌다.
*당신은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다시 노크했다.
*똑똑똑똑
...너와 난 계속 여기에 있을 거야.
이 지옥에서, 영원히 불타게 될 거야.
이 이상은 무의미해, 꼬맹이.
*당신은 그와 계속 대화하고 싶어, 다시 한 번 노크했다.
*똑똑똑똑똑
....다른 할 일이 있지 않아?
*당신은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노크해보기로 했다.
*똑똑똑똑똑
....다른 할 일이 있지 않아?
*당신은 이제 노크 놀이에 완전히 질렸다.
*당신은 언제까지 여기에만 있을 수 없다는 사실을 안다.
*당신은 잠시 고민하다, 무언가를 결심했다.
*당신은 바깥의 괴물에게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말했다.
.....뭐?
*당신은 샌즈의 소원을 들어주었다.
*정확히는 그 소원 중 일부만.
*당신은 게임을 종료했다.
문 안쪽에서 들려오던 노크 소리가 멈췄다.
꼬맹이가 문 틈 사이로 무어라 속삭인 직후, 문 너머의 인기척이 완전히 사라졌다.
단순한 직감일 뿐이지만, 꼬맹이가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임을 확신했다.
파피루스가 새빨간 목도리를 휘날리며 날아와 내게 말을 건넨다.
"이제 완전히 끝났어, 형"
그래, 드디어 끝이야. 이젠 더이상 아무도 죽이지 않아도 돼.
파피루스의 목도리를 붙잡고, 형제의 귀에 속삭인다.
자꾸만 손이 미끄러져, 허공을 가른다.
그런데 갑자기, 파피루스가 믿을 수 없는 말을 한다.
"그러니까 이제 안녕이야, 형"
왜? 당황한 목소리로 되묻는다.
파피루스의 눈구멍이 붉은 빛을 뿜어낸다.
"왜냐니? 끝났잖아? 형은 목적을 이뤘고"
하지만....무어라 더 말하려는 순간에, 형제의 목소리가 말을 자른다.
"이제는 내 차례야, 형제. 난 형이, 이곳에, 홀로, 고통스럽게, 살아남길 바래."
말을 끝맺으며 동생의 몸이 점점 엷어진다.
눈밭과, 나무들의 풍경 사이로, 녹아 없어진다.
마지막 순간까지도, 파피루스는 입모양으로 무언가를 말하고 있다.
넌
이제
영원히
혼자야
더러운
동생
살인마.
사라진 파피루스는 먼지조차 남기지 않았다.
아니, 내 옷에 남아 있었지.
내가 죽인 모두가.
그리고 여느 글의 마침표가 그러하듯이.....
하지만 아무도 오지 않았다.
But nobody c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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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한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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