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기 전에 한마디.
내용의 각색과, 내 마음대로 때려박은 오리지널 스토리가 조금 들어있기 때문에, 싫어하는 갤럼들은 한번 쓱 읽고 뒤로가기 해서 나가라. 비추누르지 마셈.

ㅡㅡㅡㅡ

복도치고는 지나치게 화려하다.
당신은 그렇게 생각하며 황금빛 복도를 걸었다.
저 멀리서 보이는 익숙한 인영.
짤막한 키와 둥글둥글한 인상의 해골, 샌즈였다.

그는 별 말을 하지 않았다.
단지 짧게

*넌...나와의 약속을 지켜줬구나. 친구.
이 앞으로 쭉 가면 폐하가 나올거야.
건투를 빈다."

라고만 말할 뿐이었다.
그의 아리송한 말에 고개를 갸웃거리던 당신은
눈 앞의 회색 문을 열고 들어가 방 안을 둘러보았다.

플라위와 비슷하게 생긴, 하지만 크기는 훨씬 작은 노란 꽃들과 그 위에 올라서 콧노래을 부르는 거대한 염소.
염소는 당신의 인기척을 느낀 것인지, 따스한 미소를 지으며 당신을 돌아봤다.

*반갑구나. 내가 뭘....오.

그의 눈이 놀라움과 긴장감이 섞인 이상한 빛을 담았다.

*정말...차 한잔 하지 않겠나. 라고 말하고 싶지만...
자네도 잘 알 거라 생각하네.
참 좋은 날이지...새들은 노래하고 꽃들은 피어나고...
여기가 지상이었다면 우리의 머리 위론 눈부시고 따스힌 햇살이 쏟아졌겠지."

당신은 아스고르를 바라보며
괴물의 왕이라 무시무시하게 생겼을 줄 알았는데,
마치 옆집의 동네아저씨처럼 생겼다. 는 말이 튀어나오려는것을 꾹꾹 눌러 담았다.

*이것이 아마 자네나 나에겐 마지막일테니.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지금 하고 와 주게.

곰곰히 고민하던 당신은 총총거리며 아스고르에게 다가가,
그의 털 덮인 손을 당신의 작은 두 손으로 꼭 붙잡아 잡아끌었다.

*뭐, 뭐 하는 겐가?

아스고르의 물음에, 당신은 활짝 웃으며 말했다.
하고 싶은 일.
이 괴물 세상의 복슬이 대왕님과 함께 이 지하 세계를 한번 돌아다녀 보는것.

그의 얼굴이 이상해졌다.
그 기묘한 표정을 보며 당신은 웃음을 참아내야만 했다.

ㅡㅡㅡㅡㅡㅡ

[이상한 빛이 방을 가득 채운다.]

아스고르와 함께 결계의 앞으로 돌아온 당신은.
흐트러진 숨을 고른 뒤 아스고르의 앞에 마주섰다.
자신보다 두배는 족히 넘어보이는 거대한 키.
두꺼운 팔뚝과 그 단단한 주먹이 붙잡고 있는 붉은빛의 창.

[결계 너머에서 황혼이 비쳐 내려온다.]

싸움의 결과는 보지 않아도 뻔했다.
평범한 여자아이인 당신과, 괴물들의 왕인 아스고르의 싸움은 이 세상의 어떤 존재가 봐도 일방적인 폭력으로밖에 보이지 않으리라.

[당신의 여정의 끝이 보이는 듯 하다.]

하지만 당신은 도망치지 않았다.
두 주먹을 불끈 쥐고 눈을 부릅떴다.
당신의 작은 몸에서 무언가가 불타는 듯이 끓어오르는 것이 느껴진다.

*....인간이여. 짧은 시간이지만 즐거웠네.

그의 얼굴에 잠깐동안 함께 했던 시간들이 스쳐지나갔다.
스노우딘, 워터폴, 핫랜드.
함께 버터스카치시나몬 파이를 먹으며 멋진 환경을 배경삼아 당신의 멋진 괴물 친구들의 이야기를 듣는 그의 표정은 그 어느 순간보다 즐거워 보였지만,

지금의 그에게선 자신의 위치로 인한 압박감과 괴로움밖에 느껴지지 않았다.
그는 고개를 살짝 숙여 자세를 취했다.
그것은 '적'을 상대하는 전투태세.
분명 전쟁 이후로는 전혀 쓰이지 않았으리라.

"잘 가게."

[당신은...의지로 가득 찼다!]


"아-!"

그의 공격은 당신의 눈보단 훨씬 빨랐다.
아스고르의 창이 당신을 꿰뚫었다.
당신은 밀려오는 고통보다 먼저, 자신의 마음 속에서 무언가가 부서져 나갔다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그것에 대해 깊게 생각할 시간은 없었다.
당신은 그대로 몸을 굴려 주황빛으로 빛나는 아스고르의 참격을 피한 뒤 입을 열었다.

"당신은 싸우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움찔.
순간적으로 그가 주저하는것을 느낀.당신은
다시 한번 죽기살기로 몸을 틀어 창을 피해냈다.

"당신은 당신의 친구들과 토리엘의 이야기를 꺼냈다."

그의 호흡이 흐트러졌다.
하지만 공격은 멈추지 않았고, 당신은 창에 어깨를 내려찍혔다.
뼈가 으스러진것 같았다.
정신이 몸 밖으로 빠져나갈 듯한 고통이었다.

당신은 고통으로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을 생각도 하지 않은 채 다시 한번, 마지막으로 싸우지 말자고 말했다.

아스고르의 창이 멈췄다.
당신의 눈을 노란 그 창 끝은 아슬아슬하게 당신의 눈 자로 앞에 멈춰있어, 당신은 침을 꿀꺽 삼켰다.

[그의 눈에 슬픔이 스쳐지나갔다.]

아스고르는 당신의 얼굴과, 자신의 창을 번갈아 바라보더니.
털썩. 하고 얼굴을 감싸며 무릎꿇고 말았다.
그는 조용히 흐느꼈다.

*난...힘도, 전쟁도 원하지 않는다네...
난 그저 모두가 희망을 가지는 행복한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네. 그렇기에...
괴물들의 행복을 위해 지하에 떨어진 인간들을 죽였네.
하지만 더 이상은 못 견디겠네.
아들과 아내가...너무 보고싶군...
자네가. 이 기나긴 전쟁을 끝내주게.
내 영혼을 받아서...이 저주받은 괴물들의 장소를 떠나게.

그는 그렇게 말하며 자신의 창을 당신에게 건넸다.
매우 날카롭고 가벼워  당신같은 여자아이라도
휘두를 수 있을 정도였다.

당신은 그의 창을 조심스레.내려놓고,
무릎을 꿇은 아스고르...아니, '왕'을 꼭 끌어안았다.
당신은 말했다.
자신이 지하에서 살게 된다면 아무도 죽을 필요 없는 것이라고.

아스고르의 눈이 크게 떠졌다.

*자네...그 말은...
지상으로 돌아가지 않겠다는건가?
지상에서의 가족들과...행복한 삶을 버리고...
우리를 위해, 우리와 함께 살아가겠다는건가?"

죽이지 못하는 소녀와 죽일 수 없는 왕의 대결.
처음부터 '뻔한' 결과였다.
그들의 짧은 싸움은 이렇게 막을 내렸다.



(다음편 있는데 쓸까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