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공간에 혼자 갇혀있다. 주변에서는 바람소리만 들려온다. 프리스크는 직감적으로 항상 꾸는 악몽이라는 것을 알아챘다. 곧 있으면 무슨 일이 벌어질 것인지도 눈앞에 훤했다. 그래, 항상 같은 패턴이지. 어둠 속에서, 꿈 속인 것을 알면, 그 애가 나온다.
"안녕?"
연한 초록 바탕에 노란 줄무늬가 그려진 스웨터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그다음은 붉게 물든 뺨이, 그리고는 루비처럼 붉은 눈동자가 눈에 들어왔다. 아이의 이름은 차라. 프리스크의 영원한 파트너이자 죄악감이다.
"자, 이제 네가 한 짓을 돌아볼 시간이야. 일흔세 번의 리셋, 스물두 번의 해피엔딩. 세상에, 어지간히도 할 게 없었나 봐? 나를 마흔 번이 넘도록 만나다니. 그렇게 모두를 죽이는 게 재미있었어?"
차라가 주절주절 말을 늘어놓았다. 항상 같은 말뿐이었지만 매번 들을 때 마다 새롭게 죄책감이 더해졌다. 프리스크는 귀를 막고 웅크려 앉았다. 그러나 차라의 목소리가 멈추기는커녕 더 선명하게 귀에 꽂혔다.
"이것 봐, 네가 도망칠 수 있을 거라 생각해? 위선자. 아무것도 모르는 척 그 해골들 집에 머물면서, 네가 해온 짓에 대해서는 입 싹 닦고 있겠다고? 아니, 그렇게는 안되지."
하지 말라고 아무리 소리쳐봐도 소용없다는 것은 옛날에 알아챘다. 그러나 지금 프리스크가 할 수 있는 것은 그것밖에 없었다.
"역겨워. 네 가식을 아는 이가 몇이나 될까."
"네가 그들을 몇 이나 죽였다는 걸 알면 어떤 표정을 지을까. 궁금하지 않아?"
"아마 그 파피루스도 돌아서겠지."
"샌즈? 걔는 널 당장 없애려 들 거야."
"토리엘은 죽지 않고는 못 배길 걸."
그만, 그만해. 프리스크는 소리쳤다. 그러나 들리는 것은 비웃는 차라의 높은 톤의 목소리뿐이었다.
"파트너, 넌 날 벗어날 수 없어."
어느새 프리스크의 눈에서는 눈물이 흘렀다. 목이 쉬도록 외쳤지만 들려오는 소리는 없었다. 검은 공간은 어느새 프리스크의 기억을 보여주는 스크린이 되어있었다. 결국 미쳐버린 채 죽는 토리엘, 끝까지 프리스크를 믿겠다고 한 파피루스, 언다인, 메타톤, 샌즈. 그들일 죽는 장면들은 끊임없이 반복되고 또 반복되었다. 먼지가 되고, 피를 흘리고, 바람이 흩날렸다. 그리고 프리스크는 웃고 있었다.
아니야, 저건 내가 아니야―
"뭐야, 내 탓이라는 거야?"
"하, 너도 꽤 재밌는 애구나."
차라가 미친 듯이 웃었다. 그러더니 갑자기 울듯한 표정을 지으며, 모든 괴물들의 목소리를 겹친 듯 한 목소리로 말하였다.
"난 널 믿었는데."
서글픈 그 말은 사방으로 울린다. 이제 프리스크는 어서 잠에서 깨길 기다릴 뿐이었다.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자, 파트너. 오늘도 기분 나쁜 하루 보내라고. 네 죄책감에 묻혀서 살아봐. 아무 일 없다는 듯 웃어 보이고 멍청한 해골이랑 어울려줘. 그리고 문득 네가 그걸 죽였던 때를 떠올리길 바랄게."
차라가 저주의 말을 퍼부었다. 그러더니 갑자기 프리스크의 몸이 저절로 움직였다. 어느새 손에는 칼이 들려있었다.
"오늘의 하이라이트. 그냥 지나갈 순 없지!"
차라가 명랑하게 웃으며 사라진다. 그리고 그 자리에는 키 큰 괴물의 실루엣이 나타난다. 프리스크의 몸은 여전히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인간! 나, 위대한 파피루스는, 너를 두 팔 벌려 환영하노라!"
파피루스 안돼, 안돼...
그러나 프리스크에게 선택권은 없었다. 어느새 프리스크는 달리고 있었다. 마음은 울고 있지만 입은 웃고 있다. 손이 하늘을 향했다. 잘 벼린 칼날이 파피루스를 향했다.
"아, 그래.. 이게 네가 바라던 결말이지?"
파피루스가 무섭게 미소 짓는다. 그리고 눈앞에서 먼지가 되어 사라진다. 붉은 스카프가 펄럭인다.
그리고 프리스크는 잠에서 깨어났다.
깨어나자마자 프리스크는 2층으로 달려올라 갔다. 갈색의 방문을 쾅 소리가 나도록 열었다. 빨간 스포츠 차 모양의 침대 위에서 잠옷을 입고 곤히 자고 있던 파피루스를 마구 흔들었다.
“녜헤에… 인간?! 무슨 일이야? 아직 아침은 오지도 않았다고!”
프리스크는 파피루스를 세게 끌어안았다. 파피루스는 당황한 듯 보였지만 곧 프리스크의 등을 감싸주었다.
“알았다, 무서운 꿈을 꾼 거구나? 괜찮아. 샌즈 형도 그러거든.”
“미안해 파피루스.. 정말 미안해..”
“인간, 네가 무슨 꿈을 꾼 건지는 몰라도 말이야, 그냥 시원하게 울면 괜찮아질 거야! 그리고 좀 진정되면 이 위대하신 파피루스님께서 스파게티를 해 주지! 샌즈가 악몽울 꾸고 나서 먹는 스파게티는 악몽을 잊을 만큼 충격적이라고 하더라고. 그거 엄청 맛있다는 뜻이지?”
프리스크는 저도 모르게 입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그리고 잃어버린 곰 인형을 찾은 어린아이처럼 엉엉 울기 시작했다. 파피루스는 가만히 앉아서 프리스크를 토닥여주었다.
프리스크는 왠지 다시는 악몽을 꾸지 않을 것 같다는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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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이미 본인이 직접 씀? 쉬벌.. 쓴게 아까워서 그냥 올린다..
다른 소재도 천천히 써야지
배달시킨 사람이 배고프다고 요리를 먼저 해버리는 바람에 2인분이 된 모습이다
조금 더 끝맛이 썼으면 내취향이었을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