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봇산을 오르다가 잠시 쉬어가는 겸
넓찍한 잎을 가진 나무 아래에서 자고싶다
자다가 일어나서 마저 산을 오르는데
생각보다 오래 자서 그런지
해가 약간 산 아래로 숨어버리기 시작해서
앞이 점점 어두워지고
내려가기에는 애매한 나머지
발을 헛딛어서
에봇산 아래로 떨어지고싶다.
떨어져서 정신을 잃을려는데
약간의 까끌까끌한 꽃잎들이
그래도 여럿 모였다고 포근하게 받쳐준 꽃밭위에서
자고싶다.
한참 자다가 더이상 잠이 안와서
주위를 둘러보고 어둡고 약간 무서워져서
앞으로 나아가고싶다.
앞으로 나아갔더니 표정변화가 카멜레온 돋는
샛노란 꽃이 말하고
친절알갱이를 나눠준다는데
친절알갱이고 뭐고 자고싶다는 생각이 다시 들 것같다
친절알갱이에 공격받아서 몸이 황폐해진 상태로
나는 지쳤다고 생각하기에
다시 자고싶다.
말하는 꽃을 지나고 복슬복슬하고 부드러울 것만 같은
마치 겨울철의 어머니께서 기분좋게 빨아주신 솜이불같은 털을 가진
왠지모르게 두려워보이는 염소아주머니 털을 베게삼아 자고싶다
아가야 잠은 집에서 자야지 하고 타이르는 염소아주머니와 퍼즐을 풀다가
어느새 혼자가 되어서
혼자 여행을 하면서 종종 보이는
주황색의 낙엽위에 살포시 누워서 자고싶다
더이상 잠이 오지 않을것 같다는 빛나는 세이브의 말을 무시하고 앞으로 나아가다가
프로깃을 만나면 일단 칭찬해주고 다시 자고싶다
어느새 폐허끝자락에 도달해서
달콤한 버터스카치 냄새가 나는 건물에 도착하면
그리고 그때 염소아주머니가 나와서 걱정해주면
어깨에 기대어 눈을 사르르 감고 자고싶다
그래 들어가서 자자구나 라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하는 염소아주머니를 따라서
내 방이라고 소개시켜 주는 곳에서
딱맞는 침대에 기분좋게 누워서 자고싶다
자고 일어났더니
달콤한 향기가 방 안에 가득해서
그 냄새를 향해 손을 뻣어보니
지금은 배불러서 먹기는 좀 그렇고
나중에 먹으려고 챙겨둬야지 라고 다짐할
버터스카치 파이를 보면서
다음에 언제잘까 라고 생각하고싶다
토리엘이라는 염소아주머니께 폐허 밖을 나가고싶다고 말하고는
지하에서 싸울때
버터스카치파이와 방안의 따뜻함과는 다른
따뜻하지않은 공격에 당황하고 피하면서
저 문 뒤에 나가서
새로운 곳에서 자고싶다고
토리엘을 설득하고 설득하고
토리엘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나를 안아주면서
떠나면 저 커다란 문을 끼익 하고 열어
드디어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기분으로 자고싶은 마음에 한걸음 나아가고싶다
나아갔는데 자기에는 너무 추운 곳이어서
조금 당황스럽지만
여기에도 어딘가는 건물이있을거라는 생각에 다시 길을 걷고싶다
길을 걷고
걷다가
해골들을 만나면서....
자고싶다는 생각은 안들것 같다
해골은 자기에는 딱딱하고
이 추운 곳은 딱딱한 것을 베게로삼아 자기에는 충분히 시원해서
여태껏 충분히 잤으니
더이상 자고싶다고 생각하지 말자고 다짐하고는
해골 콤비의 우스꽝스런 행동에
하하호호 웃으며 앞으로 나아가고싶다
이제는 자고싶기보다는
놀고싶다
그럴거다
놀고싶다
평화롭고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