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먼지 묻은 꽃잎이 날리는 폐허.

그곳에서 제일 처음 본 것이 너였다.


넌 언제부터 나를 따라오고 있었을까.

겨울 마을은 사방이 얼음이었고

물이 떨어지는 곳엔 쓰레기가 휘돌았다.


언다인의 바위처럼 나는 떨어졌고

더 이상 쓰지 않게 된 노란 이름표처럼 나는

쓰레기장에 버려졌다.


떨어지는 나를 받쳐준 노란 꽃은 네가 아니었고

돌아갈 수 없었기에 나는 앞으로 갔다.

네 이름을 기억해내고 싶었지만

그건 내 기억이 아니었다.


2

컵은 녹았지만 거미줄은 녹지 않았다.

속이 울렁거릴 만큼 컨베이어 벨트를 탔고

질릴 만큼 퍼즐을 풀고 지칠 만큼 춤을 췄다.


심판의 복도를 지나자 긴 여정의 끝이 보였다.

거기에 네가 있었다.


3

너를 구하고 싶었지만 구할 방법은 없었다.

너는 지하에 남았고

너는 나보다 프리스크가 행복하길 바랐다.

그래서 넌 날 포기시켰고

그래서 나는 너를 포기했다.


그 이후로 너를 보지 못했다.


너는 아마 내 이름을 모른다.

네가 프리스크라고 부른 것도

너를 아스리엘이라고 부른 것도

그건 둘 다 내 기억이 아니다.


아직 나는 꿈을 꾼다.

아주 샛노란 눈꽃이 휘날리는 폐허.

그곳에서 제일 처음 본 것이, 내게는 너였다.





플라위에게 주는 글.

급식 때 이후로 이런 글 쓰는 건 처음이다.

안 쓰다 쓰니까 못해먹겠네.

근데 애낌대회 출품수 제한 몇 개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