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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박아서 솔직히 언갤문학이라고 쓰기도 뭐한데.. 걍 쓴게 아까워서 올림.. 그라는 명칭을 썼는데 원래는 그가 남자여자 둘다 가리키는 대명사라는 거 알지?? 걍 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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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 멀리서 죽음이 다가오고 있었다. 아무리 웃는 얼굴을 하더라도 숨겨지지 않는 것들이 있다지? 머릿속이 울리고 분노가 휘몰아친다. 포기해, 시도를 왜 해? 또다른 허무주의적 관념이 지나간다. 그리고, 인간은 내 앞에 다가와 선다. 그를 보자마자 죽였어야 했다. 다른 이들을 죽이기 전에, 죄를 쌓기 전에.

  왜 내 동생을 죽였지? 억누르던 원망이 입 밖으로 튀어나온다. 인간은 웃었다. 아, 그에게는 내 동생이건 누구건 간에 그저 죽여야 할 대상에 불과했다는 것을 깨닫는다. 나는 그에게 경고하고, 그는 다가온다. 하! /꼬마야, 네가 가던 길을 계속 간다면 끔찍한 시간을 겪게 될 거다./ 이전에 그에게 했던 충고가 떠오른다. 참 멍청한 짓이었지, 내가 그에게 해주었던 충고는 오히려 불에 기름을 붓는 격이었을 것이다.

  "끔찍한 시간을 보내고 싶어?"

  인간은 또 한번 웃는다.




  *

  우리는 이전에, 시공간이 좌충우돌 움직이고, 멈추고 다시 시작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아무런 경고도, 현상도 없이 갑작스러운 재시작. 내가 살아왔던, 최선을 다해 살아왔던 날들이 사라지고 다시 시작한다. 그리고 때로는, 더 나빠진다. 얼마나 많이 이 짓거리를 반복했을까? 아무런 기억 없이 전날로 되돌아가고, 혼란이 머리를 지배하고, 수많은 이들이 수많은 시간선에서 죽기를 반복했겠지, 파피루스도 아마 그랬을 거다. 순진한 놈. 그 생각을 하니 화가 치밀어 올랐다. 우리는 장난감에 불과했어. 난 이미 되돌아가는 것을, 나가는 것을 포기했다. 하지만 다른 이들은? 바깥 세상을, 태양 한번 보기 위해 온 생을 쏟았던 이들은?



  아직도 희망을 가지고 있는 이들은? 다 어떻게 되는 거지? 나는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른 채로 지껄인다. 인간은 계속해서 공격한다.  난 헛웃음을 짓는다. 이 같잖은 악의 때문에 우리가 이 짓거리를 반복했어야 해? 인간이 칼을 한번 더 휘두른다.

  하지만 왜, 난 이 싸움을 끝내지 못하는 걸까. 어차피 내가 그를 죽여도, 이 짓거리가 계속 반복될 것이라는 걸 알기 때문에? 아니면, 나는 아직도 인간이 한때 내 친구였다는 것을 믿기 때문에? 정신차려. 그는 이미 모든 이들을 죽였어. 하지만 그렇지 않았던 적도 있었다면? 한때 정말로.. 친구였던 적이 있었더라면?

  나는 한번 망설였다가, 공격을 멈춘다. 그도 의아해하며 공격을 멈췄다. 그리고 나와 눈을 맞춘다. 그의 표정은 갑자기 놀라울 정도로 온순해지고, 나에게 한걸음 더 다가온다. 마치 아까랑 전혀 다른 사람이었던 것처럼. 친구. 나는 속삭인다.

  "친구, 나 기억나?"
  그는 놀라울 정도로 동요한다. 정말 우리 둘이 다른 시간선에서는 친구일 수 있었겠지. 안 그래? 그는 미련한 모습을 보이기 시작하고, 나는 두 팔을 벌린다. 무기를 버려, 그럼 더 쉬워질 수 있을 거야. 나는 도박을 건다. 어차피 이 짓거리도, 아마 네겐 같잖게 보일 테지? 수틀리면 다시 시작하면 되니까.

  생각과 달리, 인간은 무기를 바닥에 떨어뜨리고 나를 향해 걸어온다. 내가 자비를 베풀듯이, 그도 나에게 자비를 베푼다. 지금까지 줄곧 그럴 수 있었으면서 왜 그러지 않았던 거지? 내가 만약 울 수 있었더라면 나는 지금쯤 눈물에 빠져 죽었을 것이다. 넌 파피루스를 살릴 수 있었는데, 꼬마야, 왜 죽인 거지? 신이시여, 왜 그렇게도 순진했던 내 동생이 네 칼에 의해 부서지지 않으면 안 되었던 거지? 다가오는 인간의 눈이 놀랄 정도로 온순해서 난 또 절망에 빠지고 만다. 너무 늦었다. 너도, 나도 너무 늦었어.

  이게 그저 하나의 꿈에 불과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나도 너처럼 시간선을 뜯어내고 반복할 수 있었다면 그들이 죽지 않을 수 있었겠지, 네가 그들을 죽이지 않을 수 있었겠지.

  인간이 내 품에 안긴다. 부드러운 살의 감촉이 단단한 내 손에 닿아 짓뭉개질 것만 같다. 나는 그를 꼭 껴안는다. 네가 만약 정말 내 친구였다면, 이 재앙을 들어내고 아무도 죽이지 말아주길. 차가운 뼛조각들이 그에게 달려들어 살을 찢어내고 벤다. 그는 곧 내 품에서 축 늘어진다. 이제 나는 행복하던 시간선에서 들어내져 차가운 고통 속에 남는다. 친구. 파피루스는 죽이지 말아줘. 난 그가 그러기를 바라면서 눈을 감는다.

  그리고 나는, 혼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