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짤 출처 : https://twitter.com/kku_ro96/status/702892794826764288?s=09 



시간을 들여서, 느리지만 천천히 차라를 보살펴주면서 차라의 나쁜 마음을 부수는 거야.

처음엔 당연히 저항이 심하겠지.

내 말에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내는 건 물론이고, 아마 도망가려고 하거나 나를 해치려고도 할 거야.

어쩌면, 꽤나 심하게 다칠 일이 생길 지도 몰라.

선반같은 걸 일부러 헐겁게 해서 물건을 떨어뜨린다던가 신발에 압정을 넣어놓는 다던가 그런 짓을 할지도 모르니까.

물론 나만 다치라는 법은 없으니까, 차라도 잘 보살펴 줘야지.

스스로 자해를 하거나, 아니면 사고로 다치거나 할 수 있으니까.

세이브/로드나 리셋을 하면, 다치지 않고 편하게 살 수 있겠지만, 그것들은 정말 중요한 순간에만 쓸 거야.

왜냐면, 자신의 행동이 어떤 식으로 나타나는지 깨달을 수 있도록 해줘야만 하니까.


우선 아침은 차라를 껴안아 주는 걸로 시작할 거야.

당연히 차라는 날 뿌리치겠지만, 그래도 하루 시작은 무조건 안아주는 걸로 시작해야지.

건강을 위해 하루 세 끼 꼬박꼬박 잘 챙겨줘야지.

많이 먹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차라에게 가능한 맛있는 요리를 해줘야 할 거야.

차라는 내 음식보다 초콜릿을 더 먹고 싶어 할 거고, 나도 차라 좋아하는 걸 많이주고 싶지만 그렇게 자주는 안 줄 거야.

차라를 위해서 책도 많이 가져다 놓는 게 좋겠지.

처음엔 책 같은 건 처다보지도 않겠지만, 하루하루 시간이 흐르다 보면 어느 날 심심해서라도 책을 집어볼 테니까.

그때를 위해서 책은 동화책이나 읽기 편한 이야기들 위주로 넣어놓을거야.

<이해의 선물>이라던가 <자전거 도둑>같은 도덕적인 이야기도 있지만, <꿈을 찍는 사진관>이나 <파랑새>처럼 잔잔한 것도 넣어줘야지.

물론, 차라가 직접 책을 읽지 않더라도 밤마다 내가 이야기를 들려줄거야.

어떤 날을 책을 읽어주기도 할거고, 어떤 날은 내가 인상깊게 읽은 구절을 암송해주기도 할거고.

아니면 차라가 좋아할 만한 이야기를 꾸며내서 말해주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그래도 어쩔 수 없이 처음에는 차라가 많이 반항하겠지?

사람이 안하던 일을 하는 게 쉬운 건 아니니까.

가끔은, 나에게 정말 심하게 반항하기도 할 거야.

욕설은 기본으로, 날 때리거나 무언갈 집어 던지거나 부수거나 하는 일도 있겠지.

그러면 그럴 때 마다, 난 차라를 가만히 안아줄 거야.

당연히 내가 붙잡아도 어떻게든 벗어나려고 발버둥 치면서 날 때리겠지만, 그래도 도망 못가게 꼭 안아줘야지.

차라가 진정되면, 난 차라를 살짝 놓아주고 가만히 눈을 맞출 거야.

내가 차라를 빤히 바라보면 차라는 내 시선을 피하거나 아니면 날 똑바로 마주보며 노려보겠지.

어느 쪽이든, 차라의 부드러운 머리카락을 쓰다듬어 주고 나서, 난 청소를 시작할 거야.


차라와의 생활이 익숙해지면, 가끔씩 산책을 같이 나가는 것도 좋을 거야.

근처에 있는 공원이나 동산이나 강이나 그런 곳으로.

나가서 그저 그 순간을 즐기는 거지.

부드러운 바람과 따뜻한 태양, 나뭇잎이 바스락거리는 소리와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

아름답게 피어나는 꽃들과 살아있음을 여실없이 드러내는 연두색 나뭇잎들.

이 모든 것들을 차라가 느끼기를 바라면서, 밖에서 낮잠도 자고, 아니면 간단하게 걷기만 하고 들어오기도 할 거야.


그렇게 시간이 지나다 보면 차라의 행동에도 변화가 오겠지.

차라가 일어난 걸 눈치 채지 못한 나에게 먼저 와서 내 다리를 툭툭 건들이고 안아달라고 팔을 뻗어오는 아침이라던가.

내가 해주는 요리를 남김없이 다 먹는 날도 있을 거고, 내가 책을 읽어주지 않아도 먼저 읽고있는 날도 있겠지.

본인이 어질러놓은 것들을 정리하는 나에게 작게 미안하다고 중얼거리거나 아니면 청소하는 날 조용히 도와주기도 하겠지.

어떤 날은 내가 침대에서 책을 읽어주려 하는데, 이미 그건 읽은 책이라면서 다른 이야기를 해달라고도 할 거야.

아니면 자기가 먼저 다른 책을 준비해서 나에게 읽어달라고 내밀거나.

날씨가 좋은 날에는 나에게 먼저 와서 산책을 나가고 싶다고 말하기도 할테고, 빗방울이 떨어지는 날이면 창가에 기대어 비가 내리는 걸 구경하기도 하겠지.

그럼 난 그런 차라에게 따뜻한 핫초코를 건네주며 미소지을 거야.

그렇게 같이 사는 생활이 너무나도 익숙해져 떨어져 사는 날이 생각나지 않을 때 쯤이면, 차라와 나는 진정한 가족이 되어있겠지.


그러다 어느 날, 아침에 차라가 너무나도 늦게 나오는 날이 있을 거야.

늦잠을 자면 안된다며 차라의 방문을 두드리지만, 안에선 아무런 반응이 없겠지.

그제야 문을 조심스럽게 열고 들어가면, 아파서 끙끙대는 차라가 있을 거야.

감기에 걸려서인가, 몸은 불덩이 같고, 땀을 뻘뻘 흘리면서 몸살을 앓는 차라를 본 나는 매우 놀라겠지.

그리고 그날은 모든 걸 제쳐두고 오로지 차라의 간호에만 신경 쓸 거야.

그렇게 며칠이 지나고, 차라의 열이 다 내려간 걸 확인한 나는 침대에 누워있는 차라에게 고생했다며 가볍게 볼을 쓰다듬어 주겠지.

그럼 차라는 아마도 눈물을 흘릴 거야.

깜짝 놀란 내가 우는 차라를 달래려고 허둥거리다 차라를 일으켜 세우고 품에 안아주면 차라는 더욱 서럽게 울겠지.

그럼 난 차라에게 괜찮다고 계속 말해주며 눈물을 그칠 때 까지 등을 토닥여 줄 거야.

마침내 눈물을 다 토해낸 차라에게 내가 괜찮냐고 물어보면 차라는 아직 울음 섞인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겠지.

내가 예쁜 얼굴 울어서 망가지면 어쩌냐고 웃으면서 차라의 얼굴을 닦아주면 차라는 나에게 고맙다고 말할 거야.

순수하게 나에게 고마운 감정을 담아서 말하는 차라의 목소리에, 그 순간 난 벅차오름을 느끼며 차라를 껴안고 내가 더 고맙다고 할 거야.


이 날 이후, 차라가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걸 곁에서 지켜봐 주고 싶다.

방금 막 든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