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 : http://gall.dcinside.com/board/view/?id=undertale&no=350288

2편 : http://gall.dcinside.com/board/view/?id=undertale&no=353729&page=1&search_pos=&s_type=search_all&s_keyword=앙고르!

 3편 :http://gall.dcinside.com/board/view/?id=undertale&no=354342&page=1&search_pos=&s_type=search_all&s_keyword=앙고르!


내 좆망똥쓰레기글을 재미있다고 봐주는 갤럼들덕에 항상 의지가 차오른다.

왜 언갤에 박이박이가 아무렇지도 않게 활개치며 박고다니는지 이해가 간다.

이 매력적인 갤럼들.. 고맙다..(말을 잇지 못하는 디시콘)

아무쪼록 4편까지 왔네.

생각하는 내용대로라면 조금은 장편이 될 것같아. 끝물에 가서는 필력이 더 늘었으면 좋겠네. 그래야 다음작에는 이런 좆글을 안쓰지..

장르는.. 음...어..일단은..야설

이긴 한데..

엄..이게 야설인가..?

어..잘 모르겠네..어..

스토리 진행을 우째해야할지 몰라서 그냥 아무렇게나 휘갈겨 쓸게. 늘 그랬던 것처럼.

징징대는 글로밖에 안보이겠는데 연습은 하고 있는데도 느는게 없는 것 같아 미안하다.

매 쉬는시간마다 교내 도서관 컴퓨터로 몰래 들어와서 글 점검은 하는데, 역시 부족한게 많이 보이네.

표현을 고치곤 싶은데 누구하나 잡아와서 문장 하나하나 봐야될 것 같아

아무튼 그만 징징대고 시작할게.

아, 키슈가 뭔지 몰라서 검색해보니깐 양파랑 햄 넣은 파이라고 하네. 만드는 과정은 아무데서나 보고 써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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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을 떠보니, 나는 여전히 침대에 누워있었다.

눈앞이 몽롱하고 침침해져선 잘 보이지 않았다는 점, 방이 고요한 것인지, 청력이 돌아오지 않은 것인지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는 것과,

익숙한 감촉의 침대시트에 홀애비냄새에 더해 땀냄새까지 밴 것이 그 전과 다른 점이라면 다른 점이었다.

윽.. 아직도 뼈마디 여기저기가 쑤셔 움직이기가 힘들다. 케첩에 대체 무슨 약을 탔길래 꽤 오랜시간 잔 것 같은데도 약효가 남아있는걸까.

어젯밤 꾸었던 꿈이 생각난다. 그게 꿈이었을까, 솔직히 의심은 갔지만, 일단은 자다가 일어났으니 꿈이겠지.

노란 불빛, 붉은 색 무언가, 울고 있던 꼬맹이, 그리고 내게 흘러 들어온...

기억해내려고 하니 머리가 깨질듯이 아팠다. 워낙에 바로 흡수가 되는 몸이다보니 약효가 떨어지기엔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 같다.

정말 "뼈"삭는 상황이로군. 나는 아직 감각이 제대로 돌아오지 않은 상태에서 일어나려 팔다리를 움직였다.

그러자 존재조차 며칠 전에 처음 알게 된 골반구멍쪽의 작은 뼈다귀에 이불이 긁혔고, 화들짝 놀란 나는 몸이 뒤로 접혀졌다.


허억..허억..읏...하아...


아직도 남아있는 약효가 꽤나 짙었다는 것을 체감함과 동시에 주룩, 두개골을 따라 굵은 땀방울이 흘러내리곤, 턱끝까지 다다르자 눈물처럼 툭, 툭,하고 떨어졌다.


아으..흐읏..으...


안좋은 쪽으로 기분 좋은 감각.

이전에 몸을 잠식한 쾌락이 다시금 떠오르자 몸서리가 쳐졌다.

그렇게 싫지는 않았다는ㅡ오히려 좋았다고, 매우 좋았다고 느꼈던 기억이 나를 죄악의 구렁텅이로 빠져들게 했다.

아무리 가해자쪽이 약을 타고 강간을 시도했다지만, 꼬맹이를 보고 성욕을 느꼈다는 사실은 절대 변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어쩔수 없었다,고 뼈다귀 샌즈의 이성은 죄책감에 사로잡힌 자신을 변호했다.

하지만 그 전의, 그러니까 꼬맹이가 하지도 않던 애교를 부리며 나를 덮쳤을 때가 떠올라, 나를 다시 돌아보게 만들었다.

나는, 정말로 아동성애자인가. 이성적인 나의 변호는 물거품이 되는 듯 했다.

몇분이 지났을까, 시간이 지나고 점점 몸의 감각이 시청력과 함께 돌아오자,

찌뿌둥한 감각과 함께 옆에 무언가 무거운 것이 놓여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알아챘다.

그것에선 새근거리는 작은 숨소리가 났고, 여전히 그 지겹도록 고수하던 줄무늬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그것이 꼬맹이임을 알아채자, 놀란 나는 헛숨을 들이켰다.

이름모를 발정제를 맞고, 한 침대에 남녀가, 한 이불을 덮고 잠을 잤다.

...

죄악감이 밀려들어왔다.

아니야, 어쩔 수 없었어, 그렇게까지 될 줄은 몰랐다고. 나는 자위하며 머릿속의 죄악감을 떨치려는 듯 고개를 내저었다.

바지는 입었으려나, 남은 생각을 모두 털어내려, 나는 이불을 걷어내곤 고개를 돌려 꼬맹이를 보았다.


ㅡ그럴 리가.


"!!!!!!!"


다시금 기억이 트라우마처럼 뇌리를 스쳐 지나간다.

몸에서 떨어져나간 죄악감은 뱀처럼 다시 몸을 휘감았고, 얼굴은 다시 뜨거워졌다.

새로 생긴ㅡ물론 발견된 것이겠지만ㅡ뼈다귀가 점점 굵어지는 것이 느껴진다.

나는 진정하기 위해 심호흡을 들이켰다.

허억, 허억..

그리고는 생각했다.

일단 옷부터 입히자.

심호흡을 몇 번 되풀이하고 정신을 차린 후, 꼬맹이에게 옷을 입히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하자 왠지 모르게 하체가 으슥하니 추웠다.

...

나는 허둥지둥 아무렇게나 널브러진 츄리닝을 차려입고, 꼬맹이로부터 그 흉물스러운 것을 벗겨냈다. 감각이 돌아오면서, 마법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나보다.

그 <특수 팬티>를 벗겨내는 동안, 꼬맹이는 여전히 기절해 잠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2차 난관에 봉착했다.

꼬맹이는 여자였다. 팬티를 벗겨내자, 흉물스러운 고간이 사라지고 아직은 미성숙하고 보드라운 그것이 보였다.


"흐아아아악!"


뭘 또 놀라는거야, 성욕을 알게 된 나 자신이 수치스러웠다.

꼬맹이의 뜬눈이 자꾸만 떠올라 달아오르는 얼굴을 주체할 수 없었다.

그때, 가까이 다가가지만 않았더라면..제기랄..제기랄..

나는 화끈거리는 얼굴을 가리고 내 방에서 최대한 꼬맹이의 아래쪽을 가릴만한 옷가지를 찾았다.

그러나 아무리 찾아봐도 흰줄 하나 덜렁 그어진 남성용 츄리닝밖에 보이지 않았다.

꼬맹이 몸에 맞을 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니다.

나는 보이는 옷이 고무줄바지임에 감사하며, 꼬맹이에게 아무렇게나 바지를 입혔다.

폭은 지나치게 넓었지만 길이만큼은 어째선지 꼭 맞았다. 입혀보니 꼭 지상의 힙합바지를 보는 것 같았다.

휴, 어쨌든 반라는 면했다.

안도의 한숨이 새어나온다.

꼬맹이는 이와중에도 기절해 잠들어 있었다.

새근거리는 조그만 숨소리가, 한없이 죄악감을 자극했다.

으, 생각해보니 메타톤의 연극을 찍던 도중에 이런 일이 일어난 거잖아?

그러면 이건 NG로 처리되는 건가?
..다시 찍어야 하는건가..

어떻게든 되겠지, 나는 신경쓰지 않도록 하며 방문을 열었다.


"샌즈으으으!"


거실로 들어서자 기다렸다는 듯 파피루스가 현관문을 벌컥 열고 들어온다.


"여기 있었구나! 얼마나 찾았는지 몰라! 표정을 보니 무사한 것 같구나! 위대하신 이 몸은 안심했노라!"


"어..팝? 무슨 일인지 설명해줄 수 있을까?"


그 뒤로 파피루스의 설명이 이어졌다. 횡설수설, 밑도 끝도 없고 순서도 뒤죽박죽이었지만, 나는 어떻게든 이해했다.

정리하자면, 자비를 베푸는 장면에서 프리스크가 예상치 못한 행동을 해서 슬라이트를 자꾸 쳐대며 NG사인을 미친듯이 보냈더란다.

하지만 못 들을리 없는 거리에서 그렇게 소리쳤는데도, 우리는 마치 못들은 것처럼 행동했다고 한다.

그리곤 이상한 표정을 짓던 내가, 갑작스럽게 나를 덮친 프리스크와 함께 어디론가로 사라졌다고.

그리고는 연극이 종료되었다고 한다.


"..빼도 박도 못하는 NG로구만.."


"다시 찍을까봐 걱정하는 거라면, 괜찮다고 미리 말해두마! 갑자기 사라지는 쪽이 더 드라마틱하다며 메타톤이 그대로 방송에 송출한다고 했어!"


아쉽게도 갑작스럽게 수정된 시나리오때문에 아스고어는 등장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 털복숭이 대왕은 대체 어떤 표정을 짓고 있을까.


"그런데 형, 프리스크는?"

"어.. 지금 내 방에서 자고 있어."


나는 무심코 아무렇지 않게 대답해버렸다.

잘못 대답했다고 생각했을 땐 이미 늦은 것 같았다.


"아, 그렇구나! 언다인이 지상까지 올라가서 찾아본다고 그러던데, 그러기 전에 가서 말해줘야겠어!"


"자..잠깐, 파피루.."


파피루스는 이미 뛰쳐나가고 없었다.

잠시 후 집에 쳐들어오실 왕실 근위대장, 정정하자. 전(前)왕실 근위대장님께서 어떤 표정을 지으실 지는 안봐도 뻔했다.

음, 뭐, 괜찮으려나. 막 생각을 정리하려던 참에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샌즈..?"


돌아서보니 꼬맹이가 방을 나와 계단을 내려오고 있었다.


"heh, 거참 오래도 자는구만, "자기 대회"라도 준비하고 있는거야?"


피식, 하고 웃은 꼬맹이는, 말을 이었다.


"나 배고파. 파피루스는?"


"아, 지금쯤 전 지하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널 찾으며 애간장을 태우고 있을 생선을 찾으러 갔어."


"헤에, 그렇구나.."


그것보다 배고프다고 했지. 냉장고를 열어보니 스파게티와 감자칩 봉지가 가득했다.

하긴, 그동안 돌아오지 않았으니까. 냉방이 잘 되고 있으니까 썩어있는 건 없겠지.

나는 냉장고를 뒤지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좋은 재료가 많았다. 밀가루, 달걀, 버터, 고기, 감자, 생크림, 소금...

감자칩봉지 뒤에 이런게 숨어있을 줄이야... 나는 생각보다 다채로운 냉장고에 대해 조금 감탄했다.

음.. 그것보다 뭘 만들지..

재료가 많아 뭘 만들까 고민하던 와중, 지하에 있었던 날들을 떠올리며 오랜만에 포테이토 키슈를 굽기로 했다.





*

먼저 보울에 밀가루와 달걀 노른자(빼는 과정이 귀찮아 대충 염력으로 빼냈다), 소금과 버터를 넣고 섞는다.

다 섞어지면, 물을 두컵정도 넣고 반죽한다.

꼬맹이는 앞치마조차 두르지 않고 요리하는 나를 굉장히 신임하는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샌즈가 이렇게 요리를 잘할 줄은 몰랐어.."


"헤, 고마운걸, 꼬맹이."


갑작스런 칭찬에 멋쩍어진 나는 대강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다음 작업을 시작했다.

주방에 아무렇게나 버려져있던 타르트 틀에 얇게 편 반죽을 채워넣고, 포크로 여기저기 조금씩 구멍을 내준다.

반죽은 이정도면 되었다. 이제 15분 정도 예열된 오븐에 익히자.


다음으로 키슈의 메인이 될 속재료를 만든다.

감자와 돼지고기는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놓고, 필링을 만들 준비를 한다.

음, 어디보자, 대충 생크림, 요구르트, 소금, 후추정도면 될려나.

거품기가 없어 염력으로 때운다.

푸른 마법이 한데 섞인 필링 재료를 덮는다.

꼬맹이는 한참을 돌아가는 필링 재료들이 신기해 그저 쳐다보고 있다.

이제 필링은 됐고, 10분정도 남았으니 어제 찍은 방송이나 볼까.

지하에서도 tv는 돌아갔다. 몇몇 지하를 고집했던 괴물들이 굳이 지하에 남겠다고 하자, 우리의 털복숭이 대왕님께선 흔쾌히 전력을 공급해 주었다.

tv를 틀자, 딱 꼬맹이와 내가 찍은 장면이 시작되려고 하고 있었다.

싸움이 시작되자, 카메라가 미친듯이 날아다녔다.

우리 싸움이 이렇게도 역동적이었나, 하는 느낌이 들 정도로 액션감이 강했다.

프리스크는 이리저리 움직이고 흔들리는 화면에 머리가 어지러워 졌는지, 내 어깨에 기대어 잠을 청했다.

뭐, 역시 피곤했으려나.

순간 꿈의 기억들이 떠오른다.

특히나 처음에 왜 맞고 있었던 건지, 기억을 더듬어 보았다. 어째서인지 기억하려고 하니 또렷하게 기억났다.


꼬맹이를 잡아끌고는 어디론가 가는 남녀 한쌍. 얼굴은 잘 보이지 않는다.

그리곤, 갑자기 맹수들이 가득한 숲에 꼬맹이를 내버리곤, 제발 버리지 말아달라고 사정하는 꼬맹이를 뿌리치며 뒤도 돌지 않고 도망친다.

여자는 '드디어 저걸 처리하다니, 속이 다 시원하네요. 더러운 것'같은 말만 중얼거리고 있고, 남자는 묵묵히 그런 여자의 팔을 꽉 잡고 어디론가 데리고 간다.

꼬맹이는 금세 자취를 감춘 그 둘을 허탈하게 쳐다보다가, 갑자기 어딘가로 향한다.

몇시간을 걸었는지 모르고 도착한 곳은 어떤 마을. 하지만 그곳에서도 인간들은 꼬맹이를 가만히 놔두지 않았다.

마을에 도착해 도움을 구하려 하자, 어디선가 날아온 돌에 맞고는 고개를 돌리는 꼬맹이. 아이들 수십명이 보인다. 역시 얼굴은 한 명도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다들 크고작은 돌을 하나씩 들고는 일제히 꼬맹이에게로 던진다. 솔직히 산에 오르기까지 이걸 다 맞고도 살아있다는 게 대단할 정도였다.

도망치는 꼬맹이를 따라 따라오는 아이들. 출구가 보이고, 몇 발짝만 걸었다면 나갈 수 있다는 희망 아닌 희망에 붙들려 있을때, 갑자기 끌어당겨져 몸부림친다.

그리고는 뒷통수에 뭔가를 강하게 맞고는 의식을 잃는 꼬맹이.

정신을 차려보니, 몸엔 주사자국이 가득했고, 그렇게 나이들어보이진 않는 남자 두세명이 흉물스러운 그것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들도 얼굴은 보이지 않는다.

그리곤.

...

기억하고 싶지 않다.

.....

끓어오르는 무언가가 느껴졌다. 정신이 몽롱해서 그때는 잘 못 느꼈지만, 지금은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분노였다. 몸을 휘감아오르는 분노.

끔찍한 일이 끝나고, 꼬맹이를 밖에 버리듯 내던지는 인간들. 그런 꼬맹이는, 메마르고 건조한 얼굴로 산을 상처투성이로 오른다.

어째서인지 풀길은 푹신했고, 산은 그다지 험준하지 않았다.

몇 시간을 걸었을까, 아무것도 먹지 않아 다리에 힘이 풀렸다. 애시당초 보통 꼬맹이들이었다면, 돌을 맞은 시점에서부터 이미 걸을 수 없었을 텐데.

그리곤, 운다.

참아왔던 눈물이 그저 얼굴을 타고 흘러내린다. 몸의 수분을 눈물로 하여금 다 쏟아내듯, 마치 그것이 삶의 마지막라는 듯이.

그렇게 힘도 없이 한참을 울다, 옆의 구덩이를 발견한다.

그것을 한 줄기 빛으로 생각했는지, 구덩이에서는 옅은 빛이 뿜어져나왔다.

젖먹던 힘까지 짜내 구덩이의 앞까지 간 꼬맹이. 바닥은 보이지 않는다. 찬란한 햇빛이 내리쬐었지만, 바닥은 보이지 않았다.

꼬맹이는 힘없이, 음, 지금 기억해봤을 땐 '더이상 아프지 않을 수 있다'는 절망어린 희망으로 가득 찼다.

그리곤 망설임없이 몸을 던진다.


텅ㅡ


오븐이 다 돌아갔다는 듯한 소리. 예전같으면 조금 더 맑은 소리였겠지만, 십수년을 사용한 오래된 오븐에게 바랄 것은 아니었다.

아무튼 나는 아직도 어깨에 기대 잠을 자고있는 꼬맹이를 소파에 제대로 뉘인 뒤, 키슈를 구우러 간다.

준비했던 속재료와 필링을 덮기만 하면 끝.

이제 오븐에 30분정도만 구우면 된다.


나는 다시 자리로 돌아가, 무릎을 베게삼아 꼬맹이를 다시 뉘였다. 

그저께에는 이렇게 피곤해하지 않았던 것 같은데.

뭐, 별일 아니겠지, 신경쓰지 않기로 하곤 다시 기억을 떠올린다.


그래, 떨어지고 있었다.

끝없는 낙하와 확실해져가는 죽음에 웃음짓는 꼬맹이.

그러다 갑자기 목소리를 듣는다. 음, 나도 예전에 들어봤던 것 같은 목소리인데..

"정말, 동정하지 않을 수 없는 인생이네. 나참, 나보다 심한 녀석이 있을 줄은 몰랐어."

꼬맹이는 진원조차 없이 또렷하게 들려오는 목소리에도 놀란 기색 하나 없이 입을 다문다.

"역시 세상은 불공평해, 그렇지? 아직 발현도 되지 않은 능력이 그렇게 강하다고 해서, 내쳐져버리니 말이야."

꼬맹이는 그 말에 약간 고개를 젓는다. 왜지? 아까까지 그렇게 슬퍼했으면서.

"...정말, 그 능력을 가지기에 충분한 아이네."

그리곤 정적이 흘렀다. 잠시 후,

"있잖아. 조금 더 좋은 상황이었다면?"

그것에 꼬맹이는 조금 반응을 보였다. 그렇다고 해서 안색이 변한 것은 아니었다.

"네가 있던 비참한 세상이 아니라, 조금 더 나은, 어쩌면 행복할 세계였다면, 너는 무엇을 어떻게 할거야?"

꼬맹이는 끝없이 떨어지는 것을 체감하며 입을 연다. 유일하게 대답이 나오는 질문이었다.

"만약에, 있다면... 난.."

그 뒤론 잘 기억이 나지 않았다. 아니, 들리지 않았던 것 같다.

하지만 목소리는 그것을 들었는지, 갑자기 입을 다문다.

음, 몇 분이 지났을까, 대략 10여분이 지나고, 드디어 목소리가 입을 연다. 그와중에 나는 10분째 떨어지는데도 끝이 안보이는 것에 감탄했다.

"헤에.. 널 보니 내가 조금은 미개해보이네, 기분나빠. 그래도말야, 너라면, 내가 결국엔 포기했던 '기적'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네.널 보면 딱 떠오르는게ㅡ"

그리곤 말을 잇는다.

"어디선가 들어본 <예언의 천사>같아."

그리곤 바닥이 보이기 시작한다. 목소리는 마지막으로 나지막이 말한다.

"그럼, 나중에 보자, 파트너."




*


"으응..맛있는 냄새.."


꼬맹이는 오븐에서 피어오르는 달콤한 냄새를 맡곤 잠에서 깨어버린 듯 하다.

나는 어제의 일때문이라고 하기에는 잠이 평소보다 지나치게 잦은 꼬맹이가 솔직히 조금 걱정되어 물었다.


"어디 아프기라도 한 거야? 평소보다 잠이 많은 것 같은데."


그 전의 꼬맹이는 나같이 낮잠이 잦고 게으르지 않았다. 오히려 그 반대에 심하도록 가까웠다. 물론 정도가 선을 넘긴 했지만,

하루 무리했다고 다음날까지 이렇게 잠에 빠져있을 꼬맹이는 더더욱 아니었다. 힘들었어도 내색조차 하지 않았을 것이다.

물론 그러길 바라는 마음은 눈곱만큼도 없지만.


"헤헤..괜찮아.."


전혀 괜찮아보이지 않는 목소리로 조그맣게 중얼거리는 꼬맹이는 안쓰럽기까지 했다.

마침 오븐에서 신호가 울리자, 나는 조심스럽게 키슈를 빼냈다.

오랜만에 만든 거지만, 나름 괜찮게 구워졌네. 혼자 생각했다.

여전히 부드럽게 갈려있는 빵칼을 들고, 꼬맹이가 있는 거실로 향했다.


"야! 망할 뼈다귀!"


거실에 도착하자마자, 문이 벌컥 열렸다.

올 것이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 프리스크에게 무슨 짓을 한거냐..응..?"


분노와 정의로 가득한 목소리. 역시 언다인이다.


"내 친구를 털끝하나라도 건드렸다면, 용서하지 않겠다. 널 여기서 먼지로 만들어버릴 거라고!"


당한쪽은 이쪽이라고, 응?

그렇게 말해주고 싶었지만, 지금 꼬맹이의 상태가 약간 이상하니 그런말은 하지 말자.


"헤, 별로 아무짓도 하지 않았다고, 방금 이 화끈한 키슈를 구워준 것만 빼고 말야, 화끈한 친구."


"프리스크, 사실이야?!"


꼬맹이는 힘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잠깐.. 아무짓도 하지 않았는데 프리스크의 상태가 왜 저러지?"


"아, 저거? 어제 너무 무리해서 그런지 힘들다고 그러더라고."


"그게 아니라, 왜 바지를 너랑 똑같은 것으로 입고 있냐, 이말이야.


"..."


아무래도 제대로 정곡을 찔린 것 같다.

그때, 꼬맹이가 입을 열었다.


"내가 입어보고 싶다고 했어, 언다인."


"흠.. 프리스크가 저렇게 말하니, 믿어줄 수밖에 없군. 하지만 의심이 가는건 여전해. 무슨 상황이었던 거야?"


한 고비 넘겼다. 나는 아무말 없이 꼬맹이에게 키슈를 잘라다 접시에 담아주며 머리를 쓰다듬었다.

꼬맹이는 기분이 좋아진 듯 하다. 파피루스는 꼬맹이가 걱정되는지 급하게 스파게티를 준비하다가, 키슈가 구워진 것을 보고 안심하며 꼬맹이 옆에 앉았다. 

나는 상황설명을 시작했다. 갑자기 대본에 없는 행동을 한 꼬맹이가 걱정되어서 가보니, 인간 여성들이 가끔씩 한다는 그.."생리"라는 것을 했다며 구실을 붙였다.

물론 10살도 안된 꼬맹이가 초경을 할리는 없지만, 언다인이 인간들의 생리현상을 알 턱이 없었다.

결국 이렇게 저렇게 길지 않은 상황설명이 끝나고, 언다인을 납득시킬 수 있었다.


"뭐야, 그런 거였어?"


분노가득한 표정은 온데간데 없고, 호탕한 영웅의 웃음을 드리운 언다인은 멋쩍은듯 머리를 꼬았다.


"프리스크가 무사하다니 다행이네."


"그건 그렇고, 염소 아주머니나 털복숭이 대왕님은 어딜 가신거야?"


"여왕님을 말하는거야? 처음엔 아스고어 대왕님과 공황상태에 빠져서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면서 프리스크를 찾다가, 파피루스의 소식을 듣고 바로 여기로 달려오려고 그랬어.

그런데 지상에서 갑자기 이상한 요청이 들어와서, 어쩔 수 없이 지상으로 돌아갔지, 뭐야."


이상한 요청이라니? 더 묻고싶은 것이 많았지만, 언다인이 갑자기 말을 끊었따.


"그럼 난 이만 알피스한테 가봐야겠어."


"엥? 벌써 가게? 모처럼 왔는데.."


파피루스가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알피스가 지금 지상에서의 첫번째 데이트를 눈빠지게 기다리고 있단 말이야. 손가락을 물어뜯으며 기다릴 알피스를 더 기다리게 할수는 없어."


아쉽다, 그럼 다음에 놀자!

파피루스는 아쉬운 목소리로 말했다.

언다인과 작별한 우리는, 지하에 있을때처럼 소박한 식사를 나누었다.

나는 키슈를 잘라 떠먹으며 꼬맹이를 쳐다보았다. 조금 힘든 것 같지만 오래 잔 후로 기운을 조금 되찾은 듯 힘을 내어 잘린 키슈를 한입 베어물었다.

다시 그 꿈이 떠오른다. 기억은 둘째치고, 그때 내게 밀려들어온 붉은 것은 무엇이었을까?

아마 갑작스러운 꼬맹이의 쇠약과 그게 관련이 있을 것 같았다.





*

"연극"이 있은 후로, 며칠이 지났다. 꼬맹이는 아직도 골골대며 힘들어하고 있다.

어쩔 수 없이 며칠간은 더 지하에서 요양하기로 했다. 아니, 쭉 요양할지도?

나는 지하에 있는 동안 텅 빈 지하에서 할 짓이 없어 지상에서 잠깐 쓰던 노트북 컴퓨터를 가져와,

꼬맹이가 잠든 시각이면 하릴없이 지뢰찾기 같은 것이나 하고 있었다. IP를 숨기고 지상의 여러 사이트를 방문하는 것도 나름 재미있었다.

물론 네트워크에 연결되어 있지 않았지만.

오늘도 꼬맹이와 함께 아침을 먹고, 평소처럼 노트북 컴퓨터를 틀었다.

꼬맹이 또한 옆자리에 앉아 가만히 내가 하는 일을 구경했다.

근데, 이상한 점이 있었다.

나는 우리들을 너무 사랑한 나머지, 그림으로도 남겨놓고 싶어했던 인간들의 사이트를

매일같이 침입해서 보곤 했는데ㅡ음, 이름이 디시인사이드였나? 재밌는 이름이다ㅡ

어제 밤 11시 이후로, 그 어떤 글도 올라와있지 않았다.

정말 인간들이 한순간에 다 사라진 것처럼, 아예 텅텅 비어있었다.

그 이전에 올라온 게시물들은 그들이 매일같이 느끼던 평범한 일상이 담겨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끊긴 것이다. 그들의 일상이. 

인간들에게 무슨 일이 생겼다는 건, 곧 지상에 올라간 괴물들에게도 안좋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컸다.

나는 파피루스가 걱정되어, 전화를 걸었다.


"..형..?"


"어, 팝! 난데, 혹시 지상에 무슨 일ㅡ"


"왜 그랬어.."


"응..?"


"왜 그런거야..."


"무슨 말을 하는거야..?"


"왜 평화롭게 지내다가 갑자기 모두를 죽이려고 달려드는거야!"


"...?"


뭐..뭐? 내가 모두를 죽이려고 한다고?


"팝..? 오해가 있었던 것 같은데, 난 지금껏 쭉 지하에서 꼬맹이랑 있었거든..?"


"그럼 여기서 인간들을 죽이고 있는 해골바가지는 대체 누군데!"


해골..바가지라고..?

그 순간, 전화기 너머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린다.


"야! 이 X새끼야! 너 미쳤어?"


언다인이었다.


"언다인..? 무슨.."


"이 X발 이제와서 기억상실증인 척 오리발 내미는거냐? 니가 한짓을 알기나 해?"


아니, 모르겠어서 묻는건데, 머릿속이 혼란했다. 나는 여기 있는데, 해골바가지라니.

그때, 꼬맹이가 전화를 뺏었다.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기에, 그리고 내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나는 저항없이 휴대폰을 건네주었다.

대화 내용도 같이 들을 필요가 있기에, 스피커모드를 켜 놓았다.


"언다인, 나야. 프리스크"


"프리스크! 오..맙소사.. 살아있었구나! 난 저 미치광이 해골이 널 죽이고 세상을 멸망시키려는 건줄 알았어!"


언다인이 갑자기 눈물젖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 뒤에서 갑자기 안도의 눈물을 흐느껴대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마 토리엘과 아스고어겠지.

큰 소리로 "살아 있었어..!"라며 외치는 파피루스의 목소리도 들려왔다. 

꼬맹이는 영문을 모르겠단 표정으로 말했다.


"무슨 이야긴지 잘 모르겠어. 샌즈는 연극이 끝난 뒤로 며칠동안 힘들어하는 내게 아침도 차려주고, 계속 곁에서 놀아줬는걸."


꼬맹이의 말을 듣자, 갑자기 혼란이 온 것 같은 언다인이 떨리는 목소리를 냈다.


"자..잠깐만.."


툭, 전화가 끊겼다. 영문모를 상황이었다. 해골이라니? 나는 여기 있는데..?

따르릉, 끊어진지 얼마 안가 다시 전화가 울렸다. 이번에는 화상 통화였다.


"오..세상에.. 진짜 프리스크와 샌즈였어.."


화면 너머로 울상짓는 언다인이 보였다. 그 뒤로 파피루스도, 토리엘도, 아스고어도, 알피스와 메타톤도.


"오..아가..무사해서..다행이야...흐윽..흐윽.."


"무사했구나.. 딸아..!"


"자기! 얼마나 걱정했는줄 아세요?!"


안도한 듯이 모두가 한목소리로 프리스크를 반겼다.


그리고는 전화를 건네받은 알피스가 상황설명을 시작했다


"저..샌즈? 듣고있지? 저 해골이 네가 아니라는 것쯤은 알아. 프리스크가 죽지 않고서야 네가 미칠 이유가 없으니까.

하지만, 너와 똑같은 능력을 쓰고, 아니, 정정할게. 오히려 더, 훨씬 강해보이는 능력을 쓰는 너와 똑같이 생긴 누군가가 세계를 파괴하려고 하고 있어.

나도, 어떻게 된지는 잘 모르겠어. 하지만, 가설은 있어. 그 전의 "의지"에 관한 내 실험과 네가 알고 있던 지식을 종합해봤을 때,

방법은 잘 모르겠지만, 다른 세계의 네가 그 세계의 모두를 죽여버리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엄청난 LOVE를 얻은 것 같아."


뭐..이 무슨 공상 과학 영화같은 소리인가. 어느정도 납득은 했지만, 납득하고 싶지 않았다. 모두를 죽였을 때, 그러니까 인간까지 다 쓸어버리고 얻을 수 있는 LOVE라니..

그렇다면, 방법이 없다. 존재하지 않는다.

나는 잊어버렸던 허무함을 다시금 떠올렸다. 하지만 이번엔 조금 더 낭패감이 많이 들었다.

지금까지 우리가 쌓아왔던 모든 기억은, 어떻게 되는거지?


"지금 우리는 지상의 인간들이 혹시 괴물들에게 반감을 가지고 다 죽여버리지는 않을까 하는 내 걱정으로 만든 비밀 방공호에 모여있어. 앞으로 어느정도는 괜찮을ㅡ"


꺄아아아악,

크아아아아아아악,

전화기 너머로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어..아무래도, 괜찮지 않을 것 같네. 우리 모두의 희망은 너와 프리스크에게 달려있어, 제발... 세계를, 구해ㅡ"


콰지지직, 지지직,지직. 샤라락.


급속도로 떨려가던 알피스의 목소리는, 다음의 괴이한 소리에 묻혀 들려오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그게 무슨 소리인지 알 수 있었다.

내 무기ㅡ가스터 블래스터가 발사되기 직전의 소음. 그것과 너무나도 비슷했다.


수 초간의 잠잠한 시간이 지나고, 누군가 전화기를 들었다.


"안녕, 반가워. <이 세계의 나>."

 

번쩍이는 보라색 안광에 압도되는 느낌.

순간 온몸에 소름이 끼쳤다. 그 들려오는 말에서 확신할 수 있었다.

알피스의 예상이 적중한 것이라고. 가장 최악의 시나리오가 맞아 떨어진 것이다.


"뭐? 곧 죽게 될 녀석한테 왜 인사를 하냐고? 에이, 죽기 전까지는 그래도 <나>잖아? 인사정돈 해줘야 하지 않겠어, 팝?"


대체 누구와 이야기하는건지, 그 미친놈은, 예전에 알피스가 알려줬던 친구없는 인간세계 학교 만화의 공기친구와 대화하는 느낌이 들었다.


"헤, 아무튼, 이따보자구"


콰직.

지지직, 툭.


....


시간이 없다. 꼬맹이는 겁에 질려 파랗게 질린 얼굴로,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h..heh..꼬..꼬맹이?...아니, 프리스크. 시간이 없어. 그녀석은 5분도 채 안되어 이곳에 도착할거야."


누구보다 잘 알고있는 나 자신이었기에, 장담할 수 있었다.


"너, 네..네게는 <의지>의 힘이 있어, 그렇지? 솔직히 말할게, 난 지금까지 널 믿어온 적이 없어. 그 꿈이 있기 전에는."


그 누구보다도 힘들었으면서, 누구보다 웃으려고 애썼던, 자비의 여신에게, 나는 여전히 떨리는 목소리로, 급박하게, 말했다,.


"너한테 모든 책임을 떠맡기는건 네게 부담이 된다고 생각해. 하지만 지금으로선 방법이 없어."


이게 통할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 아니, 실패할거야. 99%의 확률로.

아니, 99.99999999%확률로

하지만 그 나머지 0.00000001%를 믿지 않으면 안될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너,..너는 내 불신마저도 희망으로 바꿔놓았어. 그렇지? 난 널 아주 잘 알고 있지는 않지만, 네 판단이 항상 옳았다는 것을 알아."


그리고, 가장 무책임하고 더러운 세상의 죄악을 덮어쓴 소녀에게 가장 무책임하고 더러운 말을 내뱉었다.


"믿을게, 프리스크."


그리고, 진심을 담아 말을 이었다.


"꼭, 살아남아줘. 알았지?"


눈물이 흐르는 것을 나는 알아채지 못했다.

프리스크는, 마지막일지도 모르는데도, 있는 힘껏 나를 껴안았다.

뭉클한 것이 짓이겨지며, 결국 눈물이 펑펑 새어나왔다.


"제발, 도망쳐줘, 살아남아야만 해. 내가 전력을 다하면, 못해도 30분은 벌 수 있을거야. 어디든지, 네가 알고있는 가장 안전한곳으로 피해."


프리스크는, 껴안은 팔을 놓을 생각이 없었던 것 같았다.


"제발, 가, 가라고. 가란 말이야."


하지만, 그저 껴안을 뿐이었다.

 

"꺼져!"

 

내키지는 않았지만, 청마법을 사용해 다치지 않을 수준에서 프리스크를 떼어냈다.

너무 세게 껴안아서인지 나까지 끌려갈 뻔 했지만, 결국 프리스크를 떼어내는 데 성공했다.


"헉..헉..제발...도망가...알았지..?"


나는 지름길을 열었다. 도착한 곳은 지하의 입구. 왕의 성, 마지막 통로. 심판의 방이라 불리던 이 곳.

아까까지 질질 울고 와서인지 체력이 간당간당했다.

지쳐서는 안되는데. 시간을 벌어야 하는데.

프리스크, 제발 도망쳐줘. 내 노력으로 네가 1시간이라도 더 살지 못하면, 나는..나는...

 

철컥

 

그런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을 때, 재앙은 찾아왔다.


"..헤.. 도착한 것 같네. 그렇지, 팝?"


항상 켜져있는 건지, 보라색 안광이 흘러넘쳐 재앙의 주변을 감쌌다.


"헤, 드디어 왔네, 미친놈. "


"나 미친 거 맞아. 잘 아네?"


제대로 미쳐있군.


"그럼, 긴말할 것 없이 시작하자."


그래, 와라. 죽더라도 30분은 버티고 죽겠어.


"우리의 <미친> 시간을"


나는 살아남았을 꼬맹이를 생각하며, '의지'로 가득 차는 것을 느꼈다.


###


*너는 쉴 틈없이 달린다. 샌즈는 순간이동해버렸지만, 너는 마치 그가 어디로 가버린 지 눈에 훤하다는 양, 쉬지 않고 달려간다.

마법 몸은 네가 아무리 뛰어도 지치지 않게끔 해주었다.


"..여유롭네, 차라."


*당연하지, 내가 하는건 아니지만 세상이 멸망하는걸?


"끔찍한 소리를 그렇게 당연하다는 듯 하지는 말아줘"


*너는 다른세계의 인간까지 싹 쓸어버리고 온 LOVE가 몇일지 모를 괴물을, 세상이 버틸 수 있을거라 생각해?


"알아, 나도 안다고. 제발 내가 뛰는 데 집중하게 해줘. 그렇지 않으면 늦어버릴 거야."


*어차피 멸망할 세계인데, 그렇게 뛸 필요가 있어?


"제발, 말 걸지 말아줘."


*치


*...


*'너는, 불안감을 느낀다. 불안하고 불안하고 불안해서, 아니, 아니다. 불안이 아니라 염려의 감정, 아니야, 다른 무언가. 내가 이해할 수 없는 감정.

네가 오래 전부터 조금씩 느껴왔던 감정.

설령 돌부리에 걸려 넘어져도, 얼마 안가 상처입은 다리를 회복시키지도 않고서 뛸 수 있게 하는 근원.

넌 정말 대단해, 희망없는 세계에 희망을 불어넣고, 허무뿐인 세계에 생기를 불어넣지.'


"그렇게 조그맣게 말해도 다 들려, 차라."


*'들릴 것을 예감하면서도, 차라는 조그맣게 속삭인다.'


"3인칭 쓰지마, 지금은 위급한 상황이야."


*결국 쉬지 않고 뛰면서도, 너는 평소처럼 이쪽을 신경쓰고 있다.


"..."


*...


*넌, 처음 봤을때부터 느꼈지만, 정말 여러모로 대단해. 이 차라님이 나보다 남을 위에 둔 건 네가 처음이야.


"칭찬은 고마운데, 조금 말을 안하면 안될까?"


*너는 어지러운 머리를 좌우로 흔들며, 네가 가장 아끼는 괴물에게로 향한다. hp가 점점 줄어들어간다고 해도, 쉬지 않고.


"..있지, 차라."


*알아, 알아, 알아, 조용히 할게.


"그게 아니라, 부탁할 게 있어.


*..?


"만약에, 만약에, 정말 만약에 말야.. 내 <의지>가 꺾이면말야..."


*...너는 벌써부터 죽을 생각을 하고 있다.


"내가 죽으면, 내가 죽으면... 이 세계를 책임져줄 수 있어?"


*...


"내 부탁을 들어준다고 해도, 아무런 보상도 얻지 못할거야. 그렇지만, 그렇지만.. 그렇지만.. 해줄 수 있는게 없지만.."


*너는 흘러내리는 눈물을 얼굴로 느끼면서도 쉴 새 없이 달린다.


"책임져줄 수 있어?"


*....


"있어?"


*......


"..."


*아, 알았어, 알았어, 들어줄게, 네 부탁. 울지 마, 울지말라고, 나는 네 감정을 하나도 이해하지 못하겠으니까.


"정말이야?"


*예, 예, 들어 드린다구요. 나참, 애가 왜 이렇게 말을 못알아들어?"


"...고마워"


*...


"벌써 다 왔네. 그렇지?"


*...


"이 문앞에, 샌즈가 있어. 이걸 타고 올라가면, 샌즈가 있어."


*...너는 망설이지 않고 문을 열어제낀다.


* 너는 반절뿐이었던 <의지>가 가득 차다못해, 흘러넘치는 것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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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넨! 더스트테일이었습니다!

어 씨발 힘들다..

야설에서 갑자기 여기로 넘어오려니 좆빠지게 힘드네.

뭐, 재미있을진 모르겠지만 즐감.

그럼 언바. 다음주부터 시험이라 잘 모르겠는데 내일 올라올 수도 있고 모레일 수도 있고. 그것도 안되면 시험끝나고 일주일 뒤?

뭐, 전개가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네. 항상 재밌다고 봐주는 갤럼들 고맙고, 평소처럼 다음 편도 기대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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