짤 출처 : http://insanelyadd.deviantart.com/art/FREE-TO-USE-Hall-of-Judgement-BG-590463376


"넌 정말로 미친 놈이구나."

"칭찬으로 들을 게."


칼을 든 인간은 여유있는 미소로 살벌하게 말하는 해골의 말을 넘겼다.


"그 표정, 도저히 읽을 수가 없어. 대체 몇 번이나 내게 죽은 거지? 대체 몇 번이나 날 죽인 거고?"

"몰라, 그런건. 알 필요 없잖아?"


지친 듯 땀을 흘리며 호흡을 가다듬는 해골과 마찬가지로 땀을 흘리지만 미소짓고 있는 인간의 대치가 이어졌다.

해골이 준비가 된 듯 손을 쥐자, 인간은 칼을 고쳐쥐며 말했다.


"하, 코메디언, 설마 벌써 지친 건 아니지?"

"코메디언이라니, 내 뼈개그가 마음에 들었나봐? 이것 참, '뼈'에 사무치게 고맙군."

"글쎄? 코메디언도 코메디언 나름이지, 넌 아마 퇴물보다 못할 것 같은데."

"허, 그건 네 생각이고. 이래뵈도 인기있는 개그였다고. 이젠 다들 '뼈'도 못 추리고 있지만."

"말하는 꼬라지를 보니 심심하진 않을 것 같네."


인간은 말을 끝내자마자 앞으로 달려나갔다.

해골은 인간이 달려나올 걸 예측했다는 듯 손을 위로 들어올렸고, 땅에서 파란색 뼈들이 튀어나와 인간의 앞을 가로막았다.

인간은 혀를 작게 차며 옆으로 굴러 뼈를 피했지만 그 자리에서도 하얀 뼈들이 솟아오르자 손으로 바닥을 짚으며 몸을 앞으로 튕겼다.

바닥을 구르며 뼈를 겨우 피한 인간은 바로 일어나려고 했지만 고개를 들자마자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뼈를 보고는 다시 바닥을 굴렀다.

인간이 지나가기가 무섭게 뼈기둥이 박히면서 바닥이 패여나갔고, 사방으로 파편이 튀어나갔다.

겨우겨우 자세를 바로잡은 인간은 뼈들을 피하며 해골에게로 나아가려 했지만 그럴 때 마다 다른 뼈기둥에 가로막혔다.

뼈기둥을 피하는 사이, 해골은 뼈들을 교묘하게 배치하여 인간이 피할 수 없게 만들어놓고는 다른 뼈를 던졌다.

인간은 더이상 피할 공간이 없자 입술을 깨물고 파란 뼈를 향해 달려갔다.

단단해 보이는 모습과는 다르게 인간은 아무것도 없다는 듯 뚫고 나왔고, 그대로 해골에게 접근해 칼을 휘둘렀다.

하지만 해골은 그것도 어느 정도 예측했던 듯 인간이 칼을 휘두르기도 전에 칼을 피하고 저 멀리 도망가버렸다.

해골이 물러나자 인간은 입을 몇 번 오물거린 뒤, 바닥에다가 피가 섞인 침을 뱉어냈다.


"헤... 예측은 했지만 정말로 그 뼈들을 뚫고 나올 줄이야."

"그러게. 나도 내가 그 뼈를 뚫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어."


인간은 욱신거리는 팔을 잡고 해골에게 말했다.

해골은 분명 타격을 입었음에도 섬뜩한 미소를 잃지 않고 있는 인간을 바라보았다.

지금 저 인간에게 피해를 입히기 위해서 해골은 막대한 체력 소모를 했다.

하지만 인간은 그정도 피해는 아무 것도 아닌 것 처럼 칼을 장난감처럼 돌리며 대치상황을 이어가고 있었다.

아마 해골이 조금의 빈틈이라도 보인다면, 그 틈을 비집고 들어와 칼을 휘두를 것이다.

해골은 가쁜 숨을 몰아쉬면서도 최대한 냉정하게 생각을 해보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지금 이대로라면 얼마 안 지나서 인간의 공격을 피하지 못할 것은 자명했다.


"한 가지만 물어보자. 대체 왜 이러는 거야?"

"이제와서 그게 궁금한가봐? 왜 진작에 안 물어보고? 아니면 시간이라도 좀 더 벌어보게?"


인간은 조롱하는 목소리로 해골에게 말했다.

해골은 속내를 들킨 것 같아 이를 꽉 깨물었지만 지금 자신에게는 이렇게라도 시간을 버는 것이 최선이라 여겼기 때문에, 말을 계속했다.


"궁금하긴 한참 전 부터 궁금했는데, 아무리 '골'똘하게 생각해도 답이 안 나와서."

"그 '골'빈 머리로는 무리였나보지?"

"헤, 별로라더니 너도 꽤 뼈개그를 잘하잖아?"

"지겹게 듣다보니, 나도 좀 늘었나보지."


인간은 자신의 머리를 손가락으로 툭툭 치며 말했다.


"어쨌든, 궁금한 게 그거야? 내가 왜 이러는 지?"

"그것도 궁금하긴 하지만... 그 전에, 이름이나 좀 들어보자."

"이름? 그건 알아서 뭐하게?"

" 언제까지 이렇게 애매하게 말할 순 없잖아?"


해골의 말에 인간은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는지 고개를 가볍게 끄덕이며 말했다.


"좋아, 코메디언. 먼저 자기소개를 안한 건 예의가 아닌 것 같지만, 이번엔 내가 넘어가 줄게."

"헤, 이것 참. '뼈'에 사무치는 은혜를 입었구만. 난 샌즈야. 뼈다귀 샌즈."

"난 차라."

"차라? 괜찮은 이름이네."

"이름을 평가하려고 물어본 건 아닌 텐데? 하고자 하는 말이 뭐야?"


자신을 샌즈라 밝힌 해골은 호흡을 한 번 가다듬고 입을 열었다.


"좋아, 차라. 내 근'본'적인 질문은 이거야. 우리가 싸울 필요가 있을까? 우리는 도대체 왜 싸우는 거지? 이건 의미없는 싸움 아니야?"

"싸우는 이유를 물어본 건가?"


샌즈의 질문에 차라가 무어라 말하기도 전에, 다른 사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차라와 샌즈의 고개가 동시에 소리가 들려오는 쪽으로 돌아갔다.

그들의 시선에 거대한 망치를 든 누군가가 빛을 등지고 서서히 걸어오는 모습이 보였다.

한 걸음 한 걸음, 묵직한 걸음을 옮기는 그의 얼굴은 자세히는 보이지 않았지만, 세월의 흔적을 나타내주는 무성한 수염은 확연히 보였다.

빛을 등지고 정의로 빛나는 망치를 든 체 걸음을 옮기는 그의 모습은 가히 영웅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다.

어느정도 걸어오던 그가 망치자루를 땅에 내려 찍고 멈춰섰다.


"그러니까, 이런 일은 말일세. 그렇게 머리 싸매고 생각할 필요가 없다네."


가까이 다가온 영웅, 최초의 성기사이자 은빛 성기사단의 창립자, 빛의 수호자 우서는 미소지으며 손을 내밀었다.


"자, 여기서 이러지 말고, 아무 생각 없이 치고 박을 수 있는 공간으로 같이 가세나."


차라는 우서의 말에 흥미롭다는 반응을 보였다.


"호오? 거기선 마음 껏 죽일 수 있는 건가?"

"물론이지, 자네가 능력만 된다면!"

"좋아!"


차라는 우서의 말에 반색을 하며 우서의 손을 잡았다.


"자, 자네도 이리 오지 않겠나?"

"...그곳에는 다른 사람들도 있나?"

"물론, 산 자는 물론이오, 죽은 자도 있지! 혹시 아나? 자네와 인연이 있는 자가 기다리고 있을지!"

"그렇다면, 좋아."


샌즈 역시 우서의 손을 잡았고, 우서는 만족한 듯 미소지으며 외쳤다."


"가세나! 시공의 폭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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