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산한 바람이 기분좋게 부는 밤이면, 어디서 샀는지 기억도 안나는 낡은 망원경을 들고 집 근처의 언덕을 오른다. 밤의 공기는 언제나 상기되어 있기에 차려입은 따듯한 후드 점퍼가 몸을 녹여주기 시작할 때 만원경을 설치해서 밤의 별들을 바라본다.
기억도 안나는 어릴 적 본 푸른 별, 그 별이 세상의 전부인 것만 같은 기분이 가끔씩 이미 동심을 잃은 나의 마음을 적셔온다. 분명 그 때 내 옆에는 소중한 친구가 있었던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항상 친구의 얼굴이 떠오르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언제나 기억을 따라 더듬더듬 나아가다보면 거대한 벽을 마주하는 것이다.
나는 기억하지 못하는 과거에 대해서 항의라도 하듯이 파란 후드 점퍼를 조여 입고 가져온 허브 차를 마신다.
"...이 맛이 아니야."
어두운 밤의 산은 도시의 야경에 치이지 않기 때문일까? 별들이 화려하게 자신을 뽐내고 있다.
망원경을 들여다본다. 수많은 별자리들, 천칭자리,큰 곰자리, 뱀 주인 자리. 하지만 어떻게 해도 기억 속의 별은 찾을 수 없다.
무언가 커다란 것을 잃어버린 채 나는 어른이 되어가고 있는 것 같다.
얼마나 별들을 바라보고 있었을까? 하늘은 점점 푸른 색을 더해가고, 저 멀리서 노란 색채가 푸른 색의 하늘에 섞여간다. 슬슬 아침이 되어간다.
나는 앉아 있던 바닥에서 일어나 바지를 털고 망원경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이제는 현실로 돌아갈 때다.
"어쩌면 모두, 어린 날의 상상이였겠지. 모두 어릴 때는 상상력이 풍부하니까 말이야."
그 순간 그리 채념한 듯 내뱆은 내 말을 부정하기라도 하는 듯이 바람을 타고 내 발치로 하나의 꽃잎이 떨어졌다.
"노란 꽃.."
노란 꽃 플라위... 분명 내가 만든 상상 친구들 중 하나의 이름이겠지.
갑자기 날아온 꽃을 따라서 기억이 생생하게 살아나기 시작한다. 분명 나는 이 언덕을 토대로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었었다. 결계에 갇혀 나오지 못하는 괴물들의 이야기를...
"한 인간이 에봇산을 올라갔습니다."
꽃이 되살린 추억 때문인지, 아니면 그저 회색의 현실로 돌아가기 싫은 변덕인지 나는 언덕 넘어의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안녕 나는 노란 꽃 플라위야."
분명 그렇게 말했었지, 내가 생각하기에도 참 귀여운 캐릭터다. 어릴 때 어떻게 이런 대사를 생각했는지 모르겠다. 아니 어쩌면 어릴 적에 할 수 있는 상상이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심오하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만들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며 산을 올라가자, 점점 근처에 노란 꽃들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무슨 꽃인지 모르겠다. 나는 식물에 정통하지 않았으니까.
적어도, 이 꽃은 내가 어릴 적부터 계속해서 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나는 추억을 따라 올라갔다.
노란 꽃으로부터 시작된 추억은 점점 뿌리를 내리고 파고들어온다.
"그리고 거기서 만난 염소 아주머니, 그녀는 버터스카치 파이는 정말 맛있었어."
그렇게 생각하니 입에서 침이 고였다. 아니 잠깐만, 아무리 상상이라고 하더라도, 이렇게 자세한 맛을 내가 생각해낼 수 있나? 왠지 물 속에 잠긴 것 같은 기분이 들기 시작했다.
그런 기분때문인지, 나는 내가 만든 이야기를 따라 빠르게 달리기 시작했다.
"분명 내가 만든 이야기대로가 맞다면, 에봇 산의 꼭대기에는..."
걸음이 점점 빨라진다. 바닥에서 부숴지는 나뭇가지 소리, 달려 지나가느라 뻣어나온 가지들에 얼굴을 긁혔다. 신경쓸 게 뭐람.
그렇게 우왕좌왕 달려 도착한 산의 꼭대기.
"... 말도 안돼"
나의 잠겨 있던 수조같은 마음이 산의 꼭대기에 도착하자마자 마치 자물쇠가 열린 듯 열려 눈물이 나오기 시작했다.
있었다. 거대한 구멍이. 지하 세계로 가는 문이...
기억에 침몰되어 간다. 나는 잊고 있었던 것이다. 노란 꽃 플라위도, 소중한 토리엘도, 위대한 파피루스도, 언다인도, 알피스도, 전부 전부 상상 속 친구라고 잊어버리려고 했던 것이다.
그 곳에서 돌아온 그 날, 나는 그곳의 모든 기억을 애써 부정하고 있었다.어린 시절의 농담으로 만들려고 했다.
"어째서 잊어버리려고 했던 거야."
결계를 지나 나갈 때를 기억할 수 있었다. 아스고어를 만나기 전 건내받은 샌즈의 후드 점퍼, 언다인이 쥐어준 작은 지하 허브 씨앗, 분명 지상에서는 더 잘 자랄거라고 격려해주었었어.
후드 주머니를 뒤져보니 말라비틀어질 대로 말라 비틀어진 씨앗이 손에 쥐어졌다.
구멍의 앞에서 씨앗을 꽉 쥐었다.
세월이 지나서 의미를 가지고 있지 않은 약한 마법이 모래밭의 성같이 그곳에 계속 남아있었다.
분명 그 때의 나는 무서웠을 것이다. 죽고 죽이는 세상에서의 경험이, 아스고어가, 괴물들이 지상을 공격할 거라는 공포가 무서웠던 것이다.
"하지만 그래서는 안됐어"
오열했다.
얼마나 울었을까? 나는 눈물을 감추고 일어났다. 돌아가야 한다. 어릴 적의 나는 무서워서인지, 아니면 어려서인지,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가장 무서운 일은 , 소중했던 친구를 잊어버리는 일이라는 것을. 샌즈와 함께 보았던 동굴의 빛도, 언다인에게 대접받았던 차도, 파피루스의 따듯한 마음이 담겨있는 스파게티도 잊으면 안됐다.
*잊어서는 안될 소중한 기억이기에 당신은 구멍의 아래로 떨어져 내렸다.
소복소복 눈이 밟히는 소리가 난다. 나는 경비초소에 도착했다. 경비초소의 기둥에 손을 살짝 가져다 대자 파스스스스 소리를 내며 초소가 무너져 내렸다. 오랬동안 관리가 안 되었던 것 같다.
"너무 늦은 건가?"
"늦지 않았어 bro"
*누군가, 아니 당신이 잘 아는 소중한 친구가 당신의 뒤에서 말을 걸었다.
*당신은 그대로 돌아서 달려가 그를 꼭 껴앉았다.
"heh, 너무 격렬한 거 아니야? '뼈' 도 못추리겠네"
*두둥탁
*샌즈는 당신에게 말한다.
"왜 돌아온지는 묻지 않을게. 이럴 때는 그냥 이렇게 껴 안아주면 되는거지? 알피스가 보는 만화에서 인간들은 재회할 때 항상 이러더라고"
*당신은 샌즈를 꽉 껴앉았다. 의지가 가득 차오른다.
그런 당신에게 샌즈는 언제나의 웃음으로 대답한다.
"키, 많이 컸네. 이제는 꼬맹이라고 부를 수도 없겠어."
샌즈의 토닥임 속에서 고요한 스노우딘에 눈이 내리기 시작한다.
-끝-
글 처음 써봐서 넘나 어렵다..
좋드네 - DCW
광광 우럭따
미안 두둥탁에서 멈칫했따 진짜 처음맞음? 무지잘썻네
좋네 - ♡언다인
진짜 처음이야? 겁나 취적인데
야 명작이다 연제 콜?
참애낌은 개추얌
훈훈하다
만원경...
(퇴고의 중요성..)
배경은 노말엔딩이야?
ㅇㅇ 기본 노말 엔딩 뒤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