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더운 여름날이었다. 피서를 온 나는 계곡이 바라보이는 나무들 사이에 누워 시원한 바람을 만끽하며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었다. 새들은 지저귀고, 꽃들은 피어나고 피서보내기 딱 좋은 장소에서 편히 누워 경치를 바라보며 그렇게 서서히 눈이 감기기 시작했다. 햇살이 점점 강해지자, 점점 깊은 잠에 빠져들었고 어느새 계곡의 물소리도 숲 속에서 지저귀던 새소리도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람소리도 듣지 못할정도로 깊게 잠들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누군가 내 어깨를 흔들며 달콤한 휴식시간을 방해하였다.









"퍼뜩퍼뜩 일어나랑께. 지금부터 밭일 못하믄 오늘내로 못끝내니께."

익숙치 않은 사투리, 찌는 듯한 더위가 아닌 선선한 바람. 그리고 강렬한 햇살. 나는 알지도 못하는 장소에 덩그러니 누워있었다. 눈을 뜬 나는 이 휴식을 방해한 자의 얼굴을 확인하였더니 싱글벙글 웃고있는 어디선가 매우 익숙한 얼굴..... 해골 얼굴에 밀짚모자, 반팔티 그리고 꽃무늬 바지. 바로 새준이가 나를 깨우고 있었다.


"일어났구먼. 그럼 이 쇠스랑들고 밭들 좀 갈어."

쇠스랑? 내 발밑에는 쇠스랑 한개가 덩그러니 놓여있었고, 끝이 보이지 않는 평지가 펼쳐져 있었다. 나는 깜짝 놀라 눈을 비비고 다시 쳐다봐도 끝이 없는 평야에 나와 새준이만 있었다.


"내가 왜....?"

나는 어이가 없어 그에게 따지려했지만, 따졌다간 끔찍한 시간을 보낼거 같아 묻지 못하고 쇠스랑을 들고 밭을 갈기 시작했다. 그렇게 1시간, 2시간, 3시간..... 온 몸에 근육통이 찾아오고 바로 쓰러질거 같은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밭은 이제 1/10밖에 갈지 못했다는 것을 보고 쇠스랑을 버리고 도망치기로 결심했다.


'그래. 도망치더라도 쫓아오겠어? 차라리 이게 더 끔찍한 시간인거야!'

전속으로 새준이에게 도망쳤지만, 바로 앞에서 새준이는 그 유기농 녹색 안광을 띠며 황소 블래스터로 나를 겨누고 기다리고 있었다.


"내 경고했지? 도망치면 끔찍한 시간을 보낼거라고. 정말 너 끔찍한 시간을 보내고 싶어?"

새준이는 내가버린 쇠스랑을 어깨에 걸치고 점점 내게 다가왔다. 나는 점점 뒷걸음치면서 이미 끔찍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새준이에게 외쳤지만, 새준이는 들은척도 하지 않고 내게 점점 다가왔다. 그 때, 어디선가 구원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형! 내가 새참으로 막국수를 만들어왔어! 먹고 해!!!"

그 목소리의 주인공은 새준이의 동생 필수였다. 필수는 자신이 잔뜩 해온 막국수를 들고 우리에게 달려왔다. 새준이는 황소 블래스터를 치우고 매우 당황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바로 그의 동생이 만든 막국수를 먹기 싫은 그런 표정을....


'그래. 끔찍한 시간을 보내느니 차라리 필수의 막국수를 먹고 죽자!'

나는 필수의 막국수를 바로 입 안에 꾸역꾸역 넣었다. 새준이는 당황한 표정을 지은채 그 막국수를 못먹게 하려 했지만, 나는 계속해서 꾸역꾸역 먹었고 필수는 매우 기쁜 얼굴로 나를 부둥켜 껴안았다.









"내 막국수가 그렇게 맛있어?! 그럼 많이 먹어."

막국수가 목구멍으로 넘어갈때마다 내 의식은 점점 희미해져갔고, 거의 다 먹을 때쯤 내 앞은 시커멓게 변해있었다. 누군가 날 부르고 있었지만, 나는 일어나지 않았다. 매우 끔찍한 시간을 보내게 되리라는 생각이 뇌리에 스쳤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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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쟁이대회 출품작인데... 정말 뭔 꿈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