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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래 누가 샌즈를 갈구는 건지 잘 모르게 쓰려고 했는데...

- 다 쓰고보니 차라샌즈 같길래 짤 이렇게 올림

- 그냥 욕망글이다 ㅜㅜ








*당신은 찬 바람이 불어오는 것을 느꼈다.





원래 지하의 방은 출입구 이외의 통로가 없다. 그럼에도 서늘한 기운으로 가득 차 있었다는 이야기다. 공기마저도 약간의 저온이었다. 으스스해 소름이 돋았다. 당신은 허공에 손을 내밀어 몇 번 쥐었다 폈다를 반복하고는 만다. 창문이 있나 확인하려고 했는데, 대충으로만 훑어봐도 틈은 존재하지 않았단 것을 깨닫는다. 이유 없는 느낌들. 하면 안 될 짓을 저질렀다는 자각 때문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주변의 온도를 심리적인 요인으로 몰아간다. 추웠다. 그래, '스노우딘이니까 당연하다'는 사실이 떠오르지 않았던 건 엄연히 원인이 있다. 저 철그럭거리는 소리. 쇠 같은 것이 부딪치는 소리는 언제 들어도 찼으니까. 꼼꼼히 들어찬 쇠창살에 다가선다. 앞에만 왔을 뿐인데도, 당신을 경계하는 듯한 비명, 혹은 신음이 들려온다. 당신은 목소리를 내는 것이 누군지 알고 있다.


*…헤, …아직도, 흐. 장난할 게, 남은 거야?

샌즈는 붉은 액체를 토하며 말을 꺼냈다. 해골이, 대체 무슨 원리로 피 같은 것을 흘릴 수 있는지 당신은 아직도 알지 못 한다.


*……꼬맹아.


당신은 천천히 대답도 않고 다가간다. 샌즈는 흠칫 몸을 떨었지만, 주변의 칼이나, 뼈 조각 같은 잔해에 밀려 그것이 보이지는 않았다. 샌즈의 웃음기가 점점 굳어갔다. 푸른색 눈동자가 점멸하듯 깜박인다. 만약 그에게 피부란 것이 있었다면, 아마 심하게 눈꺼풀을 떠는 모양이 됐을 것이었다. 당신이 그의 앞까지 도달하는 것은 몇 걸음도 채 되지 않는다. 당신은 얼마 지나지 않아, 손으로 샌즈를 잡을 수 있을 만한 거리를 만들고는, 그저 샌즈를 바라보기만 했다. 그대로 서서. 가만히.


샌즈의 입꼬리가 들렸다. 억지웃음인 듯 했다. 당신은 그의 얼굴이 아닌 다른 것에 집중한다. 부러진 몇 조각의 갈비뼈, 금이 간 두개골, 피 몇 방울이 묻어 있는…… 골반뼈 정도. 정강이뼈 하나 정도는 이미 오래 전에 갖다 버렸다. 샌즈는 고개를 숙인다. 묶인 손목은 더이상 풀려고도 하지 않았다. 샌즈 특유의 무기력이 여기까지 잠식한 게 분명했다. 애초에 당신의 무표정은 그만한 힘이 있다.


*…….

*…그만해.

*…….

*네가 얼마나, 남을 갖고 놀고 싶은 건진 알겠지만….

*이런 짓은, '광대뼈'도 죽어버릴 정도로, 재미 없는 거. 알잖아?


그리고는 기침을 연속해서 세 번. 당신은 그에게 슬슬 한계가 왔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샌즈에게 자리잡힌 것은 여즉 두려움이 아니라 치욕이다. 버티고 있는 것인지는 모르겠다. 당신은 충동적으로 그의 상체에 손을 가져다 댄다. 샌즈가 소스라치게 놀라, 떨어뜨렸던 고개를 든다. 그 어떤 빛도 없이 검은색만이 가득한 눈구멍은 …볼 때마다 초점을 잃은 것 같다는 상상을 하게 했다.


조심스럽게 뼈들을 훑는다. 일부는 조각이 나 날카로웠던 탓이다. 샌즈는 이를 꽉 무는 듯 했다. 어떤 방식인지 익숙해져 있는 것이다. 자리잡혀 있는 갈비뼈중 하나를 감싸쥔다. 당신은 그에게, 평소처럼 100부터 1까지, 역순으로 세라고 지시했다. 하, 하… 이런 빌어먹을…. 그는 울고 싶지만 울 수 없는 사람처럼 말했다. 뼈를 쥔 손에 힘이 들어간다. 샌즈는 크게 숨을 들이쉬었다. 당신은 그와 상반되게 입모양을 취한다. 무게 하나 없다는 듯이. 하나, 둘. 그리고 셋.


아, 으, 아, 아악…! 샌즈가 소리를 질렀다. 끝장이라도 난 것처럼 턱을 가득 벌리고, 소리내어 잔여물을 뱉는다. 히익, 흐, 아아으윽…… 확실히 뼈가 뜯겨져 나갈 때의 그 드득거리는 소음은, 고통을 가중시키기에 충분했을 거라 판단했다. 억지로 힘을 주어 당긴 탓에 손목이 아려왔다. 뼈가 당신에게로 조금씩 기울어질 때마다, 손 끝으로 바닥이라도 긁고 싶은 샌즈의 발악이 뒤따라온다. 기어코 부순다. 떼어냈다는 표현이 더 적합했다. 당신은 '아직도' 샌즈에게 남은 작은 뼈들에게 손바닥을 베인다. 허나 비명이 더 날카로웠다고 느낀다. 샌즈의 머리는 곧이곧대로 떨어져 당신의 어깨에 맞붙는다. 어깨가 떨리는 꼴을 보아하니 충격이 크긴 한 모양이다. 숨을 두 번 내쉴 때마다 수갑이 흔들리는 것을 안다. 쩔그럭, 쩔그럭… 떨어져 나간 또 하나의 갈비뼈를 살핀다. 기복이 심한 그의 어조와는 다르게 도면은 마냥 깨끗하기만 하다. 얻은 것은 그 옆에, 대충 내던져 버려둔다.


보통이라면 쓰러졌을지도 모르는 통증에도 아무런 반응이 없는 것은, 샌즈가 반응을 하지 않는 것이 아닌 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 단정짓는다. 알다시피 원래 해골이란 건 울 수가 없다. 당신은 침묵한다. 당신은 자신의 몸을 일으킨 뒤, 더 이상 뼈라고 부르기도 힘든 것을 신발코로 툭 친다. 샌즈는, 건드려진 방향으로 살짝 움츠러든다. 간신히 흘러나오는 호흡만 자리했다. 이제 샌즈의 몸은 한 곳이 비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제 상체를 만져볼 수도 없었을 것이었다. 


*…….

샌즈는 연신 몸을 떨어댄다. 꼬맹이란 호칭도 잊어버렸나 했다.

*…….

당신은 샌즈의 턱 부분을 잡고, 두개골 옆에 입을 갖다댄다.

그 키스는 부드럽고 상냥하다. 모순적이었다.


샌즈는 웃는다. 보기 좋은 웃음이 아닌 비웃음의 모양새로. 헤, 헤… 끝이 조금 쉰 것은 지침의 표시다. 너. ……. 당신의 얼굴이 조금 변한다. 습관이라 둘러댈 셈일지도 몰랐다. 


당신은 그의 앞에 반쯤 꿇어 앉아 얼굴을 살폈다. 시선이 마주쳤다고 생각하겠지만, 샌즈가 이쪽을 쳐다볼 리 없었다. 당신은 손을 내민다. 아이 달래듯이 순하게. 샌즈는 그저 닥치고 있다. 더는 놀라는 것도 보여 주지 않을 것인가. 싸늘한 바람에 먼지가 일부 섞인다. 절대 평소 같다고는 할 수 없는 장소에서, 당신은 평소인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 당신의 분위기에 위화감을 느끼는 것은 오롯 샌즈의 몫이다. 그런 샌즈에게, 당신은, 처음으로, 말을 걸었다.


˝단순하게 사랑한다고 했다면, '너는 나를 가질 수 없어.' 따위의 말을 했겠지.˝

*…….

˝용서할 수가 없었어….˝

˝널 죽이는 것보다 낫다고 해도, 어쨌든 간에.˝

*…….

˝넌 날 기억해야 하니까.˝


당신은 묵묵히 말을 이어나간다. 갖고 놀아지는 거라 생각해?

뒷모습에 가려 그 누구의 얼굴도 보이지 않는다. 토해진 피에서는 괴로운 냄새가 났다.


˝아니지.˝

˝그저 내 의지일 뿐이야

˝더는 날 잊고 살아가지 못 하도록.˝


그리고 장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