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결국 아스리엘을 회개시켰고, 그로 인해 아스리엘이 열어준 결계를 모두와 함께 지나가 지상으로 올라갔다.
지상으로 올라가자, 이 게임의 엔딩을 알리는 일몰인지 아니면 괴물들과 인간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모르겠지만, 그것과는 상관없이 넓은 들판에 걸린 아름다운 해를 보자 모든 것이 홀가분해지고 지금까지 거쳐온 역경이 잔잔한 감동으로 느껴지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것도 오래 지나지 않아, 나는 아직 보지 않은 엔딩이 있음을 깨닫기 시작했다.
"몰살 엔딩"
지금 본 엔딩은 언더테일이 가지고 있는 엔딩 중에 하나일 뿐이다. 정당한 댓가를 치루고 이 게임을 구매한 내가 몰살 엔딩을 보지 않았을 이유가 없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드넓고 아름다운 황금빛 들판을 뒤로하고 호기심이 말하고, 이끄는 곳으로. 칠흙같이 어둡고 질척질척한 진흙 속으로 서서히 발을 옮긴다.
어둠으로 발을 내딛자, '철퍽'하는 기분 나쁜 소리가 발 밑에서부터 등줄기를 타고 올라 당신의 귀까지 전해지는 것이 들린다. 지금 다시 발을 돌리기에도 충분한데도,
나는 그러지 않았다.
호기심이 이끄는 대로 계속 걸음을 옮기자, 어느새 진흙에 머리 끝까지 잠겼다. 질척질척하고 악취가 진동하는 그러한 역겨운 감각이 온몸을 뒤덮인다. 그럼에도 그런 역겨운 감각들을 호기심으로 떨쳐내고 이내 "몰살 엔딩"과 마주했다. 불살 엔딩과는 사뭇다른 광경에 적잖은 흥분을 토하고. 주도권을 잃어버리는 프리스크를 비난하는 듯한 차라의 말에 죄악감을 느끼며, 나는 모든 것을 되돌리기 위해 진흙 속에서 나를 기다렸다는 듯이 매달려 있는 밧줄을 잡고 올라가 다시 접속해 노멀 루트와 불살 루트를 깰 준비를 하였다.
온갖 악취와 몸에 묻는 검은 진흙이 내 온몸과 지나간 곳에 묻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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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속의 밧줄은 너희들이 말하는 세이브 파일까지 삭제하는 '트루 리셋'이야. 그리고 오.... 똥글 올려서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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