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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의 밤은 맑고, 깨끗했다. 낮에는 바람을 타고 흐르는 모래의 빛이 아름다웠으며, 밤에는 스스로를 태워 빛을내는 별과 비록 자신의 빛이아닐지라도 햇빛을 빌려 빛나는 달이 눈부실듯 아름다웠다. 이 모든것은 저 위에 떠있는 태양덕분이리라. 아니, 지금은 태양은 땅 아래로 잠겨있다고 표현하는 것이 더 바람직할지도 모르겠다. 나는 지금 지하를 여행하고 있으니까.
누가 내게 왜 여행을 하냐고 묻는다면 글쎄, 딱히 기막힌 이유가 따로 있는건 아니다. 나는 여행을 사랑한다거나,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외지를 갈망했기 때문이라기보다는 그저 '한 괴물'과 나눴던 짧은 만남이 불씨가 됬다는 것밖에 아직 말할 수 없다.
괴물이라니 그런게 존재하기나 하냐고 10년전 독자들은 생각하겠지만, 지금 독자들은 잘 알듯이 그들은 꽤나 유쾌한 친구들이다. 각자의 독특한 개성과 유머로 그들은 인간의 삶에 깊숙히 스며들었고, 내게 많은 교훈을 줬다. 지금 당장 '메타톤의 200점 인생'이 베스트 셀러임을 보면 예전 독자들이 가졌던 괴물에 대한 편견을 부술 수 있으리라 단언한다.
이는 괴물의 지상에서의 입지에 대한 입증이기도 하다. 내가 굳이 10년이나 지난 고물딱지같은 얘기를 왜 꺼내느냐 함은 지금부터 나의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준 '한 괴물'과의 만남을 서술하기 위해서이다. 그 날도 오늘처럼 별이 쏟아지는 밤의 사막이었다.
8년전 그때의 나는 여행자가 아닌 부랑자였으며, 단지 살기위해 돈이 좀 모인다는 남쪽을 향해서 중앙사막을 건너던 중이었다. 아무런 준비도 없이 내쫓기듯이 시작한 여정은 꼭 죽음과 데이트를 하는 기분을 들게했다. 늘 말라비틀어진 목구멍에선 쇳소리가 났고, 위장은 쪼그라들어 없어진듯 했다. 무엇보다도 사무치는 외로움이 덮쳐올때 주변이 온통 붉은색과 하늘색으로만 이루어져있다는것을 눈으로 확인할때면 뇌마저도 갈증에 찌들었다는걸 체감했다. 나는 그곳에 혼자였다. 나는 그저 낡은 쉬마그를 눈밑까지 밀어올리곤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모래위를 걷는것뿐이었다.
그날은 마지막 물병이 바닥을 드러낸 날이었다. 마지막 한발울을 남기지 않기위해 개처럼 혀로 물병입구를 핥아대는 기분이란! '나사로의 손끝에 물을 찍어 혀를 축여주소서' 성경구절이 마치 제일 인듯 떠올랐다. 죽음이 가까우니 신을 찾는것일까. "신이시여 저를 구원하소서!" 목놓아 외치고싶었지만, 목에선 쉰소리밖에 나오지 않았다. 다만 한가지 확실한건 나는 당시에 죽음에서의 구원을 바라기보다는 사후세계에서의 보살핌을 바랬다는 것이었다.
밤은 금방 찾아왔다. 짧으면 오늘밤일 것이다. 나는 꽤나 안전해보이는 모래바위쪽으로 몸을돌렸다. 사막의 밤은 언제나 차가웠다. 낮이되면 그렇게나 모든것을 뜨겁게 데우면서도 뭐가 또 불만인건지 해가 저물기만 하면 온새상을 쪽빛얼음으로 뒤덮었다. 그날의 하늘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저 별들 중에 하나는 자신의 어머니요, 하나는 누이일까. 징글맞게 뜨거운 눈물이 왈칵 앞을 가렸다. 대충 소매로 눈물을 씻어내니 능선너머로 은하수가 아름답게 수놓여져 있었다. 은하수는 정말 흐르는듯이 일렁였다. 마치 은하수가 온천수처럼 끓어오르는는듯 했다. 하지만, 내마지막 불타는 눈으로 보기에 이는 너무 부자연스러웠다. 발끝부터 정수리까지 소름이 타고 올라왔다. 설마, 설마하는 마음은 심장을 쉼없이 펌프질을 했다. 밤하늘 위로 뿌연 연기가 타오르는것 같았다. 살려면 가야한다는 내장 깊숙한곳부터 끓어오르는 삶에 대한 집착이 환상따윈 중요치 않게 나를 내몰았다. 정신을 차렸을때 난 뛰고 있을 뿐이었다.
능선을 올라 연기가 타오르는 곳을 급히 좇았다. 거무스르한 인영이 불빛을 쬐고 있었다. "신이시여 감사합니다" 비로소 목소리가 메마름을 찢고 나왔다. 다른 생각할 틈이 없었다. 내 마지막남은 동아줄을 잡아야했다. 만일 그가 사람을 잡아먹는 동화속 괴물이라고해도 감사했을 것이다. 적어도 혼자는 아니지 않는가.
가파른 능선을 뛰어내려온다는 것은 상당히 위험한 일이었다. 그럼에도 나는 이 두 다리에게 휴식을 허락하지 않았다. 누적된 피로로 인하여 나는 언덕에서 미끄러졌고, 마치 쳇바퀴구르듯이 아래로 떨어졌다. 고통이 밀물 차오르듯 덮쳤다. 골이 울려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가까스로 부여잡고있던 의식의 줄이 점차 느슨해져가는 가운데 나는 희미하고 바랜 목소리를 들었다.
"이런."
2.
지금껏 맡아보지 못한 먹음직으러운 향기에 나는 눈을 떴다. 미처 차리지 못한 정신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 상황이었다. 머리가 웅웅거리며 울려댔다. 마치 내 몸이 내 몸이 아닌듯 했다. 성급히 몸을 일으키려는 뇌와는 반대로 허리는 스스로의 역할을 수행하길 거부했다. 허리가 삐걱거리며 비명을 질러댔다.
"오, 자네 일어났는가?"
꿈속에서 들은 듯한 노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고개만을 돌려 소리가 나는 쪽을 쳐다봤다.
"괴...괴물..!"
"확실히 이런 반응일 줄은 알았네만"
그는 그저 웃어보이고선 냄비안을 휙휙 휘저었다. 연두색 비늘을 입은 피부, 커다란 등딱지, 노란색 눈은 그가 인간이 아님을 증명하고 있었다. 당시 나는 내 앞가림도 하지 못해서 괴물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는 알고있지 않았지만, 괴물이 인간과 전쟁을 하러 왔다는 뜨내기들이나 하는 헛소리를 진심으로 받아들였었다. 그는 내 표정을 읽은 것인지 '오, 설마 자네 내가 자네를 죽일꺼라 생각하는건 아니겠지?' 하곤 껄껄 웃어댔다.
"하루동안 죽었던 기분은 어떤가? 인간을 간호하는건 거의 천년만에 처음이라 죽은것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헛된걱정이었구만."
그는 냄비에 담긴 스프를 덜어 내게 들이밀었다. 방금전 맡았던 고소한 향기가 스프에서 퍼져나왔다. 살면서 스프라곤 사료용옥수수스프와, 쌀을 묽게 갈아 만든 스프밖에 먹어보지 못했던 나는 그의 친절에 머뭇거렸지만 가벼운 목례를 올리고 그릇을 비워냈다.
"저, 실례가됬다면 죄송합니다. 어르신"
"괜찮다네. 처음 괴물을 본다면 다들 그런 반응을 보이지. 그나저나 남쪽으로 가고 있는것 같구만. 남쪽까지는 하루이틀정도만 걸어가면 된다네"
지평선 너머로 도시가 모래알갱이만한 크기로 보이는 듯 했다. 그는 이내 도시쪽으로 뻗었던 손을 거두곤 마치 오래 알고지냈던 친구마냥 내 옆에 털썩 주저앉았다.
"정말 감사합니다. 이 은혜를 어찌 갚아야 할지"
"은혜는 무슨 은혜인가. 다만 괜찮다면 남쪽까지 나랑 함께 여행해줬으면 하는데...괴물이 내키지 않으면 거절해도 된다네"
그의 노란눈은 거절은 생각치도 않는다는듯이 확고했다. 마치 내가 동의할것을 알기라도 하는것처럼. 나는 고개를 재차 숙이며 신세를지겠다 고했다.
"다시 인사하지. 반갑네 내 이름은 거슨. 왕년엔 꽤나 날렸던 괴물이라네"
이것이 그와 나의 첫만남이었다.
3.
거슨은 생각보다 말하기를 좋아하고, 강한 노인이었다. 그는 끊임없이 이야기를 하는데도 불구하고, 지친 기색이 없었다. 그는 내가 쉬자고 할때마다 늘
"젊은 친구가 그렇게 약해서 어떡하나. 내가 아는 한 아이는 하루만에 에봇산을 횡단했다네"
껄껄 웃어으며 내 페이스에 맞춰 걸음을 늦추거나, 정성이들어간 스프를 만들어주었다.
때때로 그는 괴물이야기를 해주었는데, 그럴때면 나는 눈을 크게 뜨고 그가 하는 말을 주의깊게 들었다. 그는 내 반응이 좋은지 그럴때마다 늘 한마디씩 더 해주곤 했다 .
"괴물이 왜 지하에서 숨죽이며 살았는지 아는가?"
"전쟁이 있었다고 하지 않았나요?"
"그렇다네. 인간이 우리에게 전쟁을 일으켯지. 인간은 우리를 죽이면서도 우리를 두려워했네. 그래서 모두를 영원히 나오지 못하게 지하에 가뒀지"
"나는 당시의 정의의 망치라고 불렸었다네.뭐 꽤나 오랜시절이긴 하지만 말야. 웃긴게 뭔줄 아나? 나는 당시에 아무것도 한게 없다네. 싸울 수도 없었어. 그저 다친 괴물들을 뒤로 보내고, 싸움을 거는 인간에게서 시간을 버는 수밖에 없었지."
"괴물은 강한줄 알고 있었어요"
"괴물은 인간보다 약하네. 특히나 기습으로 공격당한 만큼 우리는 밀릴수밖에 없었어.
그는 거기까지 얘기하곤 자 이제 좀 걷지 하고 일어섰다. 쉬는 동안 쌓인 모래가 우수수 떨어졌다.
지평선너머 도시가 꽤나 코앞으로 다가왔다. 짧았지만 은인과 헤어진다는게 조금 코가 시큰했다.
그모습을 본것인지 거슨은 거친 손으로 내 어깨를 투닥이며 말했다.
"자네 헤어지는게 안타까워서 코가 발간건 아니겠지?"
"아닙니다."
거슨은 껄껄 웃고는 남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서쪽에선 태양이 주변 구름을 붉게 물들였다. 늘 이렇게 산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나는 마음속으로 그에게 감사했다.
ㅡㅡ
이 주인공은 차라임. 불살엔딩이 끝나고 불완전한 의지로 실수를 만회할 기회를 받음. 저기 보면 사막에서 여행자가 죽었을때 그때부턴 차라다. 그리고 차라가 거슨과 헤어지고 자신이 누군지 찾은 후에 속죄를 위하여 마지막 여행으로 지하에서 플라위만나는 걸로 끝남.
금손이,,,노잼이 뭔뜻인지 잘 몰으는갑내,,,ㅎ
차라인지는 하나도 모르겠는데 잼났다 개추
좋은데? 설정도 흥미롭고 ㅇㅇ 더 써와라 금손아
으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