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 링크(http://gall.dcinside.com/board/view/?id=undertale&no=329063&page=13&exception_mode=recommend)
이제 차라는 아스리엘은 묶어놓지 않았다.
이미 다리도 팔도 없어진 아스리엘이 도망칠 수 있는 가능성은 없었으니까.
차라는 그렇게 생각하며 다시 한번 아스리엘의 목에다가 주사기를 꽂아 넣었다.
"흐윽!..."
액체가 그의 혈관에 직접 주사되기 시작하자 아스리엘의 입에서 자연스럽게 신음이 튀어나왔다.
그는 마치 기분 좋은 듯이 몸을 덜덜 떨기 시작했고 그의 눈이 이미 뒤집어진지 오래라 눈동자가 보이지 않았다.
차라는 그가 칠칠맞게 침을 줄줄 흘리는 것을 보며 가면 너머로 미소 지었다.
"이 정도면 다음 주 쯤에는 약을 끊어도 될 것 같아. 안 그래?"
차라는 그의 목에서 빈 주사기를 뽑으면서 아스리엘에게 말했다.
하지만 그 목소리는 당연히 아스리엘에게 닿지 않았다.
그의 의식은 이미 계속된 고문과 계속해서 투여된 마약으로 옅어질 대로 옅어져 버렸으니까.
차라는 그 모습을 보며 만족감과 성취감을 느꼈다.
자신이 이 정도나 할 수 있을 줄은 전혀 생각도 못했고
동시에 아스리엘의 정신이 이 정도 까지 버틸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는 순수하게 기뻤다.
마치 복잡한 장난감을 다 해체해버린 아이처럼 함박 웃음을 얼굴에 띄웠다.
그러나 그 함박 웃음은 오래가지 못했다.
차라는 자신이 해야 되는 일을 떠올렸다.
간절하디 간절한 부탁 아닌 부탁과 그 것을 어쩔 수 없이 미소지으며 수락한 자신의 모습이 눈 앞에 스쳐지나갔다.
사실 그 간절한 부탁이 호소한 그런 추상적인 개념들에 대해서 차라는 전혀 이해할 수 없었지만
그 것은 부탁이었고 그 부탁은 차라의 취향이엇다.
"남아일언중천금이라..."
미소가 사라진 그의 입이 중얼거렸다.
지킬 것은 지켜야만 했다.
차라는 조금 더 강한 수를 띄워야 했다.
그는 자신이 든 바둑돌을 조용히 쳐다보다가 사뿐히 놓았다.
***
아스리엘은 초점 없는 눈으로 자신의 어깨에 박힌 녹슨 못을 바라보았다.
아팠지만 그는 눈물을 흘릴 수 없었고 괴로웠지만 비명을 지를 수가 없었다.
그는 무의식적으로 손을 뻗어 자신의 어깨에 박힌 녹슨 못을 뽑으려 했지만 그에게는 이미 팔이 없었다.
팔 뿐만이 아니었다. 그는 자신의 다리마저 잃어버렸다.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또 다시 무력감과 절망이 아스리엘의 몸을 휘감고 감싸 그의 몸에서 힘을 앗아갔다.
"꼬르르륵..."
배고팠다.
그는 이미 자신이 몇일 동안이나 배를 곪고 있는지 세기를 포기해버렸다.
아니, 그는 그냥 세지 않았다.
이렇게 살 바에야 그는 차라리 아사하는 것이 나았다.
위장이 비명을 지르는 소리가 방안에 울려퍼졌다.
그 소리는 콧노래를 부르며 자신의 도구를 정리하고 있던 차라의 주의를 끌기에 충분했다.
"어? 설마 내가 남겨준 고기를 안 먹은거야? 꽤나 신선한 고기였는데 말이지..."
차라는 자신의 호의가 거절 되어서 정말 진심으로 섭섭한 듯한 말투로 말했다.
아스리엘은 그 모습을 보면서 정말로 궁금했다.
어떻게 사람...아니, 괴물 한명을 매일 같이 고문하고 염산을 뿌리고 전기로 지지고 불로 태우고 칼로 째며,
결국에는 자신의 사지까지 아작내고선 어쩜 그렇게 뻔뻔할 수가 있을까.
어떻게 저런 장난스러운 연기를 그 것도 본인 앞에서 펼칠 수가 있을까.
하지만 아스리엘은 곧 생각을 그만두었다.
어짜피 이렇게 항의한다고 해도, 비명을 지르며 화를 낸다고 해도,
차라에게는 소용이 없을 테니까.
차라는 그렇게 말하며 뒤에 무엇을 숨긴채 자신에게 다가왔다.
아스리엘은 항상 매일 같이 그러듯이
그 것을 보면서 자신의 몸이 덜덜 떨리는 것을 느꼈다. 심장이 요동치는 것을 느꼈다.
과연 그의 두려움에 대상은 곧 찾아올 고통인 것일까.
아니면 지금 당장 자신에게 시시각각 다가오고 있는 저 가면을 쓴 악마인 것일까.
아스리엘의 옆구리에 난 관에서 노란액체가 천천히 흘러나왔다.
그는 차라에게 다가오지 말라며 소리를 지르고 싶은 마음을 꾹 억눌렀다.
어짜피 그에게 그런 것은 소용이 없었다.
아무리 소리 지른다 해도, 자기가 막아본다고 해도 그는 결국 자신의 눈 앞에 그 가면을 들이밀겠지.
"댕---, 댕---"
빌어먹을 종소리와 다가오는 웃는 얼굴의 새겨진 그의 가면이 아스리엘의 눈과 귀에 또 다시 새겨졌다.
아스리을 그것을 듣고 보면서 자신의 몸에 새겨졌던 고통들이 다시 되살아나는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온 몸이 다시 아파오기 시작했다.
고통을 받았을 때의 그 때의 기억이 너무나도 생생하게 되살아나기 시작했다.
그 때의 감정이 마음 속에서 넘쳐흐르기 시작했다.
그는 그의 귀를 잡아 뜯어버리고 싶었다.
칼로 자신의 고막을 후벼 파버리고 싶었다.
그의 눈을 자신의 손으로 뽑아버리고 싶었다.
그의 달팽이관을 쥐어 뜯고 발로 짓밣아 버리고 싶었다.
그의 눈을 스스로 으깨버리고 싶었다.
저 빌어먹을 것들을 보지 않고 듣지 않을 수 있다면 정말 무엇이든지 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는 할 수 없었다.
그는 할 수가
없었다.
이미 말라버린 눈물은 이 무력감에 눈물 흘려주지 않았고
이미 쉬어버린 목은 이 절망에 비명질러주지 않았다.
그러나 하나의 문장을 말하게 했다.
그를 절벽에서 떠밀어서 끝까지 몰고가서 목 끝까지 나오다가 항상 들어가던 그 말을 그로 하여금 뱉게 하였다.
"누가 제발 나 좀 죽여줘..."
조그맣고 작은 문장 하나는 조용히 그의 편이 아무도 없는 곳에서 혼자서 그의 심정을 대변해 주었다.
당연하게도 그 문장은 순식간에 하나의 먼지가 되어 멀리 날아가 버렸다.
차라는 뒤에 숨겨진 손을 고기를 매달때 사용하는 갈고리와 함께 꺼내었다.
그리고 대체 무엇을 할지는 몰랐지만 그 갈고리는 천장에 있는 무언과와 사슬로 연결 되어 있었다.
"아스리엘, 우리의 어머니께서 누누히 말하셨잖아. 편식은 좋지 않다고."
장난스러운 말투였지만 그 뒤에 이어진 행동은 아스리엘에겐 전혀 장난스럽지 않았다.
차라는 그 갈고리를 아스리엘의 어깨에 매다꽂았다.
차갑고 잔인한 갈고리는 아스리엘의 이미 빛을 잃어버린 털을 지나 그의 살을 찢으며 그대로 파고들었다.
"아악!!"
짧은 단말마가 그의 목을 갈갈이 찢어버리며 그의 목에서 튀어나왔다.
역겨운 피 맛이 아스리엘의 입안에서 감돌았다.
"아이고...이렇게 되면 안되는데 말이지. 조금 더 파고 들지 않으면...!"
차라는 그렇게 말하며 그 갈고리를 아스리엘의 어깨에 더욱 더 박아넣었다.
차갑고 심한 고통이 그의 어깨를 계속해서 쑤셔대었다.
무자비한 갈고리는 계속해서 그의 살을 찢으며
그의 온 몸에 포진해 있는 신경을 건드려대었다.
상처부위에서 새빨간 피가 주르륵 흘려내려 그의 하얀 털을 붉은 색으로 물들였다.
그는 필사적으로 몸부림쳤다. 소용이 없다는 것은 이미 옛날에 깨달았음에도
아스리엘은 그 고통에 스스로의 목을 계속해서 상처입히며 간절하게 비명을 질러대었다.
"으아아악!! 아파!! 제발 그만해줘!!! 엄마!! 너무 아파!! 제발 누가 나 좀...!!
제발...부탁이니까!! 나 좀 죽여줘!!"
그는 그렇게 자신이 아는 모든 사람의 이름을 불러대며,
아프다고 소리를 질렀다.
그리고 이제 그만하고 싶다고 울부짖었다.
마지막으로 죽여달라고 간절하게 외쳤다.
그러나 아무도 오지 않았다.
그렇게 계속해서 살을 파고들며, 그의 뼈까지 긁으면서 잔인하게 그의 어깨로 파고들던 갈고리는
결국 아스리엘의 피에 흠뿍 젖은채 완전히 아스리엘의 어깨를 관통하고야 말았다.
피와 침과 눈물과 소변이 섞인 고통의 웅덩이가 아스리엘 아래에서 서로 비틀리며 형상을 이루었다.
차라는 그 것을 보며 또 다시 성취감을 느끼며 벌써부터 대체 아스리엘을 어떻게 조각할 지 상상하여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는 그 시간을 잠시 미루어야 했다.
왜냐하면 초대한 손님이 정중하게 노크를 하는 소리가 그의 귀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그는 참을 수 없는 희열이 온 몸을 감싸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
몸이 부르르 떨리며 그의 어느 부분이 정말 아플 정도로 팽팽하게 단단해져 버렸다.
차라는 행동을 서둘렀다.
그는 경쾌하고 또렷한 발걸음으로 빠르게 자신의 옆에 마치 동화에 나오는 동아줄처럼 하늘에서 내려진 듯한 사슬을 잡았다.
그리고 그 것을 몸을 눕혀 땅으로 끌어내리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아스리엘의 몸이 천천히 공중으로 떠오르기 시작했고 아스리엘은 그 것이 고통스러웠는지 입술을 꽉 깨물며 신음소리를 흘리기 시작했다.
차라가 설치한 것은 그저 간단한 도르래였다. 하지만 이 도르래로 얼마나 수많은 재밌는 일을 할 수 있는지,
아마 다른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차라는 그렇게 생각하며 아스리엘을 그렇게 계속 딱 자신의 눈 높이까지만 높인 다음,
사슬을 옆에 기둥에 묶어 도르래를 고정시켰다.
아스리엘은 정말 차라의 생각 그대로, 차라가 계획한 그대로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는 정말 그가 생각했던 대로 마치 정육점에 매달린 고기와 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
차라는 그 모습을 보며 오늘의 신이 정말로 정신이 나갔음에 감사했다.
그리고 그는 그의 가장 친애하는 손님을 맞기 위해서 아스리엘을 그대로 내버려 둔채 문으로 달려나갔다.
아스리엘은 어깨가 찢어질 것만 같은 걱정과 고통에 휩싸였다.
"으으으윽..."
신음이 저절로 흘러나왔다.
이미 팔과 다리는 잃어버린지 오래인데 습관이란 것은 이래서 무서운걸까.
그는 이미 사라지고 없는 다리와 팔을 버둥거리려 하며,
팔을 뻗어 갈고리를 집으려 했다.
그러나 그가 휘두른 것은 팔과 다리가 아닌 그저 허공 뿐이었고
의미없고 헛된 짓을 한 대가로 사슬은 원을 그리며 빙빙 돌기 시작했다.
"-----!"
빙빙 돌 때마다 갈고리가 흔들리며 그의 살과 뼈에 부딪힌다.
아스리엘은 그 고통에 입술을 악물고 비명을 삭혔다.
그리고 그의 귀에 수많은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
한 10명? 20명 정도는 되보이는 그런 수많은 가지각색의 발소리가 아스리엘의 고막에 부딪혔다.
아스리엘은 누구인지 궁금하지 않았다.
누구인지 상상하고 싶지 않았다.
무엇이 됬든 옛 친구라는 이름에 악마가 가지고 오는 것들은 그날 이후 그저 아스리엘을 슬프게만 하는 것들 뿐이었다.
저것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어쩌면 괴물들은 자신의 불행을 예감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게 아닐까.
아스리엘이 옳았다.
슬프지만 그는 옳았다.
그 발걸음의 주인은 확실하게 아스리엘을 슬프게 할 존재였다.
그들은 차라가 최근에 어느 사이트에서 모은 20명의 대부분이 건장한 차라와 같은 가면을 쓴 남자들이었다.
그들은 전부 체형도 머리색도 성격도 얼굴도 직업도 모두 달랐지만,
딱 하나 그들에게는 공통점이 있었다. 차라는 그 공통점을 보고 그들을 선택했다.
그들 앞에 대장처럼 서있었던 차라는 갈고리에 매달린채 빙빙 돌고 있는 아스리엘을 두 팔로 강하게 잡았다.
그리고 뒤를 돌아 그 남자들에게 마치 큐레이터처럼 친절한 말투로 말했다.
"자, 이제 시작하시면 됩니다."
그 말이 끝남과 함께 그들 사이에 웅성거림이 일었다.
아스리엘은 그 것을 보고 호기심이 생겼지만 곧 그는 그 호기심을 억눌렀다.
알고 고통받는 것 보다는 모르다가 고통받는게 나았다.
웅성거림은 길지 않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 남자 무리들 중에서 제일 덩치가 큰 사람이 아스리엘 앞으로 나왔다.
"...!!..크헉..."
아스리엘의 입에서 이상한 소리와 함께 피가 섞인 침이 튀어나왔다.
그는 대체 이게 어떻게 된 상황인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가슴에 단단한 무언가가 부딪혔는지 그 충격에 도저히 숨을 쉴 수가 없었다.
숨을 들이마실 수가 없었고 숨을 내쉴 수도 없었다.
마치 기도에 벽이 생긴 느낌이었다.
그의 눈에 단단해 보이는 주먹이 자신의 명치를 파고드는 장면이 스쳐지나갔다.
그제서야 그는 자신이 무슨 상황에 처해 있는지 깨달았다.
아스리엘은 뒤로 밀려나갔지만 천장에 있는 사슬에 걸려있기에 마치 샌드백 처럼,
다시 그 남자의 정면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또 다시 그 남자의 주먹이 아스리엘의 명치에 꽂혔다.
아스리엘은 피가 섞인 침을 입에서 흩뿌리며 다시 뒤로 밀려났다.
그리고 돌아왔고 남자는 또 다시, 또 다시, 또 다시, 몇십 번이고 몇백번이고 그의 명치에 주먹을 꽂았다.
아스리엘은 정신을 잃고 싶었다.
더 이상 이 숨 막히는 고통을 버티기 싫었다.
하지만 그의 어깨에 박힌 갈고리는 자신이 뒤로 밀려나고 다시 돌아 올때마다,
그의 살과 뼈를 헤집으며 그의 혼미해져가는 정신을 다시 뚜렷하게 만들었다.
그럼 저 사람들이 다...
아스리엘은 정신이 혼미해지는 가운데 그 장면을 마치 한 편의 포르노를 보고 있는 것처럼
바라보고 있던 다른 가면을 쓴 남자들을 바라보았다.
차라는 그 모습을 바라보며 다시 생각해도 그런 기준을 세우고 사람을 모집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원 이유 없이 폭행한 전과가 있는 사람들이라니,
이런 고문을 준비해놔도 실행해 옮길 사람이 얼마나 될까,
차라는 입에 개거품을 물기 시작한 아스리엘을 바라보며 가면 너머로 미소지었다.
웃는 얼굴의 가면과 종소리가 아스리엘의 뇌리에 새겨졌다.
***
그는 자신의 본능을 저주했다.
말을 듣지 않는 몸을 저주했다.
죽고 싶어도 도저히 마음 대로 따라주지 않는 자신의 몸을 저주했다.
아스리엘은 그렇게 자신에게 저주를 퍼부으며,
추악하게 그리고 추잡스럽게 팔도 없고 다리도 없기에 먼지가 가득한 땅바닥에서 먼지를 들이삼키며,
어딘가를 향하여 기어갔다.
아스리엘은 죽고 싶었다.
이대로면 죽는게 나았다.
더 이상 저 악마에게 고통받고 싶지 않았다.
더 이상 샌드백 신세가 되는 것도 싫었다.
그렇기에 아스리엘의 이성은 생각은 그의 죽음을 갈망했다.
그의 휴식을 갈망했다.
그가 편해지기를 어떤 방식으로던 이 곳에서 빠져나가기를 갈망했다.
하지만 그의 본능은 아니었다.
그는 그렇게 추잡하게 기어다가다 결국 자신이 목표로 하는 곳까지 기어가는데 성공하였다.
그 곳에 있는 것은 자신의 팔과 다리였다.
이미 오래 전에 잘려버려서 하얀 구더기들이 들끓고 썩어가기 시작한 보기만 해도 역겨운 자신의 팔과 다리였다.
그의 자랑이던 하얀 털도 이미 다 빠져버리고 자신의 토사물과 용변에 더럽혀져서 흉측하게 변해버린 자신의 팔과 다리였다.
그의 머리는 안된다고 외쳤다.
그래서는 안된다고, 그 것은 미친 짓이라고, 절대 용납될 수 없는 짓이라고 절박하게 그리고 부탁하듯이 외쳤다.
하지만 그때 만큼은 아스리엘의 몸이 머리를 따르지 않았다.
그는 배고팠다. 너무나도 배고팠다. 배가 너무 고파서 등가죽과 뱃가죽이 붙어버릴 것만 같았다.
그는 자신의 배를 채워줄 것이라면 뭐든지 좋았다.
뭐든지, 그게 무엇이든 간에 좋았다.
그는 기꺼이 먹을 수 있었다.
그렇기에,
아스리엘은 선악과를 베어물었다.
"콰직..."
***
차라는 조용히 이미 완전히 맛이 가버려서 바닥에 누워 조금씩 경련하고 있던 아스리엘을 바라보았다.
그의 눈은 이미 뒤집혀 있었으며, 그의 입에서는 도저히 삼키지 못한 침과 함께 입에 강제로 쑤셔넣어졌던 하얗고 투명한 액체가 흐르고 있었다.
"휴우...참 엉망진창이었지? 34명이라니...나는 아스리엘이 이렇게 인기가 많을 것이라고는 예상을 못했는데 말이야."
차라는 아스리엘의 입에서 나온 것과 같은 하얗고 투명한 액체가 흘러나오는 그의 구멍과 같은 액체로 젖어있는 그의 몸을 보면서 중얼거렸다.
"제...제발 그만...그만해 주세요...차...차라리 죽여...주세...요..."
반쯤 잠꼬대와 같이 작은 목소리가 아무래도 방금 전의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듯한 아스리엘에게서 튀어나왔다.
그의 눈에서는 그 때와 같은 수치심과 자신과 그들에 대한 혐오감으로 가득 찬 눈물이 계속해서 또르르 뺨을 따라 굴러떨어지고 있었다.
차라는 빙긋 상냥한 웃음을 짓고선 주머니에서 주사기를 꺼냈다.
"그 것은 곤란해, 아스리엘...내가 원하는 것은 니가 죽는게 아니거든."
그 상냥한 목소리가 담고 있는 의도는 대체 얼마나 끔찍한 것일까.
아스리엘은 그저 자신의 앞에 생길 일을 모르고 약을 주사당한채 몸을 부르르 떨 뿐이었다.
***
아스리엘은 바닥에 머리를 박았다.
붉은 피가 몇 방울 찢어진 머리에서 흘러나왔다.
고통스러웠지만 그는 멈추지 않았다.
그는 계속해서 계속해서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머리를 바닥에 박았다.
그러면서 계속해서 정말 간절하게 그리고 부탁하듯이 중얼거렸다.
"제발 죽어. 죽어줘, 내 몸아. 제발 죽어. 죽어. 좀 죽어. 제발 부탁이니까 이제 죽어.
나 쉬고 싶어. 죽어줘. 제발. 이대로 머리가 깨져서 죽어줘.
나 아파. 나 힘들어. 나 이제 쉬고 싶어. 죽어줘. 죽어. 제발. 제발. 제발."
그렇게 수십번이고 수백번이고 박고 박고 또 박았다.
그 것은 처절한 자살이었다.
이미 팔이 없어서 스스로 밧줄에 목을 매달지 못하고,
이미 다리가 없어서 스스로의 몸을 던질 수도 없기 때문에.
이 것만이 아스리엘이 자살 할 수 있는 방법이었다.
그가 결국에는 편해질 수 있는 방법이었다.
그렇기에 그는 처절하게 비참하게 그리고 간절하게도
그의 머리를 수십번이고 수백번이고 수천번이고 바닥에 박았다.
그는 튼튼한 자신의 몸을 저주 할 수 밖에 없었다.
***
아스리엘이 이번에 눈을 뜬 곳은 정말 의외로 누군가의 품속이었다.
그는 순간 누군가가 자신을 구원해 주고 있다는 정말 한 줄기 실 한 가닥만한 희망을 품었으나,
코를 찌르는 피 냄새에 희망을 그대로 잃어버리고 말았다.
그가 있는 곳은 악마의 품 속이었다.
차라는 아스리엘을 품에 안고 어딘가로 걸어가고 있었다.
"아, 일어났어?"
차라는 깨어난 아스리엘을 보면서 가면 너머로 빙긋 웃었다.
정확히는 차라는 아스리엘의 공포에 찬 눈과 덜덜 떨리는 몸을 느끼면서 기쁜 듯한 미소를 지었다.
모든게 즐거우면서 자신의 욕망을 충족하면서도 누군가의 간절한 부탁대로 잘 되가고 있었다.
그리고 이번 것은 특별히 아스리엘이 대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그는 벌써부터 기대가 되가고 있었다.
아스리엘은 저 악마의 가면을 최대한 보지 않으려고 고개를 돌렸다.
왜 였을까. 아마 그 이유는 아스리엘은 저 가면을 볼때마다 지금까지 겪었던 모든 잊고 싶은 기억과 고통과 감정들이
마치 폭탄같이 터져버리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이제는 세기를 포기한 고문의 횟수와 총 135번의...그 남자들.
아스리엘은 그 기억을 떠올리자마자 입에서 역겨운 토사물들을 목끝까지 올라오는 것과 그의 눈시울이 붉어져 가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
그 끔찍한 기억들은 이제 아스리엘로 하여금 그 악마가 들려주는 종소리를 듣기만 해도,
그리고 그 악마가 쓴 가면을 보기만해도 공포감과 불안감에 발작을 일으키게 하였다.
아스리엘은 이제 그 악마가 무서웠다.
그 종소리가 무서웠다. 그 가면이 무서웠다.
정말로 너무나도 무서웠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던 아스리엘은 갑자기 차라가 발걸음을 멈추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차라가 멈춰선 곳은 어떤 철로 만들어졌고 딱 봐도 단단해 보이는 그런 문이였다.
그는 그 문을 조심스럽게 손잡이를 돌려 열었고 그 안에 있는 방은 어둠이 가득차 보였다.
갑작스럽게 아스리엘의 세상이 갑자기 회전하기 시작했다.
아스리엘은 온 몸이 붕뜨는 느낌과 시시각각 계속 돌아가는 세상을 보면서 어지러움을 느꼈다.
하지만 그 어지러움은 슬프게도 짧았다.
그는 곧 딱딱한 땅바닥에 충돌하였고 그 충격과 고통에 신음하였다.
"으으...'
문이 강하게 닫히는 소리가 아스리엘의 고막을 울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 방의 불이 켜졌으며 아스리엘은 너무나도 선명하게 그 방에 있는 것들을 볼 수가 있었다.
그제서야, 아스리엘은 어째서 차라가 항상 가면을 쓰고 있었는지에 대해서 이해했다.
어째서 그가 그렇게 그 웃는 얼굴의 가면을 고집했는지에 대해서 슬프게도 깨달아 버렸다.
그 방에는 그 가면이 천장에도, 바닥에도, 벽에도 여기저기 사방에 전부 붙여져 있었다.
아스리엘은 그 가면을 보았다.
그리고 그 가면을 보는 순간, 그 가면을 인지하게 된 순간부터
지금까지 당했던 모든 기억들과 고통들이 억지로라도 잊고 있고 있었고 생각하지 않고 있었고 필사적으로 떠올리지 않았던 기억들이 그리고 고통이
한번에 아스리엘은 관통했다.
아스리엘은 정말 고통에 몸부림치며 없어진 팔과 다리를 버둥거리며,
여기 저기를 마구마구 굴러다니며 비명을 지르고 고통에 몸부림 쳤다.
그리고 그 악마에게 용서를 빌었다.
제발 그만해달라고 제발 이 것만큼은 멈춰달라고 절대 아무것도 보지 않기 위해서 눈을 꼭 감으며
울고불며 비명을 질러대었다.
그 가면을 볼 때마다 그 남자들이 떠올랐다.
그 가면을 볼 때마다 그 수치가 떠올랐다.
그 가면을 볼 때마다 그 고통이 떠올랐다.
그 가면을 볼 때마다 불안이 공포가 절망이 모든게 그 빌어먹을 모든게 전부 하나도 남김없이 다 떠올랐다.
"제발 부탁이야!! 이 것을 좀 치워줘!!"
아스리엘의 간절한 비명이었다.
차라의 대답은 간결했다.
맑고 청아한 종소리가 들려왔다.
아스리엘에겐 귀를 막을 손이 없었다.
그렇기에 그는 한참을 고통스럽게 비명을 지르며 몸부림쳤다.
아스리엘의 무언가가 끊어졌다.
아스리엘은 눈을 감지 않고 그저 이미 죽어버린 눈으로 눈물을 흘리며,
계속해서 무한 재생되는 지난 기억들을 바라보며
그대로 종장을 향해 달려나갔다.
***
"약 줘어어어어어!!"
아스리엘은 마치 떼를 쓰는 아이처럼 울부짖었다.
떼를 쓰는 아이와 다른 점이 있다면 그의 눈은 이미 옛날에 풀려버렸고
그의 입에서는 삼키지 못한 침이 마구 흘러내리고 있었다는 것이였을까.
그런 아스리엘 앞에 차라는 약이 든 주사기를 흔들며, 미소 지었다.
"이 정도로 효과가 좋을 줄은 몰랐는데...그 정도로 필요해?"
아스리엘은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자신의 머리를 마구 흔들어 댔다.
그의 이성은 이미 날아긴지 너무 오래였다.
그가 이 현실을 버티기 위해서 기댈 수 있는 것은 그나마 이 생활에서 즐거움을 주는 약 밖에 없었고,
차라는 그 것까지 아스리엘에게 고통을 주기 위해서 사용하였다.
차라는 이미 정신이 정신이 약 때문에 반쯤 나가버린 아스리엘에게 다가가서,
그의 왼쪽 눈에 주사기를 꽂아넣었다.
"------!"
엄청난 고통이 아스리엘의 눈에 찾아왔다.
하지만 그 것도 잠시, 아스리엘은 눈에 주사되어가고 있는 약의 쾌감에 고통을 잊어버렸다.
***
광인이나 낼 법한 거대한 웃음소리가 방 안에 울려퍼졌다.
그리고 그 방안에는 두 명의 사람이 서 있었다.
한 명은 악마였고, 한 명은 그저 수많은 징그러운 벌레들이 가득 차 있는 수조에 빠진채,
다리도 없고 팔도 없어 그대로 온 몸의 구멍이란 구멍에 전부 다 칩입해 오는 벌레들을 뿌리칠 수가 없는 괴물 한 명이었다.
여기서 대체 누가 웃고 있는 걸까.
벌레가 입안 가득 들어온 후에야 웃음 소리가 멈추었다.
***
그는 끔찍한 몰골이였다.
그의 털들은 여기저기 약의 부작용과 흉터들로 인해 빠져있었고,
그나마 남은 것들은 그의 토사물과 용변에 의해 초록색, 노란색, 갈색으로 물들여져 있었다.
그는 입에 묻어있던 갈색 역겨운 냄새가 나는 그런 무언가를 자신의 혀를 이용해
깔끔하게 핧아 먹었다.
그래도 그는 배고팠다.
그는 이 방 하나하나 구석구석 먼지까지 그가 남긴 것들까지 하나하나 탐욕스레 그의 위로 집어넣었으나,
그는 아직도 배고팠다.
그의 눈은 이미 풀려있었다.
초점은 사라진지 오래고 총명한 빛을 내던 눈동자는 썩어문드러졌다.
그리고 전에 약을 그대로 직격으로 맞게 된 눈은 아무래도 진짜로 썩어문드러져버렸는지,
조용히 흐물흐물해진 눈알이 그의 눈에서 징그럽게 굴러떨어졌다.
그는 희망을 잃었다.
그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스스로 죽는 것 조차 이제 그는 할 수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아직 그의 의식을 붙잡고 있었다.
그의 마지막 남은 이성 한 조각을 붙들고 있었다.
대체 왜 그런 걸까.
그는 그랬으면 안되는 거였는데.
진작에 미쳐버렸다면 편했을 것을.
어쩌면 그는 이 것을 기다려 왔는지도 모르겠다.
"플라...아스리엘!! 거기 있어?"
벽 너머로 들려온 목소리는 익숙한 목소리였다.
너무나도 익숙한 목소리였다.
정말 너무나도 익숙하고 친근해서 이미 말라버린 눈물이 가랑비가 내리듯이 한 방울씩 뺨을 타고 흘러나왔다.
어쩌면 환청이었을지도 모른다.
아니 분명히 이 것은 환청일 것이다.
하지만 그는 머리로는 그게 환청일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희망이 자신의 마음에 빛을 비추어주어서,
이제는 아무도 오지 않는게 아니라,
이제는 누군가가 자신을 구하기 위해 왔다는 것을 너무나도 믿고 싶어서,
입을 열어 목소리를 내었다.
"어...! 나...나...나...나...여...기...있...어..."
그의 발음은 어눌하였다.
그의 목소리는 작았다.
그는 대체 자기가 마지막을 입 밖으로 목소리를 내본 적이 언제인지조차 기억하지 못하였다.
하지만 그는 필사적으로 밖에 있는 사람에게 울먹거리며 어눌하게라도
작게라도 아직 그 악마가 자르지 않은 혀를 움직였다.
"파...파피루스...나...나...아스리엘...여기...있...어..."
벽 너머에서 파피루스의 놀란 듯한 음성이 들려왔다.
"오 맙소사...아스리엘 너 여기 있는거 맞아? 진짜로 여기 있어?
여기 위대하신 파피루스님이 왔어! 너 괜찮지? 괜찮은 것 맞지?"
그 말을 듣자마자 지금까지 쌓아두었던 그의 감정이 폭팔하였다.
"아니...나...나.....나...! 안...괜찮아...나...전혀...괜찮지 않아....
나...너....너무....너무.....정...말....너...무....!
힘..........들.....었...었.....어........"
그는 이제는 장대비처럼 마구 쏟아져 내리는 눈물에 제대로 말을 잇지조차 못했다.
울먹거림에 그리고 떨리는 목소리에 단어 하나 하나가 뚝 뚝 끊어졌다.
복받쳐 오르는 감정을 도저히 아스리엘은 억누를 수도 억누를 생각도 없었다.
아스리엘의 투명한 눈물이, 모든 것이 썩어문드러지고 더럽혀진 지금에
그나마 가장 깨끗한 투명한 눈물이 그의 뺨을 타고 그의 몸을 타고 천천히 그의 몸에 묻은 더러운 것들을 씻어내려갔다.
"나...아...나....너.......무...힘들...어서.....주..주.......주.........
........죽.....고...싶었......어, 나...........자.....살...하....하....하...하려고도..
했는데.....그게.....자.....자...잘....안됬........흐윽....."
아스리엘은 말을 끝 맺지 못했다.
감정들이 그의 입을 막았다.
슬픔이 그의 혀를 붙들었고 서러움이 성대를 슬그머니 막았으며, 고통이 그의 턱을 떨리게 했다.
"아스리엘..."
그 목소리가 어찌나 서러웠을까. 그 목소리가 어찌나 간절했을까.
그 속에 담겨진 감정이 얼마나 깊고 고통스러웠었을까.
파피루스는 그 것들을 도저히 이해할 수도 없었지만 충분히 아스리엘의 목소리는 듣기만 해도 그 간의 고통이 전해지는 목소리였다.
그렇게 파피루스는 말문이 막힌채 한참동안이나 이어지는 아스리엘의 흐느낌을 들었다.
"파피....루스....지금...당장...날....죽...여줄..수...있어?"
아스리엘은 손이 없어 눈물을 그대로 땅에 계속 떨어뜨린채,
그대로 자신의 입과 얼굴을을 마음대로 지나다니게 놔둔채
파피루스에게 간절하게 말했다.
한참 동안 정적이 흘렀다.
"녜헤헤헤...그래 이 위대하신 파피루스님을 널 죽여줄 수 있어.
응, 내가 아스리엘 너를 죽여줄께...
이 위대하신 파피루스님이, 이 왕실근위병이 되어서 모두에게 사랑 받게 될 이 몸이...
너를 죽여줄께.
너를 반드시 죽여줄께.
이 파피루스가 너를 반드시...
내 스파게티 실력을 걸고...
나의 미래를 걸고..."
아스리엘의 눈에서 눈물이 멎었다.
그는 쉴 준비가 되어있었다. 그는 이미 너무 지쳐있었다.
그는 다음에 찾아올 휴식을 위해 조용히 눈을 감았다.
"너를 반드시 손자까지 안아보게 한 다음에 곱게 늙은 다음 죽을 때가 되면 모두가 있는 곳에서
모두의 따뜻함 속에서 침대에서 조용히 죽게 해줄께!!
이 위대하신 파피루스님께서 너에게 그렇게 선언하노라!!"
허세였다.
그 것은 누군가가 어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였다.
그 것은 말도 안되는 그저 10살 애들이나 할법한 이야기였다.
하지만, 그 속에 들리는 울먹임이 그 속에서 들리는 간절함이 그 속 아주 깊은 속에서 들려오는 그 의지가,
"어...!"
그게 그에게는 너무나도 구원 같아서
너무나도 기뻐서 도저히 믿지 않고서는 못 배길 것 같아서
그제서야 그는 눈물을 흘리며, 눈에 보이는게 아무것도 없게 될 정도로 눈물을 눈에 채우며,
떨리는 목소리로 외쳤다.
그러나 아무도 오지 않...
누군가 와주었다.
***
아스리엘은 대체 이게 어떻게 된 것인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
대체 어떻게 해야지 이렇게 일이 꼬일 수가 있을까.
아마, 그 것은 이 상황에 악마가 장난을 쳤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아스리엘은 입에 물고 있던 것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떨어뜨렸다.
그는 그저 배고팠을 뿐이었다.
악마는 그 것을 너무나도 잘 이용할 줄 알았다.
피가 흘러내리는 사람의 팔이 바닥에 내팽겨쳐졌다.
어쩌다가 내가 이렇게 된 것일까?
나는 그저 평범하게 세상을 살아가던 괴물 중 한명이었을 뿐인데.
아스리엘은 시선을 돌려 목이 참혹하게 물어뜯겨져서 죽은 남자의 시체를 바라보았다.
그저 다른 괴물처럼 행복을 바라며 그렇게 살고 싶었던 그런 괴물이었는데.
아스리엘은 자신에 이빨에 낀 수많은 살점을 느꼈다.
내가 무슨 잘못을 했었나?
잘 모르겠다.
아스리엘은 고개를 들어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두 인영을 바라보았다.
어쩌면 전생이라는 것은 진짜로 존재하는지도 모르겠다.
아니, 사실은 아주 옛날에 내가 어릴 적에 존재했었던 것 같다.
아니, 그 것은 전생이랑은 조금 달랐다.
하나는 가면을 벗고 다른 인영의 가슴에 얼굴을 파묻고 울고 있었다.
그는 악마였다. 그가 자신을 이렇게까지 망쳐놓은 존재였다.
나는 그 것을 리셋이라고 불렀던 것이 기억이 난다.
그리고 딴 한 인영은...나의 가장 친애하는 친구였다.
신기하게도 해골이지만 살아 움직이고 녜혜혜라고 말하기를 좋아하는 친구,
그리고 항상 자신이 입은 옷을 전투용 육체라고 부르며 항상 멍청하게도 그리고
지금마저도 그 옷을 입고 있는 친구,
그리고 나한테 유일하게 와준 친구.
그 때 내가 잘못한게 업보가 되었었나?
어쩌면 그럴지도 모르겠다.
아스리엘은 생각하기를 그만두었고,
그는 그대로 정신을 잃었다.
차라는 그런 아스리엘을 바라보며 더욱 더 크게 흐느끼기 시작했다.
"미안해...진짜 미안해...파피루스...나도 말려보려고 했는데...흐윽...
갑자기 아스리엘이 사람을 먹기 시작해서...나도 어쩔 수가 없었어..."
파피루스의 얼굴은 충격과 혼란스러움으로 물들여져 있었다.
그가 미쳤다고? 아스리엘이?
파피루스의 기억으로는 아스리엘은 언제나 누구에게나 친절하고 착하며
인내심 강한 그의 친구였다.
그런데 그가 7년 전부터 사람을 먹기 시작했고 차라는 그 것을 막기 위해 그를 가두어놨다고?
파피루스는 이해 할 수 없었다.
어쩌면 그는 샌즈 형이 말한 것처럼 진짜로 멍청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는 그저 혼란스러웠고 피곤했으며, 차라가 말한 말을 믿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아스리엘은...그가 보는 앞에서 사람을 죽였다.
그의 목을 물어뜯고 그의 팔을 잡아 뜯어 마치 짐승처럼 먹기 시작했다.
그의 눈이 잘못된 것 일까?
어쩌면 아스리엘이 어제 말한 죽여달라고 한 부탁을 한 이유가 그가 미쳐버렸음을 자각했기 때문일지도 몰랐다.
그렇기에 그의 광기를 멈춰달라고 그에게 외친 것일지도 몰랐다.
파피루스는 그저 혼란스러웠다.
그저...
"녜혜혜혜혜혜혜..."
파피루스는 웃었다.
그 장면을 눈에 두고 웃었다.
그가 드디어 미친 걸까? 아니, 그는 전혀 미치지 않았다.
미치긴 커녕 지금같이 정신이 또렷한 적이 없었다.
파피루스는 천천히 한 발자국 한 발자국 피 웅덩이를 지나 아스리엘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이미 눈이 풀리고 저항할 의지 하나 없는 아스리엘을 조용히 안아들었다.
"파피루스? 지금 대체 뭐하는거야...?"
차라는 그런 모습을 보면서 도저히 이해가 안된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그 녀석은 사람을 먹었다고! 너도 봤잖아!"
"그래서, 그게 아스리엘이 이 위대하신 파피루스님의 친구가 아니라는 뜻이야?"
파피루스는 차라에게 활짝 웃어보이며 말했다.
"뭐...뭐?"
차라는 어이 없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아스리엘은 이 위대하신 파피루스님의 친구야. 그러니까 나는 아스리엘을 믿어."
파피루스는 그렇게 순수하게 웃어 보였다.
"파피루스 너 미친거야?! 너도 봤잖아!"
차라는 마치 항의하듯이 파피루스에게 외쳤다.
"응, 봤어. 하지만 어쩌면 내 눈이 잘못됬었을 수도 있잖아? 물론 나한테 눈은 없지만, 녜혜혜혜혜혜혜!!"
파피루스는 기습적으로 장난스럽게 그에게는 너무나도 재밌는 뼈에 대한 개그를 차라에게 날렸다.
하지만 차라는 그 모습을 보며 한심하다는 듯이 무언가 말을 하려고 하였다.
그러나 파피루스는 차라가 입을 열게 두지 않았다.
"만약 아스리엘이...정말로 사람을 먹었다고 해도...나는 아스리엘을 믿어.
아스리엘이 그 것을 스스로 뉘우치고 멈출 것이라고 나는 믿어.
만약 아스리엘이 미쳐버려서 너랑 나도 대왕님이랑 여왕님도...
전부 못 알아본다고 해도 나는 아스리엘이 분명히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고 믿어.
만약 아스리엘이 정말 처음부터...처음부터...악의를 가지고 사람을 죽이고 싶어했고 그런 천성부터 악한 놈이었다고 해도,
나는...아스리엘이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어."
파피루스는 정말 순수하게 미소지으며 웃으며 말했다.
"그리고 친구잖아.
내가 친구를 믿어주지 않으면, 누가 대체 친구를 믿어주겠어.
무엇보다 아스리엘은 정말 착한 놈이야. 내가 보증 할 수 있어!!"
차라는 그런 파피루스를 조용히 바라보았다.
정말 조용히 아무 말도 없이 그대로 바라보았다.
그리고 나서 그는 자신의 머리를 쓸어올렸다.
"아...시발..."
머리를 쓸어올린 손에서 식칼의 서슬퍼런 푸른 빛이 보인 것은 기분 탓이었을까.
***
아스리엘은 눈을 떴다.
주변에는 어둠 뿐이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고,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그리고 그런 와중에 조명 하나가 켜지고 한 괴물을 비추었다.
"파피루스...!"
자연스레 목소리에서 화색이 돌았다.
그랬다. 그 조명 아래에 서 있는 것은 분명히 파피루스였다.
"어! 맞아! 나는 위대하고 병신같은 파피루스야! 호구 같이 남 믿기를 존나게 좋아해!"
움직이지 않는 파피루스에게서 파피루스의 목소리와 비슷하지만 미묘하게 다른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스리엘은 불안감이 마음을 잠식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파피루스...?"
아스리엘의 입에서 나온 것은 확신 없는 목소리였다.
"왜!??!?!!??!!? 내가 바로 파피루스야!!! 지상 최고로 위대한 병신 새끼지!!!
내가 얼마나 병신인지 알고 싶어!!?!?!? 알고 싶어!?!?!?"
아스리엘은 뒤로 물러나려고 했었다.
하지만 그는 다리가 없었다.
아스리엘은 천천히 이 상황이 이해하고 싶지 않지만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봐봐?!?!? 나는 친구란 새끼가 눈 앞에서 사람을 처먹는데!!!!!!
그 것을 보고 친구 새끼를 믿었다아아!?!??!?!?!?!?!?!!!?!??!?!"
아스리엘에 입에서 공포에 질린 신음소리가 흘러나왔다.
"으아아아..."
모든 것이 확실했다.
그 밖에 없었다. 그 악마 밖에 없었다.
"그 것 때문에 내 환상적인 연극이 아작이 나버렸다고!!!!!!!!!"
어둠 속에서 차라는 그렇게 괴성을 지르며 손에 든 오함마를 가만히 서있는 파피루스에게 휘둘렀다.
가면을 쓰지 않은 차라의 얼굴은 분노로 일그러져 있었다.
파피루스의 뼈들이 그 충격으로 인해 여기저기로 흩어졌다.
"이 호구 새끼가 모든 것을 다 망쳤어!!!!"
그는 지금 지금까지의 생에서 느낀 분노를 다 합쳐도 모자랄 것만 같은 분노를 느끼며 괴성을 질렀다.
그리고 그의 손에 든 오함마를 들고, 흩어진 뼈를 하나 하나 단 한 조각 남기지 않고,
내려치고 내려치고 내려치고 내려치고 내려치고 내려치고 내려치고 내리치면서
수십번 수백번 수천번 내려쳐서 모든 것을 전부다 하얀 가루로 빻아버렸다.
옆에서 아스리엘이 계속해서 멈추라고 비명을 지르고 뭐든지 하겠다고 빌었지만
이미 차라의 귀에는 그런 것이 들리지 않았다.
그리고 그 그의 분노의 발광이 끝나서야 아스리엘의 목소리가 그에게 닿았다.
"그만해!! 제발!! 대체 왜 이러는거야!!"
차라는 자신이 손에 든 오함마를 저 멀리 던져버렸다.
그리고 그를 납치 해왔을 때와 같이 명확하고도 뚜렷한 발 소리를 내며,
그에게 다가갔다.
"내가 정말 왜 그랬는지 알고 싶어?"
차라의 얼굴은 전처럼 여유에 차 있지도 미소에 물들어 있지도 않았다.
그저 분노 엄청난 분노만이 그의 얼굴에 가득 차 있었다.
아스리엘의 몸이 공포로 인해 굳어갔다.
그는 무슨 말을 하려고 했지만, 도저히 그의 혀가 공포로 인해 움직이지가 않았다.
차라는 아스리엘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았다.
그 대신 그는 자신의 웃는 얼굴이 새겨진 가면을 얼굴에 쓰고,
아스리엘의 얼굴을 강제로 힘껏 붙잡아서 자신의 얼굴을 그대로 마주보게 하였다.
"으아...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제발!!! 제발 치워줘!!!!!
아니!! 아!! 제발 그만 해주세요!!! 때리지 말아주세요!!! 제발 저를 죽여주세요!!!"
아스리엘은 그 가면을 보자마자 마치 자신과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는지
공포에 찬 눈으로 비명을 질러대기 시작했다.
"봐봐!!!!!!!"
분노의 찬 괴성이 차라의 입에서 튀어나왔다.
"완벽했어!!! 완벽한 계획이었다고!!!! 이미 종장을 향해 달려갔었던 이야기였고
그 병신 같은 새끼가 해야 할일은 그저 너를 정신병원으로 데려가서 평생 거기서 썩게 만들기만 했으면 됬었다고!!!!"
완벽한 악마의 목소리가 차라의 입에서 나왔다.
차라는 분노에 차, 아스리엘을 바닥에 내팽겨쳤다.
그리고 품 속에서 총을 꺼내 아직도 벌벌 떨고 있는 아스리엘에게 겨누었다.
"빌어먹을, 흥이 식었어. 죽어."
그렇게 불쌍하디 불쌍한 아스리엘의 이야기는 그렇게 끝이 났다.
"탕!"
***
정말 끝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지?
***
아스리엘은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다.
"으아아아아아악!!!"
짧은 단말마가 그의 입 속에서 튀어나왔다.
"아스리엘, 아침인데 시끄럽구나! 이제 나이도 들었으니 조금 어른답게 굴면 안되니!"
살짝 화가 난 듯한 동시에 너무나도 익숙하고도 친숙한 목소리가 아래에서 들려왔다.
"엄...마?"
그렇게 중얼거리며, 아스리엘은 조용히 침대에서 일어났다.
잠깐...내가...일어났다고?
아스리엘은 급하게 자신의 다리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 곳에는 멀쩡하게 윤기나는 털로 감싸져있는 자신의 두 다리가 있었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그는 팔도 잘려지지 않고 제대로 붙어있었다.
"어머니...아스리엘은 원래 늦잠을 자주 자고 나쁜 꿈도 자주 꾸잖아요.
아마 아스리엘은 나중에 독립하고서도 그럴 꺼에요. 조금 너무 화내지 마세요."
상냥하고 나이에 맞지 않게 어른스러운 목소리,
아스리엘은 이 목소리를 알고 있었다.
"프리스크?"
아스리엘은 그제서야 자신이 있는 방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정리 되어져 있지 않고, 엉망진창이며, 도저히 사람 사는 방으로는 안 보이고,
호화스러운 돼지우리로 보이는 이 곳
"이거...내 방이잖아...?"
아스리엘은 그렇게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중얼거렸다.
"아스리엘, 아빠는 니가 오줌을 쌌다고 해도 이해해 줄 수 있단다. 그러니까 빨리 내려오렴."
"아버지!..."
"아스고르, 아스리엘이 그 정도로 애는 아니에요."
그래...그 끔찍한 기억들은 전부 다 꿈이었다.
전부 다 하나도 남김없이 다 꿈이었던 것이었다.
그저 나쁜 악몽이었을 뿐이다.
또 다시 눈물이 아스리엘의 눈에 흐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 것은 지난 번에 흘린 슬픔의 눈물이 아니었다. 고통의 눈물이 아니었다.
그저 기쁨의 눈물이었다.
아스리엘은 눈에 맺힌 눈물을 옷 소매로 훔치며 자신의 가족이 있는 아래층으로 달려나갔다.
자신의 가장 소중한 세 사람이 있는 부엌으로 기쁘게 즐겁게 그렇게 행복하게 달려나갔다.
그리고 세 가족이 아스리엘을 맞아 주었다.
"아하하...아하하하하..."
아스리엘은 그 세 사람을 보고 웃었다.
도저히 믿을 수가 없어서, 도저히 상상 할 수도 없었던 것이라서.
"어머, 우리 아들 왜 울고 있니? 오늘 꾼 악몽이 그렇게 무서웠니?"
네, 정말 무서웠어요...
정말 진심으로 너무 무서웠어요.
이게 현실이라 정말 다행이에요.
입은 미소를 짓고 있었으나, 눈을 울기를 멈추지 않았다.
"아스리엘, 앞으로는 나랑 같이 잘래? 그럼 악몽을 꿔도 괜찮을 거 아니야."
아니야...괜찮아...이제 악몽 꿀일 같은 건 없어...
그의 다리에서 힘이 빠져나갔고, 그는 무릎을 어쩔 수 없이 꿇을 수 밖에 없었다.
"덤디덤...아무래도 알피스 박사한테 악몽을 꾸게 하지 않는 침대를 만들라고 부탁을 해야 겠구나..."
아빠, 괜찮아요. 진짜 괜찮아요...
저는 정말 괜찮아요...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세 사람, 내가 사랑하는 세 사람이 모두 그 곳에 있었다.
그 것은 정말로 정말로 아름다운 꽃이었다.
너무나도 아름다워서 나는 그게 현실에 존재하는 것을 부정하고 싶어졌다.
꽃잎은...
얇고 가녀리지만 언제나 자신이 울고 있을 때 강하게 안아주던 여자의 두 팔과,
윤기 넘치는 털이 수북 나 있어서 항상 자신을 따듯하게 안아주던 두 팔,
그리고 똑같이 털에 둘러쌓여있으나 다른 팔보다 훨씬 커서 항상 그 팔을 보며 안심 할 수 있었던 그런 두개의 팔로...
총 6장의 꽃잎을 이루고 있었고....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하지만 미소도 얼굴에서 사라지지 않았다.
줄기는...
항상 나를 이끌고 옳은 길로 달려나가던 가녀린 두 다리와,
털로 싸여 있고 두껍지만 항상 자신을 지켜주기 위해서 바쁘게 움직이던 두 다리,
그리고 털로 싸여있는 마치 코끼리 같이 두꺼워서 자신을 언제까지고 지탱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던 두다리로...
이들을 꼬매고 엮어서 두꺼운 줄기를 이루고 있었고.
그리고 그 꽃에 암술과 수술 부분은....
내가 정말로 사랑하던...
내가 정말로 보고 싶어했던...
그토록 내가 나중에 크면 지켜주고 싶어했던...
그 세 사람이...
그...세 사람이...
정말...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으며...정말 세상에서 가장 큰 고통을 경험한 것 같은 표정을 지으며,
거기에...머리만.....그저....그 들의 머리만...
매달려져 있었다.
"사실 너를 그 때 죽이려고 했었어.'
아스리엘은 그 목소리를 듣지 못했다.
"아...크흐흐흐흐흡...뭐야, 맛이 간거야?"
그에겐 이게 현실이 아니었다.
이게 현실일리가 없었다.
"뭐, 안 들려도 들어. 어쨌든 그렇게 그 너의 호구 같은 친구가 내 연극을 망쳐서 정말 화가 나 있었거든..."
그는 그의 목소리를 듣지 않았다.
저것은 그저 악몽의 산물일 뿐이었다.
"그래서 그냥 너의 대가리를 빵하고 날려버리려고 했는데...너무 싱거운 거 있지?"
이 것은 자신의 환각일 뿐이다.
그저 그는 존재하지 않는 것들을 보는 것 뿐이다.
"내 7년간이...아니 나의 30년이 그렇게 날라갈 수는 없었거든...그래서 이번에는 조금 참신한 것을 준비해왔어. 어때?"
그래, 에봇 산에 모두가 있을 것이다.
원래 우리가 있었던 곳인 에봇 산에 가면 모두가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아름답지 않아? 내가 저 표정을 만드는데 몇년을 썼더...어? 푸하하핫...!
오, 나의 친애하는 친구야 드디어 니가 정신을 잃어버렸구나...
그래! 이게 내가 원하는 결말이었어! 이게!!"
아스리엘은 달리기 시작했다. 문을 박차고 나와 멀리 어렴풋이 보이는 거대한 산인 에봇 산을 향해,
그저 정처 없이 달리기 시작했다.
신발도 신지 않은 발이 돌맹이에 찍혀 피가 나고 상처가 나기 시작했지만
아스리엘은 신경쓰지 않았다.
그의 마음은 에봇 산에 모두가 있을 것이라는 희망에 가득 차서 밝게 빛나기 시작했다.
그의 의지가 가득 찼다.
눈물이 넘쳐서 흘렀다.
친구들을 볼 수 있다는 희망에 그는 숨이 막혀왔지만 다리를 움직였다.
에봇 산을 향하여 미친 듯이 달려갔다.
희망은 사람을 가끔씩 미치게 한다.
아스리엘의 눈에 작은 점이 보인 것은 착각이었을까.
아니면 환각이었을까.
작은 점이 에봇 산에 닿았다.
그리고 거대한 폭팔이 일어났다.
강렬한 빛이 그 곳에서 뿜어져 나왔고 아스리엘은 눈을 감았다.
그가 다시 뜬 순간, 에봇 산은 더 이상 그 곳에 없었다.
희망을 잃은 소년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그래!! 이거였어!! 완벽해!! I LOVE this!!!!! 끝은 이렇게 끝나야지!!!!"
아스리엘은 자신이 마지막으로 어떻게든 그 고통 속에서도 서러움 속에서도 절망 속에서도 굳게 잡고 있었던,
그의 마지막 의지를 조용히 바람에 떠나보냈다.
"친구야?...하하...신이시여 감사합니다!!!!!!! 당신의 잔혹함에 찬사를 보내며 박수를 드립니다!!!!!!"
***
차라는 콧노래를 부르며 자신의 피묻은 메스를 책상 위에다가 올려다 놓았다.
그리고 자신의 예술 작품으로 곧 승화될 자신의 재료를 바라보았다.
그 것은 이미 사지가 잘려져 있고, 눈이 완벽하게 썩어문드려져 있으며,
최후의 그 최후의 최후까지 붙잡고 있었던 의지를 잃어버려 완전히 숨만 붙어있는 고기 덩어리가 된 아스리엘이었다.
물론 그 것 뿐만이 아니었다.
그는 자신의 예술 작품을 위해 그의 머리에다가 자신의 것이 들어가기에 충분한 구멍과
그리고 그의 장기가 완전히 다 드러나게 배를 열어둔 상태였다.
"난 이 때가 제일 좋더라."
차라는 그렇게 말하며, 바지를 내리고 자신의 것을 조용히 아스리엘의 머리 구멍에 넣고,
그의 드러나 있는 장기들을 움켜잡았다.
광기 어린 웃음이 피아노를 연주했고,
잡아 뜯겨진 장기들이 꽃이 되었으며
뇌가 산채로 뭉개짐과 장기가 마구 뜯김에 따라 몸에서 솟아오르는 노란 액체와 피가 축포가 되었다.
그 것은 세상에서 제일 정신 나간 축체였고,
춤추는 사람은 뇌가 산채로 뭉개져 버려서 마구 경련하는 아스리엘과,
마구 허리를 흔들고 있는 차라였다.
***
차라는 자신의 아름다운 작품을 바라보았다.
그 것은 오메가 플라위였다.
하지만 조금은 달랐다.
구성하고 있는 존재도 그리고 대략적인 형태도 같았지만
그 오메가 플라위는 조금 달랐다.
TV 안에 들어가 있는 것은 플라위에 얼굴이 아닌,
눈 대신에 큰 두개의 공허한 구멍이 뚫려 있는 아스리엘의 머리였고,
TV 아래에 달려있는 이상한 생물체는 아스리엘의 아직도 뛰고 있는 심장이 보이는 사지가 잘린 몸으로 대체되었다.
뒤에 달려 있는 호스는 아스리엘의 내장을 줄줄이 이어서 만들었고,
팔은 그의 팔과 다리를 뼈대로 해서 살을 붙여놓았다.
그 것은 절대적으로 아름다웠다.
"제 작품 멋지지 않나요?"
차라는 뿌듯하게 자신이 만든 작품을 바라보며 자신에게 애초에 이런 일을 시킨 존재에게 물었다.
"heh...징그럽고 역겹고 혐오스럽군..."
샌즈는 뿌듯해 보이는 차라와 그의 작품을 바라보면서 냉소적으로 말했다.
"그래요? 뭐 역시 당신과 나는 안 맞는 것 같네요."
차라는 실망스러운 듯한 표정을 지었다.
"미안하지만 나는 너 따위랑 어울릴 생각 없어."
샌즈는 차갑게 쏘아붙였다.
"뭐, 그 것 참 슬프네요...뭐가 됬든 당신이 요구한 것은 다 했어요오~
아스리엘의 정신을 완벽하게 붕괴시켜서, 다아아시는 아스리엘이 인간의 영혼을 탈취하거나,
그런 짓을 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 꽤나 완벽하게 했다고 생각하지 않나요?"
차라의 말투는 정말 순수하고 장난스러운 말투였다.
"그래, 다음은 이제..."
샌즈는 조용히 자신의 후드를 뒤집어 썼다.
"프리스크를 부탁할께."
그 말을 끝으로 샌즈는 그렇게 뿅 하고 사라져 버렸다.
***
내용 요약 : 샌가놈 인성 ㄷㄷㄷ
ㅋㅋㅋㅋㅋ
미친
샌가새끼가
그냥 정말 대충 짠 설정이지만 샌즈도 이미 반쯤 맛이 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