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낌글] 너희가 지상에 오는 날 누구보다 먼저 너희를 맞아주고 싶다




걱정했었다면서 프리스크를 꼭 안아주고 싶다.

넌 언제나처럼 무표정으로 날 바라보겠지.

그럼 난 네가 변한 게 없다면서 웃을 거다.


네게 괴물들을 소개받고 반갑게 인사하고 싶다.

파피루스가 “프리스크 너 말고 다른 인간은 처음 봐!” 하며 호들갑을 떨면

파피루스가 민망하지 않게 “나도 괴물은 처음 봐!” 하면서 같이 호들갑을 떨어주고 싶다.


벌킨이 직접 데워준 핫도그를 먹으면서 땀을 뻘뻘 흘리고 싶다.

화상을 입을 것 같은 온도지만 네게 적의가 없어서 나는 다치지 않을 거다.

샌즈가 내 노력을 알아주고 은근슬쩍 벌킨을 옆으로 밀어내준다면 난 아주 감동할 텐데.


알피스랑 같이 서코에 가고 싶다.

난 번잡한 걸 싫어하니까 근처 벤치에라도 앉아서 널 기다리겠지.

그럼 너랑 언다인이 회지나 팬시 같은 걸 가득 담은 쇼핑백 서너 개는 들고 나올 거다.

“많이 샀어?” 하는 내 질문에 알피스 네가 아이처럼 그것들을 자랑했으면 좋겠다.

언다인도 자기가 좋아하는 만화 이야기를 하다가 가끔은

알피스랑 캐릭터 취향이 다르다고 소소하게 다투는 걸 난 옆에서 지켜보고 싶다.


프리스크랑 같이 아스고어네 집에 놀러가고 싶다.

아마 거기엔 머펫이 먼저 와서 작은 티파티를 하고 있겠지.

프리스크가 싸온 토리엘의 버터스카치 시나몬 파이를 다 같이 먹으면서

머펫도 직접 거미 도넛을 우리에게 내줄 거다.

비록 다 먹은 다음에 그 값을 청구하긴 하겠지만.

그래도 아스고어가 우리 몫까지 값을 내줄 걸 아니까.


다 먹고 돌아가면 토리엘이 저녁을 준비하는 걸 돕고 싶다.

파피루스도 자꾸 돕겠다고 나서는 걸 프리스크가 무표정하게 지켜보고 있겠지.

내가 프리스크한테 눈치를 주면 프리스크는 그때서야 일어나서 파피를 끌고 갈 거다.

토리엘이랑 눈이 마주치고 우리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웃어버릴 것 같다.


샌즈가 핫도그를 다 팔고 돌아오면 다 같이 저녁을 먹고 싶다.

파피루스가 “녜헤헤! 혹시나 해서 집에서 미리 챙겨왔지!” 하며

이미 퉁퉁 불고 미지근해진 스파게티를 꺼내겠지.

그럼 샌즈가 “헤헤. 이게 바로 말로만 듣던 지렁이 스파게티인가?” 하면서 웃을 거다.

파피루스가 “그건 내 말실수였다니까!” 하며 발을 구르는 걸 보고 싶다.


연락을 받고 놀러온 언다인과 알피스가 파피루스의 스파게티를 먹고 놀라는 걸 보고 싶다.

솜씨가 제법 늘었다는 언다인의 말을 듣고 “녜헤헤! 당연하지! 이 파피루스님의 준비는 언제나 완벽하단 말씀이야!” 하면서 스카프를 휘날리는 걸 보고 싶다.

아마 알피스는 “이, 이게 많이 나아진 거면 원래 어느 정도였다는 거지...” 하고 중얼거리고 있겠지.

그 옆에서 샌즈랑 프리스크 너는 이미 익숙해져서 그걸 맛있게 먹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머펫의 가게 직원들 모임에 놀러가고 싶다.

거미들이 잔뜩 모여서 케이크 반죽을 젓고 있는데

그 거미들 사이에 버거빤스가 톡 튀어나와 있을 것 같다.

세상 다 산 듯이 부루퉁한 얼굴을 하고 거품기를 휘젓는 네게 내가

“왜 여기 있어?” 하고 말을 걸면 넌 아마 날 보는 둥 마는 둥 거품만 계속 내고 있겠지.

“수풀 역할로는 돈이 얼마 안 돼서. 주말마다 부업.”

그렇게 대답하는 네 목소리를 듣고 어딘가에서 메타톤이 나타나

“오, 달링. 그렇게 퉁명스럽게 대하면 안 된다니까요! 서비스업의 기본은 미소랍니다, 미소! 언제나 말했듯이요. 그건 방송인이나 사업가나 마찬가지라고요.” 하고 끼어들 것 같다.

그럼 버거빤스 네가 억지로 웃으면서

“네네, 작은 친구. 주말마다 부업을 하고 있답니다.” 하고 대답하는 걸 듣고 나는 웃어버릴 거다.


거미들과 네가 낸 반죽을 벌킨이 다 구워주면 츤데레플레인이 파이로프를 케이크 꼭대기까지 태워다 줄 거다.

파이로프가 무슨 말을 하지도 않았는데 넌 퉁명스러운 척 “널 위해서 그런 건 아니거든?” 하겠지.

메타톤이 밑에서 손나팔을 하고 “오, 달링들! 사귀려면 빨리 사귀는 게 어때요? 대중들은 로맨스를 원한다고요!” 소리 지르면 츤데레플레인은 삐친 척 부끄러워서 도망가 버릴 것 같다.

그럼 그때 머펫이 예쁜 옷을 입고 ‘세계에서 제일 큰 케이크’의 발표회에 등장하는 거지.

수많은 카메라 플래시가 터지는 것에 흥분해버린 메타톤이

“오, 달링들! 그래요, 스타가 여기 있어요!” 하면서 민폐를 끼치는 걸 보고 싶다.

어쩌면 버거빤스의 질린 표정을 직접 목격할 수 있을지도 몰라.

아마 나랑 눈이 마주치면 다시 억지로 웃겠지만.


언젠가는 다 같이 해변으로 여행을 떠나고 싶다.

해변에서 목가적인 생활을 즐기던 몰드빅 옆에서 몰드스몰이 요염하게 춤을 추고 있겠지.

메타톤이 “그래요, 달링! 바로 그거예요!” 하면서 그 옆에서 댄스파티를 벌일 것 같다.

이제 정말 빅스타가 된 메타톤 옆으로 사람들이 사인해달라고 몰리면 메타톤이 얼마나 좋아할까.

아니, 아마 “이런, 미안해요, 달링들. 톱스타의 싸인은 비싸답니다.” 하면서 괜히 튕길 것 같다.

사람들이 뭐라고 하기도 전에 혼자 “하하, 그래도 받고 싶으시다고요? 그럼 어쩔 수 없죠! 해드리겠습니다!” 하겠지만.


파피루스는 마스코트인 자신을 못 알아보는 사람들 때문에 조금 시무룩할 것 같다.

언다인이 “글쎄 유명한 거 별로 좋지도 않다니까.” 하고 툴툴거려도 파피루스는

“넌 유명하니까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거야.” 하면서 고개를 들지 않을 거다.

그럼 누군가가 파피루스한테 빈 종이를 내밀겠지.

파피루스가 “녜헼! 그, 그래! 싸인을 받고 싶다는 거지!?” 하면서 고개를 들면 샌즈가 있는 거야.

“...형이야? 귀찮아서 안 온다더니.”

“가는 길이 귀찮으니까 그랬지. 난 내 ‘지름길’을 사용했다고?”

파피루스가 치사하다면서 성질을 부리면 그 옆에서 알피스랑 토리엘이 곤란한 듯이 웃고 있을 것 같다.


프리스크는 아마 그 소란에서 떨어져서 일행이 아닌 듯 서 있을 테고

나는 그들이랑 프리스크 사이의 괴리감이 너무 웃겨서 웃어버릴 거야.

그 소리를 듣고 파피루스가 나랑 프리스크의 손을 잡는 거지.

“그래, 아무튼 어서 바다에 들어가자고!” 하면서.


우리가 다 같이 물놀이를 하는 동안 언다인이 엄청난 수영실력을 보여줄 것 같다.

알피스는 아마 그 모습을 보고 또 한 번 반하겠지?

언다인이 알피스에게 수영을 가르쳐주겠다면서 멋진 웃음을 짓는 걸 보고 싶다.


둘이 알콩달콩 노는 동안 토리엘이 샌즈한테 음료수를 사다주겠지.

내가 “그거 파워에이드에요? 샌즈는 파워에이드 좋아하는데! 그리고 파피루스는 환타!” 하면

샌즈가 아무도 몰래 나한테만 파란색 눈을 번쩍일 것 같다.

아무것도 모르는 파피루스가 “어? 맞아! 환타 맛있지!” 하면

난 그때서야 죄책감이 등줄기를 타고 오를 것 같다.


샤이렌과 냅스타블룩, 메타톤이 하는 공연을 보고 싶다.

샤이렌의 목소리가 떨릴 때마다 작게 노래를 따라 불러주고 싶다.

느린 곡만 나오면 샌즈가 잠드는 걸 보고 싶다.

파피루스가 슬픈 장면에서 훌쩍거리는 걸 보고 싶다.

음악이 없는 장면이 될 때마다 메타톤의 연기하는 뒷모습을 빤히 쳐다보고 있는 냅스타블룩이 보고 싶다.

공연이 끝나면 꽃다발을 들고 무대 뒤로 찾아가고 싶다.

파피루스가 눈을 반짝이면서 정말 최고였다고 말하면 “정확히 어디가 최고였죠?” “어, 그러니까,” “물론 제가 나오는 모든 장면이었겠죠!” 하면서 답정너 짓하는 메타톤이 보고 싶다.


그들과 헤어지면서 내일 보자고 인사하고 싶다.

알피스가 내일은 자기가 영화를 골라도 되겠냐고 우물쭈물 하는 것에 고개를 끄덕여주고 싶다.

모레는 아스고어한테 파이를 직접 갖다 주는 게 어떻겠냐는 말에 조금 어색한 미소를 짓는 토리엘을 보고 싶다.

테미가 달려오자 언다인이 막아주면서 “인간은 알레르기가 있으니까 안 돼.” 하고 날 챙겨주는 모습이 보고 싶다.

잘 가라는 말에 쿨하게 끄덕이고 뒤를 도는 프리스크를 보고 싶다.

잘 가라는 똑같은 말에 파피루스가 “우린 헤어지는 게 아니라 또 만나기 위해 자고 오는 거야. 그러니까 잘 자!” 하면서 인사해주는 걸 보고 싶다.

별을 궁금해하는 괴물이랑 키드를 보고 언다인이 “애들은 밤에 위험하다니까!” 하면서 꼬마들을 집까지 데려다주는 뒷모습을 보고 싶다.


주말에는 에봇산에 가봐야겠다는 내 말을 샌즈가 말없이 들어줬으면 좋겠다.

너희가 살던 곳을 보고 싶어서. 대답하고 사실 플라위를 보고 싶다는 말을 비밀로 하고 싶다.

헤어지기 직전에 샌즈가 헤 웃으면서 맥락 없이 고맙다고 말해주는 걸 듣고 싶다.








밤 12시 마감인줄 알고 애낌대회에 내려고 했는데 벌써 시상식이 끝났네.......

일단 쓴 거 아까우니까 올려놓고 나중에 비슷한 대회 열리면 재업해야지.......

아련한 광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