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 : http://gall.dcinside.com/board/view/?id=undertale&no=350288


으.. 일단 제목수정하긴 했는데 뭐 의지면 무난할려나

무튼 재밌게 읽어줘서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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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국 모두 돌아오게 되었다.

연극 당일 하루 전, 모두를 갑자기 초대한 메타톤은 이번에도 아무런 통보 없이 저녁식사 약속을 잡았다고 연락을 보내왔다.

그걸 듣곤 별로 내키지 않았지만, 다들 즐기는 모양이니 참석해주기로 했다.

다시 만난 지하세계는 예전과 전혀 달라진 게 없는 친숙함으로 모두를 맞이했다.

지름길을 너무 많이 쓴 탓인지, 약간 땀이 나고 있었다. 내가 지친 것을 눈치챘는지, 꼬맹이는 앞장서서 걸어가자고 말했다.

그렇게 우린 꽃이 만발한 왕의 정원을 거쳐 핫랜드의 코어에 도착했다.

그렇게 해서, 나와 꼬맹이는 메타톤 엔터테인먼트 지하 3층에 있는 메타톤 연회장의 문을 열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온갖 메타톤모양 장식이 눈을 유린했다.

하나같이 순금으로 된 조각상과, 고급스럽게 천장을 장식한 수십개의 반짝이는 샹들리에,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는 수백개의 테이블과 좌석이 연회장의 분위기를 자아냈다.

게다가 가운데로 보이는 곳에는 거대한 콘서트장같은 무대가 펼쳐져 있었고, 무대를 올라가는 계단을 따라서는 레드 카펫이 즐비해 있었다.

연회장 로비에는 파피루스, 토리엘, 아스고어, 언다인, 알피스, 프로깃, 플라위, 윔선..심지어 이름모를 로브까지 먼저 와 있었다.

남색 로브를 얼굴을 가리도록 덮어쓴 그는 남들보다 먼저 나를 알아보곤 다가와 내게 말을 걸었다.


"트랄랄라, 정말 흥미로운 연극이네요. 그렇죠?"


"어..미안하지만 우리가 아는 사이였나?"


"트랄랄라, 세상의 모든 괴물은 연관되어 있답니다. 트랄랄라"


무슨 뜻인지 이해가 잘 가지 않았다. 음.. 뭐 세상은 넓고 괴물은 많으니까.


"하하, 그것 참 '뼈'떨리는 농담이네. 것보다 너도 초대받은거야?"


"아뇨! 그저 흥미로운 영화의 메이킹 필름을 보고싶은 영화광이랄까요?"


"하하..그렇군.."


그러려니 하고 지나가려다, 이곳이 관계자 외 출입금지구역이라는 것을 알아챈다. 대체 어떻게 들어온거지?


"근데 너 대체 어떻게 들어온.."


고개를 돌리자 허공만이 대답할 뿐이었다.

어라..? 방금까지 여기 있었는데..

꼬맹이도 당황한 듯이 내 품에 안겨 오들오들 떨었다.

나와 꼬마가 놀란 마음을 진정시키지 못하고 있을 때, 뒤에서 들려온 익숙한 목소리가 날 안심하게 만들었다. 


"형! 왜이렇게 늦은거야! 벌써 2시간이나 지났잖아!"


시계를 보니 오후 8시를 조금 넘어가고 있었다.

파피루스는 짜증을 내며 ㅡ진짜 화난 것처럼 보이지는 않았지만ㅡ 우리에게 평소같은 잔소리를 늘어놓았다.


"대체 형은 약속을 지키는 날이 없어! 날 본받으라고!"


"헤, 약속은 6시까지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나는 의아해져 꼬맹이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꼬맹이도 나와 똑같이 알고 있었던 듯 하다.


"정말! 형은 6시까지 오라는 걸 8시로 들은거야?! 게을러! 게으르다구! "


"내가 생각하기엔 팝, 네가 너무 일찍 나간 것 같아."


"끝까지 입장을 고수하겠다는 말이군! 하지만 괜찮다! 이 위대하신 파피루스가 2시간이나 늦은 형의 죄를 사하노라!"


파피루스는 자신을 과신하듯 멋진 포즈를 취해 보인다.

뭐, 몇시가 되었든 상황은 어찌저찌 지나갔으니 신경쓰지 않도록 할까.

나는 피식 웃으며 꼬맹이의 손을 잡고 파피루스에게 다가갔다.

파피루스는 오랜만에 보는 인간에게 환영인사를 하려고 했지만, 꼬맹이를 보곤 걱정스러운 듯이 말했다.


"근데 프리스크! 왜 그렇게 떨고 있느냐! 혹시 이 장대하리만치 웅장한 연극의 주인공을 맡게 된 것이 부담스럽나?!"


그런 면도 없지않아 있을 것이다. 없을리가 없다. 인간들의 입장에서는 아직 초등학교도 졸업하지 못한 꼬맹이가 성인 방송의 주역으로 나가다니.

아무리 생각해도 그때 끝까지 반대했어야 했다ㅡ비록 꼬맹이가 입장을 고수하는 탓에 실패해버렸지만.

과거의 일을 회상하며 나는 다시 죄악감에 빠져들뻔했다.

아무튼 옆의 이 조그만 육신이 덜덜 떨리는 이유는 아까 그 이상한 로브때문일 것이다. 대체 뭐였을까, 그건?

모르겠다. 일단 지나간 일이니 크게 신경쓰지 않도록 하고, 나와 파피루스는 머리를 쓰다듬으며 꼬맹이를 진정시키려 했다.


"걱정 마라, 프리스크! 이 파피루스가 제대로 연기해줘서, 네가 아무 짓도 하지 않고도 완벽하게 끝날 수 있게 만들어줄테니!"

"kid, 주인공역이 그렇게 "버거"웁다면 연회장에서 "버거"를 먹어보는 건 어때?"

"샌즈으으!"


파피루스가 고함을 질렀다. 두둥탁ㅡ하는 효과음이 어디선가 재생되었다.

한편 꼬맹이는 그게 아니라는 표정으로 나를 잠시 쳐다봤지만, 나는 알고 있다는 듯 다시 머리를 쓰다듬었다.

꼬맹이는 조금 진정된 듯 하다. 그리곤 눈이 마주치자 고개를 떨구곤 얼굴을 팩 돌려버린다.

..?


"다알링~!"


메타톤이 그 네모난 몸체를 굴리며 꼬맹이를 맞이한다. 다른 괴물들도 따라서 그녀를 맞는다. 각양각색의 환한 얼굴로.


"요! 그새 또 많이 컸구나!"


"아가, 여기 스테이크가 정말 맛있단다. 먹어보련?"


"덤 디 덤.."


많은 괴물들이 우리를 환영해주었다.

개중에는 언다인과 알피스도 있었다.


"느아아아아아! 보고싶었다! 인간!"


"어..언다인..! 너무 커..!"


"아무튼 반갑다! 이제 가자, 알피스!"


언다인은 아무래도 단 둘이 있는 시간을 더 좋아하는 듯 하다. 뭐, 그럴 만도 한가.



"heh, 너흰 여전히 서로를 지극히 아낀단 말이지."


내 말을 듣곤 두 여자가 서로의 눈을 피하며 잠시 얼굴을 붉혔다. 그렇게 부끄러울 만한 말은 아니었다고 생각하는데..

아무래도 지상에 있던 그 잠깐의 시간 사이에 무슨 일이 었었던 것 같다.

수 초도 지나지 않아 기운을 차린 언다인이 크게 소리쳤다.


"뭐 어때! 뷔페나 돌러가자!"


" 자..잠깐만.. 언다인..!"


여자답지 않게 턱시도가 너무나도 어울리는 언다인이 알피스의 손을 잡고ㅡ짐짝 들듯이ㅡ뷔페를 빠르게 돌기 시작했다.

저 둘은 여전하군. 속으로 생각했다.

어떻게 됐든 모두가 모인 즐거운 만찬인 것은 확실했다.

나는 파피루스, 그리고 꼬맹이와 함께 성대한 뷔페를 돌기 시작했다.

파피루스는 다른 맛있는 것들은 모두 제쳐두고 유독 스파게티에만 집착했다.

그러다보니 접시에는 크림 스파게티, 먹물 스파게티, 토마토 소스 스파게티 등, 갖가지 종류의 스파게티가 자리했다.

나는 별로 먹고싶은 것이 없었기에, 옛날의 향수를 즐기자는 목적으로 햄버거, 제대로 된 핫도그 몇개와 감자튀김, 그리고 가장 중요한 케첩을 집었다.

꼬맹이의 접시는 등갈비, 치킨 후라이드, 만화고기(이름을 깜빡해서 생긴 대로 붙인 이름이다).. 대부분이 육지에서 나는 육류였다.

다만 조금 특별한 것이 있다면, 그 모든 고기에는 뼈가 빠지지 않았다.


"헤, 그런 '뼈'속까지 기름덩어리인 것들만 먹다 보면 나처럼 한가득 불어날걸."


꼬맹이는 내 접시를 잠시 훑더니 바로 반박했다.


"음.. 샌즈가 할 말은 아닌 것 같은데."

"나는 뼈다귀니까."

"그럼 샌즈는 야채 대신 우유를 많이 먹어야겠네!"


내 농담을 맞받아치며 꼬맹이는 계속해서 고기들을 집었다.

옆에서 야채를 집고있던 염소여왕이 고기가 가득한 접시를 보곤 야단을 쳤다.


"아가, 편식하면 못써요. 야채를 먹어야지!"


"조금 이따 먹을게요. 브로콜리는 안돼요"


"그러면 안돼! 살이 찔 것이란다."


토리엘과 꼬맹이는 정말 모녀관계가 된 듯이 평범한 대화를 나누었다.

그것을 보고 피식, 웃음이 새어나왔다.

꼬맹이의 고집이 강해지자 토리엘은 결국 다른 접시에 야채들을 한가득 담아주었다.

대신 풀은 하나도 없고, 전부 과일이었다.

그렇게 먹을 것을 다 고른 우린 자리로 돌아왔다.

다들 아직 먹을 것을 다 고르지 못했는지 우리밖에 보이지 않았다.

파피루스는 먼저 먹물 스파게티를 한 가득 입에 쑤셔넣으며 시작했다.


"녜헤! 위대하신 이몸이 직접 만든것보다는 훨씬 맛없지만 나쁘지 않은 솜씨로군!"


파피루스는 무시무시한 속도로 스파게티를 먹어치우기 시작했다.

나도 이제 먹어볼까, 평소와 비슷한 식단에 케찹을 뿌리며 나는 붉은색에 쩔어있는 감자튀김을 집었다.

그릴비에서 먹던 것만큼은 아니지만, 꽤나 좋은 뒷맛을 남기는 맛이었다.

그 다음은 햄버거, 부드러운 패티와 케첩가득한 빵이 어우러져 진한 풍미를 냈다. 갖가지 소스로 버무려진 야채는 케첩과 함께 환상의 궁합을 이루었다.

마지막으로 핫도그. 평소에 먹던 워터 소시지가 아닌 웰던 프랑크 소시지의 향이 입안에 퍼지자, 절로 감탄이 나오지 않을 수 없었다.

육즙은 충분했고, 그 위에 뿌려진 소스들과 야채들의 궁합도 좋았다.

그렇게 정크푸드의 즐거움을 즐기던 나는 문득 꼬맹이쪽을 바라보았다.

그 많던 고기와 과일들을 언제 해치웠는지, 앙상한 뼈만이 접시에 가득했다. 그것도 일말의 붙은 살점조차 없이 깨끗하게.

꼬맹이는 배부르다는 표시를 하며 잠시 가스를 토해냈다.

뭐, 대단하구만.

식사가 다 끝나자, 나는 잠시 의자에 기대어 잠을 청하려 했다.

하지만 뭔가를 만드는 꼬맹이가 신경쓰여 도저히 잠을 이룰 수 없었다.

그것은 ㅡ 일종의 모형이었다.

아쉽게도 두개골은 구하지 못했는지 머리부분은 댕강 잘려있었지만,

그 아래의 뼈들은 손발을 제외하고 모두 완벽하게 맞추어져 있었다.

대체 어떻게 붙인건지 의아했지만, 곧 뼈 사이사이의 끈적한 마요네즈가 눈에 보였다.

그걸 본 파피루스는 놀란 표정으로 꼬맹이에게 말을 걸었다.


"세에상에, 인간이 나를 만들었어!"


"heh, 나도 닮은 것 같은데"


"녜헼! 그럴 리 없어! 프리스크! 어느쪽이야!"


파피루스가 자신이라고 대답하라는 듯 큰 소리로 꼬맹이에게 말했다.


"어느쪽이게~"


꼬맹이는 약올리듯 파피루스에게 맞춰보라고 했다.

파피루스는 어딜 돌아봐도 자신일 수 밖에 없다며, 그것을 만들어준 꼬맹이에게 감사했다.

파피루스가 다시 스파게티를 담으러 음식 진열대로 돌아가자, 꼬맹이는 갑자기 앙상한 뼈를 핥았다.


"뭐..뭐하는거야..kid..?"


그 물음에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꼬맹이는


"뼈에 붙은 고기가 제일 맛있거든, 왜?"


그럴 리 없었다. 살점은 이미 깨끗하게 먹어치운지 오래였다. 앙상한 뼈에 혓바닥이 닿자 침이 살짝 흘러내렸다.

침이 마요네즈와 닿으려 하자, 꼬맹이는 그것을 닿지 않게끔 다시 침이 있는 부분을 핥았다.

뼈 모형과 꼬맹이를 번갈아보며 쳐다본 나는, 꼬맹이가 나를 쳐다보고 있다는 것을 알아챘다.


"너...설마.."


아니야, 아니겠지. 설마.

나는 어째서인지 붉어진 얼굴로 꼬맹이를 바라보았다.

웃고 있었다.

너무나도, 행복한 표정으로 웃고 있어서, 오히려 소름이 돋았다.

그런 얼굴로 뻔뻔하게,꼬맹이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이 말을 걸어왔다.


"뭐가, 샌즈?"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얼버무린 나는 잠시 고뇌했다.

정말 이 연극이 해피엔딩으로 끝날 수 있을까.





*

다음날이 되고, 공연이 시작되었다.

음, 왠지 묘사하면 안될 것 같은 생각이 들어 그것을 굳이 자세히 떠올리려고 하지는 않았다.

첫 타자는 토리엘이었다. 대본대로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당해버렸다.

음..? 잠깐, 이건 스토리가 조금 엉망 아니야?

이런게 정말 시청률을 올릴 수 있는거야?

나는 속으로 되뇌었다.

그는 괴물들에게만 으..그걸 하는것이 아니었다. 상자, 벽, 눈사람, 심지어 지나가는 돌멩이까지.

모든 것에 자신의 자취를 뿌리고 있었다. 꼬맹이가 아예 흥분중독이 되어 연극이 끝나서도 저것을 갈구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아무런 흥분을 느끼지 않아도 애액을 발사할 수 있는 버튼이 소매속 리모컨에 있다고 하니, 그건 그렇다 치자.

스노우딘에서, 처음으로 내가 등장한다. 우리의 즐겁고 긴장감 넘치는 방귀 쿠션 악수는 흉물스럽게 변질되어버렸다.

나는 연기 반 진심 반으로 꼬맹이에게


"지하에선 손으로 악수를 한다고. 그거 말고 말이야."


라고 말했다.

꼬맹이는 그것에 잠시 움츠러든 기색을 보이더니, 이내 의지를 다졌다.

그 뒤론 도저히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사정이 존재하는 의미없는 강간 영화가 되었다. 

동생이 강간당하는 것은 두번다시 생각하고 싶지 않으니 잊도록 하자.

그 뒤로 가장 분량이 많았던 언다인은 정수깃물 대신 애액을 받고 자살충동을 느끼게 되었고,

알피스는 어째서인지 얼굴에 애액이 묻은 언다인을 굳이 확대해서 따로 저장해두고 있었다.

...

그 뒤로 등장한 메타톤의 퀴즈들은 하나같이 애액에 잠겨 작동하지 않았고, 대망의 네임드 보스몬스터 메타톤 NEO sEX는 몇번 꼬마를 더럽히더니

ㅡ물론 진짜로 더럽히지는 않았다ㅡ오히려 역으로 당해 작동이 멈춰버렸다.

그리고는 알피스 NEO sEXㅡ왜 작명센스가 이따위인지 알피스에게 캐묻고 싶었지만,  이름을 지을 당시 의지에 가득찬 그녀의 눈빛에 압도되어 아무것도 묻지 못했다ㅡ가 등장했다.

나와 같은 능력을 사용하다니, 것보다 가스터 블래스터의 존재를 알고 있던 건가? 저걸 써도 되는건가?

여러모로 알피스의 새로운 면을 보게 되었다. 흠, 그녀가 왜 새로운 왕실 과학자로 발탁되었는지 알 것도 같았다.

하지만 그 강력한 공격들은 대본상 다 빗나가게 설정되어 있었고, 실제로 별로 움직이지 않아도 모든 공격은 빗나갔다.


"컷!"


"이야, 끝내주는데 알피스!"


"어..언다인이 그렇게 말해주니 기뻐..."

"누루후후후훗! 이건 예행연습일 뿐이야! 조만간..."


"언다인, 쉬이이잇!"


"아차, 말할뻔했다"


.. 별로 듣고 싶지 않다. 뼈다귀 샌즈는 간절하게 뒷이야기를 듣고싶어하지 않는다.

성욕이란 것은 골치아픈 것이었다. 물론 많이 잦아들어 이젠 별로 느끼지 못하게 되었지만, 저런 추잡한 이야기의 뒷이야기가 궁금하다는 생각을 하다니..

그러고보니 꼬맹이는 어린 나이에, 그 짧은 시간동안에 그렇게나 많은 교미를 경험했으니, 힘든 것은 당연할 것이다.

아직까지 그녀에 대한 불신은 가득하지만, 뭐, 이런데서 시간을 돌릴 이유는 없으니 신경쓰지 않도록 할까.

음.. 또 의심가는 점이라면 지금까지 마주친 꼬맹이의 눈에서 뭔가 심상치 않은 기류를 느꼈지만, 맡게된 역할에 너무 긴장한 탓에 잠깐 심신이 어지러웠던 거겠지.

나는 조용히 웅크리고 앉아있는 꼬맹이에게 다가갔다. 놀랍게도 아무도 그녀에게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아무리 연기라도 너무 실감이 났던 것일까.

주변 괴물들은 오히려 그녀를 피하게 되었다. 뭐ㅡ 잠깐뿐이겠지.

나는 꼬맹이를 위로하려 말을 꺼냈다.


"힘들겠구만, kid"


"괜찮아, 샌즈도 그동안 내 그..런짓을 많이 봐서 힘들텐데, 케첩이라도 마실래?"


왜 여기까지 케첩을 가지고 온 것은 이해가 잘 되지 않지만, 나는 굳이 권하는 것을 사양하고 싶지 않았기에 케첩을 받아들었다.


"뭐, 그래도 열심히 노력했네, 여기까지 온 걸 보면. 어린 나이에 수많은 성행위를 겪어본 소감이 어때?"


그러자 프리스크는 얼굴이 새빨개졌다. 그리곤 말끝을 흐린다.


"우..많이 힘들어...힘들지만.."


그리곤 고개를 숙인 채로, 제 딴엔 최대한 들리지 않게 노력한 듯이 끔찍하도록 정직한 소리를 읊었다ㅡ물론 들렸지만.


"다음이 샌즈니까, 괜찮아."


고개를 들어 입술을 핥는 꼬맹이의 얼굴에선, 거짓이라곤 한 치도 찾아볼 수 없었다.

나는 최대한 못들은 것으로 묻어두기 위해 케첩을 최선을 다해 빨아먹었다.

아무튼 우여곡절 끝에 드디어 내 차례가 되었다.


"헤, 드디어 내 차례로군."


"열심히 해보자, 샌즈!"


꼬맹이는 연기 전,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 처럼 악수를 시도했다.

아까 심각한 소리를 듣기는 했지만 뭐, 어린 나이에 그런 생각을 할 수도 있겠지.

나는 머릿속의 생각을 흩어버리고 악수에 응했다.


"자! 그럼 준비하시고~"


괜시리 긴장감이 감돈다. 나는 자세를 고쳤다.


"큐!"


연극이 시작되었다.





*

"안녕, 꽤 바빴었지."


그래, 뭐 까짓거 해보자고. 속으로 자기암시를 걸며 나는 대사를 이었다.


"그래, 물어볼 게 하나있어."


또 읊는다.


"질이 나쁜 사람이라 할지라도 바뀔 수 있을까..?"


계속해서 말을 잇는다.


"노력만 한다면, 이상성애자를 벗어날 수 있을까?"


왠지 자꾸만 기어오르는 오한을 애써 무시한 채로.


"헤, 좋아. 넌 정말 변한게 하나도 없구나.

난 혹시라도 네가 많은 일을 겪으면서 변하지 않았을까..

뭔가 조금이라도 깨달은 게 있지는 않을까, 그렇게 생각헀어."


또 말을 잇는다.


"하지만 넌 처음과 달라진 게 하나도 없어. 놀라울 정도로 말이야."


어째서인지, 굳이 외우지 않았어도 될 것만 같았다.


"그런 희망을 가졌던 내가 바보처럼 느껴져.."


",,,"

마치, 말을 하면 할수록, 속마음을 다 털어놓는 기분이었다.

대본대로 잠깐의 정적이 흐르고, 다음 말을 잇는다.


"죄송해요, 아주머니. 이게 제가 약속을 안하는 이유예요."


그리고, 마지막 대사를 읊는다.


"넌 지금부터 끔찍한 시간을 보내게 될 거야.

이 더 러 운 강 간 마"


지금까지 대사를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또박또박 읊은 내 연기능력에 나 또한 감탄했다.

마치 어디선가, 있다면 다른 시간선에서 해본 것 같은 대사였다.


다음으로, 공격이 휘몰아친다. 진짜 뼈다귀와 레이저가 난무했지만, 꼬맹이는 단 한대도 맞지 않았다.

이쯤되면 꼬맹이의 장래희망이 혹시 액션 영화의 주연배우는 아닐까 생각해 볼 정도로, 완벽한 연기였다.


"뭐? 내가 가만히 서서 박혀줄 거라 생각했어?"


그리고 덮쳐오는 꼬맹이의 성욕덩어리. 피하기는 쉬웠으나, 보면 볼수록 이물감이 느껴져 버틸 수가 없었다.

다시 대사를 읊는다.


"이봐, 그 덜렁이는 막대기를 너무 좋아하는 거 아냐?

전에 너보고 미친놈이라고 했던 적이 있는 것 같은데, 정정할게.

네게 미친놈이라고 하는 것은 미친놈에게 너무 실례거든."


그리곤 또 덮쳐오는 성욕.

이젠 꿋꿋해진 그 덩어리를 나는 가볍게 피한다.

그리고 대사를 잇는다.


"몸소 지하까지 내려와서 모두를 박으니 기분이 어때?

정말 기분이 좋았겠지, 응?"


이어지는 대사와 강간시도, 그리고 회피.

마지막이 다가오는 것을 느끼고, 나는 점점 다가오는 끝에 안심했다.


"으, 너 참 그걸 그렇게 휘두르고 다니는 걸 좋아하네, 그렇지?"

...


"..."


끝이 다가오자, 조금 더 열심히 연기에 임하게 되었다. 솔직히 내게 이런 연기력이 있는 줄 몰랐는데,

너무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느낌이 들었다. 어딘가 불안한 것은 신경쓰지 말자.


"네가 전에도 답하지 않은 건 알지만..

그 어딘가에서 느낄 수 있어.

네 내면엔 희미하게나마 정상적인 성욕이 있어.

정상적인 사랑을 하려고 했던 사람이...

있다면 다른 시간선에서는 아마, 평범한 인간이었을 사람이?

제발, 친구야.

나 기억나?

이걸 듣고 있다면.. 그냥 다 잊어버리자고.

그냥 그 막대기를 좀 내려놔. 그러면.. 뭐, 일이 훨씬 쉬워질 거야.

혹시 알아? 그걸 위해서라면 내가 한번쯤은 박혀줄지.."


길고 긴 대사가 끝났다. 이제 덮쳐오는 꼬맹이의 공격을 피하고 마지막 장면을..


투욱.


어..?

나는 갑작스런 상황에 적응하지 못하고 식은땀을 흘렸다.

꼬맹이가 주저앉고는 자비를 베푼 것이다.

이럴리가 없는데..? 내가 잘못했나? 대사에 그런 게 있었나?

뭐, NG사인이 들리지 않고 있으니 맞겠지..

그러면 뭐, 나도 자비롭게 응해줘야하나? 이대로 껴안고 해피엔딩?

갑자기 내용이 생각나지 않았다. 뭐..뭐지..? 왜  갑자기 내용이 기억이 나질 않지?

그것 뿐만이 아니었다.

몸은 조금씩 달아오르고 있었고, 왠지 모를 흥분이 아주 약간 감돌았다.

이 기묘한 느낌을 나는 긴장감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신경쓰지 않았다.

아..아무튼 일단 그 긴 대사를 다시 하고싶지는 않으니,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자.

모든 것을 포기했던 것이 엊그제같은데 다시 이렇게 노력하게 되다니, 정말이지 신기하군.

속으로 되뇌이곤 나는 꼬맹이에게 다가가 자비에 걸맞는 행위를 하려 했다.

그 순간, 꼬맹이가 고개를 치켜들었다.


"응..?"


아니, 꼬맹이가 아니었다.

그것은 하나의 맹수였다.

먹잇감을 노리는 암사자와도 같은.

꼬맹이와 눈이 마주치자, 맹수가 내뿜는 초저주파같은 것 때문에 몸을 움직일 수 없었다.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하지만 본능이 말하고 있었다


ㅡ도망쳐야한다.


나는 바로 지름길을 열고 생각나는 어디든지 순간이동 하려고 했다. 어디든지 괜찮다. 일단 여길 벗어나고 봐야한다.

언제부터였나, 이렇게 살아남는 데 열중했던 것은.

그러나 의지에 가득 찬 꼬맹이는 그 순간동안 나를 덮쳤다.

열린 지름길은 닫을 수 없었고, 맹수에게 붙잡힌 나는 어디론가 워프해버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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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량상 여기서 끊어야할 것 같아서 끊었다.

다시쓰는거라 두번째 작품이라 봐야할까..

일단은 첫번째 작품이니까, 거지같은 표현이라던가, 마음에 안드는부분이 아무튼 많을거야.

댓글로 많은 지적 부탁해. 악플도 괜찮아.

아, 정정할게

난 괜찮은데 다른사람들이 불편해할 수 있으니까 자제해줘.

그럼 3편쓰러간다 언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