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http://gall.dcinside.com/board/view/?id=undertale&no=335193

2 http://gall.dcinside.com/board/view/?id=undertale&no=336187

3 http://gall.dcinside.com/board/view/?id=undertale&no=339784

4 http://gall.dcinside.com/board/view/?id=undertale&no=340461

5 http://gall.dcinside.com/board/view/?id=undertale&no=342997

6 http://gall.dcinside.com/board/view/?id=undertale&no=344019

7 http://gall.dcinside.com/board/view/?id=undertale&no=344978

8 http://gall.dcinside.com/board/view/?id=undertale&no=347599

9 http://gall.dcinside.com/board/view/?id=undertale&no=352158

10화 http://gall.dcinside.com/board/view/?id=undertale&no=355446

12화 http://gall.dcinside.com/board/view/?id=undertale&no=365083





 하늘에는 별 같이 생긴 묘한 불빛이 반짝이고 있었고, 공중에는 반딧불이 같은 하얀 빛이 날아다니고 있었다. 그 벌레가 내는 소리는 맑을 때도 있고 탁할 때도 있었는데, 어느 쪽이든 괜찮은 소리라고 넌 생각했다. 주변에는 하늘색으로 빛나는 꽃이 즐비해있었고 영롱한 빛이 나는 강이 옆에서 지나가고 있었다. 난생 처음보는 신비한 광경에 너는 입을 다물지 못 했다. 주변에 펼쳐진 환경에서 나는 소리들이, 왠지 모르게 좋은 음색이어서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주고 있었다. 다만, 너가 궁금한 것은 여기서 세수를 어떻게 하냐는 것이었다.

 샌즈는 주변을 이리저리 둘러보더니, 이상하게 생긴 괴물에게 다가갔다.


 "워슈아, 여기 씻고 싶어하는 괴물이 있어."

 "정말? 빨리 오라고 해! 깨끗하게 만들어줄게!"


 마치, 걸어다니는 양동이처럼 생긴 괴물의 이름은 워슈아였다. 너가 보기엔, 어떻게 너를 씻길 것인지 전혀 짐작이 가지 않았다. 그냥 걸어다니는 양동이였을 뿐이었다. 양동이에 달린 머리는 은근히 귀엽고, 양동이엔 물이 차 있고 고무 오리처럼 생긴 작은 새가 둥둥 떠다니고 있었다. 그렇게 귀엽게 생겼다고 해서 널 씻겨줄 수는 없었다. 샌즈가 너에게 그쪽으로 오라는 손짓을 했기 때문에, 너는 종종걸음으로 워슈아 앞으로 갔다. 워슈아는, 너가 너무 더럽다면서 쫑알쫑알 거리더니, 양동이에 찬 물을 너에게 뿌려댔다. 일종의 마법 같은 걸로 너에게 물을 뿌려대는 것 같았는데, 물의 색깔이 초록색이라서 잘못되는 게 아닐까 생각했지만, 문제는 전혀 없었다. 차갑지도 않고 따뜻하지도 않으면서 상쾌해지는 느낌이었다.


 "이거, 뭔가 신기해요."

 "워슈아는 뭔가를 깨끗하게 만드는 데에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괴물이니까. 그 정도 평가는 받아야지."

 "가만히 있어봐!"


 워슈아는 잔뜩 신이 나서 물을 계속 뿌려대고 있었다. 그 물이 헝클어진 너의 머리를 정돈해주고, 불에 그을렸던 너의 팔을 깨끗하게 해주고, 엉덩방아를 찧어서 흙먼지가 묻어있던 바지도 깔끔하게 만들어주었고, 너의 영혼에도 생명을 불어넣어 주었다. 워슈아는 이내 물을 뿌리기를 멈추더니, 만족스러운 얼굴로 너를 바라보았다. 너는 확실히 이전보다 더 단정하고 깔끔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너는 마법의 물을 뿌리는 행위와 너가 깨끗해지는 일 사이의 관계를 곰곰이 생각하고 있었다. 어떻게 한 거냐고? 마법이야, 마법.

 워슈아는 자기가 할 일이 끝났다는 듯, 만족스러운 얼굴을 하며 다른 곳으로 천천히 떠나갔다. 너는 뒤돌아서 샌즈를 보며 고맙다고 말했다.


 "헤헤, 고맙긴 뭘. 훨씬 나아졌구나, 꼬마야."

 "샌즈, 그런데 여기는 어디에요?"

 "여기는 워터폴이라고 부르는 곳이야. 너가 스노우딘을 빠져나가서, 수도로 향하다보면 이곳이 나오지."

 "엄청 예쁜 곳이에요."


 샌즈는 낮게 웃으며 그저 너를 쳐다볼 뿐이었다. 너는 주변을 둘러보느라 샌즈가 너를 보고 있는지도 몰랐다.


 "꼬마야, 워터폴 좀 구경하다 갈래?"

 "그래도 돼요?"

 "나는 상관 없어. 너가 구경하고 싶으면 구경하고, 우리 집으로 돌아갈 거면 돌아가자고. 어차피, 여기는 너가 통과해야하만 하는 곳이니까, 알아둘 필요가 있겠지."

 "그러면, 구경하다 갈래요!"

 "여긴 별로 위험한 건 없으니까, 마음껏 돌아다녀도 돼. 집으로 돌아오고 싶거나 도움이 필요하면 나한테 전화하고. 전화번호 줄게."


 샌즈가 너랑 같이 붙어다니면서 관광을 시켜줄 생각은 없는 것 같았다. 너는 샌즈를 귀찮게 할 생각이 없었고, 대놓고 보호를 바라는 것도 나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별로 상관하지 않았다. 샌즈는 샌즈만의 할 일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너는 샌즈에게 핸드폰 번호를 받아서 저장해두었다. 샌즈는 그러고 나서 어딘가로 걸어갔다.


 "조심히 놀다와, 꼬마 친구! 여기, 절벽 같은 데가 많아서 '골'로 갈 수가 있으니까 조심하고."


 샌즈는 그렇게 말하고 나선 계속 걸어가다가, 너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아마 너를 여기저기로 옮겨줬던 능력으로, 샌즈도 어딘가로 갔을 것이다. 너는 다시 주변을 둘러보았다. 한쪽에 동굴같은 곳이 있어 그곳으로 가보기로 했다. 너는 이제 심지어 손에 나무 막대기도 들고 있지 않았다. 이젠 아예 지하 세계에 관광이라도 온 듯한 몸짓이었다. 너는 들뜬 걸음으로 동굴로 걸어가며 말했다.


 "헤헤, 샌즈가 나보고 친구래."


 그게 그렇게 좋을까. 너는 춤을 추듯 동굴로 향했다. 동굴로 들어가니, 불빛이 켜져있는 듯한 방이 하나 있었다. 누군가가 궁시렁거리는 듯한 이상한 목소리가 들려왔는데, 딱히 위험해보이진 않았다. 말 그대로 궁시렁거리면서 중얼거리는 소리였기 때문이다. 너가 요즘에 많이 하는 일이야.


 "궁시렁대는 건 아니야! 너랑 얘기할려면 어쩔 수 없잖아."


 너가 생각만 해도 난 들을 수 있는 걸


 "그건 귀찮아. 이게 더 나아."


 너는 천천히 그 방으로 들어가보았다. 피부에 곰보가 잔뜩 끼었고 등에는 커다란 방패, 아니 등딱지가 있는 거북이었다. 방 안에 있는 여러가지 먹을 것들이나 물건들을 정리하고 있었는데, 누가 이걸 여기에 두었냐는 둥 허공에다가 욕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누가 봐도 그 거북이 혼자 사는 곳으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거북이라서 그런지, 행동이 느릿느릿했다. 너는 그 모습을 멀뚱멀뚱 보고만 있었다. 거슨이 너를 봐주길 기다리는 것이었는데, 거슨은 그럴 생각이 없어보였다. 그저 물건들을 정리하고 있을 뿐이었다. 너는 거슨에게서 어떠한 위협적인 모습도 보지 못 하였으므로, 다가가서 정리하는 걸 도와줘도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너는 거슨에게 다가가서 물었다.


 "할아버지, 혹시 도와드릴 게 있나요?"

 "인간 꼬마가 뭘 도와준다는 게야? 물건이나 사가던지 할 거 없으면 구경이나 해!"


 거슨이 소리를 버럭 지르는 바람에 깜짝 놀랍지만, 그런 모습이 오히려 너는 더욱 '할아버지'답다는 생각에 안도했다. 너를 인간으로 바로 알아본 것을 보면, 분별이 없는 괴물도 아니라고 생각했다. 너는 돈이 한 푼도 없었기 때문에 물건을 살 수 없었다. 너가 지금까지 얻었던 돈이랍시곤, 미고습이 던져줬던 7 G뿐이었는데, 그것마저도 거미 도넛을 사는 데에 다 써버렸다. 거슨이 준 선택지 중엔, 남은 게 구경하는 것밖에 없었는데, 너는 그것을 그냥 무시하고 다가가선 거슨이 청소하는 것을 도와주기 시작했다. 거슨이 정리하는 것을 보고, 너는 눈치 빠르게 어떤 물건이 어디에 있어야 할지를 잘 알았다. 너가 눈치챈 대로, 물건을 갖다놓으니, 거슨도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오히려 자기 할 일만 했다.

 청소하기 귀찮아하는 늙은 거북이가 하는 것보단 너가 하는 것이 훨씬 빨랐고, 덕분에 아마 거슨이 생각한 것보다도 더 빨리 일이 끝난 것 같았다. 청소를 끝내자 거슨의 모습을 제대로 볼 수 있었는데, 뭔가 탐험가스러운 옷을 입고, 가슴 부분에 있는 주머니엔 커다란 돋보기가 들어있는 것 같았다. 거슨이 옆에 놓아두었던 모자를 쓰자, 정말 탐험가다운 복장이 되었다.


 "와하하! 아주 훌륭한 솜씨구나 꼬마야. 바다홍차나 줄까? 돈은 필요없단다."

 "아니에요. 괜찮아요, 할아버지."

 "알았다! 그렇다면 바다홍차를 줄 테니 잠깐만 기다려라."


 거슨은 너의 사양을 기분 좋게 받아들이면서 오히려 바다홍차를 준다고 했다. 너는 바다홍차가 무엇인진 몰랐지만, 그냥 주변에 있는 바위에 앉아서 기다리기로 했다. 거슨은 골동품처럼 생긴 주전자에서 붉은 빛이 나는 차를, 예쁜 하얀 잔에 따랐다. 너는 조심스럽게 그 홍차를 받아들었고, 한 모금 마셨다. 따뜻하면서도 청량한 느낌이 있어서 괜찮은 맛이라고 생각했다. 조금 마시고 나니, 너는 왠지 몸이 한결 가벼워진듯한 느낌이 든다고 생각했다.


 "지하에 인간이 온 건 엄청나게 오랜만이구만. 저번 인간이 떨어진 게 언제인지 기억도 안 나는 걸."

 "그래요? 그 사람은 어떻게 됐어요?"

 "너 같이 어린 아이에겐 말해주긴 그렇지만, 아스고어한테 갔다가 죽었지. 와하하!"


 너는 어디에서 웃어야하는지 감을 잡지 못 했지만, 그냥 가만히 있기로 했다. 그냥 바다홍차나 한모금 더 마시기로 했다. 맛이 꽤 좋다.


 "내가 좀 더 젊고, 더 뜻이 있었다면 너를 보자마자 죽였을지도 모르지만, 난 이제 너무 늙어서 말이야. 너 같은 착한 꼬마를 죽이기엔 마음도 여리고 힘도 없단다. 정말이야! 너가 이 방 바깥으로 날 끌고 나가서, 길가에 떨어진 메아리꽃 줄기로 때리기만 해도 난 먼지가 되어 죽어버릴 걸!"

 "그, 그런 짓은 절대로 안 해요."

 "알고 있으니까 이렇게 말하는 거지! 와하하!"


 너는 바다홍차를 한 모금 더 마셨다. 몸이 더욱 가벼워지는 느낌이었다. 이제 한 모금밖에 남지 않았다. 거슨은 한 바탕 웃고 나선, 얼굴을 들이대며 너를 관찰하기 시작했다. 너는 그 시선이 당황스러웠지만, 역시 그냥 가만히 있었다. 괴물이 보기에 조금 의심스러운 구석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너는 생각했다. 너도 그냥 거슨을 똘망똘망한 눈으로 보기로 했다. 그러다가 거슨과 너의 눈이 마주쳤는데, 거슨은 그러고 나서, 또 호탕하게 웃어댔다. 와하하, 하는 웃음이 또 방 안에 퍼졌다. 너도 왠지 웃어야 할 것 같아서 어색하게 웃었다.


 "세상에, 이렇게 약한 인간을 보게 될 줄이야! 워터폴까지 온 것도 신기한데? 프로깃이 네 앞에서 몇 번 울기만 해도, 넌 그 자리에서 쓰러졌을 게야!"

 "헤헤, 그래도 어떻게든 왔어요."


 거슨이 토리엘의 화염 마법을 피하는 너를 봤어야 했는데 말야. 그렇다면 약하다는 소리는 쏙 들어갈 텐데 말이지. 너는 천진난만한 웃음을 지으며 남은 바다홍차를 다 마셨다. 너는 빈 잔을 옆에 두었는데, 거슨이 그 잔을 바로 가져갔다.


 "이제 가 봐! 여기엔 이상한 애들이 많으니 조심해. 덜 얻어맞고 싶으면 빨리 가야할 게다. 와하하!"

 "감사합니다. 할아버지."


 너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방을 나섰다. 바다홍차 덕분인지, 몸이 가벼워진 느낌이 났다. 너는 발걸음을 떼어 네가 왔던 길의 반대 방향으로 걸어가려 했다. 그런데 방 안에서 거슨이 크게 소리지르는 것이 들렸다.


 "언다인을 조심해야할 게다! 그 녀석은 투지로 불타는 기사거든!"


 너는 알겠다고 대답한 뒤, 그대로 갈 길을 갔다. 언다인이 누굴까에 대해서 생각해보았지만, 정확히 알 길은 없었다. 투지로 불 타는 기사라고 한다면, 아마 너를 봤을 때 싸우려고 들 것이라 생각했다. 샌즈가 말해주었던, 명예로운 괴물이 언다인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너는 바다 홍차를 먹어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원래 너의 용기가 넘치는 것인지는 알 수 없었으나, 언다인을 만나고 싶다고 생각했다. 엄청나게 무섭게 생긴 해골과도 친해졌으니, 이번에는 자기를 죽이려는 괴물과 친해지는 것도 좋은 일이라고 생각했다. 토리엘이 쏘아대는 불도 피한 넌데, 언다인이라는 괴물이 무슨 짓을 하든 헤쳐나갈 수 있으리라 믿었다. 그리고 너는 내가 도와줄 거라 믿고 있었다. 당연하지, 프리스크.

 너는 길을 가다가 오른쪽에 이상하게 생긴 집이 두 개 맞붙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너는 그곳으로 다가가 문을 두드려보았지만, 두 집 모두 비어있는 것 같았다. 집을 비운 상태인 것인지 버려진 것인지 알 수 없었다. 너는 원래 있던 길로 돌아가서, 다른 곳을 더 살펴보기로 했다. 두 집이 붙은 곳 바로 왼쪽 길에는, 이상하게 생긴 집이 하나 더 있었다.

 마치 물고기가 집이 된 것처럼 이상하게 생긴 집이었는데, 물고기의 입이 집의 문에 해당하는 것 같았다. 너는 그 집에 있는 누구에게 인사하고 싶었다. 이상한 괴물이 나오면, 도망치거나 샌즈에게 전화하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너는 물고기 집에 문을 두드렸다.


 "누구야?"


 당돌하고 기가 센 여성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러고 나서 문이 열렸다. 너의 눈 앞에는 걸어다니는 물고기가 있었다. 귀에는 지느러미 같은 것이 있었고, 왼쪽 눈은 안대를 차고 있었으며, 붉은 머리를 뒤로 묶어 변발처럼 해놓았다. 집에서 쉬고 있었던 듯, 가벼운 옷차림이었다. 너를 보자마자 표정이 살짝 일그러지는 것 같았지만, 너는 말을 이어갔다.


 "안녕하세요. 지나가다가 멋진 집이 있어서"

 "인간!"


 그 물고기 괴물은 경악한 듯 소리를 치더니, 손에서 마법 창을 만들어 내고 너와 거리를 벌린 뒤, 전투태세를 갖췄다. 그러고선 그 마법의 창을 너에게 던졌다. 이 모든 과정은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아…."


 그 마법의 창은 너의 왼쪽 가슴을 정확히 꿰뚫었…, 프리스크? 프리스크? 야, 일어나! 빨리! 너 그러다 죽어! 저 미친 물고기 새끼가! 다짜고짜 애한테 창을 날리고 지랄이야?

 물고기 괴물은 그 모습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의기양양하게 웃는 소리만이 너에게 들릴 뿐이었다. 너의 의식이 점점 흐려졌다. 너에게는 무언가를 생각하고 행동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다. 샌즈에게 도움을 청할 시간도 없었다. 도망칠 시간도 없었다. 갑자기 날라온 창에, 어린 아이의 가슴이 꿰뚫려, 영혼과 몸에 피가 흐르고 있었다. 너의 의식이 더욱 흐려졌다. 너는 쓰러지지 않아, 프리스크. 의지를 가져.

 너의 의식이 멀어지다가, 갑자기 모든 것이 바뀌기 시작한다. 시간이 돌아간다. 죽음의 문턱에서 너는 다시 눈을 떠서 돌아오기 시작한다.

 미친 생선 새끼가….