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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형체가 조금씩 너에게 가까워졌다. 생각한 것보다 그 괴물의 크기가 커서 놀랐다. 웬만한 어른들보다도 좀 더 키가 크고 덩치가 있었다. 그 형체는 속력을 늦추지 않고 거침없이 너에게 다가온다. 이번 괴물은 또 무슨 짓을 할까, 괴물들이 착할지도 모른다는 방금 전의 생각이 이 순간만큼은 사라졌다. 그 형체는 단숨에 너의 앞으로 다가왔다. 머리에는 뿔이 나있으며 튀어나온 주둥이, 쳐진 귓바퀴. 사람처럼 걸어다녔지만 그것은 분명히……
"염소?"
너는 그 말을 내뱉고 나서, 흠칫하며 너의 입을 막는다. 괴물이 염소의 형상을 보인다고 해서 염소라고 마구 부를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모욕이 될 수도 있었다. 그러나, 너가 그 염소 괴물을 살펴보니 적의가 있는 것 같지는 않았다. 아까 그 노란 괴물꽃처럼 천진난만한 듯한 웃음이 아니라, 살짝 당황스러우면서도 놀라운 표정이었다. 인간 아이가 여기에 있다는 사실에 놀란 것 같았다. 그 염소는 이상한 울음소리를 내지 않고 또박또박 말했다.
"괜찮니, 아가야? 어디 다치진 않았어?"
그 염소 괴물은 친절하게 다가오며 너를 걱정해주었다. 너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경계를 풀지 않았다. 겉모습은 착해보였지만, 아까 그 꽃처럼 무슨 짓을 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염소 괴물은 그것을 모르는지, 말을 이어갔다.
"정말 무서웠겠구나. 나는 이 폐허의 관리자, 토리엘이라고 한단다. 따라오렴 아가야. 여긴 위험하단다."
너는 이 장소를 폐허라 불린다는 것을 알아냈다. 폐허라고 이름 붙은 곳에 관리자가 필요한지가 의문이었다. 괴물들에게도 관광지라는 개념이 있는지 궁금했지만, 일단 토리엘을 따라가보기로 했다. 토리엘은 위험하다는 말을 하면서 바로 자기가 왔던 길로 되돌아가기 시작했다. 따라오라는 뜻이었다. 너는 이번엔 정말로 착한 괴물일 거라는 생각에 토리엘의 뒤를 따라갔다. 성큼성큼 걸어가면 너를 훨씬 앞서갈 수 있는 보폭이었지만, 어린 너의 보폭을 맞추어주기 위해서인지, 덩치에 비해 느리게 걸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그녀는 빨랐다. 너는 그 와중에도 그녀가 입고 있는 보라색 원피스가 예쁘다고 생각했다. 네가 입고 있던 옷은 그에 비해 형편없다는 생각을 했다. 집에는 이런 줄무늬 옷같은 수수한 옷밖에 없다.
너는 손에 쥐고 있던 나뭇가지를 느슨하게 잡은 채로 그녀를 따라갔다. 너는 들려오는 목소리를 통해서 그녀가 더욱 안전하다는 확신이 들었다. 토리엘은 문을 통해서 다른 방으로 들어갔다. 따라 들어가보니, 연한 보라색으로 뒤덮힌 방이 나왔다. 방 바닥에는 돌로 만들어진 스위치 같은 것이 있었다. 그녀는 방에 들어와 널 보면서 말했다.
"폐허에는 퍼즐들이 가득 있단다. 퍼즐을 통해 고대의 장치를 풀어서 다음 방으로 넘어가야만 하지. 괴물들의 세계에는 이런 퍼즐이 참 많단다."
그녀의 말대로 그건 정교하게 만들어진 퍼즐 같았다. 너는 맞은 편에 굳게 닫혀있는 문 옆에 있는 글귀를 보았다. 왼쪽 길과 오른쪽 길로는 가되 가운데 길로는 가지 말라고 써 있었다.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 못 했으나, 이내 토리엘이 스위치를 밟는 모습을 보고 깨달았다. 바닥에 있는 스위치는 잘 보면 세 줄로 이뤄져 있었는데, 그녀는 그 중에서 왼쪽 줄과 오른쪽 줄에 해당하는 스위치만을 밟았던 것이다. 그 스위치들을 밟자, 굳게 닫힌 문이 육중한 소리를 내며 열렸다. 잠깐 고민하면 풀 수 있는 퍼즐이긴 한데, 문을 여는데에 이렇게 까지 해야하나 싶었다. 퍼즐을 간단하겠지만 처음 이 장치를 만든 괴물은 정말 고생했겠다고 생각했다.
너는 그녀를 따라갔고, 토리엘은 그런 식으로 몇 개의 퍼즐을 더 풀어주면서 나아갔다. 중간에는 너에게 직접 풀어보라고 한 것도 있었지만, 그냥 대놓고 화살표 표시가 되어있는 레버를 당겨서 퍼즐을 풀었을 뿐이었다. 그리고, 왠지는 몰라도, 너에게 무술을 연습하기 위해 만들어 놓은듯한 인형에게 말을 걸어보라고 시켰다. 시키는대로 하니 그녀는 굉장히 기뻐했다. 그 다음엔, 토리엘은 부탁이라고 말하면서, 방의 끝까지 혼자 걸어와달라고 말했다. 토리엘은 이전에 걷던 속도와는 다르게 굉장히 빠르게 앞으로 나아갔다. 어쨌든, 너는 토리엘을 따라잡았는데, 이상하게도 그녀는 기둥 뒤에 숨어서 그 모든 걸 지켜보고 있었다. 그러고선 말하긴, 너에게 자립심을 길러주기 위해서 혼자 걸어오라고 했던 거였다고 했다. 그녀는 사과하면서 다음 방으로 걸어갔다.
"하지만, 전 혼자가 아닌 걸요."
너는 토리엘에게 들리지 않을만큼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리고 기쁘게 웃어보였다. 너를 대하는 그녀에 태도에서 형언할 수 없는 따뜻함과, 또한 작은 인간 아이에 대한 불안감이 섞여서 보였다. 이건 내가 알려주는 게 아니고 너도 이미 그렇게 느끼고 있었다. 한 번도 본 적 없는 인간 아이를 위해서, 이런 식으로 아주 친절하게 설명해주고 데려다주는 것은 분명히 무언가 사연이 있어서 일거라고 생각했다.
"이쯤되면, 너가 말하는 게 내가 생각하는 건지, 너가 알려주는 건지 잘 모르겠어."
너는 이렇게 말하며 토리엘의 뒤를 따라갔다. 그런데 갑자기, 토리엘이 뒤돌아서더니 너에게 말했다.
"아 맞아! 내가 집을 굉장히 지저분하게 두었다는 걸 깜빡했구나. 여기서 기다리고 있으렴. 여러가지 준비를 해놓고 금방 올게."
"네……, 알았어요."
"불안해하지 말렴. 정말 금방 올 거니까. 혹시 모르니까 이 핸드폰을 줄게."
너는 얼떨결에 알겠다고 대답하면서 그 핸드폰을 받아버렸다. 토리엘은 너를 그 자리에 남겨두고 급하게 앞으로 가버렸다. 굉장히 빠르게 가버려서 따라잡을 수가 없었다. 너의 시야에 이제 그녀는 없었다. 굉장히 믿음직한 보호자가 사라지니 살짝 불안해졌다. 오는 길에 개구리처럼 생긴 커다란 괴물도 만났었다. 그 때는 바로 지나쳐서 토리엘을 따라갔지만, 혼자서 그런 괴물과 맞이하면 어떻게 해야할 지 알 수가 없었다. 너는 일단 그 자리에 앉아서 기다리기로 했다. 토리엘이 금방 오리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괴물세계에도 핸드폰이 있는 건가 하는 생각이 잠깐 스쳐갔지만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너는 이런 시간에 목소리와 대화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는다면 목소리도 그렇게 힘들게 쉴새없이 말하지 않을 거고, 대화할 시간이 생길 거라 생각했다.
"아까부터 느낀 건데, 토리엘… 토리엘 아줌마가 있을 때는 너가 말을 훨씬 많이 하는 것 같아. 무슨 관계인지는 너가 말을 안 해주니까 잘 모르겠지만, 토리엘 아줌마가 그렇게 무서운 괴물은 아니라는 건 알 수 있어. 맞지?"
너는 손에 잡고 있던 나뭇가지로 바닥을 긁으며 장난을 쳤다. 가만히 있으면서 누군가를 기다린다는 건, 그렇게 즐거운 일은 아니니까 심심해서 그런 것이었다.
"맞나보네."
너는 엷게 웃음을 띠면서 말했다. 새롭게 얻은 친구가 자꾸 딴 소리를 하는 건, 자기 나름의 이유가 있거나 내숭 같은 것이라고 생각했다.
"나 핸드폰은 처음 써봐. 내가 사는 곳은 시골이었거든. 가끔 그나마 돈이 많은 아이들은 자기 핸드폰이 있었지만, 나는 그런 게 없었어. 그리고 엄마랑 아빠는 핸드폰을 가지고 맨날 전화를 했는데, 그렇게 즐거워 보이지 않았거든. 그래서 핸드폰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도 않았어. 전화를 항상 할 수 있다는 게 무조건 좋은 일은 아닌 것 같았거든."
너는 토리엘에게 받은 핸드폰을 만지작거렸다. 너가 보기에도 굉장히 구형이었지만, 그렇게 못 써먹을 정도로 오래된 것은 아니었다. 말로는 핸드폰을 가지고 싶지 않았다는 듯이 말했지만, 이것저건 버튼을 눌러보면서 너는 웃어보였다. 새로운 장난감을 찾은 어린애 같은 반응이었다.
"으음, 난 장난감이 필요할 정도로 어리진 않아……."
너는 핸드폰을 계속 이리저리 보다가, 이내 전화벨이 울려서 깜짝 놀랐다. 아마 토리엘이 전화한 것이라 생각하고 전화를 받았다. 버터스카치 파이가 좋냐, 시나몬 파이가 좋냐고 물어보는 전화였다. 둘 다 뭔지 알 수가 없었다. 파이는 알고 있었지만, 버터스카치가 뭔지, 시나몬지 뭔지 알 수가 없었다. 작은 시골에서 먹는 음식은 달달하고 호화스런 음식이 아니었다. 너는 왠지 '버터'라는 말이 들어간 버터스카치가 더 나을 것 같아서 그게 더 좋다고 대답했다. 토리엘은 알겠다고 하면서, 기다리라고 하며 전화를 끊었다.
"…… 그런데 괴물들은 음식을 만들면서 혼자 있는 아이를 데려올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거야?"
너는 이 상황에 대한 의문으로 날카로운 질문을 허공에 던졌다. 너는 곰곰히 생각하다가, 기다리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일을 깨달았다. 아까, 토리엘이 자립심을 시험한 것에 대한 진정한 답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
"안녕, 개구리야."
너는 방을 나서자마자 옆에서 멀뚱멀뚱 앉아있던 개구리 괴물에게 인사했다. 아까 지나가면서 보았던 개구리 괴물과 똑같이 생겼다. 살짝 무섭게 생겼다고 생각했지만, 먼저 다가가서 인사하면 개구리 괴물도 좋아할 거라고 생각했다. 개구리 괴물은 적의가 없어보였다. 개구리도 너에게 반갑다고 인사했다.
"어? 그래? 나한테 반갑다고 말하고 있는 거야?"
프로깃은 너에게 입을 열고 말하고 있지는 않지만, 분명히 반갑다고 인사했다. 그리고, 인간 아이가 자기가 말하는 걸 알아들어서 굉장히 놀랍다는 뜻 또한 전했다. 프로깃은 이어서 너에게 부탁할 것이 있다고 했다.
"이름이 프로깃이구나. 부탁이란 게 뭐야?"
프로깃는 여기에 있는 괴물들은, 사실 모두 착하며 너에게 해를 끼칠 생각이 없다고 전했다. 너가 잔인한 전사도 아니고 범죄자도 아닌 평범한 인간인데다가, 매우 착한 데다가 겁이 많은 겁쟁이라는 걸 모두가 알고 있다고 말했다. 괴물들이 말하는 방식이 인간에게는 해가 될 수 있어서, 의도치 않게 공격당할 수도 있지만, 자비를 베풀어달라고 부탁했다.
"겁쟁이라니……. 응, 알았어. 프로깃! "
너는 아주 틀린 말도 아니라고 생각했다. 착한 괴물들이 더 많다고 확신하면서 프로깃의 부탁을 마음에 되새겼다. 너는 이 폐허를 모험할 생각에 의지가 충만해졌다.
띵작에 왜 댓글은 없고 추천수만 올라가냐
주작각
자추햇어 그래 미안해 시발
개추야
귣
쓰다보니 깨달은 건데. 아스고어 만날쯤 되려면 한 30화쯤 되야할듯...시팔
30화가지고 될 것 같지가 않은데? ㅋㅋㅋㅋ
난 말출나온 군인이라, 5월4일까진 씹잉여야. 그때까진 다쓰려고
묘사 섬세하게 하는 차레이터ㅋㅋㅋㅋ개추다 끝까지 가길바람
이야 띵작이다. 힘내
불살이로군
근데 차레이터가 정말 착하다.친구생겨서 그런가
알아들을 순 없어도 다이얼로그가 통역해주네.. 요오.....
의지를 가져라! 개추!
노멀 보고 불살 보고 몰살에 차라까지 보면 200화는 개뿔 300이 될듯(200에 볼살끝나는거 아니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