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업해서 죄송. 본문 내용도 오타난거 쪼오매 바꾸고 제목도 바꿀 겸 재업했음)







"이쪽이야 이쪽!"


"야 그건 반칙이잖아!"


괴물 아이들과 인간 아이들이 어울려 뛰놀고 있다. 현재 시각은 11시 40분. 착한 아이들은 이미 잠에 들어야 할 시간이건만 이상하게도 주변엔 아이들로 붐비고 있었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수많은 인간들과 괴물들이 한 자리에 모여 뭔가를 축하하듯 서로와 교류하고 있었다. 웃음과 화목한 분위기가 떠나지 않는 밤 분위기는 그 누구라 해도 취해버리리라.


"프리스크!"


"아, 샌즈. 오랜만이야."


샌즈가 손을 흔들며 프리스크를 불렀다. 옆에는 파피루스도 손을 흔들고 있었으나 이내 다른 아이들과 같이 놀기위해 저 멀리 뛰어가버렸다. 샌즈는 자신이 사온 맥주 한 곽을 벤치위에 올려놓은 뒤 프리스크와 살짝 떨어져 앉았다. 샌즈는 캔 뚜껑을 시원하게 딴 뒤 프리스크에게 하나 건내주었다. 이제 그녀도 성인이다. 맥주 정도는 가뿐히 마셔야 하지 않겠는가. 샌즈는 자신의 맥주캔을 딴 뒤 프리스크와 건배를 하며 쭉 들이마셨다.


"후아. 역시 이건 미친짓이야. 생겨울에 얼음처럼 차가운 맥주를 마시는건."


"그래도 나름 낭만이라고 생각해."


"뭐 감기에 걸려 침대에 누워있는 것도 낭만이라 생각한다면야..."


둘은 그 이후로 별 말 없이 맥주를 홀짝이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예전엔 상상할 수도 없었던 행복과 평화. 아직도 괴물과 인간이 서로 웃고 떠드는 모습은 이질감이 느껴질 정도였다. 이런 날이 올 거라곤 그는 꿈에도 상상하지 않았으니까.


"샌즈."


"응? 왜 그래 프리스크."


"...아직도...날 못 믿는거야?"


"......"


샌즈는 잠시 다른 곳을 멀리 바라보았다. 샌즈는 옛날부터 프리스크의 의지를 두려워해 알게 모르게 그녀와 거리를 두며 살았었다. 프리스크는 어렸을 때 그 거리감을 눈치채지 못했지만 점점 성인이 되가며 샌즈가 자신을 멀리하고 있단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그리고 왜 그런지는 그녀도 정확히 알고 있었다. 프리스크는 샌즈에게 약속을 다짐하며 절대 리셋을 하지 않겠다고, 제발 자신을 믿어달라고 애원하 듯 샌즈에게 말한 적이 있었다. 그 때 샌즈는 프리스크의 행동이 골치 아팠는지 상황을 무마시킬려고 '알았어 꼬맹아. 믿을게.' 라고 대답해주었다.


그리고 그 시간 이후로 둘의 사이는 더욱 서먹해져 버린 것이다. 둘은 서로 얘기를 끝내야겠다고 생각했는지 새해가 되기 20분 전 반년만에 다시 재회한 것이었다. 자연스럽게 맥주라도 마시며 분위기라도 풀려고 했건만 차가운 날씨에 취해버리는 건 여간 쉬운일이 아니였다. 샌즈는 프리스크의 질문에 쉽게 대답해주지 못하고 그저 뛰어노는 아이들만 쳐다볼 뿐이었다. 


'난...'


샌즈도 본인의 마음을 잘 알 수 없었다. 어느 편에선 프리스크를 믿고 싶었지만, 다른 한 편에선 너무나 강압적인 마음이 그녀를 믿지 말라고 소리치고 있었다. 리셋을 할 수 있는 힘. 이 힘은 한 개인이 가지고 있기엔 너무나 강력한 힘이었다. 리셋을 하면 아무도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모른 채 과거로 돌아가 버린다. 그런 편리한 능력을 한 사람이 가지고 있다면, 과연 절대 사용하지 않겠다고 장담할 수 있을까? 생각이 정리가 끝나기도 전 프리스크가 먼저 입을 열었다.


"샌즈...솔직히 말할게. 너와 그 약속을 하기 전 사실 리셋을 남용했어. 하지만 다시 폐허까지 돌아가거나 했던 건 아니야. 그저 학교를 지각했을 때, 실수로 물을 엎질렀을 때 같은 사소한 일에만 사용을 해왔어. 그리고, 너와 약속한 이후로도 정말 사소한 일에도 리셋을 사용한 적이 몇번은 있어."


프리스크는 고개를 떨구며 말을 이었다. 샌즈는 착잡한 표정으로 프리스크를 쳐다보았다. 프리스크는 두 손을 꼼지락 거리다 말을 이어나갔다.


"그러다가 어느 날 문득 깨달았어. 바로 이런 점 때문에, 사소한 일에도 사용될 수 있는 의지 때문에 샌즈가 날 피하는거구나...라고. 내게서 의지란 힘 자체가 떨어져나가지 않는 이상 샌즈는 나와 더 가까워질 수 없겠구나 라고..."


프리스크는 고개를 들며 정면을 응시한 채 말했다.


"그래서 그 이후로 절대 어떤 일이 있어도 리셋을 사용하지 않았어. 내가 실수를 저질러도, 바꾸고 싶은 일정이 생겨도, 심지어...내 앞에서 어떤 사고로 아이가 목숨을 잃어갈 때도...난...난...그 때 이후로 대체 뭐가 옳은건지 너무 혼란스러웠어."


예전에 들은 적 있던 이야기다. 프리스크가 집에 가던 도중 한 여자아이가 트럭에 부딪혀버린 끔찍한 사고. 리셋을 하면 그 아이를 살릴 수 있었음에도 프리스크는 의지를 사용하지 않았다. 오히려 혼란스러운 자신의 머릿속 때문에 그 자리에서 당장 도망쳐 나오듯 달렸다고 한다.


"그냥 애초에 이 의지란 힘이 내게 없었으면 하는 때가 너무 많아. 왜 내게 이런 힘이 있어서 이 따위 고민을 하는걸까? 샌즈...난...그냥 너와 진실된 친구가 되고 싶을 뿐이야..."


프리스크가 눈물을 흘리며 샌즈의 눈을 바라봤다. 샌즈도 프리스크의 눈을 피하지 않고 바라봐주었다. 그들은 한 동안 서로의 얼굴을 응시한 채 미동도 채 않았다. 곧 샌즈가 한숨을 쉬며 말을 이어나갔다.


"나도 널 믿고싶어. 진심이야. 넌 모든 괴물들에게 행복을 가져다줬어. 넌 대사로써 훌륭히 자신의 역할을 이뤄냈어. 넌 내가 아는 인간뿐만 아니라 모든 생명체를 통틀어서 가장 존경하고 좋아하는 아이야. 나도 너와 좋은 친구가 되고 싶어 하지만...그게 그렇게 쉽지 않더라고. 너와 가까이 가려 하면 마치 N극이 S극을 밀어내듯 알 수 없는 기분이 내 몸을 잠식해나가는 기분이야. 


너에게 가까이 가려 해도 런닝머신 위를 달리는 것처럼 무의미없는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더라고. 그래서 난 결국 포기해버렸어 꼬맹아. 포기하면 편하다고. ...우리 그냥...이렇게라도 지내기만 하면 안될까?"


샌즈는 자기도 모르게 프리스크를 꼬맹이라 불러버렸다. 어째서일까. 그 말을 들은 프리스크는 흐르던 눈물이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와버렸다. 처절한 울음소리가 울려퍼졌지만, 다행히 축제분위기로 시끄러운 장소라 그녀의 울음은 옆에 앉아있는 샌즈와 바로 주변을 걸어다니던 몇 행인들만 들을 수 있었다. 한동안 울음이 이어지자 샌즈는 죄책감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프리스크의 본심은 자기도 잘 알고 있는 터였다. 그녀는 샌즈에게 인정받기 위해 여러 고뇌를 거치고 혼자만의 힘든 시간을 보내왔다. 최소한 그런 그녀를 위해 샌즈가 해줄 수 있는 것은 위로해주는 것 뿐이었다. 샌즈는 프리스크에게 다가가 따뜻하게 안아주었다.


프리스크는 순간 흠칫 했지만 곧바로 더 크게 울음을 터트리며 샌즈의 가슴에 얼굴을 묻어버리고 말았다. 프리스크는 여태 마음속에 쌓아왔던 울분을 토해내 듯 울어버리고 말았다.




************


"이제 좀 괜찮아 프리스크?"


샌즈가 코가 빨개진 채로 훌쩍거리는 프리스크를 보며 말했다. 프리스크는 보여주지 못할 꼴을 보여줬다는 듯 부끄러워하며 눈가에 맺혀있는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


"응...고마워..."


"고맙긴. 내가 나쁜놈이지."


프리스크가 샌즈의 말에 피식 웃어보였다. 


"자, 버리긴 아까우니까 나머지도 다 마시자고."


"...응..."


샌즈와 프리스크는 맥주캔을 들며 시원하게 들이마셨다. 온 몸이 얼어버리는 듯한 느낌이 오히려 정신을 말끔하게 해주는 듯 했다. 샌즈가 핸드폰으로 시간을 재며 말했다.


"이제 30초 남았네."


"새해 말하는거야?"


"응. 이제 28초 남았어."


샌즈와 프리스크는 그 후로 말 없이 하늘을 쳐다보았다. 이제 새해의 피날레인 폭죽이 터질 시간이다. 사회자는 음질 나쁜 마이크로 계속 알 수 없는 소리로 군중에게 떠들고 있었고, 신나게 뛰놀던 아이는 각자 부모님에게 껴안긴 상태로 화려한 폭죽을 기대하고 있었다. 


"5...4...3...2...1!!!"


괴물과 인간, 모두가 한 마음으로 새해를 알리는 시계가 되어 초를 외쳤다. 


"해피 뉴 이어~!!"


다시 한번, 괴물과 인간들은 일심동체가 된 듯 행복하게 웃고 껴안으며 새로 온 해를 축하하고 있었다. 곧이어 화려한 폭죽이 하늘에 아름답게 터져나갔다. 어른들도 아이들도 이 순간만큼은 순수했던 그 동심으로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샌즈는 폭죽을 바라보며 프리스크에게 말했다.


"새해다짐이라도 해놓은거 있어 프리스크?"


"당연하지."


"헤에...뭔데?"


"항상 그래왔듯이, 샌즈와 친구가 되는거."


"...나쁘지 않네. 열심히 지켜봐줄게, 꼬맹이."


샌즈의 말에 프리스크는 아름다운 미소를 활짝 피어보였다. 새해에 걸맞는, 아름답고 밝은 미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